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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면에서 뭐라 하지 않겠습니다. 이 삼국지 카페가 아무리 수준이 높더라도, 대부분 소설방에서 튀어나오는 글은 내용 비평을 하기엔 무리가 있는 팬픽 수준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내용 부분은 지적하지 않고, 바로 기술적인 문제점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 말줄임표 난무. 말줄임표는 줄이셔야 합니다. 특히 긴장감을 최대로 조성해야 할 전투신 등에서, 말줄임표는 해악입니다. 아예 없앤 후 마침표로 끝내시고, 남은 것도 되도록이면 쉼표로 바꾸도록 하십시오. 말줄임표는 너무 적으면 감정 이입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것 무시하고 최대한 줄이도록 하십시오. 그러다 보면 요령이 생기실 겁니다.
2. 문장부호 부재. 마침표나 쉼표를 적당히 찍어주십시오. 말줄임표만 많고 다른 문장부호들은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문장부호는 글의 호흡과 연관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숨표와 쉼표 없는 악보로 노래 부르다간, 가수는 숨막혀 죽습니다.
3. 편집 불량. 보기가 상당히 곤혹스럽습니다. A4 용지나 B5 용지정도에 맞춰서 교정을 해 주십시오. 그리고 문단이 넘어가거나 대화 부분이 나올 때는 중간에 빈 칸을 하나 정도 마련하셔서, 보기에 쉽게 해 주십시오. 이를테면........
이 정도만 되더라도 보는 것이 훨씬 편해지게 됩니다. 문단 안에서는 엔터를 쳐주실 필요가 없지만, 따옴표나 문단 변화 부분에서는 적절한 엔터가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다음 자체가 줄이 너무 깁니다. A4나 B5로 맞춰주시면, 보기가 훨씬 수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맞추는 법은 간단합니다. 한글 97이나 워디안 등으로 쓰신 후, 용지 끝부분에서 줄 바뀌는 지점 있죠? 그 부분에서 엔터만 쳐주시면 됩니다.
4. 오타 남발. 모냐 가 아니고 뭐냐 입니다. 레게 가 아니고 에게 입니다. 이런 수많은 오타들이 짜증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글의 흐름상 오타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건 결코 그런 수준이 아닙니다. 한글의 맞춤법 기능을 이용해서 수정하십시오. 물론 반드시 이렇게 써야 할 부분이라면 놔두셔도 무방합니다만.
5. 띄어쓰기 불량. 띄어쓰기 또한 글의 호흡과 연관있습니다. 소설도 시와 같은 리듬이 있으며, 그것을 잘 이용하는 작가들이 훌륭한 작가입니다. 그 흐름을 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띄어쓰기입니다. 불량한 띄어쓰기는 글을 흐트러놓습니다. 물론 흐름을 위해 오타처럼 띄어쓰기도 이용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여기서도 이것은 아닌 것 같군요. 그것을 이용하려면 적어도 단편 10편 이상은 쓰신 경험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도 그것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단편을 한 20편 정도 쓴 이후부터입니다.
6. 통신체 사용. 대표적으로 ㅋㅋㅋ 를 많이 사용하시더군요. 크크크 로 표기하도록 하십시오. 소설은 글입니다. 어느 정도 대우는 해주시기 바랍니다. 채팅하는 장면을 쓸 때 그런 글이 써 있다는 식으로 하는 건 모를까, 키역키역키역 하고 웃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행히 이모티콘은 찾지 못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모티콘은 결코 쓰지 마십시오(물론 소설 안에서 말입니다). 그것은 묘사로 행해져야만 합니다. ^^ 하면, 거기서 독자들이 웃어달라는 겁니까. 소설은 독자를 배우로 하는 희곡이 아니란 사실을 명심해주십시오.
7. 현재 문장은 길고 문단은 짧습니다. 이것은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호흡은 간결할수록 좋습니다. 문장이 꼭 이어져야 하지 않는다면 끊으십시오. 하지만 문단마저 짧아져버리면 숨이 찹니다. 도대체 글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지는 겁니다. 어느 정도 분량이 되지 않으면 글 자체가 망가집니다.
