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4인의 장수 전문가가 공개하는 장수비법

[박윤영]

Health |4인의 장수 전문가가 공개하는 장수비법

기사입력 2008-05-18 21:54 |최종수정2008-05-18 22:00

◇“백세인들은 스트레스도 즐겼다”◇

●권인순 서울백병원 교수-“생활 습관 교정만으로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 되었다.”

●박상철 서울대 교수-“백세인들은 어려운 환경에 적응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을 했다.”

진시황제가 꿈꿔왔던 무병장수시대가 도래하는 오늘날, 백세인들의 불로초는 무엇일까? 그들이 살고 있는 환경은 산 좋고 물 좋은 청정지역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혹독한 지역에서 살고 있는 백세인들도 많다.

오키나와 장수촌 백세인들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태풍이 계절마다 그리고 해마다 끝없이 불어오는 지역에 사는 그들은 장수를 누린다. 그들은 태풍이라는 자연적 재해를 웃으면서 받아들이고, 오히려 스트레스를 즐기면서 살아가고 있다.

결국 스트레스가 이들에게 ‘불로초’인 셈이다. ‘장수’라는 축복을 받은 이들은 1993년 오키나와에 ‘장수 일본 넘버원’이라는 기념탑을 세울 수 있었다.

단명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불리는 ‘스트레스’가 이들에게는 어떻게 불로초로 작용했을까.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한 ‘100세 건강 심포지엄’에서 4명의 장수전문가가 풀어놓은 백세인 비법을 살펴본다.

“본인 뜻을 적극적으로 개진해야”

국내 최북단에 위치한 통일전망대 아래인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이곳에 6·25 동란을 겪으면서 7남매를 모두 온전하게 건사한 백세인이 오늘도 환하게 웃으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올해로 101세의 박응섭 할아버지는 건장한 모습으로 이웃들에게 동네어른으로서의 대접을 받는다.

서울대학교 박상철 노화고령사회연구소장은 박 할아버지처럼 삶의 질을 높이며 살아가는 백세인들의 특징에 대해 ▲많은 움직임 ▲환경에 대한 적응 ▲철저한 원칙 ▲감정에 대한 솔직함 ▲반복학습 등 5가지로 요약했다.

백세인들은 한결같이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다. 만성질환인 초고령자들을 제외하고, 낮과 밤 상관없이 밭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전라남도 곡성군 석곡면에서 만난 이판순 할머니(100세)는 여전히 밭농사를 혼자 짓고 있었으며, 강원도 횡성군의 권순경 할아버지(98세)는 스스로 개발한 맨손체조를 지금도 하루에 15번 정도 반복하고 집안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여전히 본인의 뜻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면서 부지런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오래 살아가는 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 가지 어려운 환경적 요인들을 극복해 살아남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환경적 위해 요인과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을 모두 슬기롭게 이겨내는 방법을 이들은 익히고 있는 것. 실제로 백세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을 찾아가보면 반드시 공기와 물이 좋은 곳만은 아니다. 때로는 험한 산속 마을이기도 하고, 때로는 추운 지방이거나, 더운 지방이기도 하는 것을 보면 지형적·기후적인 요인들이 반드시 중요한 특징은 아니다. 오히려 어려운 환경에 적응·극복하는 노력을 해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평균 수명의 연장에 따라 치매율이 크게 증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이가 들었다고 반드시 사유능력이 감퇴된다고 볼 수 없다. 노화에 따라 직접적인 기억과 학습능력은 저하될 수 있어도 연계에 의한 연상능력을 통한 종합적 판단과 창의력은 결코 저하되지 않기 때문이다.

“늙어도 창의력은 저하되지 않아”

일반적으로 백세인들의 식품패턴은 기존의 통념적 상식과 매우 반대되는 전통적 식단이다. 주식으로 잡곡밥보다 흰쌀밥을, 부식으로 신선한 야채보다 반드시 데치거나 나물로 무친 형태의 야채를 섭취했다. 간장, 된장, 고추장 및 젓갈 등의 발효식품이 필수적이었고, 식사량에 있어서도 일률적인 소식보다 활동량에 따라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박 소장은 “한국적 전통식단만으로 백세장수를 누린 국내 백세인들의 식생활에 대해 보다 본격적이고 과학적인 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오래 산다는 의미의 ‘장수(長壽)’는 오늘날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긴 수명을 전제로, 질병에 시달리지 않고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백세인들은 늙을수록 더 아플 거라는 예상을 뒤엎는데, 미국의 뉴 잉글랜드 백세인 연구를 보면 가장 잘 알 수 있다. 이들 백세인들은 노화 관련 질환이 지연되거나 아예 없는데, 그들의 90% 이상이 92세가 될 때까지 체내기능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또 75%가 95세에도 마찬가지로 기능을 유지하고 있어서 사망 직전까지 노화 관련 질환의 고통과 기능 장애가 없는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다.

