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12 (화) “국힘 170석 원내1당” vs “여소야대 그대로”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남짓이다. 지금의 구도와 바람은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한국 정치사에서 선거를 앞둔 한 달은 1년과도 같다.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인가, 아니면 더불어민주당이 여전히 원내 1당을 차지할 것인가. 4월 10일 제22대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결과에 대한 다양한 예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역동적인 한국 정치 지형의 특성상 쉽게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각종 여론조사 등을 통해 나타나는 민심은 국민의힘에 조금 더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도 내부 공천갈등 수습에 나서며 지지율 반등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한달간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매일경제는 3월 10일 선거전문가들에게 이번 22대 총선 결과 예측을 들어봤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민의힘의 압승을 예상했다. 그는 ‘국민의힘 170석·민주당 116석’을 전망하면서 “여당은 한 위원장이 힘을 발휘하고 있는데 반해 민주당은 밖으로는 여당·조국혁신당과 싸우고, 안으로는 친명·비명 갈등으로 사분오열하고 있다”고 평했다. 엄경영 소장은 “격전지인 서울 한강벨트에선 마포을을 제외하면 국민의힘이 우세하다”며 “경기도에서도 메가서울, 철도지하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의 이슈 파급력으로 김포 고양 하남 광주 성남 구리서 국민의힘이 상당수 의석을 가져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경영 소장은 영·호남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텃밭’을 사수하겠지만 캐스팅보트인 충청에서 결과가 반대로 뒤집힐 것이라 봤다. 지난 21대 총선에선 충청 28석 중 민주당이 20석, 국민의힘이 8석을 가져갔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의힘이 20석, 민주당 8석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비례대표에선 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 20석,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위성정당) 14석, 조국혁신당 8석, 개혁신당 3석, 민주연대 1석을 전망했다.
민주연구원 부원장 출신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도 ‘국민의힘 165석·민주당 115석’으로 민주당의 대패를 점쳤다. 그는 “호남(28석)과 영남(65석) 간 의석수 차이로 민주당이 사실상 페널티를 안고 시작하는 경기이고, 122석이 걸린 수도권과 28석이 걸린 충청에서 승리해야 하는데 현재 판세로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최병천 소장은 수도권에서는 국민의힘 65석 대 민주당 57석으로 국민의힘의 근소 우세를 예상했고, 28석이 달려 있는 충청에서는 민주당이 10대 18로 질 것이라 내다봤다.
최병천 소장은 “‘이재명 대표 대 윤석열 대통령’에서 ‘이재명 대표 대 한동훈 위원장’으로 리더십 구도가 바뀌며 여당 우세가 됐다”며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 이슈는 윤석열 대통령 못지않게 이재명 대표도 위험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충분하다”고 평했다. 반면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까지 합하면 ‘여소야대’ 구도가 여전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국민의힘 145석·민주당 143석’으로 비등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봤다. 채진원 교수는 수도권에서는 국민의힘이 21대 총선에 비해 약진할 것으로 봤고 충청권에서 서로 엇비슷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비례대표 전망치는 국민의미래 20석, 더불어민주연합 10석, 조국혁신당 10석, 개혁신당 2석, 민주연대 2석, 녹색정의당 2석이었다. 다만 “새롭게 생긴 야당이 가져갈 의석을 모두 더하면 ‘여소야대’ 구도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범야권이 151석 이상을 사수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홍형식 소장은 “국민의힘이 현재 정당 지지율에서 6~7% 앞서있다고 해도 어느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민주당이 앞서고, 특히 서울·경기는 민주당이 강세”라며 “현재로서는 민주당 단독으로도 과반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국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서로 140석을 기준으로 서로 물고 물리는 경쟁을 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정당 지지율이 아니라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140석 전후에서 경쟁이 형성되고 있지만 결국 수도권에서 유리한 민주당이 살짝 더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스윙 보터’… 서울 18-경기 22-인천 3 곳이 최대 승부처
4·10 총선을 30일 앞두고 여야 공천 및 대진표가 속속 마무리되는 가운데 수도권 내 ‘스윙 보터(선거 때마다 정당에 번갈아 표를 던지는 부동층 유권자)’ 지역 표심 잡기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48석), 경기(60석), 인천(14석) 등 수도권 122석은 전국에서 의석이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중도층이 두꺼워 총선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3월 10일 동아일보가 19∼21대 총선을 분석한 결과 서울 49개 지역구(21대 총선 기준) 중 18곳(36.7%)에서 세 번의 총선 중 한 번이라도 승리 정당이 바뀌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는 59개 지역구 중 22곳에서, 인천은 13개 지역구 중 3곳에서 여야 모두에 ‘내리 3선’을 허락하지 않았다. 여야는 이번 총선 때도 “수도권을 잡는 당이 승리한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스윙보터 지역에서 반드시 승리해 김포 등 수도권 지역을 탈환하겠다”고 벼르고 있고 민주당은 “서울 한강벨트와 강북의 스윙보터 지역을 중심으로 반드시 사수하겠다”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한강벨트 9개 지역구 가운데 용산과 동작을, 중-성동을 3곳에선 한 차례 이상 승리 정당이 바뀌었다. 용산은 19대에 새누리당, 20대엔 민주당, 21대엔 다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이겼다. 중-성동을은 20대 때 선거구 획정에 따라 지역구가 일부 조정됐으나, 성동을만 놓고 보면 19대 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 20대 새누리당, 21대 민주당 승리 지역이다. 동작을은 19대와 20대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이 이겼으나 21대엔 민주당이 승리했다.
