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 강의 교회 공동체 생활
“베드로의 말을 받아들인 이들은 세례를 받았다. 그리하여 그날에 신자가 삼천 명가량 늘었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어 나누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사도 2,41-42)
제12강의에서는 교회의 구성원과 평신도, 봉사와 생명 존중, 금식재와 금육재, 미사 예물과 교무금과 헌금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제1장 교회의 구성원 – 영상 교리 10
각자의 역할에 따라 복음화 실천하는 하느님의 백성들
“그분께서 어떤 이들은 사도로, 어떤 이들은 예언자로, 어떤 이들은 복음 선포자로, 어떤 이들은 목자나 교사로 세워 주셨습니다. 성도들이 직무를 수행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성장시키는 일을 하도록, 그들을 준비시키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에페 4,11-12)
1. 그리스도교인의 분류
하느님의 백성, 곧 그리스도교인은 하는 일에 따라 크게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로 나뉩니다.
성직자는 교회 안에서 성사 집전 등 거룩한 교역을 맡은 사람들인데요, 서품을 통해 품계를 받은 사람들로 주교, 신부, 부제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를 ‘교계’라고도 하는데요. 기원은 예수님께서 세상 마지막까지 지속할 교회를 세우시며, 사도들에게 사람들을 가르치고, 성화하고, 다스리는 특별한 권한과 임무를 부여하신 데 있습니다.
성직자 중 주교는 사도들의 후계자로 지역 교회, 곧 교구를 관할하고 일치의 중심이 됩니다. 주교는 또, 견진성사의 통상적인 집전자이며 성품성사의 수여자입니다.
신자들이 많지 않았던 시절에는 주교가 자신이 맡은 지역을 혼자 사목했습니다. 이후 신자 수가 늘어나고 사목 지역도 넓어지면서 협력자들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협력자가 바로 신부입니다. 신부는 주교에게서 본당 공동체의 직무나 일정한 교회 임무를 부여받습니다.
미사를 거행하고 성사를 집전하며 교리를 가르치고 본당 공동체를 이끌고 봉사합니다. 또한, 노약하고 나약한 이들, 병자들, 임종자들을 보살피며, 가난한 이들과 고통받는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입니다.
다음으로 부제는 전례와 사목, 그리고 사랑의 자선 행위를 통해 교회에 봉사하는 직무를 위해 서품된 사람들로 전례 거행에서 주교나 신부를 보좌합니다.
그럼 교황과 추기경, 수도자에 대해서도 알아볼까요?
2. 교황과 추기경, 수도자, 평신도
교황과 추기경은 모두 주교단에 속합니다. 특히, 교황은 주교단의 단장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사도들 중에 으뜸이었듯이 교황 역시 모든 주교들의 으뜸인 것입니다.
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내 양들을 돌보아라.”(요한 21,17)라는 당부를 남기셨듯이, 교황의 임무 또한 모든 신자가 진리 안에서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고, 주님 안에 머물 수 있도록 보살피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황은 가톨릭교회의 최고의 목자이자 스승으로서 신앙과 도덕에 관한 것들을 하느님의 도움 안에 교리로 선언하고, 자신에게 협력할 주교와 추기경을 지명하며, 우리가 공경할 분들을 성인으로 선언합니다.
그리고 교황은 전례 양식을 새롭게 도입하거나 변경, 폐지할 수 있으며, 공의회를 소집해 주재하고 폐회할 수 있습니다. 또 세상에서는 바티칸시국의 국가 원수로서 다른 나라 대표들을 만나고 온 세상에 복음의 빛이 비춰질 수 있도록 말과 행동으로 활동합니다.
추기경은 그런 교황을 보필하며 자문하는 사람입니다. 교회의 중대한 사항에 대해 추기경 회의를 통해, 그리고 개별적으로는 교황청 부서장, 교황 특사, 교구장 등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교황을 보필합니다. 그리고 80세 이하의 추기경은 교황을 선출하는 투표권과 피선거권을 가집니다.
수도자는 복음적 권고에 따라 자신의 소유를 포기하고 그리스도께 온전히 헌신하며 자신의 뜻과 의지를 하느님께 바치는 3대 서원을 통해 자신을 오로지 하느님께 봉헌하며 사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평신도는 성직자와 수도자가 아닌 모든 신자를 말합니다. 교회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인데요. 교회와 세상 안에서 교회의 사명을 수행합니다.
