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속의 번뇌 마음 비우라’ - 입차문래막존지해(入此門來莫存知解) 이 문을 들어오거든 알음알이를 피우지 말라. 무해공기대도성만(無解空器大道成滿) 알음알이 없는 빈 그릇이 큰 도를 이루리라. |
김용사(金龍寺)는 신라 제26대 진평왕 10년(서기 588년)에 운달(雲達)조사가 창건했다.임진왜란 때는 완전히 불타는 비운을 맞았으나 인조 2년(1649)에 중건했는데, 한 때 48동 의 건물과 14개의 암자가 있었다고 전할만큼 규모가 컸던 김용사는 지금도 규모면에서나 역사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찰이다. 우선 사찰을 들어설 때는 세속에서의 지식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사찰은 무엇을 채우러 오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비우러 오는 곳이란 뜻이다. 사찰이 수행도량 일 수 있는 것은 오직 이 ‘비워냄’의 공부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비우지 못하여 넘쳐 나는 것은 번뇌요 망상일 뿐이다. 그래서 일주문의 의미는 각별하다. 번뇌의 세계와 그 번뇌를 씻어 맑고 맑은 자성(自性)을 찾는 세계 사이에 선 문이 바로 일주문이다. 번뇌와 해탈의 가운데 점에 서 있는 일주문에 ‘속세의 알음알이'를 버리고 들어오라’는 엄중한 경고가 있음으로 사찰은 엄연한 도량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마음속의 세속 먼지를 털고 들어오면 알음알이가 없는 텅빈 그릇과 같은 마음에 커다란 도(道)가 충만하리라는 것이 얼마나 희망찬 경고인가. (권영한 선생의 해설에서)
일주문을 지나 주변의 그윽한 풍광을 즐기며 오르면 송림사이로 김용사의 자태가 드러난다.
- 사바세계 善 수호하는 사천왕 - 사대천왕위세웅(四大天王威勢雄) 사대천왕의 위엄 크고도 웅장하여라 호세순유처처통(護世巡遊處處通) 온 세상을 지키시고 모든 곳에 나투시며 종선유정이복음(從善有情貽福蔭) 세상 사람 착한 일엔 복을 주고 벌악군품사재륭(罰惡群品賜災隆) 악한 무리에게 벌을 주어 재앙을 내리도다 |
지국천왕(칼을 들다) : 동쪽을 수호 광목천왕(탑을 들다) : 서쪽을 수호 |
증장천왕(용을 잡다) : 남쪽을 수호 다문천왕(비파를 들다) : 북쪽을 수호 |
이렇게 사방을 수호하는 신왕들 대신 금강역사상을 조성해 금강문의 역할로도 사용하지만, 대개 금강문은 천왕문에 이르기 전에 따로 세우는 것이 관례이다. 금강문은 금강역사들을 모신 문이다.
어쨌거나 천왕문은 사찰 경내가 그만큼 신성하고 엄숙하다는 것을 표방하는 역할을 하는 문이다. 또 사바세계에서 갖고 온 번뇌망상과 탐욕, 분노 등을 모두 사천왕에게 조복 받고 깨끗한 마음으로 들어서라는 경계의 뜻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사천왕은 다만 사찰의 파수꾼이 아니라 인간세계의 모든 곳에 존재 하는 선(善)의 수호신장이란 뜻이 이 주련에는 강하게 표현되고 있다. 다분히 권선징악의 논리에 부합된 이 싯귀는 천왕문을 지나며, 새기는 순간마다 속진의 번뇌가 씻어질 것 같은 매력을 주고 있기도 하다.
