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티셰드(Portishead)의 물리적 출발점은 포티셰드라 불리는
인구 6천명의 작은 마을이다.
제프 배로우(Geoff Barrow)의 유년 시절을 지배한 이 마을은 오로지 펍(pub)에 가서
맥주를 들이키는 일 외에는 소일 거리가 없는 곳이며, 대영 제국의 종말을 반영하는
황폐한 마을이다.
제프 배로우는 포티셰드를 떠나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기 위해 브리스틀
(Bristol)로 건너갔다. 그러나 색맹으로 판명이 난 제프 배로우는 자신의 진정한 꿈
인 뮤지션으로서의 삶을 고려하게 된다.
브리스틀은 과거 흑인 노예들의 아메리카 대륙으로의 유입에 중간 요충지를 했던
연안 부두 도시이다. 그리고 2차 대전 이후에는 카리브해와 자마이카 지역에서
이민자들이 몰려들어왔다.
1980년대 무렵에는 이들 이민자들에 의한 문화가 특성화되어 영국 인디와 브릿 세대
들의 물결과 무관하게 브리스틀에서는 블루스, 레게, 교회 음악 등이
세인트 폴 지역을 중심으로 번성하게 되었다.
이 지역의 장르 벤딩은 펑크(funk)와 재즈, 소울 뮤직도 아우르는데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도 초기에 활동한 바 있는 와일드 번치나
와이즈 가이스와 같은 밴드들이 80년대 초반부터 브리스틀의 이민자 문화의
대표적인 양태로 존재하게 된 힙합 문화를 이끌었다.
바로 제프 배로우는 이러한 토양에서 음악을 꿈꾸었다.
그는 주중에는 인디 밴드에서 드럼을 연주했고 주말에는 클럽에서 디징(DJing)을
했다. 제프 배로우는 16세때부터는 아프리카 밤바타(Afrika Bambaataa)를 출발로 미
국 힙합에 경도되었다.
일단 학업을 접은 제프 배로우는 브리스틀의 코치 하우스 스튜디오에서 온갖 잡무를
도맡은 티보이(teaboy)로 취직하게 되는데, 바로 여기에서 매시브 어택이 앨범 작업
을 하고 있었다. 그는 여기에서 여러 데모 작업을 하게 되는데 당시 그의 데모를 마
음에 들어한 네네 체리의 남편 카메론 맥비는 그를 불러 네네 체리의 92년 앨범
Homebrew에 실린 "Somedays"를 공동 작곡하고 프로듀싱하게 하였다
(현재 포티셰드가 작업을 하곤 하는 코치 하우스 스튜디오에서 제프 배로우는 문샤
인 뮤직에서 발매된 Trip Hop Test에 실린 프라이멀 스크림과 폴 웰러의 곡을 리믹
스했고, 이외에 그는 디페쉬 모드와 가브리엘의 곡을 리믹싱하기도 했다.
또한 후에 엉클-U.N.K.L.E-과 매시브 어택의 곡도 리믹싱했다).
네네 체리와 함께 런던으로 건너가 "Somedays" 작업을 했던 제프 배로우는 다시
실직 상태가 되어 구직 센터에서 포티셰드를 위한 파트너로서
베스 기븐스(Beth Gibbons)를 만난다.
프로페셔널 보컬리스트를 꿈꾸고 있던 베스 기븐스는 인디 팝밴드에서 보컬을 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두 사람이 함께 한 첫 작업은 다소 정치적인 메시지의
곡이었다.
그러나 제프 배로우는 베스 기븐스의 목소리가 발휘하는 정서에 힘입어 포티셰드의
근간 사운드 작업을 시도한다.
71년생인 제프 배로우는 23세의 야심만만한 나이에 자신보다 15세나 더 많은
애드리언 어틀리(Adrian Utley)와 자신의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던 데이브 맥도널드
(Dave McDonald)를 끌어들여 Dummy를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베스 기븐스는 데본에서 자라 방파제 공장에서 일하다가, 평범하지만 안락한 삶을
보장하는 데본을 떠나 런던으로 건너가서 뮤지션으로서의 경력을 시도했다.
