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제15구간(금촌역 - 임진각) : 2013. 7. 28(일) 오전 흐림, 오후 비
통일공원에서 육탄십용사충용탑, 개마고원반공유격대위령탑, 충현탑을 바라보며 산화한 용사들의 뜻을 기리고, 임진각의 철도중단점 기념물, 망배단, 자유의 다리, 소망을 담은 많은 리본을 바라보며 우리 분단의 역사를 되새기고 조국의 통일을 기원해 보는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1) 총괄자료
① 도보코스 : 금촌역 2.2km ▶ 영태 삼거리 2.1km ▶ 월롱면사무소 2.8km ▶ 주라위 삼거리 3.6km ▶ 통일공원 1.2km ▶ 문산 사거리 1.5km ▶ 여우고개 사거리 2.9km ▶ 마정교차로 1.7km ▶ 임진각 계 18.0km
2) 도보자료
① 시간대별 도보일정(생략)
② 도보 여행기
오늘은 국토종단 도보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 코스는 18km정도로 거리가 짧아 여유가 있는 마음이다. 일요일이라 아침에 성당에 갔다가 부근에 있는 순대국집에서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하였다.
오전 8시50분 집에서 출발하여 지하철 3호선과 경의선을 타고 어제 일정을 마쳤던 금촌역에 도착하니 오전 10시5분이다. 비가 왔는지 땅이 많이 젖어 있고 하늘은 구름이 가득하다.
금촌역에서 왼쪽방향으로 출발하여 조금 지나니 아동 사거리가 나오고 직진하여 조금 더 진행하니 파주여자고등학교 입구 앞 사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왼쪽 방향으로 진행한다. 여기서 직진하면 금촌 신사거리가 나오고 1번 국도와 만나게 되는데 지름길이라 왼쪽방향으로 진행한 것이다. 아동 제1교를 지나고 파주여자고등학교를 지나 삼거리에서 1번 국도와 만나게 되고 1번 국도를 따라 왼쪽방향으로 조금 진행하니 영태 삼거리가 된다. 왼쪽에는 경의선 철로가 나란히 지나고 조용한 시골길을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나는데 햇볕이 나지 않는데도 습도가 높아서 그런지 땀이 많이 난다. 오늘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걱정스러우나 아직까지 비는 내리지 않아 참으로 다행스럽다.
10여분 진행하니 도로 밑으로 경의선 철로가 지나가는 지점을 지나게 되고 다시 10여분 진행하여 월롱 삼거리에서 왼쪽방향으로 조금 들어가 오전 11시경 월롱면사무소에 도착하였다. 아담하게 면사무소 건물이 자리 잡고 있고 앞에는 주차장인데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없어 한산하다.
월롱면사무소
다시 월롱 삼거리로 나가 좌측방향으로 1번 국도를 따라 진행하니 월롱 교차로가 나오는데 여기서 계속 직진한다. 이어지는 월롱교 밑으로는 새벽에 비가 많이 왔는지 흙탕물이 많이 흐른다. 20여분 더 가 봉암교를 지나니 오른쪽에 경의선 파주역이 보이고 이어서 도로 밑으로 경의선 철로가 지나가는 지점을 지나 주라위 삼거리가 나오는데 오른쪽 방향은 법원읍과 파주읍으로 가는 방향이고 계속 직진하게 된다.
주라위 삼거리를 지나서부터는 시골길처럼 한가한 도로가 이어지고 도로 양쪽에 나무가 우거져 가벼운 기분으로 걷는다. 봉암5리, 봉암3리, 봉암4리, 봉서리를 지나고 통일공원 앞 사거리를 지나 12시31분 통일공원에 도착하였다.
