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야기 018 가을 17 초가지붕 이엉얹기
아직도 많은 정치꾼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민주화를 탄압했던 군부독재자라고 비난을
서슴치 않고 있지만 시골에서 태어난 빙혼은 시월유신(十月維新)의 시절을 겪으면서
새마을운동의 효과를 직접 경험을 하였기에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존경하는 편이다.
국가발전을 위하여 사사건건 시비만 일삼는 자들의 주댕이를 묶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일부 국민들에게 아픔과 피해를 준 것은 잘못되었지만 그것은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려죽는
백성들의 슬픔과 고난이었기에 하필이면 내가 그런 피해를 입었다면 나 역시 박대통령을
욕하겠지만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기에 그를 존경한다고 말할 뿐이다.
시월유신(十月維新)은 1972년 10월 17일, 대한민국 제3공화국 박정희 대통령의 국회 해산 및
정당·정치 활동 정지 등에 관한 특별선언을 시작으로 헌법의 효력이 정지되고 대한민국
제4공화국, 즉 유신체제가 성립한 사건을 말한다.
시작은 3선 개헌이었다. 재선만 가능했던 헌법을 고쳐 1971년 4월 제7대 대통령 선거에
3번째 출마했다. 당시 국가 예산의 1/7에 해당하는 거액의 선거 자금을 썼고,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새마을운동을 속전속결로 밀어부쳤다. 경제개발의 일환이기는 했지만
1971년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려고 다소 무리하게 진행했던 면이 있었다.
3선 출마의 명분도 3차 경제개발계획만은 완수하게 해달라는 거였다.
어쨌든 빙혼은 시골에서 자라면서 시골이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변화되는
모습에서 박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은 참말로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 중의 하나가 초가지붕을 없애는 것이었고 초가지붕은 돌기와나 흙기와로 바뀌어져
많은 시간 낭비, 인력낭비, 자원낭비를 없앨 수가 있었다.
초가지붕은 2~3년에 한 번씩 바꾸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초가지붕 끝에는 참새들이 집을 지어 사는데 아침마다 참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왔다.
겨울에는 어른들이 사다리를 놓고 참새집에 손을 넣어 새알을 꺼내어 먹기도 하였는데
가끔씩 먼저 새집에 들어가 있던 뱀이 나와 놀래는 경우도 있다.
겨울에 눈이 초가지붕에 소복하게 쌓였다가 눈이 녹아 아침 저녁으로 지붕 끝에 달려있던
고드름은 아이들의 겨울 얼음총 장난감이 되기도 하였다.
추수가 끝나면 이집 저집에서 초가지붕을 새롭게 하기 위하여 준비를 한다.
지붕 한가운데에 올려 놓을 것과 가장자리를 덮을 것으로 보통 2가지가 있고
가운데 올려 놓는 것은 기술이 있어야 하고 전문가 아저씨가 지푸라기로 짜 준다.
지붕을 얹는 날은 보통 남자 4~5명씩 일을 하는데
아침에는 오래 되어 삭아버린 지푸라기 초가지붕을 걷어내는 일을 한다.
지붕이 거두어진 자리에 밑에서 2명이 그 동안 준비했던 가장자리용 덮개를 위로 던져주면
위에 있는 사람들이 골고루 지붕이 잘 덮히도록 펴면서 지붕을 덮어나간다.
지붕이 한바퀴 빙 둘러 새것으로 덮여지고 나면 마지막으로 지붕 한 가운데 이엉을 올려
마무리를 하고 나면 회색빛 초가지붕이 황금빛 초가지붕으로 환하게 빛이 난다.
새롭게 지붕을 바꾸고 나면 지붕에서 지푸라기 향기가 물씬 풍겨나오는 것 같고
2~3년은 걱정이 없이 또 한해 한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가끔 불이 나면 초가집은 홀라랑 타 버려 아주 위험한 것인데
몇 천 년을 조상들은 대대로 초가지붕을 지어 온 것 같다.
그러나 새마을 운동으로 인하여 초가지붕을 없애기 운동하여
빙혼 동네도 초가지붕이 모두 사라지고 돌기와, 슬레트 등 다양한 지붕으로 개량이 되어
몇 십년 동안은 걱정이 없이 살 수가 있었다.
초가지붕은 민속촌에서 구경만 하면 좋은 것이지 자기 집 지붕으로 하면 귀찮아 못 살 것이다.
그래도 초가지붕에 대한 향수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