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字 誤字 가 보이시면 연락주세요 (ednrc@naver.com)
漢詩의 향기
매주 월.수.금요일 에 주옥같은 漢詩를 선정해서 올립니다.
(3866)
早春登樓(조춘등루) - 李鼎運(이정운)
幾日緣閒閉門幽(기일연한폐문유) : 며칠 동안 한가해 깊숙하게 문을 닫았다가
春光恰好上高樓(춘광흡호상고누) : 봄빛이 좋은듯해 높은 누에 올랐다
茶煙繞箔淸於水(다연요박청어수) : 차 연기는 발을 둘려 물보다 맑고
竹雨鳴簷冷似秋(죽우명첨냉사추) : 누대에 내린 비로 처마가 얼어 가을처럼 차다
漸覺溪山生艷態(점각계산생염능) : 시내와 산에 고운 태깔이 나타남을 느끼겠고
從敎花鳥喚新愁(종교화조환신수) : 꽃과 새들에 새로운 근심을 부르게 시킨다
澗水消盡江波濶(간수소진강파활) : 냇물이 모두 녹아 강물이 많아지자
且學漁翁理小舟(차학어옹리소주) : 어옹에게 작은 배 젓는 것을 배운다.
※ 이택무李宅懋의 자는 윤거允居이며 1769년(영조 45) 정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였다. 검열·정언·지평 등을 거쳐 1781년(정조 5) 홍충도암행어사가 되고, 1784년 서장관으로서 사은사(謝恩使) 박명원(朴明源) 등과 함께 청나라에 다녀왔다. 그 뒤 승지 등을 지내다가 한때 안치되었고, 1796년 충청도관찰사, 이듬해 함경도관찰사, 1800년(순조 즉위년) 형조판서가 되었다. 문명이 뛰어났다. 시호는 정민(貞敏)이다
(3865)
西園暮春(서원모춘) - 安慶龍(안경룡)
滿地清陰雨霽初(만지청음우제초) : 맑은 그늘이 땅에 가득하고 비가 처음 개였으며
柴門流水枳翁居(시문유수지옹거) : 흐르는 물과 사립문에 지옹 이 살고 있다
多裁嘉木才非拙(다재가목재비졸) : 가목을 많이 재배하니 재주가 옹졸하지 않고
未買良田計豈踈(미매양전계기소) : 좋은 밭은 팔지 않았으니 계획이 어찌 성긴가
老去方閒抄棋譜(노거방한초기보) : 늙어가며 한가하자 기보棋譜를 보기도 하고
年來頻病讀醫書(연래빈병독의서) : 나이를 먹으면서 병이 잦아지니 의서를 읽는다
三春不理登山展(삼춘불리등산전) : 삼춘 동안 등산하는 나막신을 손보지 않고
靜臥高吟興自知(정와고음흥자지) : 고요히 누워 시를 읊는 것에 흥을 느낀다.
안경룡安慶龍의 자는 의서義瑞 호는 반서磻西이다.
(3864)
觀校獵上淮西相公(관고렵상회서상공) - 劉長卿(유장경)
龍驤校獵邵陵東(용양교렵소능동) : 용양장군이 소릉의 동쪽으로 사냥을 나가시니
野火初燒楚澤空(야화초로초택공) : 들불이 초택의 하늘로 퍼지기 시작하는구나
師事黃公千載後(사사황공천재후) : 장량처럼 천 년이 지나서 황석공에게 배우고
身騎白馬萬人中(신기백마만인중) : 공손찬처럼 백마타고 수많은병사 속에서 내달린다
笳隨晚吹迎邊草(가수만차영변초) : 호가 소리 저녁에 퍼지니 변방의 풀들이 맞이하고
箭沒塞雲落塞鴻(전몰한운낙한홍) : 화살이 구름 속에 들어가더니 기러기가 떨어진다
三十擁旄誰不羡(삼십옹모수불이) : 나이 서른에 모절을 들었으니 누가 부러워 않으리
周郎少小立奇功(주낭소소입기공) : 동오의 주유처럼 젊어서 뛰어난 공 세우셨네
※ : 이희렬은 782년 가을 검교사공(空)이 추가되면서 치청(靑)절도사 이정기(李正己)를 토벌하라는 명을 받았다. 이에 삼만 군사를 이끌고 허주(州)로 갔다. 이때 유장경도 이희렬을 따라 허주로 갔다. 일방적인 찬양의 어조가 강하여 시의 격이 떨어졌다.
