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04.7.11 *날씨: 처음부터 끝까지 짙은 안개, 산행 후 비
*산행상세 성황재-(3.5km/1시간10분)-시경계3거리-(1.0km/17분)-427봉-(2.7km/50분)-묘봉산-(4.1km/1시간4분)-삼봉산-(2.2km/31분)-세계원재-(4.6km/1시간16분)-조항산-(1.4km/45분)-희날재 *도상거리:19.5km *총소요시간: 8시간 57분(순보행: 5시간 53분)
성황재(08:04)-산사태지역(좌측전환)(08:22)-4거리안부(08:35)-철탑(57번)(09:05)-4거리갈림길(좌측)(09:09)-시경계3거리(암자)(09:22~34)-행군로이정표(진전갈림길,만리성재?)(09:43)-427봉(09:51~10:03)-늪지(10:25)-암릉전망대(10:33)-능선3거리(산서사격장 이정표)(10:44)-묘봉산(11:03~15)-점심(11:45~12:17)-오천 광명갈림길(12:32)-삼봉산(12:49)-송전탑(10번)(13:07)-솔밭재(13:10)-세계원재(장성배기)(13:22~35)-정천,도구간 시멘트도로(13:42)-납골묘(13:48)-퉁점마을(13:51)-군사도로(14:05)-김해김씨묘(14:37)-228.9봉 갈림길(14:40~49)-금광삼거리(14:55)-조항산(14:10~14)-철망울타리 끝(14:27)-삼정제강(14:55)-상정1리표석(16:05)
*참가: 백호산악회 11명 전준식, 정길영, 최부근, 최호우, 김승현, 박춘하, 성기봉, 신용호, 이경수, 이병목, 임상운 | |
근 한 달만에 안개 자욱한 성황재 고갯마루에 다시 섰다. 그동안 두 차례나 연이어 올라온 달갑지 않은 손님인 태풍 "디엔무"와 "민들레"로 인해 계획에 차질이 빗어진 탓이다. 시기가 장마철인지라 하루 걸러 내리는 비를 피해 요행히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을 뿐 비올 기미는 보이지 않지만 사방으로 습한 기운을 잔뜩 머금고 있는 안개로 오늘 산행이 그리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을 듯하다. 성황재에서 희날재까지는 도상거리만도 20km에 육박하는 먼 거리지만 특별히 큰 고도차가 없는 편이다. 또한 시경계산행과 근교산행으로 일면식이 있는 길이고 해병부대에서 군사행군로용으로 등산로를 정비한 탓에 고속도로같은 탄탄대로의 연속이다. 성황재~만리성재 갈림길까지는 포항시계구간이고, 만리성재 갈림길에서 세계원재까지는 해병대 행군로를 따르는 길이라 순조롭지만 조항산 일대로는 초행일뿐더러 마을과 야산지형을 통과하게 되므로 각별히 길찾기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만리성재 잘록이로 여겨지는 갈림길에서 지도와 현지지형을 비교하는 일행들-사방은 여전히 안개에 쌓여있다.
오늘 산행인원은 달랑 11명, 단촐하다고 해야 하나? 08시 04분, 성황재 간이휴게소 옆 영월로비 앞에서 기념찰영 후 곧장 고갯마루로 올라선다. 짙은 안개가 채 10m 이상의 가시거리를 허용하지 않는 고갯마루에서 북동쪽 능선 초입으로 시경계를 알리는 울긋불긋한 표지기가 길안내를 맡고 있다. 능선 초입으로는 개인 사유지란 명목으로 철조망이 쳐져있다. 따라서 능선을 끼고 오르는 군부대 진입로를 따라 올라선다. 100여m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올라선 후 군부대 진입로를 버리고 왼편 능선방향으로 난 넓은 길로 접어든다.(08:07) 넓은 길은 곧 흔적을 감추고 희미한 족적의 소로길을 따라 올라서면 이내 기맥 능선마루에 올라선다. 잠시 후 우측 군부대진입로 쪽에서 올라오는 임도를 만나게 되면(08:10) 정면으로 진행한다. 이어지는 넓은 길은 이내 능선마루에 올라서면서 갈림길을 만난다.(08:12) "구룡지맥-씨채널권" 표지기가 붙은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완만한 능선상에서 고사목이 멋들어진 무덤 1기를 지나쳐(08:16) 평탄하게 이어지던 길에서 짧게 올라치게 되면 정면으로 크게 산사태가 나 마사토가 드러나 보이는 능선날등에 올라서게 된다.(08:22)
이곳은 첫 번째 주의해야 할 갈림길로 산줄기를 타던 오랜 습성은 높은 곳을 향해 우측(동쪽) 약 400봉쪽으로 진행할 소지가 있는 곳이다. 산사태가 난 절개지에 올라서게 되면 왼편 내리막으로 곧장 내려서야 한다. 물론 초입으로 시경계표지기들이 수북하게 걸려있고 족적 또한 확연하다. 이쯤에 서게 되면 운제산 대왕암과 오리온목장이 건너다 보이고 북쪽 건너로 보이게 되는 철탑을 이정표 삼아 나서면 되지만 오늘은 그 모든 것을 안개가 집어 삼키고 있다. 농밀한 안개 속으로 빨려드는 일행의 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같다. 숲은 잔뜩 습기를 머금고 있어 언제부터였는지 이미 바짓가랭이가 흠뻑 젖어있다. 앞서서 길을 열며 거미줄까지 걷어내는 성대장님의 노고를 알 만하다. 정길영님께서는 어느 틈엔가 영지버섯 몇 송이를 뽑아 들고 연신 싱글벙글이다.