성공 노화의 대표적인 예는 1997년 122세의 나이로 사망한 프랑스의 장 칼망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녀는 기록상으로 세계 최장수 노인으로, 마지막 몇 년간 시력과 청력 장애를 가지고 휠체어 생활을 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120년을 건강하게 기능 장애 없이 건장한 삶을 누렸다. 한국의 최장수 노인이었던 대전의 엄옥군 할머니도 109세 나이에 정상적인 혈압과 혈당을 유지했고,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인지기능을 유지하고 있었다.

현재까지의 노화에 대한 연구를 보자면 노화에 관련된 인자는 유전, 환경과 생활습관이라고 알려졌다. 일란성, 이란성 쌍둥이 연구를 통해 추측한 유전적 요인은 약 20~30%라고 계산됐으며, 스스로 환경을 선택하거나 생활습관을 교정함으로써 장수를 누릴 수 있는 부분은 70% 이상을 차지했다. 제임스 F 프라이즈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활습관을 좋게 유지하는 경우에는 수명증가와 함께 만성 질환의 출현과 질병기간이 짧아진다. 즉 질병 이환의 축소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더 좋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이를 지지하는 연구결과가 미국에서 실시한 제 7일 안식일 교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데,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 금연 등을 수행하는 경우에 다른 이들보다 수명이 10년 연장된다는 점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 실제 미국의 장기 관찰 노화 연구결과에서도 1950년 이래 심혈 관계 질환 및 중풍 사망이 60%가량 감소했을 뿐 아니라 장애도 감소했다. 1999년 국립 장기요양노인조사 연구에서는 일상생활 활동 및 도구적 일상생활 활동의 기능 평가로 측정한 신체장애는 1982년 26.2%에서 1999년 19.7%로 감소, 기억력 검사 등으로 측정한 인지장애는 1982년 5.2%에서 1999년 2.7%로 줄었다.

서울 백병원 내과 권인순 노인병학과 교수는 “사망 전 질병 이환 및 장애기간은 감소했으며, 이는 노화 연구 결과로 볼 때 교육을 통해서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김현희 기자(wooang13@ermedia.net)

◇해외 백세인들은◇

“삶의 지혜가 장수 비결”

서울대 전경수 인류학과 교수는 100세 건강 심포지엄에서 “인간의 장수는 생물학적 및 문화적 현상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장수에는 비결이 없다고 말하는 전 교수는 살아가는 방법에서 지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삶은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 처리 방법에서 장수할 수 있는지가 판명된다는 것.

일본 오키나와에서 거주하는 가미야 다카시(101세) 씨는 매일 아침 7~11시 손도끼로 사탕수수를 수확한다. 그는 논과 밭 사이를 자전거로 이동하고, 식사시간은 30분 안팎이다. 그는 “당신이 식사하는 방법은 닭이 모이를 쪼아먹는 모습”이라며 “느긋하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겨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오키나와 백세인들은 매일 아침 조상의 위패인 ‘토토메’를 2~3시간 동안 물질적으로 씻기 위해서가 아니라 영적으로 씻기 위해 방문한다. 위패를 청소하는 것은 조상들과 다음 세대 간을 연결하기 위함인데, 이는 조상과 백세인, 백세인과 다음 세대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중국 타림 분지와 타클라마칸 사막 주변에 살고 있는 마호메트 아혼(116세) 씨는 아침식사로 차 한잔, 빵(Nan) 반 조각, 야패가 들어 있는 국수 한 그룻을 먹는다. 빵은 2000년 동안 위구르의 주요 요리였으며, 모양과 성분이 다른 50가지의 난이 있다. 점심을 먹지 않는 마호메트 씨는 저녁식사 때 시시카 밥, 불에 구운 양고기 다섯꼬치와 채소, 빵을 먹는다. 그는 하루에 여러 번 과일을 즐겨 먹는다.

핀란드 헬싱키 근처에 거주하는 아르스카 아르보넨(111세) 씨는 일주일에 한 번 사우나를 하고 심장 건강을 위해 초콜릿을 즐겨 먹는다. 그는 피마(시큼한 우유), 살구와 포도주, 레모네이드를 즐겨 마신다. 그는 38세에 담배를 끊었고 80세까지 계속해서 일을 해왔다. 매일 아침 10분간 가벼운 체조를 하고 방에 있을 때는 언제나 세계 각지의 소식을 듣기 위해 라디오를 켠다.