♣ 요사체의 주련 ♣ 찰진심념가수지 (刹塵心念可數知) 세상 티끌 모두가 세어 알 수 있고 대해중수가음진 (大海中水可飮盡) 가없는 바닷물을 모두 마셔버릴 수도 있고 허공가량풍가계 (虛空可量風可繫) 허공을 헤아리고 바람도 붙잡아 맬 수 있어도 무능진설불공덕 (無能盡說佛功德) 부처님 공덕만은 능히 다 말할 수 없네 |
요사란 절의 대중들이 공양(식사)을 하거나 잠자거나 일하는 등의 대중적 처소 이다. 또 신도들이나 기도객이 머무르며 자고 식사하는 곳으로도 쓰인다.
그러한 김용사의 요사에 걸린 주련은 부처님의 공덕이 무엇보다 큰 것임을 설명하고 있다.
절에는 여러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데 그것을 전각당우(殿閣堂宇)라 부르기도 한다.불상을 모신 금당인 법당을 비롯하여 금당과 대칭되는 곳에 자리한 누각, 그리고 스님들의 생활공간인 요사 등 다양한 기능의 건물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그런데 건물들을 자세히 보면 그 하나하나의 기능과 용도가 다 다르고 또 격에 차이가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건물마다 그 건물의 의미를 단박에 알 수 있도록 고유의 이름을 붙였는데, 직사각형 나무판자에 건물의 이름을 적은 것을 바로 편액 (扁額)이라고 한다.편액은 집의 문패와 마찬가지라서 편액만 보고서도 그 건물의 기능과 어느 불상이 봉안되어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편액을 중요시 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 걸린 건물의 성격을 명확히 한다는 점에 있다.
시심마(是甚麽)란 휘호가 서각되어 있는데 이 역시 초정 권창륜 선생의 힘찬 글씨란다.시심마(是甚麽)란 그 유명한 '이 뭐꼬'라는 말의 한자어이다. 즉 깨달음을 얻기 위한 공안 (公案)에 이르는 말로 인생의 모든 생활 현상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으로써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라는 뜻이다.
<시심마> 는 무엇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지우는 것이란다.
이름을 지우고, 사념(思念)을 지우고, 과거의 기억을 지우고, 분별을 거두고, 무심의 마음으로, 텅빈 마음으로 돌아가 사물의 모든 경계에 대한 마음의 울림을 듣는 것이 시심마의 의미다.
치열한 자기 물음으로 도에 이르려는 선승의 결의가 이 글에 담겨 있는 듯하다.
□ 고모산성 (마고산성, 할미산성)
고모산성의 또 다른 명칭이 마고산성이다. 증보문헌비고에는 둘레가 5백65척인데 현의 동쪽 4리에 있다고 하였다. 삼국시대 전기에 축성된 것으로 보인다.
고모산성은 문경읍 마성면 신현리에 소재한 산성으로 마고와 고모 양할머니가 성 쌓기를 내기하여 마고 할머니는 마원의 마고산성을, 고모 할머니는 신현리 고모산성을 축성하기로 정하고 밤중에 할머니들이 치마에 돌을 담아 구름을 타고 다니면서 하룻밤새 축성하는데, 마고 할머니가 고모산성이 어느 정도 축성됐는가를 넘어다보다가 고모할머니에게 패배하였다고 한다. 어쨋든 이 산성을 마고산성 또는 고모산성이라 부른다.
일설에 의하면 마을에 살고있는 마귀할멈이 요술로 장난을 치는 것을 보다 못한 하늘의 선동(仙童)이 마귀할멈을 혼내주기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와 마귀할멈에게 네 요술이 훌륭하다면 내가 한양을 다녀오는 동안 산성을 축성하라고 하며, 마(麻)로 만든 치마 한 벌을 주면서 산성을 축성토록 하였다.
선동이 3일만에 한양을 다녀오니 마귀할멈이 산성을 몇 미터 정도만 남겨두고 완성하지 못하여 마귀 할멈이 다시는 요술로 장난을 치지 못하게 하였다고 한다. 마로 만든 치마로 할머니가 쌓았다고 하여 마고산성(麻姑山城) 이라고 하며 일명 할미 성이라고도 한다.
□ 문경 드라마 셋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