평신도는 곧 직업을 갖고 가정을 이루며 세상 가운데 살아가면서 교회와 세상 안에서 복음화 사명을 실천하는 이들입니다.
이렇듯 교회는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평신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성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소명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하나의 ‘하느님의 백성’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지체들입니다. “교회 안에는 다양한 봉사 직무가 있지만, 그 사명은 하나”(평신도 교령 2항)인 것입니다.
따라서 성직자는 성직자대로 신자들에게 봉사하고, 수도자는 하느님께 봉헌하는 삶을 살며, 평신도는 성직자들과 협력하여 자신이 받은 은총과 봉사와 활동으로 예수님 안에서 일치를 이루어 가는 일에 증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백성은 각자의 위치에서 인간 구원의 복음을 선포하여 그리스도의 예언자직에 참여하고, 하느님을 흠숭하고 자신과 세상을 거룩하게 하여 사제직에 참여하고, 세상만사가 하느님의 뜻에 맞도록 노력하여 그분의 왕직에 참여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783-786항 참조)
3. 교황청과 교구의 조직
1) 교황 선출
교황이 서거하면 추기경단의 수석 추기경은 교황의 사망 소식을 모든 추기경에게 알리고 추기경 회의를 소집한다. 추기경들은 교황 장례식을 9일장으로 거행한다. 교황의 장례와 선거 준비가 완료되면(교황 사망 후 만 15일이 지난 날부터 20일까지) 정해진 날 오전에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교황 선출을 위한 기원 미사를 장엄하게 거행한다.
그날 오후에 선거인 추기경들은 장엄 행렬로 바티칸 교황궁의 시스티나 경당으로 간다. 선거가 끝날 때까지 시스티나 경당은 철저한 봉쇄 구역으로 지정되어 완전 비밀을 보장한다. 교황 선거권은 80세 미만의 추기경들만이 가지며, 그 수는 최대 120명이다.
시스티나 경당에 도착한 선거인 추기경들은 정해진 서약문에 따라 외부 개입 배제와 비밀 엄수를 맹세한다. 교황 선거 방법은 비밀 투표뿐이다. 유효한 교황 선출을 위해서는 출석한 선거인 총수를 기준으로 3분의 2 이상의 득표가 요구된다. 추기경이나 주교가 아니어도 교황으로 뽑을 수 있다. 선출된 사람이 아직 주교가 아닐 때에는 곧바로 주교로 서품되어야 한다.
교황이 선출되면 선거인 추기경들은 새로 선출된 교황에게 경의와 순종을 표명하고 외부 사람들에게 교황이 선출되었음을 알리고 새 교황의 이름을 공포한다. 곧 이어 새 교황은 사도궁전의 로지아에서 로마와 전세계에 축복을 보낸다.
2) 교황청 기구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 2022.3.19.)에 따른 교황청 기구의 우리말 명칭
교황청 전체 구조는 국무원, 부, 기구로 되어 있고 부서별 직제는 장관, 차관, 차관보들로 되어 있다.
국무원에는 국무원 총리와 국무부, 외무부, 외교인사부가 있다.
부에는 복음화부, 신앙교리부, 애덕 봉사부, 동방교회부, 경신성사부, 시성부, 주교부, 성직자부, 축성생활부와 사도생활부, 평신도가정생명부, 그리스도인 일치촉진부, 종교간 대화부, 문화교육부, 온전한 인간발전 촉진부, 교회법부, 홍보부가 있다.
또한 사법기구로 법원이 있고 재무기구와 사무처가 있다. 그리고 변호인단과 성좌 부속 기관이 있다.
3) 추기경 선임
추기경(樞機卿)은 가톨릭 교회의 최고위 성직자이다. 사제품 이상을 받은 성직자 중에서 교황이 임명하며 사제품계에서 임명되면 주교품을 받아야 한다.
추기경은 바티칸 시국의 국가원수(교황) 후보자라는 위상을 감안하여 국제 의전상 귀빈급의 대우를 받는다. 추기경으로 서임되면 자동적으로 바티칸 시국의 시민권을 취득하게 된다.
추기경의 붉은색 옷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굳건히 하고 하느님 백성들의 평화와 가톨릭교회의 발전과 자유를 위해 기꺼이 피를 흘릴 수 있는 용기를 갖고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4) 주교 선임
어느 사제가 주교품 후보로 선정되면 교황대사와 교황대사관은 해당 사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며, 관계된 모든 사제들을 통해 결격 사유가 없는지 평판은 어떠한지 조사한다.