토크 토크(Talk Talk)의 폴 웹과 함께 작업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계속되
는 일과 인간관계에서의 실패로 인해 런던을 떠나게 된다.
삶의 비극에 눈뜨게 된 베스 기븐스가 당도한 도시는 바로 그 분위기에 걸맞는
브리스틀이었고 이곳에서 그녀는 제프 배로우와 함께 지금까지와는 다른 음악 경력
을 시작하게 된다.
재니스 조플린이나 빌리 할러데이에 비견되기도 하는 베스 기븐스는 실제로 재니스
조플린의 곡을 카피하는 밴드에 있었는데, 이미 앨범을 통해서 입증되었듯이 그녀의
목소리는 암울함의 설득력 만큼이나 카멜레온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녀는 콕토 트윈스와 데드 캔 댄스의 리사 제라드의 팬이라고 하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영국 인디 팝의 대표적인 양상 중의 하나인 천사표 목소리와
재니스 조플린과 같은 여성 록 보컬리스트적인 성량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한편으로 베스 기븐스는 인터뷰 기피증으로도 유명한데, 실제로는 활발한 대화자인
그녀가 인터뷰를 기피하는 이유는 '15분 정도의 폰 인터뷰를 통해서 나를 제대로
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를 비롯한 여러 염려이다.
제프 배로우와 베스 기븐스가 비록 다른 방식으로 언론에 노출되고 있지만
(베스 기븐스는 사진 촬영을 허가하고, 제프 배로우는 인터뷰를 허가하는데)
두사람이 공통적으로 만나는 지점은 팝스타적인 애티튜드를 거부하는 것이다.
제프 배로우는 포티셰드는 '단지 음악 그 자체'일 뿐이라고 한다.
이 비관적인 서정 시인 베스 기븐스는 자신의 말대로 인터뷰에서 표현할 수 있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노랫말과 목소리에서 드러내고 있다.
애드리언 어틀리는 20년간 재즈 기타리스트로의 본업을 꾸려오다가 마일즈 데이비스
와 같은 천재적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자평하고 새로운 음악 조류로 흘러들어
오게 된 경우이다.
그는 힙합과 스크래칭에 관심을 갖고 제프 배로우에게 자문을 구하다가 함께 일하게
되었다.
자신의 영웅이었던 제프 벡의 Crazy Legs의 레코딩에도 참가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애드리언 어틀리는 포티셰드 내의 아이디어맨이다.
그의 다양한 레코드 컬렉션은 샘플링 곡을 선정하는 데에도 상당한 공헌을 하고 있
고, 테레민이나 딕터폰("Strangers"에서) 사용과도 같은 포티셰드의 특질을 결정짓
는 요소를 창안하기도 했다.
데이브 맥도널드는 스튜디오 엔지니어로서 뿐만 아니라 라이브에서 사운드 보드를
책임지는 엔지니어이기도 하다. 그의 스튜디오는 포티셰드의 초기 작업의 상당 부분
이 이루어진 곳이다
(PD생각)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터널 속에 고립되어 노오란 썬그라쓰를 눈에 걸치고선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기차 소리에 매료되어 지긋히 눈을 감아본다.
빠져나갈 수 없는 지독한 중독성. 돌아갈 수 없는 싸늘한 무아지경.
이에 절대적으로 부합하는 밴드 "Portishead".
혹시나 이번회에 소개되는 포티쉐드의 음악을 듣고
"아니? 이게 무슨 테크노야?" 하는
의문을 가지실 분들도 더러 있을꺼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테크노가 무조건 빠른 비트에 휘몰아치는 듯한 루프만이
전부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미 3회에서 소개해드린 Depeche Mode 같은 신스팝도 테크노의 한 장르이고
이번에 소개해드릴 Portishead도 Trip-Hop 이라는 테크노의 한
서브장르라 할 수 있습니다.
*Portishead
포티쉐드의 음악을 트립합(Trip-Hop)이라고 하는데 우선 포티쉐드에 대한
소개에 앞서 트립합(Trip-Hop)이 무슨 음악인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트립합의 이전명은 엠비언트 힙합(Ambient Hip-Hop)이었다.
