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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18(화) 맑음, 저녁 비
<주요 일정> 꾸스꼬, 볼리비아 비자, 친체로, 모라이 계단식 농경지, 살리나스 염전
<숙소> 야간 버스로 꾸스꼬~뿌노까지 이동(약 7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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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일정은 감격과 피로로 대조되는 하루였다.
덕분에 꾸스꼬의 숙소에서 하루를 푹 잘 수 있게 되었다.
아침 기상시 약간의 고소증이 몰려왔다.
해발고도 2,500m(마추픽추)에서 다시 3,300m(꾸스꼬)로 돌아오니 몸의 적응이 완전치 않은 것 같다.
아침 식사는 숙소에서 간단히 하고 볼리비아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꾸스꼬 소재 볼리비아 대사관으로 갔다.
외교 관저가 몰려있는 동네라서 주변의 환경이 꾸스꼬의 여느 지역과 달리 구획 정리가 잘 되어 있고, 집들도 상류층 주택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현재 한국과 볼리비아의 외교 관계가 그리 매끄럽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남미 대부분의 국가들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있지만, 유독 볼리비아만은 비자 허가를 받아야하는 번거러운 절차가 남아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비자 수속은 간단히 진행되었고,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의 소금을 기념품으로 받았다.
물론 대사관 직원들도 무척 친절하였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휴식을 취하고, 맞은 편에 있는 한국 음식점 ‘사랑채’에 들러 점심 특선 메뉴인 불고기 덮밥으로 식사를 하였다.
배고픔에 한 그릇 간단히 해치웠다.
여기서 한국식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에 큰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
여행의 특성상 불편함은 어쩔 수 없이 따라다니는 것이라 하여도 가끔 고향의 입맛을 가져보는 것도 하나의 추억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후 2시부터 새로운 투어 일정에 들어갔다.
꾸스꼬시에서 북서쪽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의 '모라이(Moray) 계단식 농경지'와 '살리나스 염전'이었다.
미니 버스가 꾸스꼬의 외곽 산지를 벗어나자 안데스 고원이 넓게 펼쳐졌고, 가옥들과 농경지가 눈에 들어왔다.
저 멀리 안데스 산지의 고지대에는 구름과 그 사이로 간간히 비치는 만년설 자락들이 넓은 들판과 결합하여 멋진 그림을 연출하고 있다.
들판 주변의 기반암은 대부분 석회암으로 구성되어 농경지 토양이 붉은 빛깔을 띠고 있었다.
바로 석회암이 풍화토인 ‘테라로사(terrarosa)’이다.
테라로사는 구유고 연방의 슬로베니아 지방에서 흔하게 분포하는 토양으로 ‘장미 빛깔의 흙(terra 흙 +rosa 장미)’이라는 용어에서 유래되었다.
이 토양을 매개로하는 이곳 넓은 평야가 대부분 감자 생산 지역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미 감자는 대부분 수확되어 있어서 넓은 경지가 토양으로 그대로 노출되어 있거나 다른 작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중간에 친체로 유적지는 그냥 통과하고, 모라이 유적이 있는 '마라스(Maras)' 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의 마을은 대부분 흙벽돌 지붕을 사용하여 건축되었다.
흙과 풀을 혼합하여 물로 반죽하여 벽돌의 틀을 찍어내어 건조시켜 만들었다.
우리나라 과거의 가옥 재료와 너무나 유사한 느낌을 받고 있다.
조그마한 마을에도 성당이 자리잡고 있고, 중앙에는 광장(Plaza)이 조성되어 있었다.
마을을 통과하여 곧 도착한 모라이 계단식 농경지는 로마 시대의 원형 경기장을 연상케 하였다.
게다가 규모도 매우 컸다.
커다란 와지(웅덩이) 주변의 기반암을 살펴보았다.
석회암이었다.
마라스 평원 일대를 구성하는 넓은 대지의 석회암층의 일부에 절리(joint 틈)가 발달하였고,
그곳을 중심으로 물이 침투하면서 긴 세월 동안 석회암을 녹여 나갔다.
그 결과 원형 모양의 거대한 웅덩이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웅덩이는 지금도 조금씩 조금씩 용식되어(녹아나서)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를 지형적으로 ‘돌리네(doline)’라고 한다.
