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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지정관광지로 관리되고 있는 하원리의 불영천. 불영계곡은 수온이 비교적 높아 아이들이 하루 종일 물속에서 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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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고산 자연휴양림이 야영장마저 만원일 경우 차선책으로 찾을 곳이 불영계곡이다. 차선책이라 했지만 취향에 따라서는 불영계곡이 더 좋다는 사람도 물론 많다. 도로 바로 아래는 깨끗한 자갈밭이고 강 건너는 검은 절벽이며, 그 사이로 청류가 흐르는 그런 멋진 곳이 지천으로 널렸다.
이곳 주민들 말로는 불영계곡은 수온이 여느 계곡들보다 높아서 심장마비 같은 사고가 극히 드물다고 한다. 대개의 산간 계곡은 물이 차서 금방 입술이 파랗게 질리는데,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하루 종일 물속에서 살다시피 한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불영계곡이란 통고산~진조산~백병산에 이르는 낙동정맥의 명산들에서 발원해 동해로 흐르는 길이 약 40km의 소하천 불영천을 이른다.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에서 서면 하원리까지 15km에 이르는 구간은 79년에 이미 명승 제6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대동여지도에 보면 비단 금 자를 써서 금계천(錦溪川)이라 했으니, 역시 아름답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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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영계곡휴게소 아래의 비지정관광지로 지정된 곳. 수중보로 물놀이장을 만들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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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영계곡은 한국의 그랜드캐년이라는 수식어에서 연상할 수 있듯 지표면에서 U자형으로 움푹 패어내려간 깊은 계곡이다. 계곡을 이루는 암질이 다소 무르고 하상의 흐름이 급격한 탓에 불영천은 철원의 한탄강처럼 평지에서부터 움푹 꺼져 들어간 듯한 독특한 지형을 이룬 것이다.
하상에서부터 36번 국도까지의 높이가 70~80m에 이르는 곳이 많고, 대개는 내려다보기 두려울 만큼 어찔한 수직단애를 형성한 한편 구절양장의 심한 굽돌이가 무수히 반복되는 곳이 불영계곡이다. 금강산이나 설악산의 유명 계곡을 좀더 확대해둔 듯한 절경이 연속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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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영계곡 바위 그늘 아래의 야트막한 소. 이런 곳이 거의 전구간에 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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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절경은 그러나 도로변의 가드레일 때문에 승용차를 타고 갈 경우 안타깝게도 거의 가려져버린다. 또한 워낙 단애가 급준하고 암반의 굽이가 심하여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도 많다. 그러나 중간 중간 야트막하게 몸을 낮추어 캠핑과 물놀이에 적격인 장소도 부지기수다. 대개 깨끗한 자갈밭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매년 여름이면 불영계곡 곳곳은 수많은 텐트들로 불야성을 이룬다.
불영계곡은 강변 어느 곳이든 야영할 수 있다. 그중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인 울진읍 대흥리 불영계곡휴게소 아래부터 건잠교까지의 계곡 일대, 불영사 바로 아래쪽 하류의 하원리 중섬~밭치밭 마을의 백골교 구간 두 곳이 특히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라서 울진군이 비지정관광지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간이화장실, 급수대 등 기본적 시설을 갖추고 매일 청소비조로 1인당 1,000원씩 받는다.
- 37번 국도를 타고 불영사 입구를 지나 500m쯤 울진쪽으로 더 가면 개울 바로 옆으로 도로가 붙으며‘하원리’ 마을 간판이 나선다. 이곳 근처의 중섬~밭치밭 마을 일대가 비지정관광지다. 피서철엔 도로변의 여유 공간에 주차가 허용된다. 중섬교 건너편 계곡가에 특히 여러 가구의 민박집이 모여 있다. 민박집 전화 054-783-3136, 782-3602, 783-0133, 782-9139, 782-9157, 782-9142, 783-6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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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보로 막아 만든 물놀이장 피서철 전에 준설
하원 마을에서 약 8km 더 울진쪽으로 내려간 지점의 도로 오른쪽 불영계곡휴게소(054-782-1661) 아래쪽의 계곡 일대가 또한 사람이 특히 많이 몰리는 비지정관광지다. 휴게소 주차장 왼쪽(동쪽) 구석에 계곡가로 내려가는 계단길이 나 있다. 계곡가엔 단을 지은 야영장이 정비돼 있으며, 간이화장실이 서 있다.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왼쪽 저편(하류쪽) 50m 아래의 자리는 오후엔 나무 그늘이 지는 시원한 곳이다. 계곡 가운데는 수중보로 막아둔 작은 저수지가 있는데, 피서철 이전에 준설작업을 해둔다고 한다.
주차는 불영계곡휴게소에 하면 되며, 며칠씩 두어도 주차료를 받지 않는다. 주차 손님이 곧 식당과 매점의 고객이 되기 때문으로, 7월 말~8월 초라도 대개 차를 댈 공간이 남는다고 휴게소 주인은 말했다. 이 휴게소의 자연산 송이된장찌개는 경상북도가 선정한 울진군내 8가지 별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화장실 이용이 편하고 여러 가지 물품 구입이 쉬워서 이곳은 인기가 좋다.
강변 나무그늘 드문 것이 단점
이들 비지정관광지 이외에도 불영계곡엔 야영할 만한 곳이 지천이다. 소광천계곡 입구(자수정광산 입구)를 지나 울진쪽으로 500m쯤 간 지점의 도로 아래 광천강나루민박집(054-783-6223) 옆 강변도 추천할 만하다. 다만 비용이 좀 든다. 샤워비 포함해 강변 자갈밭 입장료로 차량 1대당 5,000원, 텐트까지 칠 경우 10,000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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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천강나루민박집의 야영장. 오토캠핑장이라 하긴 뭣하지만 차를 대고 바로 옆에 텐트를 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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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 옆 풀밭은 차량 바로 옆에 텐트 설치가 가능한 야영장으로서, 그늘이 좀 약한 것이 흠이다. 시즌에는 꺼먹발로 그늘을 만들어준다고 한다. 주차료, 샤워비 포함 승용차 1대당 하루 10,000원이다. 샤워장, 화장실이 딸리지 않았으며, 다소 답답한 5평형 방 1일 50,000원, 15평형(방 2개) 100,000원.
광천강나루민박집에서 0.5km쯤 울진쪽으로 내려가면 도로 북사면으로 여러 민박집이 모인 새점마을 민박촌이 나온다. 불영계곡에서 가장 큰 민박촌이지만, 계곡까지 거리가 다소 길다는 단점이 있다.
불영계곡휴게소 3km 하류쪽의 도로변에는 널찍한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 주차 후 계곡가로 내려가 막영해도 된다. 그외 불영계곡 곳곳에 텐트 치고 놀 만한 곳들이 많다. 울진군은 야영객들의 안전을 위해 곳곳에 호우경보기를 설치해두었다. 울진군 환경보호과에 따르면 요근래 몇 해 동안 피서철로 폭우 때문에 불영계곡 피서객들이 피신한 예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