08시 35분, 좌측 진전리 음지마을 상단계류와 우측 감포쪽 권이리 세바시마을로 내려서는 뚜렷한 갈림길이 있는 4거리 안부를 가로지른다. 왼편으로 산사태가 난 안부 하나를 더 지나 가파르게 올라서서 산봉 하나를 넘어서고(08:47~57) 완만한 능선길에서 나지막한 봉우리 하나를 우회하면 송전탑(No57) 아래를 지나치게 된다.(09:05) 철탑을 지나 슬며시 낮아지는 능선은 왼편으로 휘어 돌며 완만하게 내려선다. 두런두런 담소를 즐기며 앞서가던 이병목 부회장님께서 "푸~푸" 하시며 연실 얼굴을 훝어낸다. 사연인즉, 크게 웃던 순간 거미줄이 입과 얼굴에 온통 범벅이 된 탓이다. 이병목님 왈 "산 입에 거미줄 쳐 봤쑤? 나 쳐 봤쑤...ㅋㅋ" 아닌게 아니라 안개 숲은 온통 거미줄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철탑을 지나 5분 가량 내려서게 되면 두 번째 중요한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09:09) 정면으로 뚜렷하게 이어지는 넓은 길이 기맥으로 여겨지지만 왼편 아래로 90도 이상 꺽어드는 내림길로 접어 들어야 한다. 예전 시경계때 정면 능선으로 접어들어 잠시 알바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왼편으로 내려서는 길 역시 넓은 초입을 이루고 있으며 마치 계곡쪽으로 치우치는 듯하지만 산허리 하나를 슬쩍 돌아 들면서 나지막한 능선을 잇고 있다. 산허리를 돌아들게 되면 이내 왼쪽으로 크게 산사태가 나 아찔한 절벽을 이룬 산사태지역을 지나치게 된다.(09:10) 이곳은 음지마을 최상단을 이루는 계곡으로 예전에 바로 아래 산자락까지 임도가 올라왔던 곳으로 무분별한 임도개설로 인해 신음하고 훼손되는 자연의 파괴현장이다. 조심조심 아찔한 사태지역을 내려서면 왼편으로 음지마을로 내려가는 소롯길이 있는 안부자리로 무덤1기가 있다.(09:12)
여기서 5분 가량만 더 나서게 되면 왼쪽 능선방향과 오른쪽 산허리를 타고 돌아나가는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09:17) 우측 산허리를 타고 나가게 되면 다시 능선마루와 접하면서 풀밭이 우거지고 옛 집터로 여겨지는 평평한 안부지대를 지나치게 된다.(09:19) 지형도엔 좌우로 내려서는 소롯길이 표시되어 있지만 짙은 수풀로 인해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여기서 기맥은 왼편 산봉으로 올라서야 하지만 등산로는 우측 산허리를 돌아 나서고 있다. 몇 발자국 나서지 않아 우측 아래로 산사태가 난 지역을 통과하여 20m 가량만 더 나서면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왼편 능선으로 올라서야 시경계와 형남기맥 만리성재로 갈라지는 삼거리로 올라서게 된다. 정면 산허리를 계속 타고 나가게 되면 50여m 후 두 채의 흙집으로 된 초라한 암자로 이어진다. 암자주위로는 지난 초파일 때 걸었던 연등이 있고 누군가가 기거하는 듯 고무신이 가지런히 놓여져 있다. 암자 옆으론 수량이 풍부한 샘터도 있으므로 시경계 또는 기맥종주시 물을 구할 수도 있다. 아무튼 이 암자는 예전에 멀리서 언뜻보고 지나쳤던 곳이지만 직접 그 존재를 확인하게 되니 생경스럽기까지 하다.
