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양명술 왕실양명술(王室養命術)은 조선조 왕실에서 대대로 전해내려온 건강비법으로 식생활을 비롯한 다방면에 유용한 지혜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문헌으로 정리돼 전해진 것은 없고 구전될 뿐이다. 이 글의 필자 이원섭씨는 조선조 말기 내관이었던 증조부 이재우로부터 왕실양명술을 전수받아 이를 연구 보급하는데 일생을 바치고 있다. 여기서는 고종의 지밀내관이던 이재우(李載祐 1884~1963) 내관이 황제의 건강을 돌보며 확립했던 옛 식의(食醫) 제도와 식양생법(食養生法) 등을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 중심으로 소개한다. <편집자> 이원섭 궁정의학사 연구가·양명회 회장 ▶왕실양명술의 특징
양명술의 자연귀의법-자연에 장수 비결이 있다
낙엽이 지면 그 낙엽이 썩어 다시 나무의 영양질로 되돌아간다. 자연의 위대한 순환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최상의 건강법은 자연에 몸을 맡겨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부녀자들이 쭈그리고 앉은 자세로 콩기름장판 바닥을 하루종일 걸레질하고 그 자세로 콩밭에서 벌레를 잡고, 부뚜막 앞에서 쇠여물을 삶았기 때문에 자궁과 옥문이 건강해져 아기를 아홉 열씩 낳고도 기운이 펄펄 넘쳤던 것이다. 반면 옛 부녀자들은 자궁근종(물혹)이니 유방암이니 자궁암 등을 몰랐다.
이른바 방중술(남녀의 성결합을 통한 옛 건강법)의 기초는 쭈그리고 앉는 앉은뱅이 걸음 연습으로부터 시작됐다. 내시(내관)들은 제조상궁 입회하에 왕의 처소에 출입하도록 선발된 궁녀들에게 이와 같은 방중술 기초자세를 훈련시켰던 것이다.
조선조 내시와 상궁은 밤이면 임금의 침실 미닫이문 앞에서 입직당번을 섰다. 돌연사나 복상사 등 만약의 사태를 살피는 책무다. 이런 일을 맡았던 내시들의 전언에 의하면 왕과 왕비는 완전 나체로 취침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의 자세, 즉 자연아(自然兒)의 자세로 잠을 자는 것이 가장 좋은 수면자세다.
밤 사이에 내장의 독성분을 땀샘을 통해 밖으로 배출하는 땀흘리기는 건강에 무척 긴요하다. 또 비단으로 만든 이불속에서 잠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뒤척일 때 이뤄지는 건포 마사지도 땀흘리기 못지 않게 건강에 유익하다.
양명술이 전하는 섭생법과 보양법은 한마디로 자연귀의가 그 핵심이다.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살펴보자.
①웃음의 폭포에서 살자.
웃음은 야생의 세계에는 없는 인간만의 특권으로 하늘이 준 자연치유 의술이자 약이다. 배를 싸쥐고 한바탕 눈꼬리에 눈물까지 지리며 파안대소하는 그런 기운에 만병이 허물어진다. 청나라에서는 황제를 웃기는 전문적인 만담가를 두었다고 한다.
②생식(生食)하기에 힘쓴다.
날것에는 자연의 원형이 숨어 있다. 미네랄 비타민 희토류 등 풍부한 활력소는 자연의 맛 그대로인 생식을 통해 풍부히 취할 수 있다.
대추 밤 생낙지 순무 날콩 연밥(연실) 해바라기씨 칡뿌리 산마 석류 두릅싹 잣 호박씨 살구 오디열매 참깨 고구마(변비 폐암에 좋다) 멍게 해삼 톳(완도 보길도 제주산) 부추생무침 쑥즙 민들레김치 양파 마늘(간장초에 절인 것) 고수 미나리 당근 호두 참게장 왕새우 매실 무화과 석청 양젓 매실 석화(생굴) 곶감 진유(참기름) 생도라지나물 계피 석청(바위틈의 꿀) 양배추 당귀싹 꼴뚜기 먹젓(검정색) 등을 날로 먹으면 좋다.
특히 곡식의 씨와 종자 속에는 생명창조력 생명강화력 자체방어력(면역력)을 활성화시키는 놀라운 원동력이 숨어 있다.
동양인의 어금니는 절구 기능을 훌륭히 할 수 있어 곡식과 채소를 먹기에 편리하다. 동양인은 또 내장의 길이가 서양인보다 길다. 이런 내장구조에서 다이옥신 항생제 방부제가 잔류돼 있는 수입과일이나 수입육제품 등을 과식하면 부패성 독성물질이 내장에 오래 머물러 암이나 기타 난치병이 발생할 수 있다. 생식하며 음식의 질을 높일 때 화식(火食)하면서 얻은 문명병 혹은 난치병을 줄여준다는 것은 자연친화성의 이치에 잘 부합한다.
③수치법(水治法)
온천 탁족(발씻기) 약탕(藥湯) 등은 물을 객체로 사용한 치유술로 수치법이라고 한다.