서울 내 통상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은평을, 강북갑, 도봉을, 노원갑·을 등 강북 지역에서도 유권자들은 특정 정당에만 표를 몰아주지는 않았다. 은평을은 19대 때 새누리당이 한 차례 승리한 뒤 20대, 21대엔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강북갑과 도봉을은 민주당, 새누리당, 민주당 순으로 한 차례씩 승리 정당이 바뀌었다. 국민의힘 우세 지역인 강남을과 송파을에서도 20대 총선 때 민주당이 한 차례씩 승리했다. 송파병은 19대는 새누리당이 승리했으나 20대, 21대는 모두 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이다.
경기 내 스윙보터 22곳에는 수원의 5개 지역구를 가리키는 수원벨트에 자리한 수원병, 김포시 서울 편입론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김포갑·을 지역구 등이 포함됐다. 인천에선 연수갑-을, 부평갑 등 3곳이 최근 총선에서 선거 결과가 바뀌었다. 이날까지 확정된 여야 간 전국 대진표는 총 193곳이다. 미확정 지역구는 61곳만 남았다. 서울은 48개 지역구 중 42곳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경기에선 44곳, 인천에선 11개 지역구의 여야 후보가 확정됐다.
● 중·성동을-강동갑-양천갑 ‘안갯속 승부’… 여야, 부동층 잡기 사활
서울 강동갑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신동우 의원이 승리한 이후 2016년부터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연이어 승리한 곳이다. 3월 9일 발표된 국민의힘 경선 결과 서울중앙지법 판사 출신인 전주혜 의원(비례대표)이 강동갑에서 승리하면서 진선미 의원과 맞붙게 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두 번 연속 이겼고, 이번에도 현역 프리미엄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21대 총선 이후 고덕신도시 등 대단지 재건축이 이어지면서 외부에서 유입된 인구가 많고, 집값도 크게 올라 보수세가 강해졌다”고 했다.
● 한강벨트 3곳, 19∼21대 승리 정당 바뀌어
동아일보가 19∼21대 총선 결과를 분석한 결과 강동갑을 비롯해 서울 총 18개 지역이 승리 정당이 한 번이라도 바뀌었던 ‘스윙보터’ 지역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체 지역구는 49곳이었다가 선거구 조정으로 1곳 줄어 이번 총선부터는 48곳이다. 한강 이남에선 강동갑 외에도 동작을, 송파병, 송파을에서 승리 정당이 바뀌었고, 중심부(용산 중-성동을 서대문을)와 강서(양천갑 양천을 강서을 관악갑 관악을), 강북(강북갑 은평을 노원갑 노원병 도봉을)에서도 한 차례 이상 승패가 엇갈렸다.
마포와 용산, 성동, 동작, 광진 등 9개 지역구가 포함된 한강벨트는 중-성동을을 제외하고 대진표가 완성됐다. 한강벨트 가운데 용산과 동작을, 중-성동을 등 3곳이 한 번이라도 승리 정당이 바뀌었던 스윙보터 지역이다. 중-성동을은 여야 모두 전·현직 의원이 경선을 치를 정도로 격전지로 꼽힌다. 3선 전·현직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이 결선을 치러 지역구 현역인 민주당 박성준 의원과 정호준 전 의원 경선 승자와 맞붙는다. 용산은 2012년과 2016년 진영 후보가 각각 새누리당과 민주당 후보로 한 차례씩 승리했고, 지난 총선 때 권영세 의원이 탈환했다.
목동 대단지 아파트가 있는 양천에서도 거듭 승리 정당이 바뀌었다. 양천갑의 경우 2012년 새누리당(길정우)이 승리했지만 2016년부터 민주당 황희 의원이 내리 2선에 성공했고, 이번엔 국민의힘 구자룡 비상대책위원과 맞붙는다. 강서을도 새누리당 김성태 전 의원이 2번 연속 승리했으나 21대 땐 민주당 진성준 의원에게 내준 지역이다. 이번엔 진성준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맞붙는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과 민주당 현역 김영호 의원이 맞붙는 서대문을은 2012년엔 새누리당 정두언 후보가 승리했으나 2016년부터는 김영호 의원이 사수에 성공한 지역이다.국민의힘 배현진 의원과 민주당 친명 송기호 변호사가 맞붙는 송파을은 2012년 새누리당, 2016년 민주당, 2020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매번 승리 정당이 바뀌었다. 제3당의 등장이 변수가 된 적도 많았다. 강북갑은 통상 민주당 세가 강한 지역으로 2016년엔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오영식 후보가 승리했지만, 20대 총선 땐 국민의당의 등판으로 진보 진영 표가 분산되면서 새누리당 정양석 후보가 승리했다. 21대 땐 다시 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탈환해 재선에 도전한다.
