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절에 대한 음운론적 제약
음절 구조 제약
음절의 구조, 즉 초성, 중성, 종성에 대한 제약입니다. 음절 구조 제약에는 음절의 구조에 대한 정보가 반드시 포함되며 한 음절 내부의 문제로 국한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초성, 중성, 종성에 올 수 있는 음소의 수나 종류를 제한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음절 구조 제약에는 초성과 중성의 결합 또는 중성과 종성의 결합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초성에 대한 제약
(1) 초성에 올 수 있는 자음의 최대 개수는 1개이다.
- 초성에 오는 자음의 개수에 대한 제약
(2) 연구개 비음 'ㅇ'은 초성에 올 수 없다.
- 초성에 오는 자음의 종류에 대한 제약
국어의 형태소나 단어 중 두 개의 자음으로 시작하는 것이나 'ㅇ'으로 시작하는 것이 없다는 것은 모두 초성에 대한 제약과 관련을 맺습니다.
종성에 대한 제약
(1) 종성에 올 수 있는 자음의 최대 개수는 1개이다.
- 이 제약을 어기는 형태가 만들어지면 자음이 하나 탈락한다.
(2) 종성에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ㅇ'의 7종류만 올 수 있다.
- 이 제약을 어기는 형태가 만들어지면 'ㅂ, ㄷ, ㄱ' 중 한 자음으로 바뀐다.
예) 잎#→[입], 웃+고→[욷:꼬], 묶+자→[묵짜]
(1)은 종성에 오는 자음의 개수, (2)는 종성에 오는 자음의 정류를 제한합니다. 초성에 대한 제약과 더불어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매우 강력한 제약입니다. 국어의 형태소 중 자음군(겹받침)을 가지거나 'ㅋ, ㅌ, ㅍ, ㅎ' 등과 같이 음절 종성에서 발음되지 못하는 자음으로 끝나는 것들이 많은데, 음절화의 결과, 이 자음들이 종성에 놓이게 되면 자음이 탈락하거나 다른 자음으로 바뀌어야만 합니다.
중성과 종성의 연결에 대한 제약
* 중성에 이중 모음 'ㅢ'가 오면 종성에는 자음이 올 수 없다.
곧 현실 발음에서만 작용합니다. 표준 발음의 경우 VSC-형이나 CVSC-형이 가능하므로 이러한 제약을 두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음절 배열 제약
특정한 음절형 사이의 결합에 대한 제약으로, 대표적인 경우는 자음으로 끝나는 음절형(cvc-형, VC-형 등)과 모음으로 시작하는 형(V-형, VC-형 등) 사이의 결합 제약을 들 수 있습니다. 언어 보편적인 현상으로 모음 사이에 놓인 자음은 대부분 후행 음절의 초성이 되어야 하므로 자음으로 끝나는 음절과 모음으로 시작하는 음절의 결합은 제약됩니다. 그러나 이것을 제외하면 특정한 음절형들 사이의 배열 제약은 쉽게 찾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반적인 음절 배열 제약은 음절과 음절이 만나는 위치에 대한 제한을 합니다. 특히 자음으로 끝나는 음절과 자음으로 시작하는 음절 사이의 배열에 대한 제약이 많습니다. 그래서 국어의 음절 배열 제약은 두 음절 사이의 접점, 곧 선행 음절 종성과 후행 음절 초성의 배열에 대한 제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음절 배열 제약 역시 음절에 대한 정보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 선행 음절의 종성에 놓인 자음은 후행 음절의 초성에 놓인 자음보다 음운론적 강도가 더 크면 안 된다.
자음의 음운론적 강도는 자음의 공명도에 반비례합니다. 국어 자음의 공명도는 '장애음<비음<유음'의 순서입니다. 공명도가 클수록 자음적인 성격은 약해지므로 음운론적 강도가 약해지고 공명도가 작을수록 자음적인 성격은 약해지므로 음운론적 강도가 약해지고 공명도가 작을수록 자음적인 성격은 강해지므로 음운론적 강도가 강해집니다. 음절의 초성은 강한 자음이 놓이는 것이 자연스럽고 음절의 종성은 자음이 오지 않거나 또는 오더라도 약한 자음이 놓이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이러한 경향성이 음절과 음절 사이의 결합에도 관여하여 이와 같은 음절 배열 제약을 낳게 되었습니다. 이 제약이 세부적으로 두 개의 하위 제약으로 나눕니다.
