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놈입니다. 그냥 같은 반이죠. 그 애요? 그 애가 누구냐구요? 우리 학교에서 유명한 여자애 하나 있습니다. 이름은 박지은이라고 꽤 예쁜 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걸로 유명한 애는 아닙니다. 지기 싫어해서 성적은 상위권이고 거이 만능이죠. 하지만 언제나 남자가…
"사귀자"
라고 하면 그 애 대답이 뭔지 압니까?
"살모사 100마리 잡아와봐! 그러면 생각해볼께"
참… 거절도 아닙니다.
"오늘 미션은 뭐래? 아니 그 승철이 놈 미션말이야!"
"아! 승철이는 청개구리를 100개 사오라는데"
"야… 그래도 이번거는 약했다"
솔직히 승철녀석한테는 약한 겁니다. 그래서 아무도 박지은하고 사귄 남자가 없죠. 있으면 그 놈 면상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상당히 많은 남자를 찬 박지은이 좋아할 놈이면 없는데 말이죠.
"시원아! 넌 도전 안할꺼야? 그래도 너 따르는 여자애들은 많잖아!"
"필요없어. 또 나도 다른 놈들처럼 차여서 웃음거리 되게?"
"그런가…? 어! 박지은이다"
친구놈은 곧바로 목이 돌아가더군요. 저는 천천히 돌아갔습니다. 예쁘다는 건 인정하지만 제 타입은 아니거든요. 그 애는 그냥 좀 예쁘게 생기고 능력이 뛰어나서 그런거지 제 타입은 저렇게 튀는 애는 딱 질색입니다.
"저기… 시원오빠"
"응?"
"이거 지은언니가 전해달래요"
편지입니다. 뭔가 제 머리 속에서 계산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솔직히 박지은 저 년은 내가 보기에는 정말 별로거든요. 모든 걸 알겠습니다. 이렇게 시켜서 관심이 있다고 남자가 착각하게 한 다음에 남자가 고백을 해오면 차버리는 거죠. 그러면 시선은 다 저 년으로 끌리죠. 그 전 이야기는 싹 없애버리는 거죠. 저는 그 걸 전달해준 애를 쳐다봤습니다.
"나 저 년 무지 무지 싫거든. 니가 이렇게 심부름 해주는게 싫어서가 아냐"
저는 편지를 갈기 갈기 찢었습니다. 그 애는 눈이 휘둥그레 지고는 저를 쳐다보더군요. 뭐 이런거에 놀라다니… 1학년인 이 애는 순진한 모양입니다. 꽤 귀엽게 생긴게 말이죠.
"지은 언니 편지를 찢어버린 사람은 시원오빠밖에 없어요"
"그래? 그러면 나는 교실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교실로 돌아가서 생각했습니다. 다음에는 무슨 작전으로 나올꺼냐 박지은… 내가 감히 그 작전에 넘어갈 것 같냐?
"시원아, 뭐 좋은 일 있냐?"
"아니, 별로 좋은 일은 아닌데… 그게 학교를 뒤집을 것 같아"
승철놈에게는 좀 미안하군요. 내가 그 년의 정체를 불면 내가 그 년에게 고백하지 않은 사람 중 하나니까 나는 상관 없지만 고백한 놈들은 오히려 바보로 만드는게 아닌지 하구요…
"야! 진시원 나와봐!"
드디어 박지은 년의 등장입니다. 지은 년은 끝까지 화가 나있더군요. 왜그러세요? 자기가 해 놓은 짓이면…
"너 도대체 뭔데 니가…"
갑자기 자기가 편지를 보냈다는 걸 들킬까봐 뒷 말을 못 하더군요. 너는 살짝 웃었습니다.
"교실로 돌아가. 너랑 나랑 아는 사이니?"
"너…"
뭔가 할 말이 있는지 입은 움직이는데 소리를 안내더군요. 니 생에 이런 날이 올 줄 누가 알았냐? 꼬리가 길면 잡히는 거다. 그 년은 아주 열을 빡빡 내면서 나가더군요. 그 날 웃으면서 야자를 끝냈습니다.
"저… 시원아"
박지은이 기다리더군요. 내가 니 년의 정체를 모르겠냐?
"나 이 때까지 그런거 다 너의 시선을 받고 싶어서였어. 나쁜 의도는…"
"하지만 결과는 나빠. 그걸 된거지?"
그리고 그 년은 냅뒀습니다. 저런 년하고 친하게 지내면 물듭니다. 그러고보니 그 심부름 하는 애는 저 년하고 친하게 지내던 것 같은데…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냅둬습니다.
"저… 시원 오빠"
"아! 저번에 그 애구나"
그 심부름 했던 애였습니다. 거거 뭔가 안절부절 하더군요.
"왜? 박지은 그 년이 보냈어?"
"그 년이라뇨… 언니예요"
"근데 너 하나 물어보자. 너 왜 박지은한테 잡혀가냐?"
"그건…"
갑자기 말을 못하더니 훌쩍 훌쩍 울더군요. 당황했습니다. 내 앞에서 일부러 연기하면서 우는 년들은 많았지만 이렇게 우는 년은 처음이거든요.
"제가 컨닝을 했다가 모함 받았을때 혐의를 벗겨준게 지은 언니였어요"
"그거 때문에?"
"네…"
또 이런 생각도 들었다. 과연 그 년이 혐의를 벗겨준걸까? 아니면 원래 혐의가 벗겨지는 거였는데 그 년이 약간 도움을 준 걸까?
"너 따라와봐라"
"싫어요"
나는 그 애의 손목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박지은을 찾아다녔죠. 박지은은 제가 오는 걸 보고 좋아하더군요. 그럼요 안 넘어가던 놈이 자기를 찾아왔는데 안 좋아하겠습니까? 하지만 제가 그 애 손목을 잡은 걸 보고는 도끼눈이 되더군요.
"야 박지은"
"응?"
"그렇게 일부러 귀여운 척 하지마. 쏠려"
"뭐?"
"하지 말라고 했잖아, 씨…"
"그런 욕쓰면 안되요 둘 다"
"박지은! 내가 다 불길 원해? 아니면 이 애 줄래?"
"무슨 말이야? 수현이는…"
"불어?"
박지은의 표정이 굳더군요. 어쨌든 그렇게 저는 거래가 끝날 줄 알고 그 애를 데리고 갔습니다.
"저기…"
"야. 너 이제 내 말 들어야되는 거다"
"저, 시원 오빠. 전…"
"그래. 첫번째 명령을 내려야겠지"
"예?"
눈이 동그레지더군요. 귀엽기는 합니다. 어쩔 줄 몰라하더군요.
"키스 100번 해봐!"
"예에?"
"박지은 그 년이 남자한테 잘 하는 말이잖아. 그러면 많이 들었을 거 아냐"
"그게… 전…"
저는 가볍게 그 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이 애가 저한테 키스 100번 하려면 꼬부랑 할아버지때까지 기다려야 될 것 같군요. 그래도… 하나 잘 건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