◀시경계갈림길 직전에서 만나게 되는 암자
암자에서 왼편으로 30~40m 만 올라서면 시경계와 형남기맥이 갈라지는 삼거리 능선마루에 이르게 된다.(09:22~34) 삼거리에서 표지기가 잔뜩 붙은 우측 동쪽능선은 포항 장기면과 경주 감포읍을 경계지으며 두원리 바닷가로 내려서는 시경계가 되고 만리성재, 삼봉산으로 이어지는 형남기맥은 왼쪽(북쪽)능선을 따라야 한다. 성황재에서 이곳 삼거리까지는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거의 길 흔적이 희미한 소롯길이었으나 지금은 어느 유명산 못지 않을 만큼의 신작로 수준이다. 그만큼 시경계를 찾는 매니아가 많음을 반증하고 있는 까닭이다. 만리성재 삼거리에서 세계원재까지는 해병대 행군로를 따르는 길이다. 예전 만리성재 가는 길을 확인할 때만 해도 온통 잡목투성이로 길이라곤 전무한 능선이었지만 지금은 고속도로처럼 훤히 닦여진 길이라 세삼스럽기도 하려니와 찾아가는 재미가 반감되는 길이다.
삼거리에서 시경계를 버리고 북쪽 넓은 길을 따라 오른다. 초입으로는 형남기맥을 알리는 최중교님의 표지기 하나만이 외롭게 길을 밝히고 있다. 3~4분 가량 올라선 봉우리를 기점으로 완만한 내리막이 시작된다.(09:37) 5~6분 내려서면 군부대에서 설치한 <행군로, 오천읍 진전리>를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는 잘록이 갈림길로 내려서게 되는데(09:43) 오른쪽으로도 내려서는 희미한 길이 보인다. 장기쪽 산서리와 오른쪽 진전리를 연결하던 옛 길로 완연한 재의 형태를 갖추진 못했지만 이 지점쯤이 지형도상의 만리성재가 아닌가 추측해 본다. 갈림길이 있는 안내판을 지나 제법 팍팍해진 오름길로 10여분 가량 올라서면 장기면 일대에선 최고봉인 427봉에 올라서게 된다.(09:51~10:03) 정상부는 갓비석과 망주석이 있는 무덤2기(가선대부 도은김씨)가 있고 무덤 바로 뒤로 글씨가 새겨지지 않은 낡은 삼각점이 있다. 비록 지형도에 이름은 없지만 명색이 장기면 최고봉인데 그럴 듯한 이름하나 붙여 "만리성산" 이라 하면 어떨런지?
427봉에서 30m 정도 내려서면 <행군로> 안내판을 지나치게 되고 더욱 확연하고 넓어진 신작로 수준의 길을 따른다. 정상에서 5분 정도 북쪽능선을 따르게 되면 뚜렷한 길은 우측으로 급하게 꺽이며 비탈로 내려서게 된다.(10:09~17) 언뜻 직진하는 능선이 기맥 마루금으로 보이지만 직진 능선상에는 제대로 된 길이 없다. 우측 비탈로 내려서게 되면 능선 하나를 건너 타게 되고 종종걸음으로 10여분 완만하게 내려서자 왼편으로 갈대숲이 우거진 20평 정도 되는 늪지가 있는 평평한 지역을 통과하게 된다.(10:25) 통나무 계단까지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슬쩍 고도를 높이자 왼편으로 큼직한 암릉 위로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멋진 전망터가 나타난다.(10:33) 운제산 방면으로 조망이 터질 것같지만 오늘은 그저 안개만 자욱할 뿐이다. 짧게 이어지는 암릉에선 왼편 난간에 로프까지 쳐져있다. 10시 44분, 해병대 빨간 안내이정표가 있는 산서리 갈림능선에 이르렀다.<왼쪽:기동사격장, 우측:산서사격장, 왔던길:대본리> 산서리 방면으로도 뚜렷하고 넓은 갈림길이 있는 곳으로 안내판의 기동사격장 방면으로 진행한다.