(3863)
贈同官李明府(증동관이명부) - 崔峒(최동)
訟堂寂寂對煙霞(송당적적대연하) : 송당(公堂)은 적막히 노을을 마주하고
五柳門前聚曉鴉(오유문전취효아) : 도연명 같은 그대 집 앞에 새벽 까마귀 모였어라
流水聲中視公事(유수성중시공사) : 흐르는 물소리 속에서 공무를 보고
寒山影裏見人家(한산영이견인가) : 산 그림자 속에서 인가가 드러난다
觀風競美新為政(관풍경미신위정) : 민풍을 살피고 미풍양속 살리며 새로이 다스리니
計日還知舊觸邪(계일환지구촉사) : 조만간 이전의 어사(御史)로 돌아갈 것을 알겠네
可惜陶潛無限酒(가석도잠무한주) : 아쉽게도 도연명의 술이 많긴 한데
不逢籬菊正開花(불봉이국정개화) : 울타리 아래 국화가 아직 피지 않았네
※ 이 명부를 칭송한 시이다. 제6구로 보아 원래 어사였는데 좌천되어현령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대 이래 지방관의 치적을 칭송하거나 잘못을 비판하는 일은 시의 주요한 역할로 쳤다. 이 시는 전적으로 이 명부의 선정과 그의 인품에 집중하였다.
(3862)
題茅山李尊師山居(제모산이존사산거) - 진계(秦系)
尊師百歲少如童(존사백세소여동) : 백 살이 된 존사는 아이처럼 젊어
不到山中竟不逢(불도산중경불봉) : 산속에 들어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지
洗藥每臨新瀑水(세약매임신폭수) : 약초를 씻으러 자주 새로 불어난 폭포에 가고
步虛時上最高峰(보허시상최고봉) : 허공을 걸으며 때때로 최고봉에 오른다.
籬間五月留殘雪(이간오월유잔설) : 울타리에는 오월에도 잔설이 쌓여있고
石上千年破怪松(석상천연파괴송) : 바위 위에서 자란 천년된 괴송이 바위를 깨뜨린다
此去人寰今遠近(차거인환금원근) : 여기서 인간 세상까지 지금 얼마나 되나?
回看雲壑一重重(회간운학일중중) : 구름 낀 골짜기 돌아보니 겹겹이 산이로다
해설 : 깊은 산에 사는 이 존시를 그렸다. 그 경지는 백 살이 되었는데도얼굴이 아이 같고 허공을 걷는다. 제5, 6구는 다소 과장되었지만 이 사의 인품이나 도력)의 크기를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시인이 만년에 모산(茅山)에 살 때 지은 것으로 보인다.
(3861)
題日本富士山(제일본부사산) - 김세렴(金世濂)
富山千疊雪中看(부산천첩설중간) : 부사산富士山 천첩을 눈 속에서 보니
削出瓊瑤萬古寒(삭출경요만고한) : 玉을 깎은 듯 만고에 차갑겠다
圓頂突爲孤鳳舞(원정돌위고봉무) : 둥근 꼭대기는 갑자기 외로운 봉이 춤추는 듯하고
衆峰分作六螺盤(중봉분작육나반) : 뭇 봉은 나누어 여섯 소라의 소반을 만들었다
雄蹲大地知無敵(웅준대지지무적) : 대지에 웅장하게 걸터앉아 적수가 없음을 알겠고
獨立中天孰敢干(독립중천숙감간) : 중천에 홀로 서 있어 누가 감히 범하랴
聞自太初留積素(문자태초유적소) : 들으니 태초부터 바탕을 쌓았다고 하므로
欲將長白較讚阮(욕장장백교찬완) : 장백산과 높이를 비교해 볼까 한다.
※ 김세렴(金世濂)의 자는 도원道源 호는 동명東溟이며 과거에 급제했다. 호당에 피선되었고 벼슬은 호조판서를 역임했으며 시호는 문강文康이다.