조선조 개국초기의 왕인 태조 정조 태종 세종은 온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온천을 자연치유의 현장으로 삼았다. 그래서 북방 경계선인 함길도(함경도) 오지에까지 온천욕을 위한 행궁(行宮·왕의 장거리 이동)을 단행한 바 있다.
왕들은 온천나들이를 하지 않을 때는 약성(藥性)이 있는 나무로 만든 욕조 속에서 약목욕(藥沐浴)을 하였다. 욕조를 만드는 목재로는 뽕나무 매화나무 유자나무 벚나무 소나무 참나무 괴나무 등이 이용됐다. 이와 같은 온천욕은 피부를 통한 약제의 체내 침투방식인 셈이다.
충무공 이순신도 전투 틈틈이 약탕휴식(藥湯休息)을 했다고 ‘임진록’에 기록돼 있다.
약나무 목욕법은 대리석·옥석·비취석 욕조 목욕법보다 진일보한 탕치법(湯治法)이다. 수친양로(壽親養老·부모를 장수하도록 돌봐드리는 효철학) 사상 위에서 노약한 부모를 보양시키는 방법이었다. 큰 나무의 속을 파내 욕조를 만드는 수도 있지만 약나무 조각을 잇고 테를 둘러 만드는 것이 조선조 왕실에서 쓰는 방법이었다.
유자나무 장미나무 감나무로 만든 욕조는 왕비나 공주의 피부를 가꾸는데 이용됐고, 밤나무나 버드나무로 만든 욕조는 피부염증이 심할 때 치료용으로 쓰였다.
약나무 욕조에는 쑥, 약술, 쌀겨, 소금, 산삼이나 인삼 잎새, 유자열매, 창포, 질경이, 인동초, 하엽(연잎), 복숭아 잎새, 동백나무의 잎과 꽃, 장미, 월계꽃잎, 생강, 녹차 잎과 열매 등이 목욕물에 첨가됐다.
④ 약차 마시기
왕실에서는 녹차뿐 아니라 천연물질을 찾아 더운 물에 우려낸 ‘약차’를 다양하게 마셨다. 이런 약차들은 목욕할 때 욕조에 넣기도 했다. 유자차 갈근차(칡뿌리) 벚꽃차 어린보리싹차 당귀차 석창포차 쑥차 솔잎차 생강차 산삼잎새차 두충차 율무차 포공영(민들레)차 대추차 오미자차 오갈피차 매화차 황국차 형개차 구기자+국화차, 생강차 대나무차 포도차 잣잎차 등 다양한 차를 만들어 마셨다.
⑤ 장수용 건강식품 섭취하기
잉어 붕어 가물치 뱀장어를 요리할 때 ‘지장수’를 사용하면 참으로 귀한 보양식품이 된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증류본초’ ‘향약집성방’ 같은 한국과 중국의 유명한 의약학 고전문헌에는 약황토로 걸러서 만드는 지장수(地漿水)를 언급하고 있다.
장생 장수를 보장하는 동물, 어개류, 초목을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보양의 원칙이다. 잉어는 짐승이나 가축보다 강력한 스태미나 식품이다. 오래 산다는 학이 우렁과 다슬기를 즐겨 먹듯이 그런 먹이들 속에 불로장생의 요소가 숨어 있다. 밭에서 재배하는 채소보다는 태양과 바람의 기운을 흡수하며 모진 환경을 견뎌낸 천년송(松)솔씨, 바위틈의 석이버섯, 오색영지, 송이 등이야말로 약이 되는 식품들이다. 산삼은 물론 심심산천의 100년 된 백도라지의 효능도 용삼 봉삼 천종삼과 맞먹는다.
바닷속에서 다양한 미네랄을 섭취한 석화(돌굴)와 미역(기장산) 등도 억센 해류와 조류에 부대끼며 기(氣)를 축적한 식품이기에 조기 준치와 함께 궁중의 특등 식품이었다. 왕의 사위를 위한 상차림에 절대로 빠지면 안되는 식품이 돌굴회와 굴무밥이었다. 석화는 남성스태미나의 원천으로 대접받은 것이다.
왕족들은 오래 묵은 연꽃열매를 불리고 갈아서 가루로 만든 뒤 밤과 함께 밥을 지어 장수식품으로 즐기기도 했다.
⑥ 혼합식품 섭취하기
혼합식품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매실절임, 마늘초장아찌, 된장에 미역국, 메밀국수에 무나물, 검정콩에 톳무침, 찰떡에 팥, 찹쌀밥에 청태콩, 팥시루떡에 무썰어 넣기, 잉어 붕어 가물치의 3합 가미탕, 돌굴무밥, 밤과 연실 혼합밥, 흑미 섞은 찰밥, 삭힌 홍어에 탁주, 낙지와 어린숭어의 혼합회(어린 숭어는 동지철에 나기에 동어라고도 한다), 생선회에 고수(향신초), 메밀칼싹두기(굵은 메밀반죽가락에 제물국수)에 강화 김포산 순무김치 등을 들 수 있다.
