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의 성능을 개선시키는 방법으로 알려진 몇 가지 방법 중 이번에 소개하게 될 부분은 op amp를 보다 고급으로 교체하여 CDP 재생 음질을 높여주는 방법과 과정이 되겠다.
CDP나 외장형 D/A컨버터는 내부에서 신호처리를 할 때, D/A변환을 마친 후 아날로그 신호를 재구성하게 되는데, 이때 op amp라 하는 작은 IC칩 2개 (많게는 6개 까지) 정도로 아날로그 스테이지를 구성하는 것이 통례다.
예전에 반도체 소재 및 제조 기술이 미숙한 단계였을 때에는 op amp를 사용하면 저질의 소리를 만들어 낸다는 비판이 있었으나, 그동안 op amp의 성능이 나날이 발전하여 제품의 성능과 폭이 다양해졌고 급기야 하이엔드 오디오 회사인 Cello에서 단지 몇 개의 op amp만으로 구성한 프리앰프를 제품화하기에 이르게 되어 이제는 op amp를 사용하면 저급의 소리를 만들어 낸다는 등식은 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런 고무적인 성과와는 무관하게 대부분의 CDP에 채용된 op amp는 저급/저가의 부품이어서 음의 질적 저하는 불가피하다. 이런 저급부품을 사용한 CDP로 대음량의 총주연주를 재생하게 되면 중역이 실제소리보다 공격적 (차갑고 날이 선 느낌)으로 되며, 여러 악기가 등장해서 복잡한 음악을 재생할 경우에 악기들이 같이 뭉쳐지게 되고 소리가 흐릿하게 된다. 그리고 고음역대에서 디테일이 손상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op amp끼리는 호환이 가능하므로, 고성능의 op amp로 바꿔 끼워주면 위에 열거했던 단점들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내 CDP에 맞는 OP AMP고르기
첫 번째 문제는 내 CDP에 사용된 op amp와 기능상으로 호환이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확인해 봐야 하는데 그 방법은 CDP의 뚜껑을 열고 사용된 op amp의 형번을 확인하여 op amp데이터북을 참조해 보는 방법밖에 없다. CDP에서 사용하는 op amp는 거의 두 종류뿐이다. 싱글 아니면 듀얼이다. 앞의 것은 IC안에 동작이 일어나는 디바이스가 하나만 있는 것이고 뒤의 것은 2개가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CDP는 듀얼타입의 op amp 2개를 써서 아날로그부를 구성하고 있다.)
자신의 CDP에 사용된 op amp가 싱글타입이라면 교환할 op amp는 싱글타입중에서 찾아야하며, 듀얼타입이라면 교환할 op amp는 듀얼타입에서 찾아봐야 한다.
두 번째 문제는 어떤 op amp가 좋은 것인지를 고를 수 있어야 한다. 무턱대고 이것 저것 다 꽂아볼 수는 없고... 그래서 이에 대해 연구를 해온 덴마크의 오디오 개발회사 LC Audio의 결과를 빌리기로 하자. 이곳에서 수십개의 샘플을 가지고 테스트해 본 결과 slew rate가 크고 settling time이 적은 것, 그리고 open loop gain이 적은 것이 좋은 재생특성을 가진다고 한다.
이런 기준에 의해서 당장 교체를 고려해야 할만큼 형편없는 op amp군에는 NE5532 (NJM5532), AD712, NJM2114, NJM460, NJM4570, NJM4580, LM833이 해당되며, 일정 수준이 된다고 여겨지는 것들은 OP2132, AD845, AD811, OPA275, OPA2604, NE5534, AD846, AD844라고 볼 수 있다. 이들보다 상급으로는 AD825, LM6172, AD826, OPA627, LT1122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op amp의 스펙이 좋더라도 재생음이 안좋게 들릴수도 있는데, 아마도 바이폴라기술을 채용한 경우에 홀수배음이 생성되는 것과 관계가 있지 않은가 싶다. (진공관으로 증폭하게 되는 경우 소리가 좋다고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 중 하나로 짝수배음이 생성되는 것을 거론하고 있음을 상기해 보자.) 그런 면에서 보자면 FET기술을 사용한 op amp쪽이 청감상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간혹 IC의 패키징이 달라 원하는 op amp를 쉽사리 사용하지 못할수도 있다. 자신의 CDP는 듀얼 op amp를 사용하는데 꼭 사용해 보고 싶은 것은 싱글 op amp라던지, 사용해보고 싶은 것이 표면실장형 부품(예: SOIC 패키지)이어서 직접 꽂아볼 수 없는 경우가 되겠다. 이럴 때에는 변환기판을 사용해야 한다. LC Audio에서 표면실장형 부품인 AD825을 변환기판에 부착시키고 decoupling capacitor를 조합한 AD825모듈을 상품화 한 것이 있으며 ( http://www.lcaudio.com ) 국내대리점에서도 구입할수 있다.
