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7 편
십자가에 못박히다
. 중도자 위원회
. 서기 30년 4월 7일(금)
. 장소 : 예루살렘 교외, 골고다
187:0.1 두 도적 준비를 마친 후에, 한 백부장의 지휘 하에 군인들은 십자가 처형 장소를 향하여 떠났다. 이 군인 12명을 책임진 백부장은 예수를 붙잡으려고 전날 밤에 왔던 그 지휘관이었다. 십자가에 못박힐 각 사람에게 로마 군인 네 명을 배치하는 것이 로마인의 관습이었다. 두 도둑은 끌려가기 전에 채찍을 맞았지만, 예수는 육체의 징벌을 더 받지 않았다. 의심할 여지없이 그 지휘관은 예수가 이미 충분히 채찍질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같이 못박힌 두 도둑은 바라바의 동료였다. 이처럼 예수는 바라바 대신에 십자가에 못 박혔다.
예수는 그가 하려는 일, 십자가 처형에 자유의지로 순응했다. 이 체험을 미리 알고 말했다: “내가 목숨을 스스로 버리므로 아버지는 나를 사랑하고 계속 살게 한다. 나는 내 목숨을 다시 찾을 것이며, 아무도 내 목숨을 빼앗지 못할 것이다―내가 스스로 버리는 것이다. 나는 목숨을 버릴 권한이 있고 붙잡을 권한도 있다. 나는 아버지로부터 그런 명령을 받았다.”
이날 아침 9시 바로 전에, 군인들은 예수를 골고다로 끌고 갔다. 예수를 남모르게 동정하던 많은 사람이 따랐지만, 대부분은 십자가 처형을 구경하고 싶어 했다. 유대인 지도자들 가운데 겨우 몇 사람이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는 것을 보려고 나갔다. 그들은 성전에서 회의하는 데 바빴고, 거기서 예수의 추종자들 처리문제를 토론했다.
1. 골고다로 가는 길
187:1.1 관저의 안뜰을 떠나기 전에, 군인들은 예수의 어깨에 가로대를 올려놓았다. 선고받은 사람들에게 십자가에 못 박힐 장소까지 가로대를 강제로 나르게 하는 것이 관습이었다. 그런 사람은 십자가 전체가 아니라, 이 짧은 재목만 날랐다. 세 십자가를 위한 수직 재목들은 이미 골고다로 수송되었고, 죄수들이 도착할 때가 되자, 땅에 단단히 박혀 있었다.
그 지휘관은 작은 흰 판자들을 가지고 갔는데, 이 위에는 목탄으로 죄수의 이름과 죄목들이 적혀 있었다. 두 도둑의 게시판에는 "도적"이라는 낱말이 적혀 있었다. 선고받은 사람이 무슨 죄로 십자가에 못박히는지 증인들이 알 수 있도록, 이 게시판을 십자가 꼭대기, 죄수의 머리 바로 위에 못박는 것이 관습이었다. 백부장이 가지고 간 설명문에는 빌라도가 라틴어ㆍ그리스어ㆍ아람어로 썼는데,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나사렛 예수―유대인의 왕.”
빌라도가 이 설명문을 쓸 때, 유대 당국의 어떤 사람들은 예수를 “유대인의왕”이라 부른 데 항의했으나, 빌라도는 그러한 고발이 죄목의 일부였다고 그들에게 상기시켰다. 그들은 '나는 유대인의 왕이다'로 고쳐쓰라고 했지만, 빌라도는 완강하게 거부했다. 더 계속된 온갖 간청에 그는 대답했다: “내가 써야 할 것을 썼다.”
사람들이 선고받은 죄수를 구경하도록 가장 먼 길로 골고다까지 걸어가는 것이 관습이었지만, 이날 그들은 가장 가까운 길로 다마스커스 대문까지 갔는데, 이 대문은 북쪽에 있었다. 이 길을 따라 금방 골고다에 다다랐고, 여기는 십자가 처형 공식 장소였다. 골고다를 지나서 부자들의 별장이 있었고, 길 건너편에는 많은 부유한 유대인의 무덤이 있었다.