엠비언트+힙합이라면 트립합의 키워드는 의외로 간단하다.
기계,물리적인 힙합 비트에 엠비언트한 화학음을 용해시키는 것이다.
사실 애시드 (Acid) 힙합이라 작명했어도 그 뉘앙스는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트립합으로 관용화 되었지만...
몽롱하면서 우울하기도 하고 미칠듯한 자괴욕구에 빠지기도 하고
신비로운 느낌이 흐르는 트립합.
그 대표주자 포티쉐드에 대한 소개를 해보겠다.
영국의 서남부 항구도시에 브리스톨에 소재한 코치 하우스 스튜디오에서
테입 오퍼레이터로 음악업계에 첫 발을 디딘 제프 바로우(Geoff Barrow)는
가브리엘 훼더레이션이라는 그룹외에도 그 유명한 디페치 모드의 리믹스를
담당하여 일차적으로 관계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편 브리스톨 태생으로 지금은 잉글랜드의 데본주에 살고 있는 여성 보컬리스트
베스 기본스(Beth Gibbons)는 프로덕션 광고 에이젼트를 거쳐
음악계에 투신하였다.
그녀의 초기활동은 세션 보컬리스트로 여러 앨범에 참여하는 것이었으며
대표적으로 그룹 어 가이 콜드 제럴드(A Guy Called Gerald)와
그룹 톡 톡(Talk Talk)의 보컬리스트인 폴 웹의 음반에 간여한 바 있다.
이 두사람은 1991년에 만났다.
서로에 대한 공감대가 강했던 그들은 자연스럽게 의기투합해 그룹을 만들고
그룹명을 포티쉐드로 정한뒤 정식 데뷔를 위해 작곡에 착수했는데
이 때 마침 영화음악 제의가 들어왔고 그들은 그 분야에서 성공하게 되었다.
그 성공을 바탕으로 포티쉐드는 데뷔앨범 레코딩에 착수했고
3명의 민간 연주인을 초빙해서 음반제작을 완성한다.
1994년 1집 가 발매되고 1997년 2집 앨범 를 선보였다.
물론 두 앨범 모두 Spin이나 Rolling Stones같은 잡지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으며 수 많은 팬들을 확보하게 되었다.
1998년에는 라는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라이브 앨범을 발매 했다.
포티쉐드의 음악은 상당히 중독성이 강하다.
한번 그들의 음악에 매료되면 아울렛을 쫓을 수 없다.
그 안에서 흡수하고 내뱉는다.
카오스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는 암울한 불가사의 포티쉐드.
그들의 마력에 젖어 보자.
글: New Media Korea
인간 존재의 외로움과 운명의 서글픈 혼돈과 절망…
트립 합Trip-Hop하면 떠오르는 이름, 포티쉐드Portishead.
포티쉐드의 음악은 블루스와 재즈 힙합 등의 요소가 교묘하게 믹싱된 것으로,
처음에는 일렉트로니카 씬 내의 댄스 느와르noir로 소개되었다.
어둡고도 몽롱한 아름다움과 그토록 삶에 비관적인 베스 기브슨Beth Gibbson의
노랫말이 어우러지고 있는 포티쉐드의 음악은 그 뒤로도 디스코 느와르,
댄스 느와르, 팝 느와르, 새드 코어sad core 등의 명칭으로 불리우다가
트립합이라는 장르로 묶이게 되었다.
포티쉐드 음악의 특징을 몇 가지의 장르적인 특징을 예로 들어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의 음악은 느리고 나긋나긋한 비트를 신호로 쿨 재즈cool-jazz에
가까운 연주와 애시드 하우스acid house, 영화 사운드 트랙과도 같은 연주곡 등을
인상적으로 배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이들은 팝송의 틀에 박힌 구조를 영화의 사운드 트랙과도 같은 연주곡들과
트립합 리듬을 통해 뒤집고 있기도 하다.
물론, 트립합이라는 장르를 얘기할 때 먼저 거론되기는 하지만, 포티쉐드가
트립합이라는 장르의 효시는 아니다.
