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시야에 내린 재앙[왕상 22장]
[내용개요]
본장은 아합의 최후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본장에 이르러 이방인 아내 이세벨과 더불어 여호와 신앙과 이스라엘 전통에 크나큰 해악을 기쳤던 아합의 시대가 끝나고 있다. 내용을 보면 아합이 길르앗라못 탈환을 꾀하자(1-12절) 미가야는 아합의 패전을 예언한다(13-28절). 이어 아합이 길르앗라못에서 전사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다(29-40절). 그리고 여호사밧의 유다 통치와(41-50절) 아하시야의 이스라엘 통치가 기록되어 있다(51-53절). 아합의 출정 계획은 사실 자신의 의욕 외에도 여호사밧과의 동맹, 다수 선지자들의 승리 예고 등으로 부추겨졌다. 따라서 어느 때 보다 자신감이 고무된 형편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거짓 영의 활동이 있었음을 아는 미가야의 눈에는 아합의 자신감이란 사상 누각이나 진배없었다. 이 전쟁에서 아합이 최후를 맞게 된 것은 인간의 계산을 초월한 하나님의 섭리를 느끼게 해준다.
[강 해]
아합과 벤하닷이 약조한 이스라엘과 아람간의 평화 조약은 오래 가지 못하였습니다. 아합의 지나친 욕심이 아람과의 3차 전쟁을 야기시켰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전쟁은 곧바로 아합의 비극적 종말과 연계되고 말았습니다. 한때 하나님 앞에 진정한 회개를 하였던 아합이었지만, 그의 죄악 된 본성은 결국 그를 파멸의 길로 인도하였습니다.
1. 유다와 이스라엘간의 동맹
1) 아합과 여호사밧의 동맹
아벳 전투 후 이스라엘과 아람간에는 3년 동안 전쟁 없이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아합은 아람이 이스라엘에게서 오래 전에 탈취했던 길르앗라못을 다시 찾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다시금 아람과의 결전을 다짐했습니다. 이를 위해 아합은 자기에게 찾나온 유다 왕 여호사밧과 동맹을 맺어 함께 싸울 것을 제의하였습니다. 이에 여호사밧은 흔쾌히 승낙하였습니다.
a. 유다 왕 여호사밧(왕상15:24)
b. 길르앗라못(신4:43)
2) 변절한 선지자들의 잘못된 조언
여호사밧은 아람과 싸우기 전에 여호와의 뜻을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합에게 이러한 자신의 뜻을 전하자 아합은 400명의 여호와 선지자들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하나님의 뜻보다는 아합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그릇된 예언만을 하는 변절한 선지자들이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여호사밧은 아합에게 신실한 선지자를 다시 요구했습니다. 이에 아합은 진실로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엘리야처럼 당시에 신실한 선지자들 중에 하나인 미가야 선지자를 오도록 명령하였습니다. 그리고 아합과 여호사밧은 사마리아 성문 어귀에 앉아 있었습니다. 이때 400명의 선지자 들 중에 하나인 시드기야가 왕 앞에 나왔습니다. 그는 여호와께서 아람 사람들을 진멸할 것이라고 예언하였습니다. 이에 다른 선지자들도 동의하였습니다.
a. 세상 끝 날의 거짓 선지자들(마24:11-12)
b. 하나님의 선지자들(스5:2)
3) 미가야의 예언
아합 앞에 도달한 미가야 선지자는 담대하게 하나님의 뜻을 전하였습니다. 그는 전쟁에서의 패배와 아합 왕의 죽음을 경고하였습니다. 그리고 400명의 선지자들이 거짓말하는 영으로 아합을 속여 아합을 죽음으로 이끌고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이 같은 미가야의 예언은 충격적인 것이지만 아합 왕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시드기야는 미가야의 뺨을 치며 그를 모독하였습니다. 그리고 아합은 미가야를 옥에 가두도록 명령하였습니다. 이때 미가야는 마지막 경고의 말을 아합에게 하였습니다. 이는 아합 왕이 전쟁에서 평안히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예언이었습니다.
