청학기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대구동부고등학교 3학년 권희선(18)은 ‘제2의 OOO’가 아닌 ‘제1의 권희선’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구동부고는 2일 강릉 강남축구공원 1구장에서 열린 ‘2017 국민체육진흥공단 청학기 여자 중고 축구대회’ 고등부 결승전에서 경기관광고를 2-1로 이겼다. 선발 출전한 권희선은 풀타임 활약은 물론 선제골까지 기록하면서 대구동부고의 창단 첫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날 경기에서 권희선은 단연 돋보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경기 내내 상대 수비진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연장 전반 6분,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기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을 넣은 장면은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경기 후 만난 권희선은 “대회 기간 동안 날씨가 좋지 않았고, 경기 일정이 빡빡해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우승을 해서 기쁘다”면서 “오늘 우승이 팀의 창단 첫 우승이라 두 배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최우수선수상 수상은 중요하지 않다. 팀이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이 저에겐 더 기쁘고, 중요하다”고 했다.
권희선은 초등학교 재학 중 삼촌의 추천으로 대구FC U-12 테스트를 받으면서 축구를 접하게 됐다. 이내 축구의 매력에 빠진 권희선은 울산 현대청운중학교에 진학, 정식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여자축구 명문인 현대청운중을 거쳐 울산 현대고등학교에 진학한 권희선은 1학년 때부터 선발 출전은 물론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축구 선수로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학년 말에 개인 사정으로 인해 대구동부고로 전학 와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어린 나이부터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개인기 등을 통해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권희선은 꾸준히 연령별 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이에 권희선은 “연령별 대표를 경험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면서 “최근 평양에서 아시안컵 예선을 치른 선배 언니들을 보며 나도 저 자리에서 함께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국가대표 자리는 항상 욕심이 나는 거 같다”며 웃었다.
이러한 권희선에게 롤모델로 삼는 선수가 있냐고 묻자 “누군가를 따라하는 게 아닌 나만의 장점을 지닌 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제2의 누군가가 아닌 제1의 권희선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끝으로 권희선은 올해 목표로 “올해 전국여자축구선수권, 전국체전이 남았는데 이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원하는 대학교에 진학하고 싶다”면서 “대학교 졸업 후엔 실업팀에 입단해서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강릉(글,사진) = 박찬기 KFA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