모라이 계단식 농경지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돌리네 지형에 인공적인 테라스를 두르고 농경지로 변모시킨 것이다.
고대 잉카인들은 이러한 자연 지형을 가공하여 계단식 경작지를 만들었는데, 이곳을 잉카인들은 농업 시험장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웅덩이 가장 높은 부분과 낮은 부분의 기온 차이가 약 5℃정도나 되므로 다양한 고도에 적합한 작물을 재배하였는데,
당시 주식인 감자와 옥수수를 시험 재배했다고 한다.
또한 모라이 계단식 경작지의 단은 아랫 방향으로 약간 경사지게 하게 배수를 원활하게 하였고,
가장 낮은 곳은 물이 아래로 빠져나갈 수 있는 일명 '싱크홀(sinkhole)'이 형성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돌리네가 분포하는 충북 단양, 강원 삼척, 평창, 정선, 전북 여산 등의 웅덩이 낮은 곳에 싱크홀이 잘 나타나는데,
일부 주민들은 ‘물이 새어나가는 곳’이라 하여 ‘샐목’이라 부르고, 이를 한자로 ‘누항(陋巷)’이라 표현하고 있다.
이곳에서 이러한 원형 경기장 모양의 계단식 농경지가 세 군데나 관찰되었다.
경관을 두루 두루 살피는데 산 지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세차다.
세 곳 모두 농경지 형태를 띠고 있으나, 농작물이 경작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초지들이 자라고 있다.
현재는 이 유적지에 농업 활동은 보이지 않고,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위해 고대 잉카 농경지의 형태를 유지시키고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 남해섬 남쪽 가천 다랑이 마을도 토지 이용이 모라이 계단식 경작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남해안의 따듯한 기후를 이용하여 겨울 마늘을 재배하였으나,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자 민박, 팬션 등으로 업종 전환을 하고, 농경지로 이용되는 경작지보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는 다랑이 논이 많아 보였다.
이곳도 예외는 아닌 듯하다.
일부 무너진 계단식 농경지의 구조물은 보수 공사가 한창이었다.
단과 단을 오르내릴 때는 일정한 간격의 높이로 벽돌을 돌출시켜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동행한 K님, R님이 모라이 계단식 농경지의 모습이 신기한 듯 연신 질문하고 있다.
또 어제 보았던 마추픽추의 잉카 유적지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내려갔던 길을 다시 오르는 동안 숨이 찼다.
잠자코 있을 때는 괜찮은 것 같은 고소증이 걸어면서 말이 많아지기 시작하니 다시 되살아났다.
고지대에서의 침묵은 알게 모르게 강요되고 있었고, 역시 ‘침묵은 금’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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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대지 위로 올라섰다.
들판 저편 지평선에 스콜(squall)이 형성된 모습이 뚜렷하다.
저위도 열대 지방에서는 오후에 매일 나타나는 국지성 호우이다.
마치 정지되어 있는 토네이도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 기둥 사이로 뇌우 현상도 간간이 비쳐지고 있다.
여기서 스콜이 형성된 구름대를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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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버스를 타고 안데스 고원의 넓은 평지를 달린다.
주변 감자를 수확한 들판은 붉은 색의 테라로사 토양이 노출된 채 고원상에 넓게 펼쳐져 있는데, 앞에는 거대한 안데스의 설산이 버티고 서 있었다.
이 곳 마라스 지구의 들판과 산지는 화려하지는 않으나 은근히 매력을 주는 경관들이었다.
감자를 수확한 넓은 들판에 다시 트랙터를 움직여서 쟁기질을 하니 밭 이랑과 고랑이 일렬 종대로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도 볼 만했다.
지평선 멀리 있는 적란운은 언제라도 이곳으로 다가와 스콜을 쏟을 태세로 노려보고 있어서 약간의 불안감이 없지는 않았다.
석회암을 기반암으로 하는 대지와 우루밤바 계곡의 하천과 만나는 부분은 급경사를 형성하고 있지만,
그 경사진 곳의 정상부는 넓은 평지를 형성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버스가 비포장 도로를 돌면서 협곡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니,
‘와~’하는 함성이 울려퍼지고 있다.
계단식 모양의 흰 소금밭이 눈에 들어왔다.
그 유명한 살리나스 염전이다.