a. 뺨을 때림(애3:30)
b. 옥에 갇힘(대하16:10)
2. 길르앗라못에서의 전투
1) 변장하는 아합 왕
미가야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합과 여호사밧은 길르앗라못으로 갑니다. 아합은 미가야의 경고가 왠지 마음에 걸려 사병으로 변장하고, 여호사밧에게는 왕복을 입게 하였습니다. 영문을 모르는 여호사밧은 왕복을 입었습니다. 아람과 이스라엘 사이의 협정을 깨고 쳐들어온 아합에 대해 아람 왕 벤하닷은 분노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병사들로 하여금 이스라엘 왕만 공격하도록 명령하였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 왕복을 입은 여호사밧이 공격 목표다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여호사밧은 자신이 이스라엘 왕이 아님을 소리질렀습니다. 이에 아람 군사들도 그가 아합 왕이 아님을 알고 공격을 멈추었습니다.
a. 변장하는 요시야(대하35:22)
b. 병거의 장관 삼십이 인(왕상20:1)
2) 아합왕의 죽음
인위적인 방법으로 하나님의 경고를 퍼하고자 했던 아합은 결코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람 군사 한 명이 쏜 화살이 우연히 아합 왕의 갑옷 솔기에 정확히 맞혀진 것이었습니다. 이는 바로 하나님의 징벌이었던 것입니다. 그는 병거 바닥에 많은 피를 쏟고 죽음을 당했습니다. 결국 길르앗라못에서의 전투는 아람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이스라엘은 전쟁에서의 패배보다도 아합 왕의 전사라는 큰 손실과 슬픔을 당했던 것입디다. 아합의 시체는 사마리아로 돌아와 이곳에서 장사되었습니다. 아합의 병거는 사마리아 못 가에서 씻었습니다. 이때 개들이 와서 그의 피를 핥았습니다. 이는 아합에게 내려졌던 엄중한 심판의 성취였습니다. 아합 왕은 많은 양의 상아를 써서 왕궁을 치장하고 몇 개의 성도 건축했던 유능한 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역사상 전례 없이 바알 숭배를 강력하게 조장하였기에 그는 하나님의 심판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a. 아합의 죽음에 대한 예언(왕상21:19)
b. 우연히(삼하15:11)
3. 야호사밧과 아하시야의 통치
1) 여호사밧의 유다 통치
아합 왕의 즉위 4년에 남유다에는 여호사밧이 왕으로 즉위하였습니다. 그는 아사 왕의 아들로 25년 간 왕으로 통치하였습니다. 이 기간에는 건강이 악화된 아사 왕과 의 공동 섭정 3년 기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호사밧은 유다의 8명의 선한 왕 중 에 한 명이었으며 선왕인 아사 왕처럼 개혁자이기도 하였습니다. 여호사밧은 종교 및 재판 제도의 개혁을 이루는 등 많은 업적을 남긴 왕이었습니다(참조, 대하17-대하20). 하지만 그는 이스라엘과의 평화를 위해 아합과 사돈을 맺고, 산당을 없애지 못 한 몇 가지의 실책을 범한 왕이기도 하였습니다.
a. 왕이 된 여호사밧(대하20:31)
b. 여호사밧의 의로운 통치(대하17:3)
2) 여호사밧의 행적
여호사밧은 기적 같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모압과 암몬과 에돔의 연합군으로부터 민족을 구한 왕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남색하는 자들을 추방시키는 등의 종교 개혁에도 남달리 힘썼던 왕이었습니다. 그러나 여호사밧은 에시온게벨에서 해상 교역의 회복을 시도하고자 노력했으나 실패했습니다. 이때 이스라엘의 왕인 아합의 아들 아하시야의 도움을 거절하기도 합니다. 결국 여호사밧도 죽게 되어 그의 아들인 여호람이 즉위하였습니다.
a. 여호사밧의 부귀(대하18:1)
b. 여호사밧과 아하시야(대하20:35-36)
3) 아하시야의 이스라엘 통치
길르앗라못의 전투에서 전사한 아합의 뒤를 이어 아하시야가 이스라엘 왕으로 즉위하였습니다. 그는 부모에게서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하였기에 여로보암과 아합 같은 악한 길을 따라 악행을 답습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바알을 숭배함으로 하나님의 노를 격동시켰습니다. 그 결과 그는 치명적인 사고로 죽음이라는 심판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는 2년이라는 짧은 기간만 통치했던 왕이 되고 말았습니다.
a. 아버지를 본받는 아들의 죄(왕상15:26)
b. 여호와 앞에서의 악(삿2:11)
결론
아도니야의 왕위 찬탈 음모로부터 시작된 열왕기상은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우상 숭배 죄악을 지적하면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특별히 여호사밧과 아하시야의 대조적인 모습은 앞으로 전개될 유다와 이스라엘의 역사를 어느 정도 예감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열왕기상의 결론부는 자연스럽게 열왕기하의 내용과 접촉점을 이루고 있습니다.