교황대사 측은 이러한 활동을 최대한 조용히 수행하며 모인 정보 및 평가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붙여 교황청에만 보고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주교 중 한 명이라도 반대하거나 대부분 사제가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거나 바티칸에서 볼 때 자격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주교로 승품되기 어렵다.
동료평가를 통과한 사제들을 교황청 주교부 혹은 전교 지역의 경우 복음화부에서 한 번 더 꼼꼼히 심사하는데, 학력에 행정가로서 실무능력까지 따진다.
교황청 평가를 통과한 3배수의 후보들을 교황에게 올리면, 교황이 마지막으로 평가서류를 확인하고 낙점한 사제가 주교로 임명된다.
보좌주교만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교황의 재가를 얻어야만 서품되기 때문에 교황청 공식 기관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에 서품 소식이 실린다. 가톨릭 교회법에서는 주교를 서품하는 데에 적어도 주교 3명의 안수가 필요하다.
교구장 주교는 교구 내에서 사목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가진다. 보좌주교는 교구장이 위임한 권한을 가진다. 주교에 의해 서품된 사제는 교구장의 위임을 받아 본당이나 특수 사목 분야에서 사목활동을 한다. 교구장 주교는 사제의 성무활동을 중지시킬 수 있는 권한도 있다.
5)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16개 교구의 교구장 주교와 보좌주교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국천주교의 다양한 공동관심사를 의논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주교회의에서는 성경, 가톨릭교회 교리서, 교회법전, 전례 예식서, 교황청 문헌, 성가책, 기도서 등 교회에 필요한 책들을 번역하고 출판한다.
제2장 평신도 – 영상 교리 11
현세의 일을 하며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사람들
“주 예수님을 믿으시오. 그러면 그대와 그대의 집안이 구원을 받을 것이오.” 9사도 16,31)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지체입니다.” (1코린 12,27)
1. 교회 안에서의 평신도
평신도란 성직자와 수도자가 아닌 모든 그리스도인을 말합니다. 또 성직자와 수도자와 같이 교회를 이루는 구성원입니다. 교회란 ‘하느님의 백성’, 곧 신자들의 모임으로써 신자들은 모두 세례성사로 지워지지 않는 영적인 표지인 인호를 받은 하느님의 자녀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로 구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회와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의 협력자로서 그리스도의 사명을 실천하는 점은 동일하지만 각자 삶의 자리에 따라 역할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성직자는 교회 안에서 성사를 집전하고, 수도자는 수도회 안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봉헌 생활을 하며, 평신도는 세상 안에서 하느님을 증언합니다.
‘세상 안에서’ 살아간다는 말은 가정과 사회적 상황 속에서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평신도는 자기의 소명에 따라 사회 안에서 현세의 일을 하면서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데 협력합니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 평신도의 참여란 성체 분배나 교리 교사와 같은 교회 직무에 참여하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교회로 사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평신도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 등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상의 모든 분야에서 복음의 빛이 비춰지도록 해야 합니다.
어떤 경우든지 교회의 가르침과 복음적인 방법 안에서 세상의 일을 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평신도는 이를 세례를 통해 참여하게 되는 그리스도의 사명, 곧 사제직과 예언자직과 왕직을 통해 이룹니다.
2. 평신도의 세 가지 소명
먼저 평신도의 사제직 소명이란 현세에서의 삶 그 자체가 하느님께 바치는 영적 예물이자 제사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당신을 봉헌하셨듯이 평신도는 자기 자신과 일상생활을 하느님께 봉헌합니다.
가정생활, 일상의 노동과 휴식 등은 물론 삶의 기쁨과 괴로움까지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영적인 제물이 되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평신도의 예언자직 소명이란 말과 행동으로써 복음을 선포하고 주저하지 않고 용기 있게 죄악을 밝히는 것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왕직 소명은 현세를 살아가면서 하느님 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죄의 유혹을 극복하는 영적 투쟁에서부터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고 섬기는 것까지를 포함합니다.
이렇게 평신도는 생활 전반을 영적 제물로 봉헌하며, 세상 어디서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 그리스도의 사명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평신도에게 그리스도인의 삶의 두 축인 기도와 활동은 중요합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고, 그것을 또 세상 안에서 실천하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도하고 깨어 있어야 모든 것 안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을 알아보고, 우리를 위해 희생 제물이 되신 예수님처럼 이 세상에서 참된 사랑의 증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평신도들의 소명이자 평신도들의 존엄성은 세례성사를 통해 주어지고 견진성사로 굳건해지며 성체성사의 영적 양식을 통해 길러집니다.