강화 순무석박지는 철종임금이 매우 즐기던 반찬인데 요즘은 연작하는 바람에 흙의 힘이 약해져 강화특산 순무의 고소함과 영양분이 희박해지고 있어 안타깝다. 제철, 즉 늦가을 김장철에 단한번 나오는 순무라야 그것도 밴댕이젓을 넣고 버무린 순무석박지라야 인삼과 맞먹는 스태미나 식품이 된다. 궁중에서는 가을 배추김치는 ‘젓국지’라고 부르고 고수(향신초)를 넣어 담근 가을 순무김치를 순무석박지라고 불렀다.
강화도의 명소인 우리옥(토종밥집)에서는 가을에 담근 순무짠지를 다음해 양력 7월까지 상에 내는데 일본 교토(京都)의 순무짠지는 기능성 식품(항암성)으로 유명하며 순무짠지국물 속에 자연농축된 유산균 바브레를 따로 추출한 것은 항암식품으로 세계 각국에 고가로 수출되고 있다. 강화 우리옥 순무짠지도 바브레 유산균이 풍부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⑦ 잡곡밥을 즐기자.
조선조 임금은 옥미(玉米), 즉 도정을 되풀이해서 백설같이 된 흰쌀밥을 먹을 특권이 있었다. 공경대부 같은 고관도 이런 옥미 먹기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다. 위반시 적발되면 삭탈관직되고 만석꾼이나 부호가 위반하면 장형(매맞기)에 처해져 볼기살이 다 떨어져 나간다.
그런데 옥미만 고집하여 특권(?)을 계속 누리던 왕들은 그 때문에 체질이 산성화되고 과산화지질이 되어 50살도 못 살고 죽었다. 왕의 수라상에는 옥미와 팥밥 콩밥이 함께 차려지게 되어 있었는데, 잡곡밥을 즐긴 태조 태종 세종 성종 선조 영조 고종은 장수했지만 옥미만 고집한 임금은 일찍 죽은 것이다.
양명6기설(養命6氣說)-태양과 바람도 약이다 왕실양명술 가운데 백미는 양명6기설이다. 즉 ▲태양의 기 ▲달의 기 ▲시간의 기 ▲압력의 기 ▲바람의 기 ▲생명의 기 등 여섯가지 기에너지를 설명한 것이다.
이 가운데 달의 기는 다소 생소한 단어인데, 인간의 생리, 생명, 동·식물의 각종 대사작용에 달의 리듬과 에너지가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본 데서 나온 것이다.
또 시간의 기란 사람은 늙으면 천대받다가 흙으로 돌아가지만 광물의 세계나 식물의 세계 등에서는 나이먹을수록 보배가 되어 가는, 즉 붕괴가 아닌 소생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마사황토가 화산 열에너지인 마그마의 힘으로 6000만년간 숙성되면 수정(水晶)이라는 6정방의 결정을 맺고 다시 1000만년간 숙성되면 찬란한 자수정이 되는 것이 시간기(時間氣)의 힘이라는 것이다.
공룡 화석, 동굴속 석순, 종유석, 1000년 묵은 흰박쥐(장생불사의 영약), 오색의 영지, 1억년 이상 된 수석, 수천년 된 상나무, 천년송(千年松), 천년은행나무, 1000년된 연실(연꽃열매) 같은 것은 해가 묵을수록 생리활성물질의 반열에 들어간다는 게 시간에너지설이다.
압력의 기란 지각플레이트 지하수 해수화선(열수) 심해의 생물 등 압력에 비례하여 약성(藥性)이 돋아나는 것을 말한다. 민물뱀장어가 산란장소를 택하는 데도 압력의 기가 요인일 것으로 추론되며 해저의 망간과 황토기름 석유자원 등도 마찬가지다. 땅두더지 지네 지렁이 두꺼비 심지어 땅강아지도 토압(土壓)을 크게 받지 못하면 약성이 없다는 것이다.
바람의 기(힘)는 또 어떤가. 약바람이 바다에서 불어오면 쑥 녹차 명태 곡식말리기 등 각종 약재가 익는 것이다. 특히 태양의 기와 바람의 기가 합성될 때 선가(仙家)와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장수물질이 익는다. 천연물질 속의 독을 풀어 약으로 쓰고, 광물 곡식 식물이 적당한 태양의 기와 바람의 기가 협력해 약성(藥性)을 강화한다고 보는 것이 양명6기설의 주안점이다.
생약 법제에 중요한 방법으로 ‘폭건’이 있다. 직사광선의 힘으로 농산물의 약성이 강화되거나 천연물질의 독성이 풀리는 것이다.
소위 9증9포, 즉 쪘다가 태양빛에 말리고 다시 물을 붓거나 해서 쪘다가 말리는 과정을 아홉 번 해야 완벽한 약성을 발휘한다는 것이 도교의학이자 궁정의학이며 양명6기설의 내용이다.
태양에 말리고 (바다)바람에 힘을 얻지 못하면 약쑥 약찻닢 약오징어 약명태(동지태) 태양초 무시래기 무말랭이 호박고지까지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경주최씨 부잣집에서는 보리 찹쌀 솔잎 좁쌀 지황을 9증9포하여 태양의 기와 바람의 기를 흡수한 약성식품을 만들어 귀한 손님을 대접했다.