이탈리아 사르다냐에 사는 지오바니(94세) 씨는 매일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전에 60마리 이상의 양들과 함께 마을 뒷산에 오른다. 산을 오르는 동안 그는 반복해서 몇 번씩 차례로 개별적인 양의 이름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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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 전문가 인터뷰 한경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노노(老老)케어’ 공통체 시스템 만들어야”

▶Q흔히들 장수는 축복이라고 하는데, 왜 백세인들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나요.

A백세인들이 자신의 장수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몸이 아프거나 자식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등 험한 모습을 많이 봐서입니다. 유명한 3대 거짓말 중에 ‘오래 살고 싶지 않다’는 노인의 말도 있듯이, 모든 노인들은 본능적으로 오래 살고 싶어 해요.

하지만 삶의 질과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장수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죠.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장수 노인들이 품는 생각이에요. 다만 국내 노인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다소 높을 뿐이죠.

▶Q해외 백세인보다 국내 백세인들이 왜 더 부정적으로 생각할까요.

A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생산성 문화와 개인주의 문화, 국가적 보조 등이 해외 백세인들을 웃게 합니다. 삶의 질이 좋을수록 긍정적으로 변하잖아요. 하지만 수명이 연장된다는 것은 만성질환으로 건강하지 못한 기간의 연장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해외 백세인들은 장수에 대해 ‘성취했다’는 인식을 갖죠. 이는 정부 차원에서 노인들을 위한 보조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국내 노인보다 건강상태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어요. 이는 장수에 대한 개념을 보편화시킬 수 있었던 주요 원인이에요. 따라서 앞으로 국내에서도 정부 보조금을 보다 확대해나가야 합니다. 노인들을 위한 정책을 계속적으로 늘려가야 장수가 보편화될 수 있어요. 오래 사는 건 당연한 ‘사실’이지만, 단순히 수명이 연장된다는 건 의미가 없잖아요.

▶Q백세인이 증가하는 만큼 가족관계도 변화하고 있는데…．

A지난해 어떤 제약회사가 ‘5세대 가족을 찾습니다’라는 행사를 실시했어요. 이는 수명연장으로 가족의 역사가 길어진다는 의미예요.

예전에는 부모님들이 자식들을 많이 낳았지만, 이제는 하나 낳아 잘 기르자는 인식이 강하잖아요. 백세인들이 증가할수록 밑으로는 줄줄이 세대가 이어진다는 뜻이죠.

또 평균 수명이 길어질수록 이혼율도 많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어요. 이는 황혼이혼의 증가를 의미해요. 예를 들어 70세가 됐을 때 ‘이 사람과 15년을 더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차라리 이혼을 결정해버리는 거죠. 따라서 백세인의 증가는 부부관계를 보다 중요시 여겨야 한다는 인식도 같이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의 해체는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사회적 문제로 변질돼버릴 테니까요.

▶Q백세인에 대한 정부 정책도 많은 변화가 필요하겠네요.

A현재 국내에서 노인들을 보조하는 정책은 미약한 편이에요. 자녀의 유무로 보조정책을 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자녀가 없는 노인들이 윤택한 삶을 살고 있고, 자녀가 있는 노인들이 건강이나 주거환경이 좋지 않아요.

고령화 사회에서는 고령노인이 백세인들을 보조해주는 시스템으로 가야 합니다. 시골 노인들이 도시 노인들보다 건강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공동체 시스템 속에서 장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에요. 서로 도와주는 상부상조 사회에서 고령노인이 초고령노인들을 보살펴주고, 또 그 아래 노인들이 고령노인들을 도와주는 형식이죠.

이들은 남을 도와준다는 봉사활동 속에서 삶의 의미를 되찾고 보다 건강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어요. 이는 가족 중심의 요양으로는 더 이상 고령노인들을 보살필 수 없어요. 어느 한 지역에서는 ‘노노(老老)케어’라는 시스템을 만들어 노인들이 노인들을 보살펴주고 있어요.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자신이 오래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군요.

▶Q장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A장수는 축복입니다. 더 이상 장수에 대해 죄책감을 갖지 않는 사회, 많은 이들이 축복해주는 사회로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가족들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우리의 인식 전환도 절실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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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창덕여고, 서울대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아동학부 교수직에 부임, 2003년 한국노년학괴 부회장을 지냈다. 2005년 한국가족관계학회장에 부임, 현재는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박윤영]

교수님 허락없이 올려 죄송합니다. 좋은자료 같아 제카페에 가져가고 올렸답니다. 필요없으시면 지워버리셔요. 그럼! 학교에서 뵙겠습니다. 토요반 박윤영올림

[이수영교수]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