(3860)
이사난(移徙難) - 金炳淵(김병연) -朝鮮
問君倘識移去法(문군당식이거법) : 그대에게 묻노니 혹시 이사 가는 법을 아는가
非但三黨有五黨(비단삼당유오당) : 세 가지 동네도 아니고 다섯 가지 동네나 된다네
一以錢財交世交(일이전재교세교) : 첫째론 돈으로써 대대로 얼굴 사귀고
二將文筆得人情(이장문필득인정) : 둘째 글쓰는 기술로 도덕적인 생각을 얻어야 하네
不然或有班根脈(불연혹유반근맥) : 그렇지 않으면 혹 근본이 양반 줄기 이던가
出下能知製藥方(출하능지제약방) : 하다못해 약 짓는 처방법이라도 알아야 하네
無四且兼盲地術(무사차겸맹지술) : 네 가지를 모두 가진 바 없고 풍수에도 어둡다면
侍何敢入士夫鄉(시하감입사부향) : 무엇을 믿고 감히 사대부들의 마을에 들어가리오
※ 당(尙): 혹시 당, 아마 당(或然辭). 비단(非但): 다만의 뜻으로 부정(否定)의 경우에 쓰는 말. 당(蟲): 곳 당(所也). 동네 당. 고향 당(鄕里).
세교(世交): 대대로 사귀는 교분(交分).문필(文筆): 시(詩), 가(歌), 문장(文章) 따위를 쓰는 기술인정(人情): 세상 사람의 따뜻한 마음. 또는 도덕적 의식.불연(不然): 그렇지 않음.제약방(製藥方): 약의 처방법.맹(盲): 어두울 맹.시하(侍何): 무엇을 믿다.
(3859)
暮春宜陽郡侍御詩因以酬答(모춘의양군시어시인이수답) - 이가우(李嘉祐)
子規夜夜啼櫧葉(자규야야제저엽) : 두견새 밤마다 종가시 나무 뒤에서 우는데
遠道逢春半是愁(원도봉춘반시수) : 먼 곳에서 봄을 맞으니 마음의 반은 시름이 로다
芳草伴人還易老(방초반인환역노) : 향기로운 초목과 함께 해도 사람은 늙기 쉽고
落花隨水亦東流(낙화수수역동유) : 떨어지는 꽃이 물따라 흘러도 강물은 동으로 흘러
山當睥睨常多雨(산당비예상다우) : 성가퀴를 마주한 산에서는 자주 비가 내리는데
地接瀟湘畏及秋(지접소상왜급추) : 소수와 상수가 멀지 않은 곳이라 가을이 두려워라
唯羡君為周柱史(유이군위주주사) : 오로지 기다리는 일은 그대가 시어사 되어
手持黃紙到滄洲(수지황지도창주) : 손에 조서를 들고 내 사는 창주에 들르는 일이다
해설 : 원주자사로 부임한 소회를 쓴 시이다. 마침 유 시어로부터 시를 받아 이에 대한 답으로 썼다. 이가우는 771~773년 사이에 원주자사를 지냈는데, 부임한 봄에 지은 것으로 보인다. 말미에서 유 시어의 승진과 방문을 기다리는 뜻을 나타내었다.
(3858)
酬張芬赦後見贈(수장분사후견증) - 사공서(司空曙)
紫鳳朝街五色書(자봉조가오색서) : 자주색 봉황이 아침에 오색 조서를 내리니
陽春忽報網羅除(양춘홀보망라제) : 따뜻한 봄날에 얽어맨 그물을 거두라 하셨네
已將心變寒灰後(이장심변한회후) : 마음은 이미 차가운 잿더미가 된 후인데
豈料光生腐草餘(기료광생부초여) : 썩은 풀에서 빛이 다시 일어날 줄 어찌 알았으랴
建水風煙收客淚(건수풍연수객누) : 건수(建水)의 바람에 나그네의 눈물을 거두고
杜陵花竹夢郊居(두릉화죽몽교거) : 두릉(杜陵)의 꽃과 대숲에서 살 곳을 꿈꾼다
勞君故有詩相贈(노군고유시상증) : 수고스럽게도 그대가 시를 보내왔으니
欲報瓊瑤恨不如(욕보경요한불여) : 경요(瓊瑤)로 보답하려 해도 부족하여 안타깝네
※ 친구의 사면을 기뻐한 시이다. 사공서와 장분은 788년(貞元 4년) 함께 위고의 서천절도사 막부에서 근무하였다. 당시 사공서는 수부랑 중이었고, 장분은 병부랑중이었다. 이후 아마도 장분은 죄를 얻어 남방으로 좌천되었다가 사면을 받은 듯하다. 이를 알게 된 사공서가 위의 시를 지어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