잘록이 하나를 지나쳐 묘봉산(362.5봉) 오르는 길은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가파른 된비알의 연속이다. 아마 오늘 산행중 최고의 오르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묘봉산은 형남기맥에서 약 50~60m 가량 우측으로 빗겨나 있지만 형남기맥의 산이라 해도 좋을 법하다. 묘봉산은 가파른 된비알을 올라선 후 유순해진 능선길 끝부분에서 등로가 야트막한 산봉 하나를 왼편으로 빗겨 막 내리막이 시작되기 직전(11:00) 오른쪽으로 난 소롯길을 따라 무덤 1기를 지나친 후 50m 가량 좁다란 숲속길을 따르면 올라설 수 있다. 갈림길 초입부로 "늘푸른산악회 강인중님" 이 걸어둔 묘봉산 입구 표식이 있다.(11:03~15) 정상부는 남포항클럽에서 세운 화강암 표석과 큼직한 바윗돌 하나만 있을 뿐 정상다운 면모를 보이지는 못하지만 맑은 날이면 포항쪽 철강공단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이지만 안개로 인해 조망은 꽝이다. 지형도엔 표고 362.5m, 삼각점까지 표시되어 있지만 삼각점은 찾을 수 없고 표석엔 361.5m로 적혀있다. ==>[묘봉산안내 참조]
묘봉산 삼거리까지 되돌아 나와 완만하게 내려선 후 만나게 되는 풀무덤(11:23)에선 주능선 오른쪽 허리를 타고 휘어돌아 5분만에 다시 능선마루에 올라서게 된다.(11:27) 이어서 용도 모를 플라스틱 기둥이 서 있는 야트막한 봉우리를 지난다.(11:30)이 일대에선 "장기산우회" "구룡지맥" "포항여성문화원" 표지기들을 간간이 마주치게 된다. 11시 27분, 정면으로 237봉을 앞에 두고 길은 산 옆구리를 가로질러 희미하게 형성된 지계곡을 가로지른다. 지형도상 마루금이 북서에서 북동으로 급격히 꺽이는 지점으로 능선으로 올라서면 갈평 석남지쪽으로 난 뚜렷한 족적이 있지만 오른쪽 길없는 잡목 숲을 헤쳐 내려와야 기맥 마루금의 주등산로와 합류하게 된다. 주등산로와 합류하여 몇 발자국 더 내려선 넓은 무덤가에 앉아 점심상을 펼친다.(11:45~12:17) 모처럼 단촐한 식구끼리 한자리에 앉아 점심을 먹는 것도 처음인 것같다.
무덤에서 식사후 15분 가량 나서면 왼편으로 비스듬히 이어지는 오천 광명리 갈림길에서 정면 능선으로 접어든다.(12:32) 삼봉산을 100여m 앞두고 4거리 갈림길을 만난다.(12:49) 삼봉산 정점은 정면 희미한 능선길을 따라야 하고 왼편으론 난 넓은 길은 삼봉산을 우회하는 길이다. 오른쪽 아래 수풀 속에 묻혀있는 내림길은 길등재를 지나 망해산, 장기읍성까지 산줄기를 이어갈 수 있다. 이곳이 지형도의 뒤뜸재로 여겨지며 각 갈림길목 초입으로 최중교님의 친필 표지기가 "ㅇㅇㅇ 가는길"을 알리고 있다. 삼봉산(290.5m) 고스락은 삼각점 하나만 정상을 알릴 뿐 사방으로 숲이 막혀있어 답답한 곳이다.(12:51) 삼봉산에서 주등산로와 합류하려면 온 길을 되짚어 내려가거나 길은 없지만 왼편 수풀을 뚫고 50~60m 만 내려서면 다시 정상적인 길과 만날 수 있다.(12:55) 정상에선 북동능선으로 접어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주등산로를 따르면 잠시 후 "남문기점 6km"를 알리는 팻말과(12:57) 왼편 오천방면 원세계로 이어지는 능선분기점(12:59)을 차례로 지나치게 된다. 이후 길은 점차 넓어지기 시작하고 우측으로 송전탑(No 10)을 지나치게 되면 솔밭재로 여겨지는 갈림길이다.(13:10) 정면 능선방향과 왼쪽 산허리로 꺽어드는 길 모두 넓고 확실하지만 왼쪽 길이 세계원재로 내려서는 길이다. 능선이 윤곽을 잃은 해병대 기동사격장을 지나쳐 내려오면 일면 장성백이, 장승배기라고 불리우는 세계원재다.(13:22~13:35)
▼세계원재는 일명 장승배기라고도 부르며 고갯마루엔 돌장승 2기가 서 있다.