8. 묘사 및 서술 부재. 위의 것과 상통됩니다만, 묘사나 서술이 없으므로 도대체 이야기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건지 알기가 힘듭니다. 묘사, 서술은 작가가 독자에게 해주는 배려입니다. 또한 작가가 독자를 글 속으로 끌어들이는 유일한 무기입니다.
9. 짧은 분량. 간단히 말해서, 제 글을 보십시오. 실제적으로 그 정도 분량은 되야 한 회라고 간신히 말할 수 있습니다. 현재 님이 한 회로 올리는 글은 너무 짧습니다. 내용 면에서는 한 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길이상 너무 짧습니다. 길이를 늘려주십시오.
10. 짧은 전투신. 님의 글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은 전투신입니다. 이것은 님이 전투신을 중시하신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전투신이 너무 무시당합니다.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전투신이 짧으면 별로 좋지 못합니다. 책으로 두 쪽은 거뜬히 넘길 정도로 길어야 합니다. 미국의 대중소설 작가 딘 쿤츠 씨는, 액션 신이라면 적어도 5, 6쪽은 되야 한다고 말합니다.
11. 시점의 난잡함.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제한은 주십시오. 특정 인물이 보는 위주의 시점 구성을 취해주시면서, 가끔씩 다른 존재들이 보는 것을 추가하는 식으로 하는 편이 좋습니다.
12. 인물 성격의 부자연스러움. 깡패면 거칠 것이 당연한데 욕 한마디 정도는 넣어주십시오. 귀족이면 어투를 고급스럽게 해주십시오. 뭔가 그 특징이 있다면 그것을 지켜주십시오. 그리고 인물 자체도, 특정한 성격이 있다면 그것을 맞춰 써 주십시오. 제대로 글을 쓰려고 한다면, 한 인물에 대해서 2, 3페이지 정도 신상명세서를 작성하셔도 과하지 않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글에서의 인물에 대해서, 글에 필요하지 않은 것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성관계의 횟수 같은 프라이버시조차도 작가는 알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기술적인 문제에서 대충 10가지 좀 넘게 짚어 보았습니다. 다 짚은 건 아닙니다. 저도 요즘 바쁜 일이 있는 관계로 자세히 보진 못했습니다. 후에 이런 문제들을 수정하신 후 재비평을 요청하신다면 기꺼이 받아들이도록 하지요.
혹여 너무 문제가 많다고 실망하시진 않을까 해서 말씀드리는데, 보통 판타지를 쓰겠다고 덤벼드는 많은 초보 작가들이 범하는 실수들이니까 그렇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시하란 말은 아닙니다. 이런 문제들은 교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점은 유념해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님의 글중 한 화를 수정해서 올려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크루아는 마족들의 침공으로 완전히 파괴되었다. 그리고 그 도시의 깡패로
이름을 날리던 맹호도 마족의 병사인 다크엘프들에게 쫓기는 신세로 전락했
다. 놈들은 정말로 끈질겼다. 맹호로서는 숨이 목구멍 끝까지 차오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계속 도망가야 했다. 잡히면 죽는다. 그런 생각이 맹호의
머릿속을 계속 울리고 있었다.
다시 크루아의 뒷골목, 파괴된 도시의 모습. 맹호를 추격하는 다크엘프 2
명, 도망가는 맹호의 모습. 그리고..... 맹호의 앞을 막는 막다른 길.
맹호는 한숨을 쉬었다.
"이런 젠장, 막다른 길이잖아!"
그러면서 그는 허리에 차고있던 단검을 꺼내들었다. 날도 이리저리 나간 물
건. 글쎄, 이것으로 과연 저 추격자들을 이길 수 있을까? 아마도 불가능하
겠지. 다크엘프는 결코 얕볼 만한 족속들이 아니니까.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이것뿐이었다.
"뭐, 할 수 없지. 이야아앗!"
그러면서 다크엘프 한명에게 단검을 들고 돌격한다. 그러나 다크엘프는 간
단히 피해 버린다. 허망했다. 기껏 공격한 결과가 이거라고? 하지만 거기에
굴복할 수는 없었다.
"남자 태어나 한번 죽지 두번 죽냐!"
그는 다시 한번 단검을 찔렀다. 하지만 다크엘프는 이번에도 킥킥거리며 가
볍게 피해버린다. 도대체 시합이 되질 않았다. 수년간 쌓아온 깡패 경력은
어디 갔단 말이던가. 맹호는 허탈한 웃음밖에 지을 수 없었다.