이 염전도 모라이 계단식 경작지와 마찬가지로 꾸스꼬 외곽의 북서쪽의 ‘마라스(Maras)' 마을에 있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고도를 내려가면 성스러운 계곡이 나오고 우루밤바시와 마주하게 된다.
그러므로 살리나스 염전으로 갈 수 있는 길은 꾸스꼬의 분지를 벗어나 고원상에 있는 친체로 지역 도로를 따라 북서쪽으로 향하는 경우와,
꾸스꼬에서 성스러운 계곡으로 우회하여 피삭→라마이→우루밤바를 거쳐 다시 남쪽 고지대로 올라오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
차량을 정차시켜 염전의 원경을 촬영하고 염전 윗 부분 쪽으로 다가갔다.
석회암 대지의 하단부에 용천(湧泉, 용출수)이 있다.
흐르는 물에 손을 담가보니 제법 따듯하였다.
약 25~30℃는 될 듯하다.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니 제법 짠맛이 났다.
이 용출수가 인공으로 만들어진 간선 수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경사진 방향의 좁은 지류 수로를 따라 염전 하나하나에 물(소금물)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주로 소금 생산은 건기(건조한 계절, 6~8월)에 이루어지고 우기(비오는 계절, 12~1월)에는 쉬고 있다고 한다.
안데스 깊은 산속의 살리나스 염전.
이 깊은 산중에 어떻게하여 염전이 형성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스런 느낌이 없지는 않았으나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듯 하였다.
이들 염전히 형성될 수 있는 조건을 시계열적으로 살펴보면,
① 안데스 산맥이 해양판인 나쯔까판과 대륙판인 남미판의 충돌로 형성되는 과정에,
얕은 바다(淺海 천해)의 바닷물이 조산 운동에 의해 육지에 갇히게 되었다.
② 시간이 경과하면서 갇힌 바닷물은 지하에서 결정화되어 암염(岩鹽 rock salt)으로 바뀌었다.
③ 암염 윗부분에 있던 석회암의 절리(틈) 사이로 빗물과 지표수가 침투하여 소금 성분이 녹게 되었다.
또 지하에서 녹은 암염물(소금물)은 땅 속의 열을 받아 다소 높은 온도가 유지되었다.
④ 녹은 소금물이 낮은 지하수면을 따라 이동하면서, 산지 말단부의 용천(샘)으로 빠져나왔다.
⑤ 주민들은 이 용천수를 염전에 끌여들어 증발시켜 소금을 생산하게 되었다.
이른바 산속의 천일제염인 셈이다.
용천수(소금물)가 흐르는 수로 주변에는 이미 결정화된 소금들이 있었다.
이곳에는 계단식 논의 모습을 이루는 염전이 400개나 된다고 한다.
소금물이 흘러가는 가장 하류부의 염전에는 생산된 소금을 수집하여 보관하는 창고가 입지하고 있다.
말로만 듣던 산 속 염전을 직접보니 마냥 신기하기만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러한 원리를 갖는 염전은 중국 윈난성의 ‘차마고도(茶馬古道)’의 옌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모두 소금물 성분의 용출수가 있는 곳에는 지하 내부에 암염이 존재한다는 공통점도 있을 것이다.
물이 암염 지대를 통과함으로써 짠물의 용천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니까....
여기서 생산된 소금은 밝고 흰색에서 불그스럼한 색을 띠는 소금까지 다양하였다.
흰색에 가까울수록 순도가 높을 것이고, 붉은 계통의 소금에는 테라로사 토양의 미립물이 일부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여러 종류의 소금과 소금으로 만든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다.
이제 땅거미가 깔리고 안데스의 평원도 짙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다시 꾸스꼬로 돌아가야 한다.
해가 지자 기온이 뚝 떨어진다.
낮에 비췄던 강렬한 햇살은 어디가고 이제는 서늘함이 느껴지고 있다.
정말 안데스 고원 지대는 일교차가 크다.
12월 중순 이곳의 낮에는 여름 복장, 밤에는 겨울 복장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다.
게다가 간간히 어지러움과 숨가쁨을 안겨주는 고소증까지.
어느 듯 잠에 취했는가 싶었는데, 매캐한 자동차 매연 냄새가 꾸스꼬에 다달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오늘 저녁은 한인 식당 '사랑채'에 들러 이틀간 아껴둔 된장찌개를 시켜 먹었다.