십자가에 못박는 것은 유대인의 처형 방법이 아니었다.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이 집행 방법을 페니키아인으로부터 배웠다. 로마인들은 결코 로마 시민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고, 오직 노예와 지배받는 민족만 이 죽음을 당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뒤 꼭 40년이 되어, 예루살렘이 포위된 동안, 온 골고다는 수천의 십자가로 뒤덮였다. 이날 씨 뿌린 것으로부터 정말로 끔찍한 수확이었다.
187:1.6 많은 유대 여인이 예수가 치욕스러운 죽음으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서 눈물을 그칠 수 없었다. 주는 그들에게 말했다: “예루살렘의 딸들이여,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 자녀들을 위하여 울라. ‘아이 없는 자와 어린 것들에게 젖을 먹인 적이 없는 가슴이 복이 있도다’ 라고 말할 날이 다가오고 있으니, 그날에 너희들은 산에 있는 돌들이 너희들 위로 굴러 떨어지라고 기도할 것이다.”
이 예루살렘 여인들이 예수에게 동정심을 보인 것은 정말로 용감한 일이었다. 친구들이 숨어 있는 이 암울한 시간에, 동정의 표현을 고맙게 여기기는 했어도, 그에게 감히 동정심을 보여서 마음 착한 이 여인들이 당국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기를 바랐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동안, 주는 기운이 거의 다하였다. 마지막 만찬을 든 뒤로, 먹을 것도 물도 입에 대지 못하였고, 눈을 붙일 수도 없었다. 게다가 가혹한 채찍질과 그에 따른 육체적 고통과 피 흘림은 말할 것도 없고, 선고받는 시간까지 연달아 청문회가 있었다. 이 모든 것 위에 극도의 정신적 고통, 날카로운 영적 긴장, 인간적으로 외로운 끔찍한 느낌이 겹쳐졌다.
대문을 거친 뒤에 예수는 가로대를 지고 비틀거리고 쓰러졌다. 군인들이 발로 그를 걷어찼지만, 그는 일어날 수 없었다. 지휘관은 군인들에게 그만두라고 명령했다. 지나가던 어떤 사람, 키레네에서 온 시몬이라는 사람에게 가로대를 골고다까지 지고 가라고 명령했다.
이 시몬은 키레네에서 유월절에 참석하려고 왔는데 나중에 하늘나라 복음을 믿는 신자가 되었고, 자기 가족을 하늘나라로 인도했다. 두 아들, 알렉산더와 루푸스는 아프리카에서 새 복음을 가르치는 아주 유능한 선생이 되었다. 그는 한때 다쳤던 그의 아들과 사귄 유대인 선생이 바로 예수임을 결코 알지 못했다.
187:1.11 9시가 조금 지나서 이 행렬은 골고다에 이르렀고, 로마 군인들은 두 도둑과 사람의 아들을 각자의 십자가에 못 박는 일에 착수했다.
2. 십자가에 못박히다
187:2.1 군인들은 먼저 주의 팔을 노끈으로 가로대에 묶고, 두 손을 나무에 못 박았다. 이 가로대를 기둥 위에 들어 올렸을 때, 군인들은 가로대를 수직 재목에 단단히 못 박은 뒤에, 발을 나무에 묶고, 긴 못 하나로 두 발을 꿰뚫어 못박았다. 수직 재목은 적당한 높이에 큰 나무못을 끼워 넣었고, 이것은 몸무게를 떠받들기 위하여 일종의 안장으로 쓰였다. 주의 발은 땅에서 90센티미터쯤 떨어져 있었다. 주는 사람들이 뱉은 말을 다 들을 수 있었고, 거기 있던 사람들은 예수가 하신 말씀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십자가에 못 박힐 사람들의 옷을 벗기는 것이 관례였지만, 유대인들이 크게 반대했기 때문에 로마인들은 십자가에 달린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허리 감는 천을 마련해 주었다. 예수는 이렇게 걸쳤다.
오래 징벌을 받으라고 십자가 처형이 이용되었다. 유대 여인 사회는 희생자에게 약물 넣은 포도주를 제공할 한 대표를 보냈다. 마취제 넣은 포도주를 맛보고서, 목이 마르기는 했어도, 예수는 마시려 하지 않았다. 그는 처참하고 보기 어려운 이 모습으로 인간 체험의 끝까지 자진하여 복종함으로 죽음을 이기기를 바랐다.
