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악기를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노래를 안 부릅니다.
음치 박치이기 때문이지요.
그 열등감을 악기 배움으로 해결하고 싶은 심리 때문인지 악기에 대한 집착이 좀 있습니다.
기타, 오카리나, 색소폰, 오르간 등등
하지만 초급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퇴근 후 틈틈이 드럼을 배웠습니다.
급기야 전자드럼까지 구매했는데 이틀 만에 수험생이 있는 아래층에서 올라왔습니다.
엄청나게 혼나고 나서 요즘 기타로 바꾸어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유튜브 강의를 초급부터 따라가고 있었는데 무척 지루합니다.
방법을 바꾸어 재미있는 노래 한 곡을 마스터하려고 고르고 고르던 중,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기타 전주, 간주, 멜로디 다 좋은데 너무 어렵네요.
뽕짝은 처음 틀 때 죄책감이 있어서 그렇지!
그것만 넘어서면 착착 감기는 것이 좋기는 좋지요.
반복해서 듣다 보니 가사가 참 멋집니다.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 보렴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사이로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 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밤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올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125) 최백호, 함춘호 낭만에 대하여 2011 - YouTube
가사를 듣고 있으면 시나리오를 읽고 있는 듯
빛바랜 영상 한편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궂은 비 내리는 날(실외 공간+시간)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실내 공간)
밤늦은 항구에서(넓은 공간)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좁은 공간)
무심한 듯 툭 들어간 “그야말로” 이 부사 하나가
컷 편집 효과와 줌인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헤어질 결심의 “마침내”와 같은 여운도 주고요.
실없이 던지는 농담 사이로(소리)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 보렴(소리)
사운드가 겹쳐지며 농담하는 마담의 새빨간 입술에서 전축으로 장면전환,
휘어진 레코드 판 위를 전축 바늘이 꿀렁꿀렁 넘고 있는 것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시공간을 축약하는 후레쉬(?)백도 느껴집니다.
운율을 지키면서도 단어 하나, 글자 하나 낭비가 없네요.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이별의 (사랑의) 달콤함이 있겠냐만은...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에 미련이야 있겠냐만은...
나이 들면 시들어서 사라지고 덤덤해질 줄 알았는데
감정은 말라 비틀어졌어도 지나가는 바람에도 사그락 시린 소리를 내나 봅니다.
불현듯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을 인지하고...
가슴 한 켠 허전히 비어 있음을 느끼며...
이별도 달콤함이라 합니다.
그리움을 낭만이라 합니다.
애써 부인했던 역설이라 더 와닿습니다.
1절 2절, 데칼코마니 같은 목적과 형식 위에
한 문장 한 문장이 주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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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에 대하여”를 들으면서
예전에 보았던 미스터선샤인의 한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신문에서 작금을 낭만의 시대라고 하더이다. 그럴지도.
개화한 이들이 즐긴다는 가베, 불란서 양장, 각국의 답례품들,
나 역시 다르지 않소.
단지 나의 낭만은 독일제 총구 안에 있을 뿐이오
혹시 아오?
내가 그날 밤 귀하에게 들킨게 내 낭만이었을지.“
(125) EP3-10 낭만의 시대에 서로의 존재를 깨달은 이병헌-김태리 💗 (Feat. 대사 맛집) | #미스터션샤인 - YouTube
확실히 낭만은 울림이 있는 단어 같습니다.
요즘은 습관처럼 사전을 자주 찾아봅니다.
아는 단어도 사전을 찾아 확인하면 의외의 정보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 재미가 쏠쏠하지요.
스마트폰의 간편함이 주는 최고의 혜택 중의 하나입니다.
낭만주의(浪漫主義)=로맨티시즘(Romanticism)
낭만(浪漫)은 불어 로망(Roman)을 소리 나는 대로 한자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러시아-노서아(露西亞)나 커피-가배(珈琲)... 처럼요.
최백호는 ”낭만에 대하여“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로망(Roman)과 노망(老妄)을 혼동해서는 안 되겠지요.
첫댓글 이제 와 세삼 이 나이에... 생각해보니 성당 교사쌤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연주에 반해버려서 클래식기타 구입하고 배웠던 기억이 나네요ㅎ 시소님 열심히 연습하셔서 멋진연주 들려주세요~~ 화이팅!!^^
언제나 잼나고 흥미로운
잘 봤습니다.
로망과 노망을 혼동해선
안된다는 말이 새삼스럽네요
이젠 그럴 나이가 ㅠㅠ
저에게도 기타와 기타교본이 있는데..ㅎㅎ
저는 최백호의 ''보고싶은 얼굴'까지 연습하고 못했지만요..ㅠ
생각을 글로 표현하시는 능력이 부럽습니다^^
포크송100곡 노래책...참 옛날에 기타코드 잡고 폼 잡고 고함 좀 질렀더니 누나가 야~고마 좀 해라 니 목 아프겠따...
기타를 꺼내야되나 말아야되나,,
낭만에 대하여~
넘 좋은 노래입니다.
저도 못하는 노래이지만 지금 한번 불러보고 자야 겠네요ㅋㅋ
궂은비 내리는 날~~~^^
아~~옛날이여..
기타치는 폼이 멋있어 기타 구입하고 음도 잡아보기전 슈웅~~소각장으로..
아~~ 대포카멜도 폼이 멋잏어 구입하고 제데로 사용도 못해보고~~
슈우웅~~~
이제 와 세삼 이 나이에~~
배우기는 거시기하고
대신 시소님의 기타치는
멋찐 모습을 상상 하며..
재미지게 읽고갑니다.
대포카멜은 또 뭐야?
탱크는 알아도...
@비소리 대포같이 큰 망원렌즈 단 카메라
@찐이야 아...ㅎ
멋지게 사시네요.
제가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혼술하며 가끔 듣는데
이제 낭만조차 잃어버린 채 사는 거 같아서 슬퍼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