하지만 이들을 통해 트립합이라는 장르가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되고
대중화 되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데,
그만큼 포티쉐드 음악이 폭넓은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포티쉐드의 음악은 비교 대상이 되는 (같은 트립합 장르의) 트리키Tricky의
아방가르드적인 면모나 매시브 어택 Massive Attack의 댄스 전통을 존중하는 것과는
틀린, 독특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밴드의 리더 역할을 하는 프로듀서 제프 버로우Geoff Barrow가 십대 시절을 보낸
영국 남서부 해안의 활기 없는 항구 이름에서 따 온 "Portishead"의 출발은 1991년
영국 브리스톨 Bristol에서였다.
tape operator였던 그가 밴드를 만들고자 한 것은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사람들에게 괜찮은 평가를 받을만한, 진정한 삶의 순간에 어울리는 독특한 음악을
만들기를 원했던 것이다.
밴드 구상을 하던 버로우와 강렬한 느와르적 매력을 발산하는 페시미스트pessimist인
베스 기브슨Beth Gibbson의 만남은 우연을 가장한 운명처럼 이루어졌다.
그가 들른 펍pub에서 재니스 조플린의 노래를 독특하게 부르고 있었던 이가 바로
베스 기브슨이었던 것.
공식적으로 2인조-프로듀서, DJ, 드러머, 밴드의 브레인인 버로우와 송라이터이자
보컬을 맡고 있는 베스 기브슨-인 이들의 뒷면에는 또다른 멤버들이 있었는데,
바로 재즈 기타리스트이자 뮤지컬 감독이었던 Adrian Utley와 프로그래밍과
드럼, 드럼 머신을 담당하는 엔지니어인 Dave MacDonald가 바로 그들이다.
이 기묘한 4인조는 데뷔 앨범을 내기 전, 영화를 만들고 사운드 트랙을 제작했는데…
바로 60년대 스파이 영화에 대한 오마쥬인 [To Kill A Dead Man]이 그것이었다.
("배역에 맞는 인물을 찾을 수 없어서" 이들이 배우 역할까지 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Go! Disc"의 자회사인 "Go! Beat"의 'ferdy Unger-hamilton'의 주의를
끌었고, 그가 Barrow에게 주문한 Gabrille의 <Draems> 리믹스는 즉시 계약을 제안할
정도로 그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드디어 나온 데뷔 앨범 [Dummy]가 차트에서 적은 성과만을 거두고 있던 것에 비해
싱글 [Numb]과 [Sour Time]은 언론의 호응을 얻게 되었다.
포티쉐드는 밴드 홍보 작업에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언론
인터뷰를 기피하는 버로우와 기브슨 때문이었다.
이들은 통상적인 언론 홍보 대신에 영국 주요 지역 곳곳에 "dummy" 마네킹을 배치
해놓는 방안을 고안했고, 이는 기대보다 훨씬 더 확실한 광고 효과를 보였다.
[Dummy]는 멜로디 메이커Melody Maker지를 비롯해 "mixmag", "ID", "The Face" 등의
잡지들에 의해 94년 '올해의 앨범'으로 선정되었고, "Mercury Music Prize"
어워드에서 최고의 앨범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포티쉐드의 명성이 점점 높아져 가고, 밴드 멤버들의 프로필에 관한 궁금증이 높아져
가고 있을 무렵 나온 세 번째 싱글 [Glory Box]는 라디오 방송의 지원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에서 UK 차트 13위로 등장했다
1995년 1월의 일이었다.
[Glory Box]의 인기에는 파격적인 뮤직 비디오가 한몫 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는데, 성전환자transverstite를 위해 만들어 졌다는 이 뮤직 비디오에서 보여주는
성-교환 (gender-swapping)에 베스 기브슨이 남장을 한 여러 여자들과 함께 역시
남장을 한 채 참여하고 있었다.
포티쉐드의 인기는 바다를 건너 미국까지 당도했다.
미국 투어를 갖기도 전에 언더그라운드에서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한 포티쉐드의
[Dummy]는 별다른 홍보없이 15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리고 나서…
포티쉐드와 유사한 밴드들이 속속 출몰하고 트립합의 대명사로 올라섰지만,
성공의 후유증이었을까?