또한, 하느님을 향한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향주덕을 통해 세상 안에서 맡아야 할 사명을 올바로 수행할 힘을 얻습니다.
“모든 평신도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모든 시대의 모든 사람에게 세상 어디에서나 더더욱 널리 가 닿도록 노력하여야 할 빛나는 짐을 지고 있습니다.”(「교회 헌장」 33항)
“오 그리스도인이여, 그대의 존엄성을 깨달으십시오!”(성 대 레오 교황) 아멘.
3. 교구와 본당의 기구
1) 교구
교구는 교구장 주교님을 중심으로 하여 교구의 사목을 원활하게 하려고 여러 기구를 두는데 교구의 크기와 사목 방향에 따라 약간의 차이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교구장 주교님 아래에 교구장님을 대리하여 모든 것을 관할하는 총대리가 있고, 사무를 총괄하는 사무처, 평신도 단체들과 사제들의 사목을 도와주는 사목국, 교회의 재산을 관리하는 관리국, 신학생들과 예비 신학생들을 돕는 성소국, 청소년 사목을 돕는 청소년국, 사회사목을 돕는 사회사목국, 문화홍보국 등이 있다.
2) 본당
본당에는 교구장의 임명을 받아 본당 사목을 책임진 주임신부가 있고, 신자가 많은 본당에는 주임신부를 보좌하는 신부들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본당에는 수도회에서 파견되어 본당 사목을 돕는 수도자들이 있다.
본당에는 본당의 사무를 총괄하는 사무실이 있고 사제의 본당 사목을 돕는 사목회가 있다.
그리고 사목회에는 사목회장 아래에 부회장, 총무가 있고 기획분과, 전례분과, 교육분과, 재정분과, 시설분과, 선교분과, 사회사목분과, 노인분과, 청소년분과, 남녀구역분과가 있다.
각 분과 아래에는 소속 단체들이 있고 구역분과 아래에는 구역과 반이 있다.
3) 특수 사목 분야
특수 사목이란 본당 이외의 사목 분야를 말한다.
경찰 사목, 노동 사목, 노인 사목, 단중독 사목, 병원 사목, 빈민 사목, 사회교정 사목, 이주민 사목, 환경 사목, 직장 사목, 대학생 사목 등 그 분야가 광범위하고 이곳에서 일하는 사제들도 많다.
또한 교회에서 운영하는 학교, 출판사, 방송국, 여러 사회복지 기관에서 사목하는 사제들도 있다.
제3장 봉사 – 영상 교리 37
참된 봉사는 하느님 드러내는 것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마태 20,28)
하느님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셨기에 당신을 닮은 모습으로 우리를 창조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외아들 예수님을 우리에게 보내주셨으며, 우리의 보호자이자 협조자로 성령을 파견하심으로써 우리를 당신께로 늘 인도하고 계십니다.
1. 우리를 봉사로 초대하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 우리를 향하셨듯이 우리 또한 내 중심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향해 사는 것,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우리를 섬기러 오신 그리스도를 따라 세상과 하느님께 봉사합니다. 그것이 바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빛의 자녀가 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봉사는 또 우리의 일상생활을 보다 잘 이해하고 새겨 볼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그렇습니다. 우리는 봉사를 통해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같은 하느님의 자녀인 이웃에게 되돌려 줄 수 있습니다.
나의 시간, 나의 재물은 모두 다 원래부터 내 것인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하느님으로부터 거저 받은 것이니 하느님께 되돌려 드리는 것일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천대받는 이들, 병든 이들과 함께하시며 아픈 곳을 어루만져 주시며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봉사의 본질입니다. 하느님의 선물을, 하느님의 사랑을 내가 대신해서 전달해 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참된 ‘봉사’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것처럼 하느님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자신을 드러내는 게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전 최후의 만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며 겸손하게 하느님의 사랑만을 드러내는 참된 봉사의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제자들의 발을 다 씻어 주시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요한 13,14)
당신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이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 것이었듯이, 우리도 ‘낮은 자리’에서 이웃에게 봉사하라고 일러주신 것입니다. 사실 봉사는 예수님의 마음, 하느님의 마음으로 하지 않으면 오래 못 갑니다.
또한, 나의 이기적인 목적이나 욕심으로 단순히 내가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무감이나 체면 때문에 억지로 한다거나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봉사하는 것은 봉사의 올바른 정신도 아니고 오래 지속될 수도 없습니다.