다시 한번 돌격. 그리고 또 돌격. 하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그리고 그는 갑
자기 정신이 멍해졌다. 그리고 그 상태로 쓰러졌다.
다크엘프는 소태도 한 자루를 휭휭 돌리며 웃고 있었다. 검등에 피가 묻은
것으로 보아, 그쪽으로 맹호의 후두부를 가격한 듯했다. 그 발밑에서 맹호
는 신음하고 있었다. 아직 죽지는 않은 듯했다.
다크 엘프는 그런 맹호를 걷어차며 말했다.
"크크큭. 야, 이놈 너무 약하다, 크크큭. 죽이자, 제이스."
"약하다, 약해. 그래, 죽이자. 크크큭."
다크엘프는 계속 지껄여대면서 칼을 맹호를 향해 들이밀었다. 맹호는 이젠
신음할 기운도 없어보였다. 칼을 들어 맹호를 찌르려고 했다. 이젠 끝이다
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맹호에 몸에서 엄청난 빛이 솟아났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들고
있던 날 빠진 단검에서 강렬한 빛이 나고 있었다. 그러더니 황당한 일이 벌
어지기 시작했다. 그 단검이 커지면서 거대한 투 핸디드 소드로 변하는 것
이었다. 그리고 맹호의 몸에 단단한 갑옷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다크엘프들은 자신들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것
이란 말인가. 그들의 얕은 지성으로는 결코 알 수 없었다.
탱 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맹호는 일어섰다. 그의 눈에서는 광채가 흘러
나왔다. 아니, 그것은 광채라고 하기엔 너무 강렬했다. 그래, 화염과 같았
다. 광기어린 화염과 같은 기운이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 뭐냐?"
순간 제이스라는 다크엘프가 마법 시동어를 영창했다.
"화염의 화살이여 내게 모습을 드러내라. 파이어 애로우(Fire arrow)!"
맹호를 향해 날아가는 날카로운 화염의 화살. 맹호에게 명중하고 독한 연기
가 화아 퍼져나갔다. 하지만 연기가 걷힌 후의 모습, 맹호는 아무 이상도
없이 서 있었다. 생채기 하나도 나지 않았다.
"아니, 이런 일이!"
"도대체 뭐가 뭐냐? 어떻게 된 거냐?!"
"크크크큭...... 간다, 이놈들아."
그러면서 맹호는 그 다크엘프 중 한명에게 찌르기 공격을 퍼부었다. 투 핸
디드로 찌르기, 솔직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투 핸디드는 가공할 만한
무게를 자랑하는 무기인 것이다. 누가 그 말을 믿겠는가.
하지만 그들로서는 그 사실을 부정할래야 부정할 수 없었다. 그들 자신들이
그것에 당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다크엘프들은 겨우 막아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면서 계속 중얼거린다.
"어떡하란 말이야!"
"그래, 어떡하라구!"
그러면서 용케 싸움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무기부터가 시합이 되지
를 않았다. 그 다크엘프들은 레어피어를 가지고 있고 맹호는 투 핸디드 소
드를 들고 싸우고 있는 것이다. 속도에서도 지금의 맹호는 과거와는 차원을
달리했다. 속도의 이점마저 잃은 레이피어는, 파괴적인 투 핸디드 소드의
공격에서는 단순한 나무작대기에 불과했다.
한 두 합 정도나 붙었을까. 가냘픈 레이피어 하나가 부러져 구른다. 그리고
맹호와 겨루던 다크엘프 중 한 명의 목이 맹호의 기합소리와 함께 날아가버
렸다. 하지만 그 순간의 허점, 그 때를 노린 다른 다크엘프가 칼로 찌르려
는 순간!
"아핫! 불꽃이여 이 땅에 재림하여 태우라. 인시너레이트(incinerate)!"
인시너레이트(incinerate). 단일 불계통 마법중에는 최강 마법인 기술. 상
대 자체를 완전히 태워 원자로 분열시켜 버리는 공포의 마법.
그 강렬한 외침과 함께 그 다크엘프가 완전히 타버린다. 재조차도 볼 수 없
을 정도로 완벽하게 사라져간다. 존재 자체를 무로 돌려버리는 듯한 그 모
습, 그것은 공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