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 다니는 종합병원
경기도 화성군 비봉면 구포 2리. 이곳에는 무의탁 노인들을 위한 시설인 "평화의 집"이 있습니다. 이 평화의 집은, 한 때 우리나라에서 이름 있는 여류 작가로 활동하던 오혜령 씨와 그의 남편 권오정 목사가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 여사는 무려 14가지나 되는 질병을 갖고 있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죽었다 살아나기를 거듭한다는 겁니다. 그처럼, 자신의 몸도 제대로 추스르기 힘든 그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그녀는 평화의 집을 39년간이나 운영해왔다고 합니다. 그녀는 1965년 신춘문예에 희곡 <성야>로 등단해서, 작가와 연극배우,
그리고 방송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1978년에 임파선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결코 절망하지 않고 기도와 금식으로 투병생활을 계속함으로써 어느 정도 병이 호전되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관상 대동맥 경련증이란 희귀병에 걸려서 지금까지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을 정도로, 그녀는 질병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몇 번씩이나 찾아온 질병과 죽음의 고통 앞에서 욥처럼 간절하게 울부짖었답니다. 그때마다 그녀는,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도움의 손길을 경험하면서, 남편과 함께 무의탁 노인들과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들을 정성껏 돌보아왔던 것입니다. 그녀는 많은 책을 저술했는데, 그중에는 그의 생활상을 기록해놓은 <당신 없는 인생은 빈 그물이오니>라는 책이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은, 손이 마비되어서 전혀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에,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구술로 받아 적게 함으로써 빛을 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혜령 씨는 지금도 하루 9시간 동안 기도하면서 평화의 집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아무튼, 자신의 육체적인 고통이 웬만해서는 오혜령 사모님 앞에서
"아파서 죽겠노라!"라는 말을 할 수 있는 분이 없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리고 "나는 아파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노라!"라고 하는 말도, 오혜령 사모님 앞에서는 꺼낼 수 없으리라고 여겨집니다. 어쨌든 오혜령 사모님은 결코 평범한 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혜령 사모님은 지난해 교회 간증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제가 삶의 에너지를 받는 것은 잠이나 먹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가진 힘의 활력은 오직 주님을 의지하게 하는 기도입니다. 그분 안에 거하는 자체만으로도 한없는 평안을 경험합니다. 절망의 뒤편에 희망의 빛은 이렇게 실제로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