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은 새드엔딩
운명이란 뭘까.
사람마다 운명이 정해진다면, 그렇다면....
#프롤로그.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어두운 숲속 주위에 빼곡하게 서있는 경찰들과 시끄러운 싸이렌소리.
"찾았습니다! 어린아이 한명이 여기 쓰러져 있습니다!"
경찰의 외침에 모든 사람들이 몰려든다.
빗속에 숲속에 쓰러져 있는 아이. 빗속에서의 기온때문인지, 두려움 때문인지 새파랗게 질려있는 아이가
나무밑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흐어억, 세영아, 세영아!!! 흐어엉....엄마야, 세영아,,흐어엉, 눈좀 떠봐 응? 세영아...흐흑 내새끼.."
차가운 아이를 꼭 안고 몇번이고 입을 맞추는 중년의 여자였다.
빗소리와 그녀의 흐느낌속에서 자그마한 생명의소리가 새어나왔다.
"...콜록, 콜록..."
"세영아!! 세영아!! 흐어엉!! 엄마야, 세영아....흐흐흑....흐어엉!"
조금씩, 천천히 아이의 눈꺼풀이 올라가고 초점없는 눈동자가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세영아!! 흐흑, 내새끼..흐으윽..."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걸까?
아이는...
"꺄아아악!!!!"
두려움에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흐억, 하으윽, 세영아...세영아!!!"
"꺄아아악!!!!! 싫어!!!! 흐아아앙!!!!!!"
엄마품에서 벗어나 무작정 뛰기 시작하는 5살난 여자아이.
그 모습을 차마 볼 수 없던 엄마는 몇번이고 가슴을 치며 주저앉아 울기만 했다.
"하아앙, 흐어어억...세영아, 흐흑.....흐흐흑.."
"꺄아아악!!!!!!!!!!흐아아아앙!!!!"
몇번이고 가슴을 치며, 아이를 바라보던 여자는 살기어린 표정으로 경찰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김희주씨, 이러시면 안됩니다! 김희주씨!"
"흐아악!!!!! 이 새끼야!!!!! 내새끼한테....내 자식한테 무슨짓을 한거야!!!!!!"
수갑을 차고, 경찰들 사이에 있던 중년의 남자의 멱살을 잡고 소리지르는 여자.
남자는 여자를 보며, 초점이 없던 눈동자가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무슨짓을 했냐고!? 그건 내가 묻고 싶은말이야!!!!!!!!!!!!! 니가....니년이 먼저!!!!!!!!! 내아들을........흑"
"무슨소리하는거야!!!! 내 자식....내자식...흐흑....이 죽일놈!!!!!!!!!!!"
"흑, 니년이 먼저 내아들을 죽였어!!!!!!!!!!!!! 살렸어야지!!!!!!! 내아들 살렸어야지!!!!!!!!!!!!!!"
"흐흐흑.......당신 아들........흐흑......이미 죽어있었어!!!!!!!!!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흐흑....손을 쓸 수 없었다고!!!!!!!!"
"닥쳐!!!!!!!!!!!!!! 살렸어야지!!!!!!!!!!!!의사잖아!!!!!! 의사가 사람을 살려야지!!!!!!!!!!!!!!!!!"
빗소리.
남자와 여자의 흐느낌.
여자아이의 비명.
소란스러운 싸이렌소리.
이 적막한 숲속에 울려퍼지는 가장 슬픈 소리들이다.
#1
이렇게 회색빛으로 물든 도시속에서 빗소리가 들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나는...
"세영아, 세영아, 문좀 열어봐. 밥먹어야지."
"......."
이불속에 들어가 귀를 막고, 천천히 수면제의 기운이 퍼질때까지 눈을 감고 있는다.
늘 있었던 일이다.
비오는 날이면 항상 난....
내 몸이 먼저 반응을 해오니까.
몽롱한 분위기 속에서 엄마의 외침이 흐느낌으로 바뀌어가던 그 시점에서
난 새하얀 빛을 보게 되었다.
눈부신 빛.
뭔가 보인다. 사람인가? 사람이라 하기엔 너무나 눈부신......
"가엾은 인간에게 축복이 있기를."
......천사?
천천히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하얀......눈부신......
새하얀 날개가 내 눈앞에 보인다.
마치 아주 어렸을 적 꿈에 그리던 왕자님같은....
저건
...천사다.
알 수 없는 좋은 기분의 향기가 내 몸을 감싼다.
"...천....사...."
"사랑이 끊긴 자여, 슬퍼하지 말라. 그대의 소망만 있다면 사랑은 생길지어다."
사라진다.....
천사가......꿈속에 그리던 왕자님이.....
"잠깐만......잠깐만요!!!"
잡힐듯......잡히지 않는.....
-타악.
잡았다!
...
"세영아!"
........아니, 이건 천사가 아닌데.
길게 손을 뻗었을 때 잡힌 것은.....
"......"
"세영아, 괜찮니?"
엄마의 손이었다.
"......"
목구멍에 뭔가가 걸린듯, '엄마'라는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그 땐, 말을 했는데..
....꿈이었나보다.
난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비는 그치고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창문 열어줄까?"
엄마는 조심스레 창문을 열었다.
상쾌한 밤공기가 방안으로 들어온다.
어?
이 향기....
분명 그 때 꿈속에서 느꼈던....
"어, 세영아...왜그래? 세영아! 어디가!!"
무작정 뛰쳐나갔다.
두 세칸씩 계단을 뛰어 넘어 향기가 점점 짙어지는 곳으로....
알수 없이
그냥 기분이 좋아져버리는 향기.
꿈이 아니었을까?
그 천사는....
"뭐? 이 새끼야, 죽여봐, 죽여봐 이 개새...!"
-포옥.
꿈이 아니었다.
첫댓글 오, 재밌는데요?
감사합니다!
끌어안은건가요??ㅋㅋㅋ이런거 참 죻죠잉~
ㅋㅋ네 끌어안은거죠~감사합니다
분위기 새로워서 좋네요
그런가요?ㅋㅋ감사합니다
꺄~~ 천사 잼써요
어머니는 천사같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