CDP의 op-amp교체 결과 (single op amp)
대상CDP는 마란쯔 CD-94모델로 89년에 구입한 것이다. 우선 상판을 벗기고 어떤 op amp가 사용되었나를 확인해 봤더니 특이하게도 싱글용 op amp 4개를 사용한 것이었다. 필자는 납땜실력이 부족해 LC Audio의 국내 대리점인 나소텍 상사의 협력업체에서 op amp를 들어내고 IC소켓의 장착을 의뢰했다. op amp를 이것 저것 마음대로 꽂고 빼게끔하여 비교청취하기 쉽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작업을 대행해준 곳에서 협조를 얻어 다음의 op amp를 바꿔가며 시청해 보았다. 참고로 [조합 3]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번인이 된 상태였고, 개조한 날 [조합 1]과 [조합 2]를 비교했으며, 집으로 가져와서 [조합 3]으로 일주일간 번인을 시키면서 청취했고, 일주일 경과후 다시 대행업체에 가서 [조합 2], [조합 3], [조합 4], [조합 5]를 바꿔가면서 비교청취했다.
[조합 1] JRC7004, 4개 : 91년에 교체한 후 개조직전까지 사용, 개당 24불 (항공우송료 포함) [조합 2] OPA627, 4개 : 첼로 프리앰프에 사용된 것, 개당 2만원 [조합 3] AD825모듈, 4개 : 모듈1개당 2만 8천원 (SOIC형 원래AD825 가격 : 개당 2천9백원) [조합 4] OPA627, 2개 + OPA604, 2개 : (OPA604는 OPA2604의 싱글형 : 개당 3천원) [조합 5] AD825모듈, 2개 + OPA627, 2개
[조합 1] 91년 당시에는 꽤 성능이 좋은 op amp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 반도체 기술의 발전에 따라 최근의 것들에 비해 몇 단계 아래의 소리를 내준다. 악기의 수가 많은 음악에서 악기의 분간이 잘 되지 않아 흐릿하게 들리며 대음량으로 녹음된 부분에서는 거칠고 뭉쳐진 소리를 내어준다. 그리고 전체적인 인상은 밋밋하고 맹맹한 느낌을 준다.
[조합 2] 처음 듣는 순간 소름이 쫙 돋을만큼 찰현악기의 재생에서 탁월함이 있었다. 리퀴드한 소리를 내주어 오디오에서 나온 소리가 아닌 것 같고 연주가 행해지는 곳에 함께 있다는 느낌이 전해졌다. 진공관 취향이거나 보컬 위주로 음악을 즐기시는 분에게 크게 어필할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조합 3] 처음 이틀간은 매우 가녀린 소리를 내주었으나 그 이후부터는 소리의 두꼐도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거기에다 중고역에서 리퀴드한 맛이 조금씩 배어 나왔다. 악기의 수가 많아져도 세부묘사를 놓치는 일도 없으며 대음량의 녹음을 재생할 때에도 수월하게 소리가 난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체적으로는 매우 정갈하고 정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합 2]와 비교해 봤을 때, 해상도 면에서는 AD825모듈이 낫고 음악적인 분위기에서는 OPA627이 약간 윗질이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AD825모듈의 실력은 상당히 좋았다. 그러나 아주 약간 모노톤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조합 4] OPA627이 고가이기 때문에 이보다 저렴한 OPA604 2개를 I/V부에, OPA627 2개는 필터부에 사용해 봤었는데 [조합 3]만 못한 소리를 내주었다. 아무래도 I/V단에 스펙이 다소 떨어지는 OPA604를 넣은 것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조합 5] 그래서 필터부에는 음악성이 좋은 OPA627 2개, I/V단에는 스펙 성능이 좋은 AD825모듈 2개를 선택하게 되었는데 여러 조합 중에서 제일 좋은 결과를 얻었다. [조합 3]의 장점인 선명함과 [조합 2]의 장점인 음악적인 분위기를 고루 수용한 결과가 나타났다.
[총평] 취향에 따라서는 선명함이 장점인 [조합 3]을 장원으로 꼽을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CDP의 소리가 좋은 것과 CDP로 음악을 듣기좋게 해주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면, 비교청취에 참여했던 세 사람 모두 의견 일치로 보다 음악적인 느낌을 잘 전달해 주는 [조합 5]쪽을 장원으로 꼽았다.
맺음말
저급의 op amp를 더 좋은 급으로 바꿔주게 되면 고역과 중역이 보다 리퀴드해지고 잘 빠져 나온다, 세부의 재현이 매우 향상되며, 결국 CD플레이어의 소리가 훨씬 덜 공격적이 되고, 보다 따뜻하고 보다 자연스런 음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전에 소개했던 크리스탈 오실레이터의 교체와는 달리 op amp교체에 따라 원래의 CDP소리의 경향이 어느정도 바뀌게 될 가능성이 큰 편이므로 본인의 취향에 맞는 선택과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교체전후의 변경을 비교하기 위해 MSB LinkDAC을 사용했다. 그전에는 별로 인식하지 못했었는데 비교시청을 하다보니 LinkDAC의 거친 소리가 귀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결국 LinkDAC의 op amp도 갈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다음 글에서는 듀얼op amp의 교체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