양명6기설에 입각한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왕실에서는 가을추수 후 벼를 이삭째 말리고 다시 탈곡해서 충분하게 말리지 않은, 즉 태양기가 충분하게 배어 있지 않은 멥쌀 찹쌀은 수라상의 옥미반(玉米飯)으로 못 올라간다. 예순 살이 넘은 대왕대비 등에게는 소화력을 감안해서 3증3포한 쌀 찹쌀 좁쌀로 밥을 지어 올리거나 떡을 만들어 진어했다.
요즘은 인공건조한 쌀이 85% 이상인 반면, 태양빛(태양기 흡수)에 완벽하게 말린 쌀은 구경하기가 힘들다. 인공건조한 쌀로 지은 밥을 오랫동안 먹으면 진기가 빠지고 체내 진액이 허(虛)해진다. 자연히 면역력도 약해질 것이다. 반면 태양미(太陽米) 태양초고추는 맛이 뛰어나고 진기(眞氣)가 있다.
황해도 연백에서는 6·25 전만 해도 메조(차조의 반대)를 가마솥에 찐 다음 멍석에 펴서 뜨거운 태양광선에 말리기를 3∼5번 되풀이한 후 만든 좁쌀밥을 약밥이라 하여 선식(仙食)으로 먹었다.
고려 때 왕궁에서 9증9포한 보릿가루로 떡을 만든 뒤 꿀을 발라 참기름에 튀기고 다시 꿀을 입힌 것을 유밀과라고 한다. 이 유밀과는 몽고침입 이후 인질로 끌려가는 고려왕자의 짐에 들어 원나라로 전해졌는데, 징기스칸의 후예인 몽골 야전군사령관들이 최고의 기(氣)강화식품으로 즐겼다는 것이다. 고선지장군 흑치상지장군 최영장군 이성계 등 무반들도 유밀과를 애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주 생명의 기는 우주효기라고도 하는데 태양계 혹은 멀리 은하계에서 지구에 도달하는 우주기(우주생기)를 말한다. 새벽 샘물에 우주생명기가 스며 있으며, 토양속의 발효, 인간 내장속의 장균 발효, 광물들의 풍화작용 등도 양명6기설이 말하는 제6기인 우주효기(생명기)가 된다. 밝혀지는 천연물질의 약효-놀랄 만한 개미의 특성 우리나라는 고생대(古生代) 지질이어서 동물 식물 광물 등 천연물질이 자랑거리다. 약성도 뛰어나고 식품에 기가 살아 있다. 양명술에 전해지는 천연물질 이용의 지혜를 자세히 관찰하면 의외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많다. 한방에 주로 이용되는 약재들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1. 대추
제사상에 과일을 진설할 때 으뜸가는 자리에 오르는 것이 바로 대추다. 예부터 “대추 보고 못 먹으면 병 생긴다”는 말이 있고, 결혼식 후에 차려지는 폐백식품 중에 으뜸도 대추다.
대추는 인가에서 멀리 떨어져서는 열매가 잘 맺히지 않고 산에 자라는 산대추는 집대추와 약리작용이 다르다. 사포닌과 페크친 성분이 있어서 항알레르기작용 항소화성 궤양작용 혈액응고억제작용 진정작용 콩팥장해개선작용이 주된 효능이다.
대추음식은 기혈부족 권태무력 증세에 유용하다. 대추에는 수면연장 작용도 있어 밤새 울기만 하는 아기에게 하루에 대추 3g씩을 달여 계속 먹이면 거뜬히 해결된다.
우리 조상들은 대추의 혈액응고방지 효능을 알고 있었기에 노인 혈액을 활성화시키는 음식으로 즐겼다. 노인들이 장복할 경우 뇌혈전증 예방효과가 크다. 대추, 땅콩, 문어 말린 것, 이 세 가지를 함께 섭취하면 장수한다고 알려져 있다.
2. 황기
몸이 더운 사람은 토종 약병아리에 인삼 대신 황기나 잔대(딱주)를 넣고 고아 먹었다. 이처럼 황기의 쓰임새는 인삼에 뒤지지 않는다. 황기는 면역력부활 작용, 항종양 작용, 항산화 작용, 방사선장해 방호 작용, 간비호 작용을 하며, 특히 큰 수술뒤 마취약에 간이 상해 구토를 하고 입맛이 없을 때 결정적인 효과가 있다. 이외에 혈압강하 작용, 말초혈관확장 작용, 항염증 항알레르기 작용, 이뇨 작용, 강장보기(補氣)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기는 오줌 분량이 적어지고 정력이 감퇴됐을 때 특효가 있다. 그래서 옛날에는 노부모를 모시는 집이면 저마다 황기를 갖추고 살았다.
요즘 충북 제천지방에서 많이 나는 황기는 교통사고로 수술한 환자들의 회복식으로 그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최근엔 황기가 인터페론을 체내에서 합성한다는 것도 확인됐다고 한다.
3. 칡뿌리
배고플 때 껌 씹듯 씹어먹으면 허기를 면할 수도 있는 칡뿌리로는 칡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다이젠 성분과 게니스테인 성분이 있으며 해열작용, 경련을 막는 작용, 혈압강하 작용을 한다. 뇌혈관과 심장의 관상동맥에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혈중산소 공급량을 증가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외에 소화관운동 항진작용(장관내 수송항진 배변촉진) 혈당강하작용 등의 효능이 확인되고 있다. 칡뿌리로 만든 국수는 혈관병 때문에 걱정하는 노인에게 권할 만하다.