세계원재는 오천~양포간 도로로 우측으로 정천버스정류장과 장성주유소가 있고 옛부터 이곳에 장승이 서 있던 곳이라 하여 장기청년회에서 돌장승 2기를 세워 놓았다. 어느 틈엔가 김승현님께서 휴게소에 들러 션한 쮸쮸바 하나씩을 돌린다. 더위와 갈증을 한꺼번에 날려주는 그 맛나고 달콤한 쮸쮸바를 쭉쭉 빨며 세계원재 도로를 건너 장성백이마을 뒤 야산으로 접어든다. 마을 뒤 대숲을 따라 잠시 나서면 마을을 관통해 오는 시멘트도로를 만나고 100여m 후 도로가 "Y" 자로 갈라지는 지점에서 정면 솔숲으로 접어든다.(13:40) 마을쉼터 역할을 하는 솔밭을 지나 무덤 1기로 내려서면 정천 4거리에서 도구 약전으로 이어지는 포장도로다. 왼편 도구방면으로 50m 가량 나서다가 도로가 왼편으로 휘어도는 지점에서 정면으로 접어드는 넓은 비포장길로 들어선다. 이 길은 퉁점마을로 향하는 길이다. 오른쪽 솔밭지대를 끼고 나서자 우측으로 용도모를 철조망울타리가 있다. 정면 너른 분지로 납골묘가 있는 곳에서(13:48) 우측 뽕밭을 끼고 크게 휘어돌아 나서게 되면 퉁점마을이 나타나고 마을 초입으로 "허가네 야생고라니농장"이 있다. 기맥 마루금은 퉁점마을을 관통하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마을 왼편이 마루금이라 할 수 있지만 거의 근접해 있는 편이다. 퉁점마을은 일명 "퉁지미" 라 불리며 예전 이곳에 구리를 녹이던 퉁점(銅店)이 있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10여 가구가 옹종하게 모여있다.
13시 54분, 마을이 끝나는 지점 전봇대에 다닥다닥 붙은 이동통신 시설물에서 오른쪽 수레길로 접어든다. 잠시 후 넓은 길은 밋밋한 고갯마루를 만나며 3거리를 이루고 있다. 정면 능선을 넘어가는 길은 금광리로 내려서게 되고 마루금은 갈림길 우측의 야트막한 능선이지만 우측으로 크게 꺽여나가는 수레길을 따라도 얼마지 않아 능선으로 올라설 수 있다. 3거리에서 능선으로 접어들면 희미한 족적과 함께 "산자분수령" 표지기와 "분홍띠지"를 만나게 된다. 희미한 능선길은 잠시 후 오른쪽으로 돌아오던 수레길이 능선으로 올라붙는 지점에서 다시 합류하게 되고(14:00) 5분 후 넓은 비포장 군사용도로로 올라서게 된다.(14:05) 최근 탱크가 지나간 흔적이 있는 군사도로를 따라 3분 정도 올라서면 큰 길은 우측으로 크게 꺽여나가게 되고 정면으로 난 수레길을 따라 들어간다.(14:08) 야산을 이룬 지형은 서서히 경사도를 높이며 하단부가 고사된 잔솔 숲에서 푹신푹신한 솔가리를 밟으며 올라서는 길이다. 이 일대로는 영지버섯이 자생하고 있어 다들 이리저리 흩어져 한동안 때아닌 영지사냥을 해야 했다.
