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유리창 너머

[예사]

유리창 너머

아직 꽃샘추위가 차가운 시카고는 이 도시에 처음 발을 딛는 낮선 이방인을 매섭고 강한 바람으로 맞이해 주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55번 하이웨이를 지나고 데스클레인 강과 캔커키 강을 지나 또 얼마나 더 갔을까? 폰타워 교도소 감시 전망대가 내 눈에 들어왔다.

폰타익 교도소의 담장은 바람도 새도 출입허가를 받아야 넘나들 수 있는가? 경비가 삼엄하고 살벌했다. 인적사항을 자세히 기재하여 미리 면회 신청해놓은 서류를 샅샅이 대조한 후에야 면회가 수리되었다.

가방만한 라커룸에 모든 소지품을 집어넣고 몸수색을 위해 수색실로 들어갔다. 교도관의 치밀한 몸 수색이 끝나자 면회 허가증을 받았고 보기만 해도 두려운 철장문을 지나 팔에 형광 지문을 받은 후 대기실로 향했다.

대기실에서의 기다림은 한 시간이 넘었다. 대기실에서 내다본 복도에 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이 오가는 것을 보며 면회 대기인 중 한 사람이 오늘 교도소 내부에서 심각한 사고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면회실 바닥줄이 그어져 있는 곳에 앤드류가 서 있었다. 운동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스타트 라인처럼 앤드류의 발은 그 선을 잘 지키고 서 있었다. 철저한 교도관의 지시에 따르는 순진한 어린 아이 같은 모습이었다. 누가 그를 보고 사람을 죽인 흉악범이라고 추측이나 할 수 있을까? 앤드류는 모진 세월이 그대로 멈춘 듯 소년의 맑은 눈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유리로 가로막힌 저편에 앤드류의 얼굴이 있었다. 건강한 몸과 준수하고 반듯한 얼굴, 맑고 따뜻한 눈빛을 가진 앤드류는 비장한 각오를 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사모님! 저에게 무엇이든 질문하세요.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데 제한된 면회 시간에 저에게 몇 마디 듣고 글을 쓰시기 어려울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요약하여 잘 말씀드릴 수 있을까 하고 며칠 밤을 새워 미리 준비했어요."

"앤드류야! 나는 너에게 질문하려 온 것이 아니야. 나는 너를 느끼려 왔어. 너의 사랑, 너의 미움, 너의 절망과 분노, 그리움과 외로움..... 너의 모든 것을....."

그렇게 말하며 내 손바닥을 앤드류와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유리창에 대었다. 그 순간 앤드류의 가슴에서 십삼 년 동안 가득 담겨 출렁이던 눈물이 내 눈을 통해 뜨겁게 쏟아져 내렸다. 울고 있는 나를 쳐다보는 앤드류의 눈에서도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내 아들이 유리창 저편에 있었다. 아들이 지금 겪고 있는 모진 외로움과 미래에 대한 무서운 공포가 어미인 내 가슴에 처절하게 느껴져 왔다. 나는 소리를 내지 않고 속으로만 고백하였다.

"아들아! 나는 너의 모든 고통을 함께 느끼고 있다. 나는 너의 어머니고 너는 내 아들이다."

목이 메고 가슴에 뜨거운 것이 뭉클 올라왔다.

그 때 유리창에 댄 내 손바닥에 온기가 느껴졌다. 앤드류의 손이 유리창 저편에서 내 손에 포개졌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오랫동안 한 마디의 말도 못한 채 손을 포개고 소리 없이 울기만 하였다. 목이 멘 앤드류가 들릴락 말락 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어머니!"

그 한마디는 앤드류와 나를 앞으로 아무 말도 필요치 않은 절대적인 사랑의 관계로 승화시켜 주었다.

"어머니!"

그 한마디를 삼키다 목에 걸린 알약처럼 내가 음식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가슴에 딱 걸려 내려가지 않고 항상 맺혀있는 쓰리고 아픈 응어리가 되었다.※

소중한 사람들의 대표 유정옥님의

<말하지 않아도 들리는 소리>에서

[돌산]

오늘도 주님의 아가페 사랑을 감사하는 주일 밤이여요 아멘

[예사]

아멘
감살합니다.

[예사]

아멘
방갑습니다
늘 주와함께 하시는 칭구님도 늘 평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