몇 년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후속 앨범을 준비중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이들이 4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침체기를 겪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스스로 인정하는 완벽주의자 버로우 때문이었고,
밴드의 해체 위기까지 겪으면서 2집이 나온 것은 1997년 가을께의 일이었다.
2집 [Portisheaad]는 전작과 연결된 정서를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인 스타일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작품이었고, 나오자마자 평단의 극찬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물론 데뷔 앨범을 통해 거둔 이들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당연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오랜시간동안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2집에 담긴 것은 더욱 응축된 긴장과
비련의 여주인공과도 같은 베스 기브슨의 성숙된 감성이었다.
그리고 포티쉐드는 이듬해 다소 형식적인 라이브 앨범 [Pnyc](1998)을 낸다…
놀랍도록 인상적인 데뷔 앨범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2집의 수긍할 만한 성공으로
말그대로 트립합 대표주자로서의 명성을 얻게 된 포티쉐드의 음악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얼터너티브나 일렉트로닉 댄스 팬들 뿐만 아니라 테크노나 댄스, 월드 비트처럼
이국적인 사운드에 목말라하는 많은 이들의 귀를 사로잡은 이들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아마… "느와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깊은 밤의 빛깔처럼 어둡고 우울한
베스 기브슨의 일관된 비관주의자적 면모와 각종 샘플링과 무그 신서사이저, 힙합과
스크래칭 등 다양한 사운드가 아름답게 어지럽혀져 있는 이들의 주도면밀한 사운드의
하모니 때문일 것이다.
인간 존재의 외로움과 운명의 서글픈 혼돈과 절망… 세기말적인 몽롱함 그 모두를
포티쉐드의 음악은 보여주고 있다.
글: 블루노이즈 강이경
PORTISHEAD vs MAGNETIC FIELDS
당신은, 당신이 샀던, 당신의 시디들을 어떻게 분류해 놓으십니까?
치아교열기처럼 가지런히 A부터 Z까지 순서대로 꽂아두십니까?
아니면 힙합, 테크노, 모던록, 이런 식의 분류를 이용하십니까?
그러기에는 너무 모호한 장르의 음악들이 많지요?
그것도 아니라면 손에 집히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마구 쌓아두십니까?
저런, 필요할 때 필요한 음악을 찾기가 힘드시겠군요.
아, '화날 때 듣는 음악', '행복할 때 듣는 음악', 이렇게 감정의 변화를
수시로 체크하시는 쪽이시군요? 좋은 방법이긴 합니다만, 제 방법은 이렇습니다.
좀 병적인 방법이긴 합니다만 우선, 가지고 있는 시디들을 일렬로
(시디의 양에 따라 일렬이 아니라 수십렬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늘어놓습니다.
이제 가장 좋아하는 시디를 골라 시디장에 꽂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좋아하는 시디를, 그리고 그 다음 좋아하는…….
참고로, 제 시디장 맨 앞에 놓여진 시디들은
PORTISHEAD와 MAGNETIC FIELDS라는 그룹이었습니다.
포티셰드는 처음 'Dummy' 앨범을 듣던 그날부터 줄곧 저의 베스트 트랙이 되었습니다.
트립합이니 브리스톨 사운드니 말들은 많습니다만 포티셰드의 음악은
그 어떤 음악보다도 '팝송' 입니다.
한번 들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제프 배로우의 그 멜로디하며
성심성의껏 자신의 감정을 불어넣는 베스 기븐스의 목소리,
거기다 지글거리는 LP 스크래치까지, 그 모든 것들이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듭니다.
'Roads'와 'Glory Box'의 그 땅끝까지 스며드는 탄식을 들어보셨습니까?
그들의 두 번째 앨범 'Portishead'에서 베스 기븐스는 더욱 선병질적으로 변합니다.
'너는 나를 피해 달아날 곳이 없어, 넌 내 거야, 내 것이어야만 해.' 이런 섬뜩한 가사를,
그토록 자기연민에 가득 찬 목소리로 불러대는 베스 기븐스를
도대체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입니까.
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포티셰드의 앨범은 그들의 라이브
'Roseland NYC Live' 입니다.