제법 가풀막진 오르막의 정점부에 이르자 왼편 건너로 228.9봉이 올려다 보이고 길은 왼편 아래로 꺽여져 내려간다.(14:20~30) 간간이 모습을 보이는 영지사냥은 계속되고 김해김씨묘(14:37)를 지나 올라서게 되니 순한 평지성 능선마루에 넓게 풀밭이 형성되어 있고 인편으로 몇몇기의 무덤도 보인다.(14:40) 풀밭 초입 최중교님이 걸어둔 표식에 "우측 2~3분 거리에 삼각점" 이란 표식을 보고 신용호님과 함께 100여m 떨어진 228.9봉 삼각점을 확인하러 간다. 228.9봉은 정상부가 공터를 이루고 있으며 "불국사 419" 라 새겨진 삼각점이 있다.(14:44) 정상 주위에서 손 바닥만한 영지버섯도 노획했으니 결코 헛발품만은 아닌 듯하다. 삼거리까지 되돌아와 능선자락에 올라서자 저 건너로 방송시설물 안테나가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는 조항산이 안개사이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부터 조항산까지는 줄곧 임도를 따르게 된다. 왼쪽 금광광산에서 올라오는 삼거리를 지나(14:55) 조항산 가는 비포장 차도를 따라 잠시 올라서면 왼편 아래로 금광광산 절개지가 나타난다. 저 아래로는 아득한 벼랑이다. 광산으로 잘려져 나간 절개지 사면은 더 이상 토사가 무너지지 않도록 보수공사가 진행중이다. PBC 포항중계소 건물에서 시멘트 차도를 따라 5분 남짓 더 진행하면 장기쪽 모포방면으로 내려서는 갈림길 3거리에 이른다. 왼편 아래로 운동시설물이 보이고 때마침 도구주민 한 분이 그 길로 올라서고 있다. 왼편 아래 길은 약전 4거리에서 올라오는 길로 약 5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조항산(245m)은 각 방송사의 송신중계탑이 있고 정상부는 <항공무선표지소> 건물이 마루금을 꿰어차고 있는 관계로 직접 정수리를 통과하지 못한다. 정문 입구 못미쳐로 <조항산 214m-동해산악회> 스텐표식이 있다.
== 아래 부분은 잘못 진행한 과정 == 15시 14분, 일행은 항공무선표지소 우측 울타리를 따라 나선다. 철망을 바짝 끼고 나서는 길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키를 넘는 억새와 산딸기 넝쿨을 온 몸으로 헤치며 진행해야 한다. 10분 이상 잡목과 잡풀의 억센 저항을 받으며 진행하자 철책은 왼편으로 휘어돌고 있다. 이쯤에서 방향을 북으로 잡고 곧장 내려서게 되면 그런대로 희미하게 능선의 윤곽을 이으며 나서는 희미한 족적을 따라 나섰다. 하지만 유순하게 내려서는 북쪽 능선은 결국 마루금에서 우측으로 한 가지 넘어선 지능선이었고 끝내는 삼정제강이 있는 골짜기로 내려와 한전건물을 지나 희날재와는 200여m 우측으로 치우친 골짜기로 내려서고 말았다.(16:00) 포항~구룡포를 잇는 구도로변에 도착하자 잔뜩 찌푸려있던 하늘이 한줄기 소나기를 뿌리기 시작한다. 결국 일행은 조항산 이후 엉뚱한 루트를 타고 내려왔고 못내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 조항산~희날재 구간 재답사 (2004.7.15) == 산행을 마친 4일 후 잘못된 구간을 확인하기 위해 조항산을 다시 찾았다. 희날재에 차량을 세워두고 역으로 조항산을 오른 후 희날재까지 올바른 마루금을 따라 되짚어 내려온다.
◀선답하신 최중교님께서 후답자인 백호를 위해 격려 메시지를 남겨두었다.
<조항산정상-214m>를 알리는 스텐표식 옆에 서자 포항시가지와 포항제철, 멀리로는 북부해수욕장 가까이로는 도구해수욕장이 지척으로 내려다 보인다. 지난번 산행때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던 답답함과는 대조적이다. 이번에는 조항산 정상부<항공무선표지소> 정문에서 왼쪽편 울타리를 따라 나서기로 한다. 지난번 우측 울타리를 따르던 길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뚜렷한 족적이 이어지고 있다. 철망 울타리 옆으로 난 희미한 길을 5분 정도 따라 나서면 울타리 안으로 피뢰침과 녹쓴 TV 안테나를 만날 수 있는데 이곳이 조항산 고스락 즉, 지형도의 삼각점 표시가 있는 245봉의 정점이 된다. 이 일대로는 "남국철" "부산명승산악회의 호미기맥" 표지기가 있어 선답자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울타리를 따라 30m 만 더 나서면 지난번 북쪽 능선으로 잘못 내려섰던 희미한 갈림길이다. 주위로는 수목이 우거져 능선이 갈라지는 것을 감지할 수 없다.
