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동산교회에서의 6개월

[신보라]

지난 주로서 안산동산동산교회에 온 지 꼭 6개월이 되었습니다.

처음에 중국부를 맡게 되었을 때 두 가지 걱정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언어적인 문제였고, 둘째는 인간관계의 문제였습니다.

중국에서 주로 한인목회를 하였기 때문에 중국교회에서 중국어로 설교할 기회가 적었습니다.

가끔 신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쳐 본적은 있지만 중국어로 설교한 것은 약10년 전에 상주 치슈옌에서 설교한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중국어로 매주 설교한다 것은 저에게 큰 부담이었습니다. 

한국에 나와서 가족과 함께 6개월 동안 중국어로 설교한 것은 여호와 이레였습니다.

만약 가족과 함께 주일마다 중국어로 예배를 드리지 않았다면 이러한 기회를 놓칠 뻔 하였습니다.

작년에 서울왕십리교회 중국부에서 제의가 있었지만 중국어 준비가 되지 않아 거절하였습니다.  

그러고 보면 기회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사람에게 온 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가족과 함께 6개월 중국어로 에배를 드렸을 때 안산동산교회에서 제의가 왔고 결국 중국부를 맡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안산동산교회가 유학생 중심의 교회가 아니라 근로자 중심의 교회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안산동산교회는 한국에서 크고 유명한 교회인 만큼 중국부 안에는 지식층, 유학생이 가득할 줄 알았는데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근로자 중심의 교회였기 때문에 근로자 위주의 교회에서 중국어에 대한 부담이 적었고, 성도들의 학력이 대부분 낮았기 때문에 중국어를 많이 아는 중국인이 설교하는 것보다 중국어 어휘를 적게 알고 있는 한국인이 설교하는 것이 듣기에 편하다고 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느 중국인성도는 나의 설교가 유튜브에 올려진 것을 듣고 왔는데 설교가 아주 단순하여 오게 되었다고 말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안산 동산교회에 오기 전에 해외에서 경험이 많은 선교사님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였는데 그 분의 하는 말에 큰 위로를 얻었습니다.  화교 목사님들 가운데 설교를 잘하고 유명한 목사들의 설교의 공통점은 simple곧 단순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아주 단순하게 말씀하셨는데 사람들이 복음을 어렵고 혼란스럽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중국에서 18년 동안 살면서 어려웠던 문제는 살수록 중국인들과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멀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중국에서 살 때 명절이 되면 성도님들이 중국 사람에게 받은 선물 가운데 고기 같은 선물을 저에게 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는 중국 특유의 향료때문에 도저히 먹지 못하지만 목사님은 중국에 오래사셨으니 잘 드실 것 같아 가지고 왔습니다" 하며 주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때 저는 고맙게 받았지만 중국 특유의 향료가 들어간 음식은 중국에 오래 살았다고 해서 잘 먹는 것이 아니라 저 역시 중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과 똑 같이 먹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국인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중국에서 살수록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산동산교회에 와서도 중국인들이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인보다 더 친밀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사람의 힘으로 될 수 없고 기도와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야곱이 에서 형을 만나기 전에 얍복강에서 기도하였을 때 하나님의 은혜로 극적인 화해가 이루어진 것 처럼 중국어, 중국인과의 관계가 원할하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성도님들의 기도를 통한 하나님의 은혜임을 믿습니다.

아내와 에스더 역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이나 토요일마다 김천에서 아내와 에스더가

안산으로 올라오고 있는데 아내는 십 여년 동안 무석연합교회를 섬겼던 경험을 바탕으로 특유의 부지런함과 사교성과 사랑으로 중국인들을 잘 섬기고 있고, 에스더는 중국에서 태어나고 중국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 졸업한 것을 바탕으로 반주자가 없을 때 가끔 반주도 하며 중국 성도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무석연합교회를 비롯한 모든 성도님들의 기도 덕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떠한 일이 나에게 일어날 지 알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순간순간 주님을 의지하며 살아갈 때 여호와이레 하나님께서 놀라운 일을 예비하실 것이라 믿으며 하루 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말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삭이 리브가를 인도하여 그의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그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고 사랑하였으니 이삭이 그의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창24:67) 

 내가 무석연합교회를 잃었지만 하나님께서 안산동산교회를 통해 위로를 얻게 하신 은혜에 감사하며 영광을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