세례나 봉사나 다 하느님의 초대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시간이 되면, 여유가 생기면 봉사한다.’고 하는 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거절하는 것입니다. 봉사는 물질적으로 풍족해서가 아니라 뭔가를 나누려는 마음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시간적, 물질적 여유가 있을 때만 봉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2. 나와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봉사
작은 말 한마디, 내가 하는 작은 행동이 내 이웃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보여주신 것처럼 봉사는 사랑의 마음, 섬김의 자세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또,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얻고, 그 힘으로 세상 속에서 활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겸손과 봉사의 자세를 본받아 서로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할 사명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잘났거나 뛰어나서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은총을 주셨기에 봉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겸손하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나머지는 예수님께 맡겨드리면 됩니다.
봉사하면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고, 나를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봉사를 하면 몸은 설령 힘들지라도 하느님의 평화가 있습니다. 봉사는 결국 이웃을 섬기고, 나아가 하느님을 섬기면서 하느님과 나를 알아가는 신앙생활의 본체입니다.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을 전하는 가장 실천적인 방법이 바로 봉사인 것입니다. 무엇을 하든 그리스도인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느님의 도구이자 사랑의 도구로서 움직이는 것입니다.
봉사. 이제 주저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마십시오. 바로 지금 시작하시면 됩니다.
3. 우리가 할 수 있는 봉사들
1) 가족과 이웃
우리가 먼저 봉사해야 할 대상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과 이웃입니다.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봉사해야 합니다.
즉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말씀을 기억하며 실천하여 나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또한 가족이나 친지, 이웃에게 신앙인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가정이 되어야 합니다. 즉 가족이 서로 사랑하고 서로 섬기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른 이들이 우리가 사는 모습을 보고 신앙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웃을 신앙으로 인도하는 것보다 더 큰 봉사는 없습니다.
2) 본당에서 할 수 있는 봉사
각 본당은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하여 구역과 반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구역장과 반장이 있고 구역모임이나 반 모임이 월 1회 정도 있습니다. 우리는 구역과 반 모임에 참석하고 구역장과 반장으로 봉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각 본당에는 미사를 위해 봉사하는 여러 단체가 있습니다. 주로 수녀님이 담당하는 제의방 일을 돕는 제대회가 있고, 제대 꽃꽂이 봉사를 하는 모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큰 본당에는 성인 복사단과 성체 분배자로 봉사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사 중에 미사 해설과 독서에 봉사하는 단체가 있고 성가 봉사를 하는 성가대가 있습니다.
각 본당에는 청소년들을 위하여 주일학교를 돕는 자모회, 주일학교 교사회, 복사 자모회 등이 있고 주일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여러 단체가 있습니다. 청년들을 위해서도 전례부와 성가대, 청년회 등 여러 단체들이 있고, 노인들을 위해서도 봉사하는 모임과 노인대학(시니어 아카데미)이 있습니다.
여러 본당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돕는 봉사를 하는 빈첸시오회나 나눔의 묵상회가 있고, 임종자들에게 봉사하는 연령회가 있습니다.
3) 초본당적인 봉사 활동 단체들
레지오 마리에 – 1921년 아일랜드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단체인데 한국에서는 각 본당에 가장 많은 사람이 참석하는 단체입니다. 매주 1회 회합을 하고 기도와 활동을 함께 하는 단체입니다.
포콜라레 운동 – 1943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말씀 생활화 운동인데 지금은 전 세계로 퍼져 있습니다.
꾸르실료 운동 –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산티아고 길 순례 봉사자 교육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진 단체입니다. 3박 4일 꾸르실료 교육을 받은 이들이 모이는 울뜨레아가 각 본당에 있습니다.
세계 파티마 사도직(푸른 군대) - 1917년 파티마의 성모님 메시지에 따라 공산주의자들의 회개를 위해 1948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진 기도운동인데 셀 기도 모임을 합니다.
부부일치운동(ME) - 1958년 스페인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진 운동인데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부부관계를 위한 교육과 모임이 있습니다.
성령 기도회 – 1967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진 기도운동인데 성령 안의 생활 세미나를 받은 이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모임입니다.
체나콜로 – 1972년에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마리아 사제운동에 속한 이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모임입니다.
지속적인 성체조배회 – 1980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졌는데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지속적으로 방문하여 기도하는 모임입니다.
하느님의 뜻 기도 모임 – 1947년에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의 신비가 루이사 피카레타에게 예수님께서 알려주신 하느님의 뜻 안의 생활을 하고 하는 이들의 모임인데 지금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중입니다.