집에서 자주 먹던 된장찌개와는 다소 다른 맛이나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저녁을 먹고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야간 버스를 타고 '티티카카호'가 있는 ‘뿌노’로 이동해야한다.
뿌노는 이곳 꾸스꼬에서 남쪽으로 약 280km 떨어져 있는데 자동차로 7시간 걸리는 거리이다.
소지품을 점검하고 일행과 함께 아르마스 광장으로 이동하였다.
짧은 시간 동안이나마 머물면서 정이 들었던 이곳을 떠나 또다른 목적지로 이별해야 하니 아쉬움이 가득 밀려온다.
아직도 돌아봐야할 곳은 많은데, 떠나라고 재촉한다.
'일정상 생략할 수 밖에없구나'......를 되뇌인다.
꾸스꼬는 안데스의 전형적인 관광 도시이다.
도시 내부와 외곽이 과거 잉카 제국을 이끈 지역답게 곳곳에 유적이 분포하고 있다.
잉카제국과 스페인 식민제국의 유산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잉카의 왕궁이 자리잡은 곳을 허물고 들어선 대성당, 태양의 신전을 부순 자리에 세워진 산토 도밍고 교회,
아툰 뤼미르크 거리의 12각 돌, 언덕 위의 삭사이와만 유적과 켄코, 푸카푸카라, 땀보마차이.....
그러나 대제국을 구축한 스페인도 잉카인의 정신적 유물만은 완전히 허물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 하나로 꾸스꼬는 매년 6월 하순이 되면 남미 3대 축제의 하나로 불리는 잉카의 '태양제(Inti Raymi, 인티라이미)' 가 열리는 곳이다.
남미 3대 축제란 페루 꾸스꼬의 ‘태양제’, 볼리비아 ‘오를루의 카니발’(매년 2~3월에 열리는 광산 노동자들을 위한 축제),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삼바 축제’를 말한다.
오전에 이곳 꾸스꼬의 아르마스 광장에서 시작하여, 오후에는 삭사이와만 언덕(오후)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인티라이미’는
잉카 시대부터 지속되어온 태양신을 위한 제전이다.
매년 6월 하순이 되면 그해 농작물이 풍요와 다음해 농업의 풍년을 기원하면서 태양에게 감사를 표하는 일종의 성스러운 의식인 셈이다.
태양이 강렬한 고산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태양 숭배 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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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일행과 함께 택시를 잡아타고 가까운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이곳 터미널은 차량 이용료와 터미널 이용료를 함께 지불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3일전 나스까에서 꾸스꼬로 이동할 때와 마찬가지로 2층짜리 독일 벤츠사 버스였다.
이번에는 좌석이 다소 편한 1층의 '까마(cama)'로 이동하여 지친 몸을 누웠다.
남미 지역 여행에서 장거리 버스를 이용할 경우 2층으로 된 리무진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흔한데,
좌석이 절반 정도 젖혀지는 '세미까마(semi cama)'와 완전히 젖혀지는 '까마(cama)'가 있다.
까마는 세미까마보다 좌석의 좌우와 앞뒤가 넓어 가격이 약 30%정도 더 비싸더라도 외국 여행객에게는 인기가 있다.
남미 여행은 이렇게 하여 또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마추픽추와 와이나픽추를 다녀온 피로가 덜 풀린 채의 버스 이동은 아무래도 기초 체력의 중요성 알려주고 있다.
머나먼 남미 여행, 건강할 때 누려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럴 때를 위해 그간 정기적으로 해 온 백두대간 산행과 명산 산행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함께한 일행 중 가장 많이 다녔고, 적게 자면서도 잘 견디고 있다.
이제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역사 도시, 세계 문화 유산 도시인 꾸스꼬와 작별해야할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고,
한국은 대선 투표가 막 시작되는 시간이 되었다.
나스까에서 꾸스꼬로 올 때는 안데스 산줄기를 여러개 넘어 왔지만,
꾸스꼬에서 뿌노로 향하는 길은 안데스 산줄기와 같은 방향으로 도로가 건설되어 있어 훨씬 곧게 뻗어있다.
버스는 빠른 속도로 어두운 밤길을 달리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자고 나면 내일 아침 '티티카카호'가 자리잡은 뿌노에 도착할 것이다.