통일공원 표지석
통일공원 표지석을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가니 한가운데에 육탄십용사충용탑(肉彈十勇士忠勇塔)이 우뚝 세워져 있고 개마고원반공유격대위령탑(蓋馬高原反共遊擊隊慰靈塔), 충현탑(忠顯塔), 살신성인탑(殺身成仁塔) 등 많은 추모의 탑이 세워져 있다. 공원 아래쪽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새겨진 통일 기원석이 통일에 대한 우리 겨레의 절실한 마음을 느끼게 한다.
육탄십용사 충용탑
육탄십용사충용탑은 1949. 5. 4. 북한군에게 빼앗겼던 송악산 주변 10개의 적기관총진지에 10명의 용사가 박격포탄을 안고 육탄으로 돌진하여 진지10개를 폭파하고 산화함으로써 송악산 주변에 있던 비들기고지, UN고지를 탈환하였는데 이 용사들의 충혼을 위무하고 장한 얼을 후세에 기리기 위하여 세운 탑이다.
충현탑은 6.25당시 문산전투에서 산화한 육군 제3270부대 장병 2,385명의 호국 영령의 명복을 기원하고 후세에 전하기 위하여 세운 탑이다.
살신성인탑
살신성인탑은 2000. 6. 27. DMZ작전 중 부하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육군전진부대 수색대대장 이종명·설동섭 중령의 `참 군인정신'을 기리기 위해 건립했다. 이종명·설동섭 중령은 당시 수색대대 전·후임 대대장으로, 임무 인수인계를 위해 DMZ에서 수색작전을 펼치던 중 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잃었다. 사고 당시 이들 대대장은 추가적인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부하들의 접근을 만류하고 자신들의 총과 철모를 끌어안고 위험지역을 빠져 나왔다. 지휘관으로서의 군인정신과 부하 사랑을 보여줘 전군의 귀감이 됐다
통일 기원석
마음이 숙연해 진다. 이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 조국이 존재하고 이런 풍요로운 우리나라를 건설할 수 있었으며 내가 오늘 도보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정전 6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조상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또 다른 의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아! 이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지켜지고 이들이 뿌린 피 위에 다져진 우리의 조국, 우리의 조국은 영원히 번창하리라.
다시 도보를 시작하여 문산교를 지나니 도로 옆에 국도1호선과 경의선에 대한 안내도가 그려져 있다.
국도 1호선과 경의선 안내도
오후 1시경 문산4거리에 도착하여 오른쪽 방향에 있는 문산순대국 식당에 들어가 순대국으로 식사를 하였다. 아침에도 순대국을 먹었는데 우연하게 오늘은 순대국만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잘 참아 주었는데 얼마 남지 않은 지점에서 비를 만나게 된 것이다. 조금씩 시작한 비는 갈수록 세차게 변하여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 부으니 도로에는 순식간에 물이 넘쳐흐른다. 비속에 우산을 써도 발과 다리는 모두 젖어버린다. 비속에 20여분을 진행하니 여우고개 사거리가 나오고 37번국도 밑을 통과하여 직진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는 더 한적한 시골길 같은 분위기이다. 비는 계속 쏟아져 도로가 물바다가 되고 발목까지 물이 차는 곳도 수시로 지나게 된다. 하늘은 어두워 마치 저녁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차량들도 조심스럽게 오가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코스의 마지막을 그냥 쉽게 끝나게 하지 않으려는 하늘의 조화인 듯 무척 당황스럽다.
마정리 입구에서 계속 직진하여 이 도로를 개설할 때 세운 “통일로”라고 써진 표지석을 지나 10여분 진행하니 마정교차로다.