두 도둑은 십자가에 올려지는 동안에 집행자들에게 욕을 퍼붓고 침을 뱉었다. 집행자들이 주를 가로대에 못 박는 동안에 예수는 오직 말했다: “아버지여, 저희를 용서하소서, 저희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주가 십자가에 들어올려진 뒤에, 지휘관은 죄목을 거의 머리 위에 못 박았는데, 이것은 세 나라 말로 적혀 있었다: "나사렛 예수―유대인의 왕." 유대인들은 이것을 모욕이라 믿었고, 화가 나 있었지만, 빌라도는 그들의 공손치 않은 태도에 기분이 거슬렸고 복수하는 이 방법을 이용했다.
187:2.6 유대인 지도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골고다로 갔지만, 로마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감히 비문을 떼어내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그 죄목을 없애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누구라도 그 비문을 심각하게 여길까 두려워, 이 지도자들은 군중과 함께 섞여 조롱과 비웃음을 선동하려고 있는 힘을 다했다.
예수가 십자가에 들어 올려진 뒤에, 그리고 지휘관이 주의 머리 윗쪽에 죄목을 못 박는 동안에, 사도 요한이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룻과 유다와 함께 도착했다. 요한은 열한 사도 가운데 유일하게 십자가 처형을 지켜본 사람이었다. 예수의 어머니를 그곳으로 모시고 온 뒤에 곧, 자기 어머니와 그 친구들을 데리러 예루살렘으로 달려갔기 때문에, 그 자리에 내내 있지 못했다.
예수는 요한과 아우와 누이와 어머니를 보았을 때 빙긋 웃었다. 처형에 배치된 군인 네 사람은 그의 옷가지를 나누었는데, 하나는 가죽 신, 하나는 터반, 하나는 허리띠, 넷째는 외투를 가졌다. 튜닉을 네 조각으로 나누는 일이 남았지만, 이들은 제비를 뽑기로 작정했다.
로마 군인들이 주의 옷을 가져간 것은 잘된 일이었다. 추종자들이 이 옷가지들을 손에 넣었더라면, 유물 숭배에 빠졌을 것이다. 주는 추종자들이 그의 일생과 연결할 어떤 물질적인 것도 가지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데 거룩하게 바친, 높은 영적 이상에 전념한 인생의 기억만 인류에게 남겨주고 싶어 했다.
3. 십자가 처형을 구경한 사람들
187:3.1 이 금요일 아침 9시 반쯤에, 예수는 십자가에 달렸다. 11시가 되기 전까지, 1천 명을 웃도는 사람들이 사람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는 이 광경을 구경하려고 모여 있었다. 한 우주의 보이지 않는 무리가 이 끔직한 시간 내내, 말없이 서 있었다.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동안 어느 때인가 마리아ㆍ룻ㆍ유다ㆍ요한ㆍ살로메 (요한의 어머니), 그리고 열심 있는 한 무리의 여인들이 십자가에 가까이 서 있었고, 이들은 클로바의 아내 마리아, 예수의 이모, 막달라 마리아, 그리고 한때 세포리스에서 살았던 레베카를 포함했다. 그의 큰 참을성과 인내를 구경하고 심한 고통을 바라보는 동안, 이들과 예수의 다른 친구들은 조용히 있었다.
지나가던 많은 사람이 그에게 욕을 퍼부었다: “성전을 무너뜨리고 사흘 안에 다시 지으려 하다니, 네 몸이나 구하거라.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어찌 네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못하느냐.” “네가 유대인의 임금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그러면 우리가 너를 믿겠다.”
특별한 준비일의 한낮이 가까웠기 때문에, 11시 반이 되어서 시시덕거리고 놀려대던 군중은 제 갈 길을 가버렸으며, 50명이 채 안 되는 사람들이 남아 있었다. 군인들은 이제 점심을 먹고 신 싸구려 포도주를 마시려고 준비했다. 포도주를 마시면서 놀리는 말투로 예수에게 축하의 잔을 올리며 말했다, “만세와 행운을! 유대인의 임금에게.” 그들은 놀리고 비웃어도 주가 관대하게 여기는 것에 놀랐다.