4. 산수유
산수유가 많이 자라는 산촌에 사는 아가씨들은 산수유씨를 입으로 빼내는 기술을 배운다. 그러므로 산수유(완제품) 속에는 젊은 여성의 타액의 기(氣)가 스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몰식자산 사과산 주석산이 주성분이며 혈당·뇨당의 개선을 돕는 항당뇨병 작용, 항알레르기 작용, 면역부활 작용, 간장해 개선 작용, 항종양 작용 등이 있다.
산수유는 정력이 감퇴되거나 귀가 울릴 때 사용하며, 산수유 추출물에는 혈당강하 작용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하루에 5~8g을 달여서 먹고 산수유를 술에 담가서 소주잔으로 매일 한 잔씩 마시면 피로회복과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구례군이 산수유 특산지역이다.
5. 달맞이 꽃씨기름
영국 찰스 왕자의 내탕금으로 설립한 브리스톨 암병원에서는 암환자에게 달맞이씨 꽃기름을 먹인다고 한다. 요즘 세계적인 대형병원에서도 대체요법을 활용해 암치료를 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특히 천연물질을 활용하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달맞이 꽃씨기름과 당근주스를 처방해 암을 치료하는 곳이 바로 브리스톨 암병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경동시장 같은 곳에서 달맞이꽃씨를 구해 기름을 낸 뒤 하루 세숟갈씩 먹는 사람도 적지 않다. 달맞이꽃씨 기름에 대사를 정상화하는 리놀산이 함유돼 있다는 것이다.
6. 토종콩
최근 유전자조작 콩이 유럽과 아시아의 소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는데 콩이야말로 왕실양명술에 핵심 식품이다. 금콩의 원산지는 만주와 중부한국(경기 파주·장단, 강원 춘천·홍천)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콩의 레시틴 성분은 뇌를 총명하게 하며, 비타민E 성분은 뱀장어 참기름 같은 강정식품들보다 훨씬 효과가 뛰어나다. 콩 중에서도 콩기름이 핵심이다. 즉 콩기름은 토코페롤 성분의 결정체여서 생식능력강화 암억제작용 항암제의 부작용막기 갱년기장애에 효과가 크며, 전신에 산소를 공급하는 적혈구의 기능도 높여준다.
택견 등 무술의 고수들은 날콩가루, 찹쌀가루와 그늘에 말린 솔잎 가루낸 것을 물과 함께 하루에 60~100g 먹는 것만으로 막강한 파괴력을 구사했다.
필자가 이끄는 양명회에서는 강원도의 2만9000평에 토종콩을 심어 약 20t을 수확한 바 있다. 그중 ‘장엽콩’은 금후 생식(生食)산업에 황제의 지위를 차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날로 먹어도 비리지가 않다. 비린내 안 나는 특수 대두는 냄새의 원인이 되는 효소(Lipoxygenase)를 변형(osozymel 유전자)한 콩이다. 이 콩에서 짠 콩기름은 두뇌를 총명하게 하는 물질이 될 수 있다. 참고로 조선왕실에서 애용한 콩음식 만들기를 소개한다.
▲ 콩 칼국수
콩을 4시간 물에 불린 다음 맷돌(믹서)에 갈아 체에 밭아 곱게 콩물을 내린다. 밀가루와 쌀가루를 1:1 비율로 섞어 반죽하여 칼국수를 만든 뒤 밭아낸 콩물에 넣고 표고, 오골계 고은 국물, 오골계살을 함께 넣어 콩칼국수를 만든다.
▲찹살콩떡
검정콩 또는 서리태콩를 불려 삶는다. 찹쌀밥을 절구에 찌어 찰떡을 만든 후 서리태콩을 찰떡 고명으로 묻힌다. 찹쌀콩떡은 꿀(청)에 찍어서 먹는데, 임산부는 꿀 대신에 물엿(조청)에 찍어먹게 하였다. 단 궁중 떡에는 녹두, 대추, 밤, 잣이 고물로 함께 들어갔다.
▲콩강정
콩을 불렸다가 약간 말린 후 볶고 물엿을 부어 섞은 뒤 뭉근한 불에 콩이 익도록 가열한다. 이것을 식히면 콩강정이 되는데 식기 전에 알맞게 썰어서 먹기 좋게 한다. 궁중 콩강정에는 고운 색깔을 내기 위해 ‘지초’라는 식용 물감을 사용했다. 지초는 진도 특산 홍주의 원료인 약초다.
▲청태콩 다식
청태콩, 넉말, 오미자, 검정깨(흑임자), 잣, 말린밤, 송화가루를 함께 곱게 가루내 체를 친 뒤 조청(물엿)으로 반죽하여 다식판에 찍어 청태콩 다식을 만든다. 일명 ‘각색다식’이라고도 한다.