여행 안내서에서 뿌노의 고도는 꾸스꼬보다 약 500m나 더 높은 3,800m나 된다고 하는데,
이 눔의 고소증은 언제 극복될지, 아니면 더 심화될지 세월에 맡기는 수 밖에 없다.
꾸스꼬시에 위치한 볼리비아 대사관
이곳에서 볼리비아 비자를 신청하고 발급받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볼리비아 비자를 발급받을 수 없기에
페루의 리마, 꾸스꼬 등의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볼리비아 비자 발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꾸스꼬의 중산층 지구,
꾸스꼬 시 북동쪽 외곽은 상류층 거주 지역입니다.
이곳에 각 국 대사관이 입지하고 있습니다.
대사관이 관공서와 같은 형태보다는 그냥 중산층이 거주하는 주택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르마스 광장 서남쪽에 위치한 레고시호 광장(Plaza Regocijo)
꾸스꼬시 중심부에서 외곽의 오르막길을 오르는 경관,
시 중심부에서 외곽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슬럼(slum)들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꾸스꼬에서 모라이 염전을 향하는 고원 지대, 친체로 부근의 농경지
이곳에서 주로 재배하는 작물은 감자라고 합니다.
들판의 감자는 이미 수확되었고, 다른 작물들을 재배하는 모습입니다.
사진의 왼쪽 10시 방향과 오른쪽 2시 방향의 웅덩이는 석회암이 용식되어 형성된 돌리네입니다.
농경지 주변의 민가,
이곳 고원 지대의 민가는 대부분 흙벽돌을 이용하여 지어졌습니다.
모라이 지역의 들판과 안데스 산맥
감자를 수확하고 난 뒤의 들판의 모습입니다.
멀리 안데스 산맥은 여름임에도 정상부에는 눈을 덮어쓰고 있습니다.
적란운이 형성된 모습,
저위도 지방은 여름철 오후가 되면 곳곳에서 적란운(일종의 뭉게구름)이 형성되어 스콜이 쏟아집니다.
모라이 경작지 지구 안내
모라이 계단식 경작지,
로마 시대의 원형 경기장을 연상케 합니다.
돌리네 지형을 이용하여 높이가 다르게 여러 계단식 단을 원형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곳은 잉카 시대의 농작물을 시험적으로 재배한 곳이라고 합니다.
즉 잉카의 '농업 시험장'인 셈이죠.
경작지 내부의 사람을 기준으로 크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장 낮은 원형의 가운데 구멍은 물이 배수되는 싱크홀(sinkhole)입니다.
계단식 경작지의 아랫부분
물이 배수되는 싱크홀과 단과 단을 오르내릴 수 있도록 벽돌을 돌출시켜 계단을 만들어놓았습니다.
계단식 경작지 외곽 둘레에 자생하는 선인장,
이틀 전 오얀따이땀보에서 이와같은 선인장한테 왼쪽 팔이 깊게 찔려서인지 왠지 겁이 나네요ㅋㅋ.
모라이 계단식 농경지로 내려가는 길과 맞은 편의 안데스 산맥,
안데스 산맥 아래가 우루밤바 계곡의 일부입니다.
계단식 경작지의 옆부분,
이곳에 형성된 돌리네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농경지의 단이 무너지지 않도록 나무기둥으로 받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다른 계단식 경작지,
무너진 단의 일부를 보수하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세번째 관찰한 원형의 계단식 경작지
풍화받은 석회암 돌을 이용하여 쌓은 돌담,
이 돌담은 경작지의 영역을 표시하는 것 같습니다.
다시 들판이 있는 대지로 올라오니 적란운이 더 가까이 다가와 있습니다.
스콜이 쏟아지는 모습도 보여, 조금 무섭다는 생각도 듭니다.
안데스 고원 지대에서 보게되는 무지개
구름낀 안데스 산맥과 모라이 마라스 지구의 들판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 들판의 은은한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모라이 계단식 경작지 주변의 대지와 농경지
마라스 지구의 들판,
농경지 표면에 붉은 색의 테라로사 토양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살리나스 염전의 원경
안데스 고원이 침식된 골짜기 상류에 계곡 지형을 이용하여 계단식 염전을 만들었습니다.