통일로 표지석
통일로(統一路)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은동 홍은4거리에서 은평구 진관내동 서울특별시 경계를 지나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에 이르는 총연장 43.33㎞의 도로로 1904년 경의선 철도 부설과 함께 실시된 일반국도 제1호선 건설의 기초가 되었다. 1971년 12월에서 1972년 3월에 걸쳐 일부 구간(서울시계~임진각)을 고속화도로로 건설하여 민족통일의 의지를 담아 통일로라 명명했다. 또한 통일로의 일부는 본래 서울에서 의주를 잇는 조선시대 9대 간선도로 가운데 하나로 의주로(義州路)의 일부였는데, 1979년 1월 서울특별시에서 의주로의 종점을 은평구 진관내동 서울시계까지 연장시키고 1984년 11월 홍은4거리를 기준으로 의주로를 세분하여 서울역-홍은4거리까지를 의주로, 홍은4거리-진관내동 서울시계까지를 통일로라 했다. 따라서 통일로는 현재 홍은4거리-진관내동 서울시계 구간(연장 6,85㎞)과 진관내동 서울시계-임진각 구간(연장 36.48㎞)으로 구분되어 있다.
여기서 1번 국도와 헤어져 왼쪽방향으로 진행한다. 오후 2시 55분 임진강역을 지나는데 웅장하게 지어진 임진각역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임진강역
조금만 일찍 왔으면 3시9분경 통과하게 되는 도라산역 기차를 타고 도라산역에 갔다가 올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계속 진행하니 마정교를 지나게 되고 임진각 관광지로 접어든다.
통일로 최북단에 위치한 임진각에는 실향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임진각 남쪽에 조성된 통일동산에는 반공전시관을 비롯하여 임진각지역전적비, 미군참전기념비, 판문점지역 모형도, 북한명소 안내 간판 등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이 길과 나란히 달리던 경의선이 임진각 부근에서 끊어져 있어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게 해준다.
철도중단점 기념물 앞의 멈춰 서 있는 기차를 보면서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 신의주까지 경의선이 이어달리기를 소망해 본다.
철도중단점
우리나라 분단의 아픔이 느껴지는 망향의 노래비, 망배단, 비가 오는 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뜻을 새기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망배단
나무로 만들어진 자유의 다리, 수많은 꽃과 태극기 물결로 덮여 있다. 비가 와서 조금 한가한 편이기는 하여도 많은 사람들이 관광을 하고 사진을 찍느라고 바쁘다.
자유의 다리
소망을 담은 수많은 리본의 물결, 우리는 너무나 많은 아픔을 간직하고 사는 민족인가보다.
소망을 담은 리본
6.25참전 기념비에는 “조국이 없으면 나도 없다고 되어 있다”.
그렇다. 우리는 우리의 조국이 있기에 세계를 누비며 자랑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자랑스럽게 살아갈 수 있도록 고귀한 피를 흘려 이 나라를 지켜낸 이들의 순국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
후손에게 물려줄 더욱 찬란한 조국의 건설을 위해 . . . .
6.25참전 기념비
도보로 갈 수 있는 길은 여기까지이다. 임진강역에서 도라산역까지 경의선 철도가 운행되지만 걸어서는 갈 수가 없다. 다시 임진강역에 도착하였다. 서울 52km, 평양 209km라고 나타내고 있는 표지판을 보면서 평양도 같은 우리나라임을 느낀다.
“걸어서 국토종단”이 끝났다.
하루 종일 걸어야 하는 아스팔트 길, 살이 익을 정도로 작열하는 태양, 무섭게 질주하는 트럭, 생각보다 힘들었던 일정이었지만 오늘 이렇게 마치고 보니 많은 보람이 느껴진다. 더구나 정전 60주년을 맞이하는 7월27일과 7월28일에 6.25의 상흔이 생생한 통일공원과 임진각 관광지를 둘러보면서 선조들이 흘리신 피 땀과 고귀한 희생정신을 되 세기는 기회가 되어 더욱 보람이 느껴진다.
통일이 되어 개성, 평양을 거쳐 신의주까지 우리의 땅을 거침없이 걸을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오기를 소망해 본다.
아! 자랑스러운 우리의 조국, 선조들의 피 땀으로 이룬 이 조국, 영원하여라!
[전 과정을 마쳤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분은
지식과 감성 출판사 발행의 "걸어서 국토종단(서해누리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긴 시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