피뢰침이 있는 곳을 기점으로 북북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선다. 초입부로 길은 전혀 없지만 가시넝쿨이 없으므로 그런대로 헤쳐 내려설 만하다. 잠시 내려서자 아주 희미한 소롯길의 흔적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내림길에선 "산자분수령" "분홍띠지"를 두어 개 만나고 용도를 알 수 없는 주홍색 나이론 끈도 눈에 띤다. 5~6분 정도 내려서자 <형남기맥 백호화이팅!> 그 아래부분으로 <한창수, 강인중>이라 써 놓은 노란 나무판자를 만난다. 선답하시며 뒤따르는 백호를 위해 일일이 길안내를 해 주시고 이렇게 환영메시지까지 남기신 최중교님의 정성이 고맙기 그지없다. 이쯤에서부터 능선은 그런대로 희미하게 제 윤곽을 찾게 되고 2~3분 가량 완만한 지형을 잇다가 올라선 밋밋한 봉우리에선 왼쪽(북쪽) 아래로 내려서야 한다. 물론 내리막 초입으로 최중교님의 형남기맥 노란 나무판자가 충실한 길안내를 하고 있다. 잠시 내려서서 펑퍼짐한 안부지형을 지나 올라서면 짧막한 바위날등지대를 지나친다. 바위상단 왼편 끝으로 나서면 포항항만과 시가지가 훤히 보이고 왼편으로 우뚝 솟은 봉우리를 사이에 두고 협곡성 계곡이 내려다 뵌다. 이어서 내려선 안부자리로는 "ㄱ" 자로 꺽여진 소나무 두 그루와 낡은 무덤 봉분 위로 소나무와 참나무가 사이좋게 자라고 있다.(조항산 울타리 끝에서 15분 거리)
이 안부에서부터 길 흔적은 다시 묘연해지기 시작한다. 무작정 숲을 헤치고 북동방면으로 5분 가량 올라서자 "경주김씨, 창녕성씨" 쌍무덤이다. 무덤 이후로 키 높이까지 자란 잡풀과 잡목을 헤치고 조심스럽게 올라서면 희날재 직전 마지막 봉우리가 된다. 이 봉우리에 올라서면 능선이 좌우로 갈라지고 있다.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진행한다. 역시 길은 없고 방향만 동으로 잡고 내려서면 발 아래 우측 건너로 백토공장이 보이고 10여분 만에 외딴집 한 채가 있는 곳으로 내려선다. 외딴집엔 예전 4가구가 살고 있었으나 모두 작고하시고 지금은 노부부 두 분만 기거하고 있으며 예전 석산 채석작업시 함바집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후 넓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백토공장과 그 뒤로 우뚝 솟은 운장산을 건너다 보며 내려서면 채 5분도 되지 않아 백토공장 진입로를 지나 희날재에 이른다.(조항산에서 45분 소요) 희날재는 포항~구룡포간 31번 국도상의 고개로 도로를 가로지르는 육교가 있는 곳으로 건너편으로 동산공원묘원입구가 다음구간 출발지가 된다.
희날재(白日嶺)는 신라 어느 왕이 이곳을 돌아보다가 봉상현(장기현의 옛 이름)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태양이 빛을 잃고 밤과 같이 캄캄해졌다고 한다. 놀란 왕이 일관(日官)을 불러 그 이유를 물어 보았다. 일관이 왕에게 말하기를 왕의 몸으로 경솔하게 나다니면서 오랫동안 궁을 비워 두었기 때문에 하늘이 크게 노하여 빛을 거두어 간 거라고 했다. 왕은 크게 뉘우치고 환궁을 서둘게 되었다. 어둠 속으로 막 고개를 넘자 태양이 다시 빛을 얻게 되었다. 그래서 밝은 날이 되었다는 뜻의 흰날재, 희날재, 히나리재 등으로 불려졌다고 한다.(자료:영일군사) 또한 외적의 침입을 받아 피를 많이 흘렸다는 또 다른 전설에 따라 피날재로 불리기도 한다. 희날재를 중심으로 한 이 지역에는 흔히 백토(白土) 라고 불리는 벤토나이트(Bentonic)가 무진장 매장되어 있어 몇몇 광산업체가 채광작업을 하고 있다.(포항시 마을유래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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