[단어해설]
2절. 여호사밧. 유다 제4대 왕으로 히스기야, 요시야와 더불어 최고의 현왕으로 취급된다. 그는 25년 간의 통치 기간 동안 신앙 부흥 운동과 사법 제도의 완비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8절. 미가야. 엘리야와 동시대의 인물로 북이스라엘에서 활동한 선지자. 아합에 대해 비판을 하다가 옥고를 치르기도 하였다.
17절. 내가 보니. 여기서는 미가야가 하나님께서 특별히 알게 하신 계시를 보았음을 의미한다.
21절. 한 영. 원어 <j"Wr%h;:하루아흐>는 정관사가 있어 '그 영'이란 뜻이다. 여기서는 하나님의 영이 아니라 악령을 가리킨다.
27절. 옥. 원어 <tyIB':베이트>는 '집'을 의미한다. 이런 표현은 고대 이스라엘에서 감옥이 따로 없고 죄인을 개인 집에 감금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43절. 아사의 모든 길. 선왕들이 세운 신당을 모두 폐하고 어머니조차 우상 숭배를 이유로 폐위시킬 만큼 신앙이 뛰어난 아사 왕의 행적을 가리킨다.
45절. 권세. 원어 <hr:WbG]:게부라>는 형식적인 통치권이 아니라 실제적인 강력한 통치력을 의미한다.
50절. 여호람. 여호사밧의 뒤를 이은 유다 왕. 이세벨의 딸인 아달랴와 결혼하여 부친과는 달리 우상 숭배를 행하였다.
[신학주제]
미가야의 예언.
왕의 부름을 받은 미가야가 등장해 아합의 패전과 전사를 예언하는 장면이 본문에 기록되어 있다. 처음께는 아예 회의에 초대받지도 못했던 미가야가 그나마 부름받게 된 것은 유다 왕 여호사밧의 요청 때문이었다. 미가야의 등장은 거짓 예언을 일삼던 아합의 궁중 선지자들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왜냐하면 미가야는 이스라엘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어 뿔뿔이 흩어진다고 예언했기 때문이다. 이는 아합의 죽음을 예보하는 예언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미가야는 분격한 아 합의 명령으로 옥에 감금되지만 그의 태도에는 여전히 굴함이 없었다. 본장에서 서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두 예언간의 대립을 발견하게 되는데, 결국 이 대립이란 인간의 의도에 봉사하는 신탁과 하나님의 의도에 봉사하는 신탁간의 대립과 다름없다. 비록 하나님의 이름을 내걸고 있으나 궁중 선지자들의 신탁은 인간의 뜻이 더 앞서고 하나님의 뜻이 뒤에 놓인 거짓 신탁이었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간판으로 내걸고 선지자 노릇을 하지만 그 모든 활동이 다 하나님의 뜻은 아니다. 그 활동이 누구의 의도와 이익에 봉사하고 있는지 조심스레 관찰해 보아야 한다.
[영적교훈]
본문에서 길르앗라못을 탈환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합이 결정적으로 실수한 것이 있다. 그것은 그가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하나님의 뜻을 물을 때, 진정으로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외견상 아합은 400명의 선지자들에게 물음으로써 형식상의 요건을 만족시키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결정 과정이 처음부터 비판적인 인물의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 과정에서 유일하게 하나님의 참 뜻을 대언할 수 있었던 미가야가 제외되었던 것이다. 물론 경건한 왕으로 알려진 여호사밧이 이 과정에 대해 의혹을 품어 뒤늦게나마 미가야가 소환되긴 하였지만, 그것은 처음부터 이미 기울어진 아합의 결정을 공식화하는 형식적인 치레였을 뿐이다. 이와 같이 무슨 일에서든 자신의 결정에 유리한 증거만을 보고 이를 고수하려는 것이 편협한 인간의 일반적 성향이다. 특별히 하나님을 부인하려고 하는 인간의 죄악성이 그러함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