그들이 먹고 마시는 것을 보았을 때, 예수는 내려다보며 말했다: “목이 마르다.” 경비대의 지휘관이 예수가 “목이 마르다” 하는 것을 듣자, 자기 병에서 포도주 얼마큼을 꺼내고 적셔진 해면(海綿) 마개를 창 끝에 꿰어, 타는 입술을 축일 수 있도록 예수에게 올려주었다.
187:3.6 예수는 그의 초자연 권능에 의존하지 않고 살려고 의도했으며, 또한 십자가에서 보통 필사자로 죽기를 택했다. 사람으로서 살았고―아버지의 뜻을 행하면서―사람으로서 죽고자 했다.
4. 십자가에 달린 도둑
187:4.1 도둑 하나가 예수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말했다: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왜 너 자신과 우리를 구하지 않느냐?” 주의 가르침을 여러 번 들었던 다른 도둑이 말했다: “너는 하나님이 무섭지 않느냐? 우리가 저지른 일로 우리는 마땅히 고통 받고 있지만, 이 사람은 부당하게 고통 받는 것을 너는 깨닫지 못하느냐? 우리 죄를 용서하고 우리 혼을 구원해주기를 청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예수는 그를 향하여 얼굴을 돌리고 맞다는 뜻으로 빙그레 웃었다. 그는 꺼질듯한 믿음으로 겨우 말했다: “주여, 당신의 나라로 가실 때 저를 기억하여 주소서.” 그러자 예수는 말했다. “진실로, 진실로, 말하노니, 너는 언젠가 나와 함께 파라다이스에 있을 것이다.”
이 강도는 이보다 전에 여러 번 예수 믿는 것을 강요받았지만, 죽음 직전에 주의 가르침을 향하여 진심으로 돌아섰다. 십자가에서 예수가 죽음을 맞이하는 그 태도를 보았을 때, 이 도둑은 이 사람이 정말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확신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도둑이 예수에게 감화를 받고 하늘나라로 받아들여지는 이 사건이 벌어지는 이때 요한은 자리에 없었고, 누가는 개종한 로마인 지휘관으로부터 후일에 이 이야기를 들었다.
사건이 일어나고 1세기의 3분의 2가 지난 뒤에 그 사건을 기억한 대로, 사도 요한은 십자가 처형에 관하여 이야기했다. 다른 기록들은 후일에 예수를 믿었고, 땅에서 하늘나라의 완전한 친교에 가입한, 근무 중이었던 로마인 백부장의 이야기에 기초를 두었다.
이 회개한 도둑은 강도질하는 생애가 애국적 항거라고 생각하고 바라바를 영웅으로 우러러보았다. 예수를 바라보면서 그는 잘못했음을 깨달았다. 그는 옆 십자가에서 정말로 위대한 사람, 참된 영웅을 보았다. 예수를 바라보면서 사랑과 충성심과 진정한 위대함이 넘쳐흐르는 느낌이 그의 가슴 속에서 솟아올랐다.
187:4.6 놀려대던 군중 속에 어떤 사람이라도 예수에게 호소했더라면, 똑같은 배려를 받았을 것이다.
회개한 도둑이 파라다이스에서 언젠가 만날 것이라는 주의 약속을 듣고 난 바로 뒤에 요한이 도시에서 돌아왔고, 그의 어머니와 거의 열두 여인 신도의 일행을 데리고 왔다. 요한은 예수의 어머니를 부축하였다. 예수가 어머니에게 말했다: “여자여, 어머니의 아들을 보십시오!” 그리고 요한을 향하여 말했다: “요한, 너의 어머니를 보라. 나는 두 사람이 이 자리를 떠나기를 바란다.” 그래서 요한과 유다는 마리아를 모시고 골고다를 떠났다. 마리아는 이후로 요한의 집에서 살았다. 마리아는 예수가 죽은 뒤에 1년을 채 살지 못했다.
다른 여인들은 예수가 십자가에서 숨이 끊어질 때까지 남아 있었고, 장사 지내려고 주의 몸을 내려놓았을 때도 옆에 있었다.
5. 십자가에 달린 마지막 시간
187:5.1 12시 조금 지나서, 모래 폭풍 때문에 하늘이 어두워졌다. 주가 목숨이 다했을 때, 로마 군인 13명과 신자들 약 15명이 자리에 있었다. 예수의 아우 유다와 요한 세베대를 제외하고 이 신자들은 모두 여자였다. 요한은 주가 숨이 끊어지기 바로 전에 돌아왔다.