▲후병
찹쌀을 물에 불렸다가 가루낸 뒤 껍질깐 콩, 생밤, 대추를 고명으로 넣고 시루에 떡을 찐다. 고명으로 계피가루나 잣을 더 넣은 경우도 있다. 조청(물엿)에 찍어 먹는다.
▲각색단자
찹쌀을 물에 불렸다가 가루내 껍질을 깐 검정콩, 당귀가루, 계피가루, 대추, 밤, 잣을 고명으로 켜켜이 넣고 떡을 시루에 쪄낸다. 후병과 내용이 같으나 당귀가루를 넣는 것이 특색이다. 역시 물엿에 찍어 먹는다.
▲찹쌀 인절미
찰밥을 하여 오래 절구질을 하거나 떡메판에 놓고 떡을 쪄 차진 인절미가 되면, 콩을 볶아 가루낸 콩가루를 고물에 듬뿍 묻혀 먹는다.
7. 토종 육쪽마늘
토종마늘에 풍부하다는 아리신 성분은 인간수명을 연장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마늘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생산되는 냄새없는 마늘이라고 하는데 아리신의 특성인 냄새가 없는 마늘이라니 그 성분이 궁금하다. 아리신 성분을 없애면 마늘의 기능성도 없어질 터이기 때문이다.
미국 암연구소에서는 1990년부터 마늘이 갖는 여러 식물 화학적 성분을 검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마늘은 강정·강장성 천연물질로 신경통·류머티스에 치유 효과가 있고 세균박멸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토종 육쪽마늘은 단단해서 절구에 찧으면 튀어나가기 쉬운, 윤기가 도는 작은 알갱이다. 경북 의성과 충북 단양 보은지역의 육쪽마늘은 고려인삼과 함께 장수 무병을 촉진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특산품이 될 만하다. 마늘과 옥파를 많이 먹은 그룹과 그러지 않은 그룹을 비교한 결과 많이 먹은 측의 위암 발생률이 현저히 낮았다는 미국국립암연구소의 연구결과도 나와 있으니 고기나 생선(회)에 날마늘을 함께 싸서 먹으면 좋을 것이다.
8. 계피(桂皮)
계피와 계피나무의 어린가지인 계지(桂枝)는 한방의 수만가지 처방 가운데 할아버지격이다. 팔미지황환 우차신기환 지보삼편환 같은 유명한 처방에 계피가 들어간다.
계피는 배를 따뜻하게 하고 건위, 진통작용이 뛰어나 식욕부진 한랭성 위통, 복통, 생리통에 효과가 있다.
의학자들에 의하면 암치료를 위한 방사선요법이나 항암제 사용시 가장 큰 고충은 백혈구 감소현상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계피에는 피를 만드는 기능을 높이는 작용이 있어서 보혈처방에 소량의 계피를 넣으면 적혈구나 백혈구의 증가를 촉진한다.
고종황제는 식혜와 수정과를 매우 즐겼는데, 특히 제사가 많던 선조들이 추석차례상에 송편과 식혜 수정과를 반드시 올렸다는 것을 늘 자랑스러워 했다고 한다. 수정과의 주원료가 계피이므로 모든 약재의 할아버지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9. 짐승들의 똥
협심통 생리통 출산후복통 등에 사용하는 오령지(五靈脂)는 그 원료가 짐승의 똥이다. 양명술에서는 짐승의 똥도 중요한 약재가 된다. 박쥐 똥은 야명사(夜明砂)라는 약이며, 산토끼 똥은 망월사(望月砂)라고 하는데, 둘 다 눈을 밝게 하는 작용이 있다. 그리고 각막에 흰태가 앉는 증세에 효과가 있으며, 각막염의 후유증에도 좋다.
참새똥은 빛깔이 하얗고 모양이 정향(丁香) 같아서 백정향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눈 질환에 사용된다. 누에똥은 류머티스 관절통이나 반신불수의 치료에 사용되며, 헝겊주머니에 넣고 덥게 하여 찜질하는 방법도 있다.
사료를 안 먹고 자연상태에서 자란 닭의 똥은 훌륭한 해독제다. 중국의 유명한 고전인 ‘황제내경’과 한나라 때 저술된 ‘금귀요략’에도 닭똥을 원료로 한 처방이 보인다.
10. 지장수(地漿水)
양지바른 언덕 잔솔밭 밑의 동황토층을 1m쯤 파고 들어가면 시루떡 쌀가루같이 고운 황토가 나온다. 이것을 걸러낸 용액(흙은 밑에 침전됨)을 지장수라고 하여 ‘동의보감’ 논수품에 설명하고 있다.
지장수는 납설수와 함께 동의학 치유계통 최후의 물질로 해독제의 대명사다. 조선조 왕궁 소주방(왕의 수라상 요리처)에 해독 비망표가 비치되었는데, 그것을 보면 계란과 오얏, 털게와 호박(수박), 소라와 옥수수, 게와 꿀, 털게와 땅콩, 죽순과 양의 간(肝), 매실과 뱀장어, 도마뱀똥과 쌀밥 등 상극의 음식을 동시에 먹어 중독이 됐을 때 지장수를 먹여 독을 풀라고 설명하고 있다. 단풍나무에 기생하는 버섯을 잘못 먹으면 생명이 위험한 상태에 빠질 수 있는데, 이때도 지장수가 해독작용을 한다.