● 여야 서울 대진표 42곳 완성
여야가 주말인 3월 9, 10일에도 공천 발표를 이어가면서 서울 48개 지역 중 42곳의 대진표가 완성됐다. 19대 때 새누리당, 20∼21대 때 민주당이 이긴 스윙보터 지역인 노원갑에선 국민의힘 현경병 전 의원이 공천을 확정지었다. 민주당은 노원갑 현역인 고용진 의원과 선거구 획정에 따른 지역구 합병으로 이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우원식 의원(노원을) 간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손명순 여사 영결식… '평생 동지' YS 곁에 영면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부인 고(故) 손명순 여사가 3월 11일 영면에 들었다. 손명순 여사의 영결식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엄수됐다. 정병국 전 의원이 사회를 보는 가운데 YS 청와대에서 통상산업비서관을 지낸 한덕수 국무총리가 조사를 읽고, 상도동계 좌장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약력을 소개했다.
한덕수 총리는 조사에서 "손명순 여사는 동갑내기 김영삼 전 대통령과 평생을 함께해 온 가장 든든한 동지였다"며 "민주주의의 거산으로 우뚝 선 김영삼 전 대통령을 묵묵히 받쳐준 큰 버팀목이 바로 손명순 여사"라고 추모했다. 김덕룡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여사님은 늘 조용한 뒷바라지를 해오셨지만, 정치적 고비의 순간에는 단호하게 전면에 나섰다. 영부인 시절에도 손명순 여사의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역할은 한결같았다"며 "잠시 헤어졌던 김영삼 전 대통령 곁에서 두 분이 함께 손잡고 영면하십시오"라고 했다.
영결식에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한오섭 정무수석,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민주동지회 회장을 지낸 김봉조 전 의원, YS가 대통령이 된 뒤 정치권에 영입했던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이인제 나경원 전 의원 등도 참석했다.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은 유족 대표 인사말에서 "어머니께서 제 가족과 이웃, 이 나라와 국민들에게 한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은혜로운 삶을 사셨다고 믿고 있다. 저희 가족은 어머니께서 평생 실천하셨던 그 사랑의 가르침을 그대로 이어받아 열심히 살아가겠다"면서 "어머니를 따뜻하게 애도해주신 여러분께 큰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눈물을 훔쳤다.
손명순 여사는 현충원 내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에 합장됐다. 영결식에 앞서 이날 오전 빈소가 차려졌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손명순 여사 발인식이 엄수됐다. 개신교 예배 형식으로 진행된 발인식에는 고인의 장남 김은철 씨, 차남 김현철 이사장, 장손 김성민 씨, 손자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유족들이 참석했다. 예배는 생전 고인과 인연이 깊은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가 맡았다. 유족 30여명을 비롯해 문민정부에서 일했던 원로 정치인들, 상도동계 막내인 정병국 전 의원을 비롯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러 나온 이들까지 100명가량이 발인 예배에 함께했다.
발인 후 운구 행렬은 손명순 여사가 김영삼 전 대통령과 평생을 함께 지낸 동작구 상도동 자택으로 이동, 노제(路祭)를 지냈다. 1969년에 이사 온 상도동 자택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신군부에 항의해 가택연금 상태에서 단식투쟁을 벌인 집이다. YS 계파를 뜻하는 '상도동계'라는 이름이 이곳에서 유래됐다. 장손 김성민 씨가 손명순 여사 영정 사진을 들고 자택 정문으로 들어서 왼편 경호동부터 오른편 본채까지 천천히 이동했고, 유가족들이 함께 곳곳을 둘러보며 고인을 추억했다. 고인을 마지막까지 간호했던 이들은 눈물을 흘렸다.
상도동 자택에는 청와대 제2부속실 소속 때부터 손명순 여사를 수행해온 김상학 전 비서실장, 상도동계 서청원 전 의원, 상도동이 지역구(동작을)인 나경원 전 의원, 박일하 동작구청장 등도 찾았다. 김 이사장은 20여명의 시민에게 "반갑습니다. 주민 여러분"이라고 인사를 건넨 뒤 집안을 둘러볼 수 있도록 안내했다. 김현철 이사장은 "어떻게든 (어머니를 병원에서) 상도동으로 다시 모시고 싶었는데, 임종도 어찌 보면 상도동에서 하셔도 좋겠다 싶을 정도였는데 잘 안되더라. 그게 참 아쉽다"고 말했다. 또 가족사진을 가리키며 "(아버지가 대통령) 퇴임할 때 찍은 사진"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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