제4장 생명 존중 – 영상 교리 37
인간 생명은 철저하게 존중받고 보호돼야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땅은 생물을 제 종류대로, 곧 집짐승과 기어 다니는 것과 들짐승을 제 종류대로 내어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창세1,24)
“바로 내가 땅을 만들었고 그 위에 있는 인간을 창조하였다.” (이사 45,12)
하느님께서 만드신 생명을 존중해야 함
여러분, 혹시 아시나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하느님께서 만드셨다는 것을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간혹, 아니 정확하게는 자주 착각을 하는데요. 수만 년, 혹은 수억 년의 인류 역사에 있어서 인간이 무에서 유로 만든 건 그 어떤 것도 없습니다. 머리카락 하나, 티끌 하나도 말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말합니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요한 1,3)
맞습니다. 모든 것의 주인은 하느님이십니다. 우리는 잠시 그것들을 누리고, 품고, 돌볼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이 창조하신 피조물을 모두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그분 뜻에 맞게 잘 돌보아야 합니다.
특별히 다른 피조물과는 달리 하느님께서 당신 닮은 모습으로 당신의 생명의 숨을 불어넣어 직접 빚어 만드신 인간 생명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인간 생명의 주인은 오직 하느님이시기에 우리는 그 생명을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타인의 생명은 물론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파괴하거나 죽이는 것은 하느님의 창조 목적에 어긋날 뿐 아니라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입니다.
2. 생명의 파괴와 조작 금지
“살인해서는 안 된다.”(탈출 20,13)
우리에게는 생명을 해치거나 손상시키거나 조작할 권한이 없습니다. 오히려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고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살인과 낙태, 안락사와 자살과 같은 직접적이고도 고의적인 생명 파괴 행위는 물론이고, 이를 위한 그 어떤 협력도 금지합니다.
또한 장기매매와 시험관 아기를 비롯한 인공수정, 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와 같이 생명을 인간의 목적으로 사고팔고, 생성시키고, 조작하는 것에 단호히 맞섭니다.
인간 생명은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부부가 협력함으로써 이뤄집니다. 부부의 사랑과 ‘특별하고도 독점적인 행위’인 부부관계 안에서 구체화되는 것입니다. 과학의 힘이나 기술로 만들고 생산하는 그 무엇이 아닌 것입니다.
나아가 교회는 국가 형벌로 채택하는 ‘사형제’도 분명히 반대합니다. 인간 생명은 오직 하느님만이 창조하실 수 있고 거두어 가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복음에 비추어 “사형은 개인의 불가침과 인간 존엄에 대한 모욕이기에 용납될 수 없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267항)고 가르칩니다.
인간 생명은 잉태되는 그 첫 순간부터 자연사에 이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철저하게 존중되고 보호돼야 합니다. 그 누구의 개입으로 손상 받거나 멈춰져서는 안 됩니다.
생명은 하느님이 인간에게 주신 가장 귀한 선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생명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고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인간 생명뿐 아니라 자연 안의 모든 생명도 함께 존중할 줄 아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합니다.
3.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기도
“오 마리아, 새 세상의 빛나는 새벽이시며 살아 있는 이들의 어머니!
생명의 모든 원리를 당신께 맡겨 드리나이다.
굽어보소서, 성모님,
세상에 태어나지 못한 수많은 아기들을 굽어보소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 불쌍한 이들을 굽어보소서.
무지한 폭력의 제물이 되고 있는 남녀들을 굽어보소서.
무관심이나 그릇된 자비로 죽어가고 있는 노인과 병자들을 굽어보소서.
당신 아드님을 믿는 모든 사람이 정직과 사랑으로 이 시대 사람들에게 생명의 복음을 선포할 수 있게 해 주소서.
영원히 새로운 선물로 그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은총을 얻어 주소서.
일생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복음을 경축하는 기쁨을 얻어 주소서.
그리고 그 복음을 단호하게 증언할 수 있는 용기를 얻어 주소서.
그리하여 선한 의지를 가진 모든 사람과 함께 창조주이시며 생명을 사랑하시는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진리와 사랑의 문화를 건설할 수 있게 해 주소서.”(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생명의 복음」 105항)
제5장 금식재와 금육재 - 영상 교리 44
“그분께서는 사십 일을 밤낮으로 단식하신 뒤라 시장하셨다.” (마태 4,4)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마태 9,15)
“모든 신자는 인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고 자신과 이웃들의 각종 죄악을 보속하는 정신으로, 매주 금요일에는 금육재를 지키고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에는 금식재와 금육재를 함께 지켜야 한다. 금식재와 금육재를 지킴으로 절약된 몫은 자선 사업에 사용하도록 한다.”(『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136조 1-2항).