대형 오케스트라가 베스 기븐스의 심란함을 부추기는 이 앨범에는
'Sour Times'의 (거의 록 버전이라 할 만한) 새로운 퍼포먼스가 담겨 있습니다.
한 편의 뮤지컬처럼, 점점 변해 가는 베스의 목소리는 점점 시니컬해지고 끝내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서 스스로를 찢어버립니다.
방 안의 불을 다 끄고 헤드폰으로 이 노래를 들을 때 어쩌면 당신은
삶이라는 것이 정말, 단내 다 빠져버린 '시큼한 나날들'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버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포티셰드가 어두운 침실 방 안의 자폐적인 사운드 트랙이라면 마그네틱 필즈의 음악은
길 위에서 들어야 할, '로드 뮤직'입니다.
누군가의 권유로 처음 (마그네틱 필즈의 리더이자 싱어이자 모든 것인)
스테핀 메릿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는 마치
거북이 뒤통수를 보며 걸어가는 기분 같은 것이,꽤나 심심했었습니다.
그런데 길 위에서 그의 목소리는 다르게 들립니다.
그는 서서히 사람을 침잠시킵니다. 그리고 서서히 마음을 교란시킵니다.
아바와 버트 바카락, 거기다 스미스와 심지어 브리티쉬 포크의 우아한 나른함까지
참조하게 만드는 마그네틱 필즈의 노래들에는
무수히 많은 해와 달과 별과 꽃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그 풍경은 코 앞에 펼쳐진 것들이 아닙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동화 얘기처럼,
버스를 타고 지나치다 눈에 밟힌 어떤 정지화면처럼 아스라합니다.
달 3부작이라고 부르고 싶은 'I Have The Moon', 'Save A Secret For The Moon',
'Sad Little Moon'이나 'Don't Look Away', 'The Desperate Things You Made Me Do'
같은 곡들은, 몇 트럭분의 시디를 준대도 맞바꾸기 싫은 노래들입니다.
'런던의 모든 우산들로도 이 비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뉴욕의 모든 마약들로도
이 아픔을 치유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 재기발랄함이나
'하루는 너무나 천천히 지나가고 한 해는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는 사색에 이르기까지
그의 깜찍한 가사들도 귀기울일 만합니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어디론가 떠나는 기차 안에서, 달을 보며 집으로 돌아오는 심야버스
안에서, 마그네틱 필즈의 음악은 당신의 심장을 천천히 녹여줄 것입니다.
자, 이제 정리가 모두 끝난 시디장에는 두 종류의 시디들이 있을 것입니다.
남들은 명반이다, 죽인다, 고 하지만 그다지 손이 가지 않는 시디들과, 가까이 두고 함께
죽어버리고 싶은 시디들로 나뉘어져 있을 것입니다. 이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들을,
카세트 테이프, MD, MP3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불법복제(축에도 들지 않겠지만)한
다음 가까운 사람들에게 배포하십시오.
그리고 이번에는 시디장 가장 뒤쪽에 있는 시디들부터 한 장씩 버리십시오.
시디를 한 장씩 버리면서, 버리는 방법을 배우면서,
그리고 좋아하는 노래들을 불법복제하면서,
당신은, 당신만의 진짜 음악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시디 버릴 때 연락 주세요)
# 포티셰드 주요 앨범
Dummy(1994, 국내발매) 수많은 쓰레기더미 속에서 발견된 진짜 보석더미
Portishead(199, 국내발매) 'Dummy'라는 제목은 이 앨범에 더 어울린다.
Roseland NYC Live(1998, 국내발매) 함께 출반된 비디오까지 곁들이면 감동은 두 배.
# 마그네틱 필즈 주요 앨범
Holiday(1994, Feel Good All Over) 휴일의 여행자들을 위한 필수 지침 BGM.
The Charm Of The Highway Strip(1994, Merge) 3, 4, 5번 트랙, 환상의 클린업 트리오.
Get Lost(1995, Merge) 완벽한 작곡, 완벽한 목소리.
69 Love Songs Vol. 1, 2, 3(1999, Merge)
글: PAPER 김중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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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ㅏ티스트♨◀
Portishead!!!!!!!!!!!!!!!!!!!!!!작살이다...너므져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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