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들의 델리만쥬같은 존재 그 이름 김산

[박명수대신방명수]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삼식이 삼촌을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9화까지 봤는데 김산은 아저씨들의 델리만쥬같은 놈이더라고요. 

냄새를 맡으면 입안에 침이 고이고 홀린 듯 가게로 찾아가 "델리만쥬 한 봉 주세요." 하게 되는... 

삼식이 삼촌은 물론 신의석 의원같은 아재들에게 김산은 그런 존재입니다.

잘생겼고, 육사출신에 올브라이트 장학재단의 후원을 받아 미국 유학을 다녀올 정도로 신체능력 및 공부 머리가 뛰어나며 명령에 잘 따르는 군인의 기질을 가졌으면서도 유순하고, 한편으로 우유부단해서 누군가 확 끌어줘야만 하는 성격을 가졌습니다. 

이런 청년을 사랑하지 않는 아재가 있을까요?

물론 여성과의 러브라인도 빼놓고 말할 수 없는데 그의 심장은 여진에게 있지만 몸은 레이첼에게 가 있습니다. 

주인태의 길을 가고 싶지만 삼식이의 길을 쫓아야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기에 내린 결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김산이 진짜로 사랑에 빠진 대상은 대한민국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대의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대의와 사랑에 빠진 남자에게 사생활이란 없지요.

그러니 미련이 뚝뚝 넘치는 눈빛으로 여진을 보면서도 레이첼을 선택하고 진짜 사랑하는 대의를 향해 달려갑니다. 

삼식이 삼촌과 김산의 관계야말로 이 드라마의 핵인데 

9화를 보고 나서야 삼식이 삼촌의 산을 향한 마음이 와닿아서 공카에 글을 남기게 됐습니다. 

삼식에게 김산은 이상향입니다.

김산은 미국물 먹은 엘리트에, 아직 현실의 더러운 일로 손을 더럽힌 적이 없기에 나오는 순진무구함, 잘생김 등을 갖추었습니다. 

삼식이 김산을 위한 원대한 계획을 세우게 된 계기인 연설 장면을 보면

정치적으로 엮일 동료를 찾아서라기보다 

최애에 입덕하는 덕후처럼 기뻐합니다.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도 삼식이 김산에게 빠지는 중요한 요소인데

이 지점에서 삼식이 되고 싶었던 모습이 김산에게 투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삼식이 속하고자 하는 권력의 자리는 부잣집에서 부족함없이 자란 도련님인 강성민, 안민철같은 사람이 많은 곳입니다.

삼식은 궂은 일을 다 하지만 뒤에서 무시당하는 포지션이고요.

하지만 김산은 아무 것도 아닐 때조차 사람들이 큰일을 할 사람이라 기대를 걸었습니다.

강성민과 차태민이 삼식의 어린 시절과 관련된 중요 인물이라면

김산은 되고 싶었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최애인 셈이죠.

그러니 김산을 국무총리로 만드는 과정 및 결과는 삼식에게 심리적으로 큰 보상이 됩니다.

삼식은 이미 손을 많이 더럽혔고, 그에게 남은 좋은 평판은 '전쟁 때도 자기 사람은 삼시세끼 배불리 먹였다.'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김산의 순진무구함을 장점으로 보고

현실에 더러워지길 강요하면서도 지켜주려고 합니다. 

한편 김산은 올곧은 면이 있어서 지저분한 현실에 지속적으로 상처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미 더러워졌으면서 그와 같은 순수함을 갖고 있는 삼식이 삼촌은 김산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죠...

정말 멋진 관계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9화까지 오는 동안 재밌지만 아쉬운 점도 있고 그랬는데

엄청 흥미진진해졌어요.

[복도리누나]

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걸 조리있게 적어주셨네요.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