1. 금식재와 금육재.
여러분 많이 들어보셨죠? 많이 들어보셨을 뿐만 아니라 잘 지키고 계신가요? 혹시 그동안 잘 못 지키셨다는 분들이 있다면 지금부터 드리는 설명을 한 번 들어봐 주시면 어떨까 하는데요.
오늘은 금식재와 금육재 이야기입니다.
먼저, 금식재는 하루 중 한 끼를 금식하는 것이고, 금육재는 육식을 하지 않는 것인데요. 다들 아시다시피 평상시에 늘 하는 게 아니고 정해진 날에 하는 것입니다.
좀 더 자세히 ‘언제’ 하는지 살펴보면요, 연중 기간에는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요일인 금요일, 그러니까 매주 금요일에 금육재를 지키고, 사순 시기가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과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날인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는 금육재뿐만 아니라 금식재도 함께 지킵니다.
2. 무엇을 위해서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겪으셨던 수난에 잠시나마 동참하고, 우리와 이웃들이 지은 각종 죄악을 보속하고,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죄와 욕정의 사슬을 끊고, 가난한 이들의 고통에 동참하면서 절약한 것을 이웃과 함께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금식재와 금육재는 가톨릭 신자라면 꼭 지켜야 할 의무 중의 하나입니다. 정기적으로 예수님을 생각하게 하고, 규칙적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하느님을 향하도록 바로 잡게 하기 때문입니다. 금육재로는 만 14세부터 죽을 때까지, 금식재로는 만 18세부터 만 60세 전날까지 말입니다.
3. 그렇다면 금식재와 금육재는 언제, 또 왜 시작됐을까요?
초기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축제는 오늘날처럼 부활절과 부활 사건을 기리는 부활 주일이었습니다. 이에 맞춰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고행을 실천하며 영적인 준비를 한다는 의미로 부활 축일 전 하루나 이틀 동안 단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 광야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신 것을 따라 부활을 준비하기 위해 40일 동안 단식하는 사순절이 생겼습니다. 금식은 본래 그날 한 끼만 제대로 식사하는 것이었는데요, 거기에 육식과 술을 금하는 금육 규정이 추가됐습니다.
하지만 금식재나 금육재는 부활 준비와 자선이라는 좋은 의도이긴 하지만 시대와 지역, 개인의 상황에 따라 고려가 필요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1966년부터 한 끼의 식사는 충분한 양을 섭취하도록 하고, 아침과 저녁 식사도 가볍게 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 것으로 속죄와 금식의 규정을 완화했습니다.
그러면서 적절하고 효과적인 규정은 각국의 주교회의에 맡겼습니다. 하지만 이런 금식과 금육 규정의 완화가 ‘재를 지킴’의 폐지, 또는 의미 없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현시대에 맞는 절제와 극기를 통해 ‘금식과 금육의 재 지킴’의 근본정신을 원래대로 회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연중 금요일에 지키는 금육재는 금육이나 금주, 금연, 선행, 자선, 희생, 가족 기도로 지킬 수 있습니다. 한편 금식재와 금육재를 통해 절약된 몫은 자선 사업에 사용합니다.
단순히 금식과 금육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절제를 통해 절약한 것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데 그 참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금식재와 금육재는 참회의 정신으로 극기를 실천하여 내적·외적으로 부활을 준비하는 것이며, 절제의 미덕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4.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사랑의 실천’, 즉 자선은 무엇일까요?
자선은 이웃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께 내가 가진 것을 드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몸과 피를 아끼지 않고 우리에게 주셨기에 그에 대한 응답으로 우리 역시 이웃 안에 현존하시는 그분께 내가 받은 것을 되돌려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선은 억지로 노력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성령 안에서 하느님이 주시는 충만함으로 저절로, 기꺼운 마음으로 감사와 기쁨과 찬미로 하는 것입니다.
“주님, 베풀면 베풀수록 풍요로워진다는 깨달음을 얻게 해주소서.
제가 당신 안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리다. 아멘.”