1시 뒤에 얼마 있다가 예수는 인간의 의식을 잃기 시작했다. 의식에서 마지막 생각은 시편 20편ㆍ21편ㆍ22편을 암송하는 것이었다. 옆에 있던 사람들은 겨우 이런 말소리를 들었다: 나는 하나님께서 그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구원하실 것을 압니다,” “당신의 손이 모든 나의 적들을 찾아낼 것입니다” 그리고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그는 아버지가 그를 버렸다고 느끼지 않았다. 다만 사라지는 의식 속에서 여러 성서 구절을 외우고 있었는데, 그 구절 가운데 이 시편 22편이 있었고, 이것은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로 시작되었다. 이것은 어쩌다가 곁에 있던 사람들에게 들리도록 충분히 뚜렷하게 말한 세 구절 중에 하나였다.
1시 반쯤에, 두 번째로 예수는 "목이 마르다"하고 말했는데, 경비대의 지휘관이 신 포도주에 적신 똑같은 해면으로 그의 입술을 다시 축여주었다.
모래 폭풍은 심해졌고 하늘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주가 드디어 마지막 숨을 내몰았을 때, 그의 십자가 밑에는 요한 세베대와 아우 유다, 누이 룻, 막달라 마리아, 그리고 한때 세포리스에서 살던 레베카가 있었다.
3시 바로 전에 예수는 큰 소리로 외쳤다, “끝났다! 아버지여, 내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고개를 숙였고, 삶의 투쟁을 멈추었다. 로마 백부장이 예수의 죽음을 보았을 때, 그는 가슴을 치며 말했다: “이 사람은 정말로 의로운 사람이었다. 진실로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었음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때부터 예수를 믿기 시작했다.
187:5.6 예수는―왕같이 산 것처럼―왕같이 죽었다. 그가 왕인 것을 거침없이 인정했고, 그 비극의 날 내내, 그 상황에 주인으로 대처하였다. 파라다이스 아버지께 필사자로서 얻은 그의 영을 넘겨줌으로 사랑으로 자신 수여를 마쳤다. 그러한 일생 뒤에―그러한 죽음을 닥쳐서―“끝났다”하고 주는 참으로 말할 수 있었다.
이날이 유월절과 안식일 모두를 준비하는 날이었으니까, 유대인들은 골고다에서 시체들이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빌라도 앞에 가서, 범죄자들을 무덤에 던질 수 있도록 세 사람의 다리를 부러뜨리기를 요구했다. 빌라도는 당장에 군인 셋을 보냈다.
이 군인들이 골고다에 다다랐을 때, 두 도둑에게 시킨 대로 했지만, 예수가 이미 죽은 것을 발견했다. 그가 죽은 것을 확인하려고 한 군인이 그의 왼쪽 옆구리를 창으로 찔렀다. 십자가에 처형된 사람들이 십자가에서 이틀이나 사흘 동안 산 채로 버티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예수는 압도적인 괴로운 감정과 격심한 영적 고통으로 5시간 반이 조금 안 되어서, 육신을 입은 필사 생애를 그치게 했다.
6. 십자가 처형 뒤
187:6.1 다윗 세베대는 3시 반쯤에 주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는 마지막 전령들을 보냈다. 마지막 주자들을 베다니에 있는 마르다와 마리아의 집으로 보냈고, 거기서 예수의 어머니가 나머지 가족과 함께 있다고 생각했다.
주가 돌아가신 뒤, 요한은 유다에게 책임을 지워, 여인들을 엘리야 마가의 집으로 보냈다. 요한은 빌라도로부터 예수의 몸을 가져가도 된다고 하는 허가 명령을 가지고 요셉과 니고데모가 그 장소에 나타날 때까지, 골고다에 남아 있었다.
이렇게 광대한 한 우주의 비극과 슬픔의 날이 끝났다. 수많은 우주 지적 존재들은 사랑하는 군주의 인간으로 육신화한 모습이, 십자가에 못 박힌 끔찍한 광경에 몸서리를 쳤다. 필사자의 무딘 감정과 인간의 타락이 이렇게 나타난 것에 경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