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급수 자격증 공부
국어, 논술 학원 심지어 한자/한문 교육기관에서도 ‘문해력’, ‘독해력’, ‘이해력’이라는 광고 문구로 학습자와 학부모의 눈을 유혹한다. 수학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도 문제 출제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가 문제 이해력과 문제 독해력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고 진단까지 내리고 있다. 초등학교 단원 평가에서 수능, 공무원 시험에 이르기까지 이 ‘문해력(문장 이해 능력, 문장 풀이 능력)’, ‘어휘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문이 길고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국어 능력도 어찌 보면 문장과 글을 빨리 읽고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독서량이 부족하고 책을 다양하게 읽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인데 이것을 오도하거나 교묘하게 상술적으로 이용하는 광고 문구가 바로 ‘문해력’, ‘독해력’이라고 본다.
한자 급수 자격증 취득을 하려면 각 기관별 한자자격증 시험을 알아 봐야 한다. 네이버 검색 결과 아래와 같이 응시생이 많고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으로 보이는 기관을 우선 표로 만들었다. 이 외에도 자격증 시험 기관이 더 있다.
<표> 각 기관별 한자자격증 비교(네이버 검색 결과)
자격종목 | 시행처 | 최종급수 | 배정한자 |
상공회의소한자 | 대한상공회의소 | 1급 | 4,908 |
한자능력검정 | 한국어문회 | 특급 | 5,978 |
한자급수자격검정 | 대한검정회 | (대)사범 | 5,000 |
YBM상무한검 | YBM시사 | 1급 | 3,500 |
한자급수인증시험 | 한국교육문화회 | 장원 | 5,000 |
한자자격검정 | 한자교육진흥회 | 사범 | 5,000 |
한국한자검정 | 한국평생교육평가원 | 1급 | 3,500 |
한자어능력검정 | 한국정보관리협회 | 1급 | 3,500 |
한자능력자격검정 | 한국한자한문능력개발원 | 1급 | 3,500 |
[출처]대한검정회 한자자격증 공부법|작성자shinhanmoon
기관별 시험 문제 유형도 다르고 시험 배정한자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 공인 자격증으로 인정을 받고 있으니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공부할 때 좀 더 쉬운 시험에 응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1급 이상은 난이도가 거의 비슷하다고 본다.
한자 급수 시험은 보통 8급이 가장 낮은 등급이고 1급/특급/훈장급/지도자급/사법/장원 이렇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최상 등급으로 나눠진다(더 세분하여 등급을 따지기도 함). 유아 혹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급수 시험을 준비시키는 이유는 부모의 오해에서 온 것으로 나는 본다. 바로 ‘문해력’, ‘독해력’, ‘어휘력’을 높이기 위함이라는 목표 아래서 아이에게 한자 공부를 시키는 것인데 여기에는 아주 큰 부작용이 따른다는 것이 내 견해이다. 유아나 초등 저학년인 경우 8급, 7급까지는 배정 한자가 많지 않아서 금방 취득한다. 8급(50자), 7급(100자, 8급 배정한자 포함)은 쉬운 한자들이고 시험 문제도 한자 쓰기가 거의 없고 객관식이라서 따기가 쉽다. 문제는 6급부터인데 한자 쓰기 문제가 나오기 시작한다. (기관에 따라 쓰기가 없는 곳도 있다. 나는 한국어문회를 기준으로 한다.) 그러면 오롯이 한자 급수 취득에 있어서 혼자만의 공부가 된다. 외워서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그 치열한 노력과 수고가 필요하다. 여기서 거의 많은 학생들이 싫증을 내고 그만 두게 된다. 물론 5급~1급까지도 초등 6학년까지 공부해서 취득하는 학생들도 있다. 정말 특별하게 한자든 다른 외국어든 관심을 보이고 잘 하는 아이가 있고, 암기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아이도 있기 마련이다. 초등학생이 1급을 취득하는 경우는 암기 재능에 더하여 굉장한 자기 노력이 투자된 것이다.
언어 혹은 어학이라는 것이 단숨에 단계를 건너뛰어서 공부가 성취되지 않는다. 단계 단계를 밟아가며 그 단계에 맞는 단어와 구문을 외워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위 단계 내용을 소화해 내기가 어렵다. 특히 한자 공부 경우는 낱글자만 많이 외우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배정한자가 아무리 100자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한자 단어(주로 2글자로 되어 있음)인 한자어는 수백 개가 넘게 만들어 질 수 있다. 등급이 올라 갈수록 한자어 읽기나 쓰기 문제에서 포기하는 사람이 많고 쓰기 문제에서 죽을 힘을 다해 공부를 하게 된다. 한자어 쓰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완벽하게 외우려면 계속 써야 하는데 이 노력이 고역이고 고난이다. 이걸 참고 견뎌서 2급, 1급을 취득한 사람이라면 대단하게 인정받을 만하다.
급수 시험은 4급까지를 교육급수라고 하고 공인인정이 안 된다. 그저 한자 공부만 한 것이다. 3급 이상부터 공인 급수라고 해서 각종 단체와 학교, 기관에서 인증을 해 주는 것이다. 초등학생이 3급 이상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한다는 것은 이미 공부 습관이 잘 잡혀진 아이다. 그리고 언어(한자와 한문은 어학 범주에 넣지 않는다. 말하기와 듣기 영역이 없다. 한자/한문과 중국어는 별개이다.)와 암기에 특출난 재능 있거나 한자에 집요한 관심이 있다고 본다. 그렇지 않은 학생의 경우는 한자 학습이 매우 힘들다. 단순히 글자를 쓰고 외우는 행위인데 재미도 없고 지루하고 지겹다. 부모 등살에 억지로 외운다고 생각을 해 보면 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리라 본다. 그리고 한자 혹은 한자 급수 공부와 ‘문해력’, ‘독해력’, ‘어휘력’ 향상과는 관계가 거리가 멀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할 예정이다. 영어 단어를 외운다고 사전 뜯어 먹고 씹어 먹는 이야기를 생각해 보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공부에 대한 의지와 목표 달성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와 의욕이 없이는 절대 이룰 수 없는 것이 사전 보며 외우기이다. 그런데 한자 급수 시험 공부가 딱 이런 식의 암기 방식이다. 7급까지는 게임, 그림, 이야기 등등의 방법으로 암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지만 6급 이상부터 한자어 쓰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쓰고 또 쓰는 방법이 유일한 공부법이다. 역시나 공부 잘 하는 아이, 암기 잘 하는 아이가 한자 공부도 빠르고 급수도 높다. 의지와 의욕만으로도 1급까지 갈 수 있지만 초등생 경우 1급은 정말 집중과 집착, 의욕이 굉장히 작용해야 된다.
마지막으로 한자 급수 시험과 공부에서 ‘한자속독’이라는 말을 즐겨 듣게 된다. 한자 공부의 한 방법이다. 나도 어느 정도 필요하고 나름 좋은 방법인데 7급, 높게는 6급까지 겨우 통하는 방법 정도라고 본다. 암기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머리 회전을 시키고 눈으로 보고 머리에 저장하는 단순 암기 능력을 끌어 올리는 방식으로 한자를 외우게 하는 것이다. 이 방법도 6급 이상은 먹혀 들지 않는다. 낱글자와 한자어의 암기량이 너무 많아지기 때문에 단순히 한자 쓰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외워질 때까지 외우는 방법이 지금까지는 최선이기 때문이다. 다른 언어에 있어서도 단어 외우기는 이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다들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무한 반복으로 쓰고 외우기는 동서고금의 단어 암기의 왕도쯤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