제6장 미사 예물과 교무금과 헌금 – 영상 교리 45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네게 주신 대로 바치고 기꺼운 마음으로 능력껏 바쳐라. 주님께서는 갚아 주시는 분이시기에 일곱 배로 너에게 갚아 주시리라.” (집회 35,12-13)
초대 교회 신자들은 미사를 드리러 올 때 성찬 전례에 사용할 빵과 포도주를 바구니에 담아 왔습니다. 미사 중에 하느님의 말씀을 새겨듣고 성체를 받아 모신 다음 다함께 둘러앉아 그 빵을 나눠 먹었습니다.
그리고 미사가 끝나면 가난한 이웃을 위해 남겨둔 빵을 들고 그들을 찾아가 이웃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그때의 빵과 포도주, 그리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마련한 물건들은 모두 오늘날 미사 예물과 헌금과 교무금으로 바뀌었습니다. 하느님께 바치는 우리의 정성인 미사 예물과 헌금과 교무금은 어떤 것이고, 또 어떻게 바치는 걸까요?
미사 지향과 미사 예물
먼저 ‘미사 예물’은 우리가 특정한 지향으로 미사를 드리고자 할 때 교회와 사제에게 전하는 금전 또는 예물을 말합니다.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과 함께하신 최후의 만찬 때부터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룩한 제사입니다.
신자 개인에게는 물론, 그리스도인 생활 전체의 중심인 미사에 신자들은 올바른 마음으로 누군가를 위해서, 혹은 무언가를 위해서 미사 지향을 올릴 수 있습니다. 나 자신이나 가족이나 친척, 지인들을 비롯해 그 어떤 사람을 위해서도 올릴 수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세례받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도 올릴 수 있으며, 살아있는 이들과 함께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서도 올릴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산 이를 위해 지향을 두면 ‘생미사’, 죽은 이를 위하여 두면 ‘연미사’라고 합니다. 또한, 교회의 발전과 세계 평화, 모든 연옥 영혼들을 위한 일반 지향을 둘 수 있고, 어떤 개인을 위해 건강과 은총을 청하는 개별 지향도 둘 수 있습니다.
미사 지향 신청 방법은 본당 사무실에 가셔서 구비되어 있는 신청서에 원하는 날짜와 지향 내용을 적어서 미사 예물과 함께 제출하시면 됩니다. 다만 ‘주일 교중 미사’는 모든 신자를 위한 미사이므로 미사 지향을 받지 않습니다.
2. 헌금
다음으로 ‘헌금’은 미사 예물과 달리 모든 신자가 내야 하는 봉헌금입니다. 미사 중에 신자들은 성찬 전례의 시작인 예물을 준비할 때 헌금을 바칩니다.
초대 교회 신자들이 성찬 전례에 사용되는 빵과 포도주와 교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 그리고 가난한 이웃을 돕기 위해 바치던 물품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3. 교무금
마지막으로 교무금은 교회 유지와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신자들이 저마다 스스로 정한 대로 내놓는 헌금입니다. 교무금은 교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입니다. 본당 사목과 복음화 활동, 시설 확충과 유지, 사목자의 생활비와 직원 인건비 등 본당과 교회 발전에 필요한 모든 활동에 사용됩니다.
그렇다면 교무금은 어느 정도로 내는 것이 적당할까요? 사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데요. 먼저 교무금의 핵심은 액수가 아니라 마음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느님께 내 ‘정성’을 바치는 것이기에 모자라지도 않고 또 부담되지도 않게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 책정하는 게 좋습니다.
금액보다 중요한 건 우리 가족이 정성껏, 기쁘게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내가 바치는 예물은 교회의 유지와 교회가 행하는 자선의 물적 토대가 됩니다. 따라서 우리가 바치는 미사 예물과 헌금과 교무금은 교회 공동체의 활동에 나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맺음말
지금까지 우리는 교회 공동체 생활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교회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로 구성되어 있음도 살펴보았습니다. 교황님의 선출 방법과 교황청 기구, 추기경 선임과 주교 선임,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대하여도 알아보았습니다.
또한 교회 안의 평신도들의 세 가지 소명과 교구와 본당의 기구들에 대하여도 살펴보고, 봉사와 우리가 할 수 있는 봉사 활동들에 대하여도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생명을 존중하는 생활을 해야 하고 금식재와 금육재를 지켜야 한다는 것도 살펴보았습니다. 아울러 교회 공동체 생활을 할 때 봉헌하는 미사 예물과 교무금, 헌금에 대하여도 알아보았습니다.
이 모든 것은 교회 공동체 생활을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게 하도록 돕기 위한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당하는 시련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