현재 곡식 과일 채소의 약 60% 이상에 농약 성분이 있다. 이런 농약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 천일염 양조식초가 이용되고 있으나 그보다도 지장수로 세척을 하면 독성제거 효과가 더 크다. 임신부가 하루 2컵 이상의 맑은 지장수를 마시면 건강한 태아 출산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11.개미
최근 식물화학분야에 첨단분석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그동안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던 한방약이나 전통식품의 효능이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 개미가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개미는 풍부한 단백질과 18종의 아미노산 외에 아연 구리 망간 마그네슘 등 여러 종류의 미량원소가 있으며 특히 아연 성분이 많다는 것이다. 아연은 ‘생명의 불꽃’이라 하여 인체 내의 효소를 합성하는 데 불가결한 물질이다.
또 면역기능이나 성기능을 촉진하는 작용도 한다. 조선조 왕실에서는 개미알을 으깬 뒤 꿀물에 타서 왕의 미약으로 사용했는데, 이는 중국황실의 비법을 도입한 것이었다.
개미는 비록 몸체는 작지만 자기 체중보다 400배나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리고 1600배 무게의 물건을 끌고 다닌다는 학계의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니 최고의 역도선수가 아닐 수 없다.
기원전인 약 3000년 전의 문헌인 ‘주례(周禮)’에 의하면 당시의 중국황제가 개미유충으로 만든 잼 비슷한 식품을 먹었다고 한다. 당·송대의 문헌에도 개미알로 만든 식품에 관한 기록이 있다. 당나라 때 나온 의약학사전 ‘증류본초’에도 “개미는 기력을 더하고 근골을 강하게 한다”고 기술했다. 왕실양명술에서는 뼈마디가 쑤실 때 만성 관절염 류머티스에 애꿎은 고양이보다 개미가 더 좋다고 했다.
전통식품의 지혜-왕들의 스태미나식 우수식품들의 집합소 : 이른 봄의 산나물 식보(食補)가 약보(藥補)보다 낫다는 조상들의 슬기는 수많은 의학서적에도 강조되고 있거니와 실제 왕실 밥상차림의 기본원칙으로 확립돼 있었다.
예를 들어 이른 봄의 산야는 각종 우수한 식품들로 뒤덮여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민들레 질경이 소루쟁이 두릅 쑥 달래 도라지 더덕 씀바귀 느릅나무 죽순 참죽나무순 머위 심지어 옻나무 어린순까지 나물 반찬이자 훌륭한 약이 되는 식품들이다.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해발 1424m의 점봉산은 토양이 기름져 예로부터 질좋고 맛좋은 산나물이 쏟아져 나오기로 유명했다. 점봉산 한곳만의 산나물(약이 되는 나물) 생산액이 연간 3억원어치가 넘는데 종류도 30종이 넘는다. 얼레지, 두릅, 참나물, 고비, 고사리, 박쥐나물, 장광나물, 물푸레나무싹, 산다래, 우산나물, 박쥐나물, 취나물 등이 양력 6월까지 채취돼 서울 경동시장 등에 출하된다.
궁중에서는 산야초를 덮어놓고 쌈싸먹지 않았다. 우선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내고 물에 우려 독성을 제거한 후 약간장(30년 이상 묵은 간장) 약된장 참기름 마늘 등 양념으로 나물을 무쳤다.
예부터 봄의 산나물을 데쳐 만든 산나물 된장국은 고기보다 맛있고 영양가 있다고 여겨져왔다. 실제로 이들 산나물은 체내의 독소를 풀어주고 백혈구 임파구 등의 면역성을 높여준다. 산나물 속의 약성섬유질이 독소들을 동반해 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왕들의 스태미나식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린 날 왕은 솔밭에서 꿩사냥을 하며 체력을 단련했다. 이때 포획한 꿩이 훌륭한 스태미나식이 된다. 즉 꿩의 모이주머니 속에서 방금 쪼아 먹은 솔씨를 꺼내 꿀과 함께 갈아서 만든 ‘송실밀’이 그것이다. 이 밖에 야외에서 몸을 녹이는 데는 뜨거운 꿩만두국이 애용됐다. 왕실에서 전해내려오는 스태미나 강화식품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서해안 갯바위에 붙어 자라는 돌굴 한 사발을 생것으로 마시기. ▲겨울철 꿩사냥 도중 특식으로 나오는 꿩만두. ▲초여름에 준치를 뼈째 다져서 만든 준치만두. ▲꿀에 잰 산삼. ▲가시오가피(오갈피)로 담근 술(향온주). ▲백도라지와 가양식초 무친 나물. ▲밤 말린 가루, 잣가루 등으로 만든 찹쌀죽. 이들 스태미나식 가운데 한가지 공통점은 꿩만두 이외에는 육식이 없다는 점이다. 현대인들은 육식을 스태미나의 근원으로 알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옛 전통식품의 특색은 반(半)생식으로 현미식(玄米食), 종자식(해바라기, 도토리, 머루, 호두, 호박씨 등), 소채(채소), 야생초식(野生草食)으로 요약되는 저칼로리식품이다. 전해내려오는 양명술에 따르면 이들 전통식품을 일상적으로 섭취하면 소화불량 변비 암 당뇨 심장병 등이 현저히 예방된다고 한다.