(1) 비음 앞에는 장애음이 올 수 없다.
- 이 제약을 어기는 형태가 만들어지면 장애음이 비음으로 바뀐다.
예) 국+민→[궁민], 업+무→[엄무], 얻+는→[언:는]
(2) 'ㄹ' 앞에는 'ㅁ' 이외의 자음이 올 수 없다.
- 이 제약을 어기는 형태가 만들어지면 후행하는 'ㄹ'이 'ㄴ'으로 바뀌거나 선행하는 자음이 바뀐다.
예) 능+력→[능녁], 독+립→(독닙)→[동닙], 권+력→[궐력]
단어에 대한 음운론적 제약
단어 구조 제약
음운론적 단어의 구성과 관련된 제약으로서, 음운론적 단어는 적격한 음소 배열과 음절형, 그리고 음절들의 올바른 배열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들은 음소 배열 제약, 음절 구조 제약, 음절 배열 제약으로 포착됩니다. 음소나 음절에 대한 제약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경우, 곧 음운론적 단어에 대한 정보가 반드시 필요한 제약만을 포함합니다.
단어의 첫머리인 어두 또는 단어의 끝부분인 어말의 구조를 제한합니다. 단어의 중간인 어중의 구조는 음소 배열 제약이나 음절 배열 제약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두나 어말의 제약도 음절 구조 제약과 중복되는 것이 적지 않습니다. 국어의 순수한 단어 구조 제약은 그 수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1) 'ㄹ'에 어두에 올 수 없다.
- 이 제약을 어기는 형태가 만들어지면 'ㄹ'이 'ㄴ'으로 바뀌거나 탈락한다.
예) 로동(勞動)→[노동], 리해(理解)→[이:해]
(2) 어두에서 '이'나 'y' 앞에 'ㄴ'이 올 수 없다.
- 이 제약을 어기는 형태가 만들어지면 'ㄴ'이 탈락한다.
예) 녀자(女子)→[여자], 닉명(匿名)→[잉명]
이 제약은 고유어나 한자어에만 적용됩니다. 그래서 고유어 중에는 단어 구조 제약을 어기는 형태가 발견되지 않으며, 한자어의 경우에는 소위 두음 법칙이 적용됩니다. 한편 외래어는 단어 구조 제약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r'이나 'l'로 시작되는 외래어들(라일락, 로켓, 리본 등)이 모두 'ㄹ'로 시작하는 것은 이와 관련됩니다.
단어 배열 제약
음운론적 단어 사이의 결합을 제한하는 제약입니다. 그런데 어떤 언어든지 단어 배열 제약은 그 수가 매우 적습니다. 음운론적 단어는 그 내부에는 휴지를 둘 수 없지만 앞과 뒤, 즉 양 끝에는 휴지가 올 수 있습니다. 휴지에 의해 단절될 수 있는 단위들 사이의 배열 제약은 존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단어와 단어 사이의 경계는 음소 경계 및 음절 경계와도 일치하며 따라서 단어의 배열에는 음소 배열 제약이나 음절 배열 제약이 활발하게 작용합니다.
* 자음으로 끝나는 단어와 'ㅣ' 또는 'y'로 시작하는 단어는 결합할 수 없다.
- 이 제약을 어기는 형태가 만들어지면 단어 사이에 'ㄴ'이 첨가된다.
예) 가족 여행→(가족녀행)→[가종녀행], 입 열다→(입녈다)→[임녈다]
이 제약은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폭넓게 적용하지만 '헛일[헌닐], 짓이기다[진니기다], 맨입[맨닙]'과 같이 자음으로 끝나는 접두사와 단어 사이나 '색연필[생년필], 밭이랑[반니랑]'과 같은 합성어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접두사는 의존 형태소이며, 합성어는 그 내부에 휴지를 둘 수 없는 하나의 음운론적 단위입니다.
참고자료
이진호(2014), 국어음운론 강의(개정판), 삼경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