이 계곡 우측으로 내려가면 우루밤바 시를 만나게 됩니다.
이 지역의 기반암인 석회암,
석회암은 고생대에 얕은 바다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곳 석회암 퇴적층이 심하게 굴곡된 것(습곡 구조)이 보여지기도 합니다.
바로 조산 운동이 격렬했다는 증거인데, 이 과정에 바닷물이 갇혀 육지화되면서 암염(岩鹽)이 형성됩니다.
살리나스 염전의 전경,
계단식 염전이 매우 깊은 계곡에 입지합니다.
계곡 위는 수평 대지, 즉 고원입니다.
깊은 계곡에 만든 계단식 염전이 정교하게 형성되어 있음에 놀라게 됩니다.
염전의 모습,
현재 12월은 여름철 우기이라 소금 생산이 소량밖에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살리나스 염전으로 물을 공급하는 용천 입구
대지와 계곡이 만나는 곳에 용천수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매우 짜고 온도도 비교적 높습니다.
이 더운 소금물로 온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금물이 공급되는 수로 주변에 '염결정화 작용'으로 소금이 형성되었습니다.
살리나스 염전의 윗부분
용천수가 나온 곳에 인접한 상류부의 염전입니다.
염전의 모습, 이곳 염전은 농경지를 닮았습니다.
염전의 모습,
소금물이 들어차 있는 이러한 논이 약 400개 있다고 합니다.
계단식 염전의 윗부분에 생산된 소금,
소금에 테라로사 토양 성분이 섞여 있습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소금의 상당량이 붉은 빛깔을 띠고 있는데, 정제 과정이 정밀하지 않은 듯 합니다.
계단식 염전에 용천수(소금물)을 공급하는 간선 수로,
간선 수로와 여기서 뎦으로 용천수를 공급하는 지류 수로가 함께 있습니다.
간선 수로와 지류 수로,
소금물이 흐르는 수로 주변에 소금 성분이 결정화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간선 수로에서 지류 수로로 소금물이 공급되는 모습
간선 수로 옆을 따라 죽 내려가서 상류쪽을 바라본 모습,
석회암 대지가 침식된 골짜기 상류 계곡에 염전이 위치합니다.
1시 방향의 가장 높은 집 우측 아래에서 더운 용천수가 흘러나옵니다.
계단식 염전의 모습
계단식 염전과 생산된 소금,
여기서 생산된 소금은 불순물이 많이 섞여 있습니다.
살리나스 염전의 끝자락,
11시 방향의 낮은 골짜기가 우루밤바 계곡입니다.
살리나스 염전 입구의 상가,
각종 소금과 소금으로 만든 기념품을 팔고 있습니다.
여러 소금과 기념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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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럽네요.....
세계를 누비며 배낭여행으로 즐기시니....
영어실력이 되니 그리하시겠지요......
일주일만 젊었으면 배우고 싶은데---영어`ㅋㅋㅋㅋ
남미의 브리질레 있는 피츠로이 산과
또 있는데 정확히 아리못하는 산이 있어 계획하고 있는 중인데요...ㅋㅋㅋ
몸관리 잘하시고 멋진 마무리하시길 기원합니다.
응원의 메세지 감사합니다.
영어는 거의 못하지만,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습니다.
어차피 저들도 한국어를 거의 못하지 않습니까?
피장파장이니~
덕분에 자연 공부 잘학습하고 말로만 듣던 안데스 산맥을 구경하는군요~~
소백산마루님,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나루님 사진 잘 보고 있습니다....^^
계단식 염전이 인상적입니다.
미짱님이 올려 주신 사진과, 마나루님 올려 주신 사진을 보면서,
우리의 산천이 풍요롭고 아름답다는걸 느끼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나라 산천이 아름답다는 것은 외국 여행을 할때마다 느낍니다.
스위스의 알프스 산맥이 아름답다고는 하나,
높은 봉우리는 전문적인 등반 기술과 장비 없이는 올라가기 힘든 곳이기도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들은 내가 지닌 신체 조건만으로도 접근이 가능하니,
아주 인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악회이용이 뜸하다가 우연히 마나루님 여행후기가 정말 내가 함께 하는것처럼
대리만족에 자주들어와 같이 여행가는것 같아 근무중에도 살---짝이 아니라 너무 데놓고 보게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