전통식품 중에 죽 종류를 살펴보면 잣죽 청태콩죽 박죽 방풍죽 보리죽 붕어죽 굴죽 율무죽 연실(蓮實)죽 마름죽 칡뿌리가루죽 건율죽 전복홍합죽 구리자죽 등이 보이는데, 이런 죽들은 암 당뇨 비만 혈관질환을 물리치는 성분과 소재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상처 치료에 탁월한 참게 왕의 경호를 담당한 지밀내관(상선) 문지기내관(상문) 금위영별장 등이 활이나 칼 혹은 창에 다칠 경우 이들의 치료와 상처의 재생에 참게가 요긴하게 사용됐다.
늦은 가을 벼를 벤 논에서 잡히는 참게는 입거품을 많이 내는데, 이 참게를 10년 이상된 궁중간장에 담가 여러번 장물만 달여 부은 참게장 속의 노란색 창자는 전투중 뼈가 상하고 힘줄이 끊어진 장졸(군사)들의 상처회복을 돕는 최고의 회복식품이었다.
평안도 강계포수나 강화의 택견무술 고수들은 외침이 있을 때 최전방 돌격부대원으로 차출되었는데, 이들에게도 참게장이 찹쌀밥과 함께 특별 배식됐다. 끊어진 혈관, 부러지고 부스러진 뼈, 곪은살을 회복시키는 응급식품이 참게장이었던 것이다. 일년 이상을 보관해 먹을 수 있는 참게장은 반드시 논게(참게)를 사용하지 꽃게나 대게는 제외되었다.
참게장 이외에 외과적 질환(종기 등창 화살독) 수술 후 상처를 아물게 하는데 사용된 회복식품은 ▲세발낙지-해남 목포 경기발안 경기강화 특산품만 사용 ▲엄마의 젖을 먹는 어린아기의 똥을 먹인 황구탕 ▲식초에 담갔던 오리알, 오골계알 ▲잉어 고아낸 것 ▲풀속의 개구리 ▲토란찜질 ▲뽕나무재나 쑥잎 ▲송진가루 등을 들 수 있다.
▶조선조 내시부와 왕실양명술의 전수과정
조선조 내시들은 군주들의 시중을 드는 일 뿐 아니라 음식이나 탕약(약제) 등 임금의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물질을 사전검사했다. 궁중의 약을 따로 내국(內國)약이라고 하는데, 허준과 같은 어의도 내국약의 조제나 진어에 관한 한 내시부 종3품직인 상약담당 내관의 지휘감독을 받았다.
이런 내국약 중 ‘납약’(음력 12월에 내린 눈 녹은 물인 납설수로 빚은 귀중한 약)의 조제술은 지금까지도 알려져 있지 않고 다만 ‘납약증치방’이라는 책에 납약사용법만 기술해 놓았을 뿐이다.
조선조 초기 태조 정조 태종 세종 4대 임금은 이런 납약과 조선특산 뇌원차(녹차의 일종)를 명나라의 황제와 황태자에게 선물로 보냈다. 또 일본 도쿠가와 막부 등에서도 조선에 납약을 보내줄 것을 집요하게 요청해와 근린외교의 수단으로 납약이 사용되었다.
임진왜란 때 한양에 입성한 왜군의 약탈목표 제1호가 조선의 의약학서적과 납약 등의 처방집 등이었다.
이때 박씨성을 가진 처자가 큰 약방을 지키다가 납치되었다. 고니시 유키나가 진영에서는 이 처자로부터 당시의 유명한 한약처방법을 구술받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시의(侍醫) 마나세에게 보고한 바 있다. 그때 납치된 처자가 후일 가톨릭의 성녀 ‘줄리아’다.
‘녹용조제법(녹편)’‘해삼처방법’‘물개성기처방’‘간우환(주제는 쇠고기와 지황)’, ‘황정으로 만든 엿’‘솔씨엿’ ‘물개소주’, ‘자하거(태반)’‘반본환(返本丸)’ 등의 처방조제는 고려·조선의 내국 처방이 임진왜란 후 일본에 약탈된 내용들이다.
그외 일본에서 인기 있던 ‘수전보단(守田保丹)’‘호두살귀웅황단(虎頭殺鬼雄黃丹)’‘죽력제재’’방향산(芳香散)’‘기응환’등이 조선 내국 처방의 아류들이다.
태종이 세종에게 양위하기 직전인 태종 12년, 풍수도참관계 지리서 천문서 관상(천문)서 도교의술에 관한 책들이 유교사상과 통치이념에 위배된다 하여 전국에서 수집해다가 태워버린 사건이 있었다. 이때 내시들이 책을 소각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내용이 아까운 ‘지리서(地理書)’ 샤먼성 ‘도교의서(醫書)’ 중 중요한 대목을 소각하기 전 따로 암기했다고 한다.
그런 내용이 극비밀리에 내시내문(內侍內文)으로 전해졌고 그것의 일부가 이재우 내관에게 전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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