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맛집] 제주대병원 근처,아라주공 앞 ＜고니식당＞ 동태찌개 동태곤이탕, 제주 가을열무김치의 진수, 제주민의 일상식탁

[연경]

고니식당

제주도 식당의 전형성을 보이는 집이다. 네가지 찬이 가장 보편적인 제주밥상의 기본이다. 제주 주민이 가는 식당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면 추천할 만하다. 찌개류도 먹을 만하지만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열무김치다. 육지에서는 지금 먹어볼 수 없는 철이지만 여기는 아직 한창이다. 제주민의 밥상에서 제주김치를 맛보고 싶은 분, 들르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1. 식당얼개
상호 : 고니식당
주소 : 제주시 아란7길 3-7
전화 : 064-727-0208
주요음식 : 동태

2. 먹은날 : 2021.10.12.저녁
먹은음식 : 동태찌개 8,000원, 동태내장탕 9,000원

3. 맛보기

전형적인 제주형 기본찬이다. 어디 가나 이 네 가지 찬을 대개 만날 수 있다. 제주는 다양한 해물이 나지만, 청정지역이어서 특별한 비료나 농약없이도 깨끗하고 제맛나는 채소 농사도 지을 수 있다. 마늘은 육지에서는 대롱 소위 마늘쫑으로 장아찌를 담그나 여기서는 이렇게 줄기를 통째로 먹는다. 식감이 탄탄하고 오진 맛을 느낄 수 있다.
채소도 해물 못지않게 육지보다 나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동태찌개. 육지에서와 큰 차이없다. 특별히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다. 명태가 이곳 특산도 아니어서 특별할 것 없지만 개운한 맛은 좋다. 제주도에서도 맨날 특산물만 먹고 살수는 없다. 육지 음식도 먹으면서 다양한 맛을 봐야 하고, 맛의 보편성도 쫓아야 한다.

애와 곤이가 많이 들어 있다. 그러나 곤이탕은 풍성한 맛 아래로 개운한 맛도 있어야 한다. 개운한 맛은 한끗 부족하다. 그래도 제법 먹을 만하다.

고니식당의 '고니'는 곤이를 말한다. 곤이는 사전에는 뱃속의 생선알이라 하나, 일반적으로 이리라고도 하는 내장을 말한다. 사진에 보이는 하얗게 뇌처럼 엉겨있는 것이 곤이다. 여기서는 소리나는대로 고니라고 했다.

손님이 직접 계란 후라이를 해먹게 되어 있는 구조다. 재미있는 시스템이다. 반찬이 약간 간결한 편인데, 계란으로 보완이 된다. 직접 해먹는 기분도 싫지 않다.

마늘줄기장아찌, 마농지. 시큼한 맛이 나도록 하면서 반질반질 윤이 나는 튼실한 줄기로 입맛을 돋군다. 씹는 맛이 좋고, 입안에서 도망가지 않으면서 파처럼 육질이 층층이여서 층마다 담은 맛을 즐기는 것이 좋다.

오늘 기본찬의 핵심이다. 나머지 찬도 다 먹을 만하지만 김치맛처럼 뚜렷하게 대단하진 않다. 김치를 한 젓갈 먹어보고, 눈을 감았다. 어떻게 이렇게 시원하고 깊은 맛을 낼 수 있나. 거기다 특히 열무의 맛을 밭에서처럼 그대로 안고 있다. 아, 제주도의 열무맛이 이런 거야. 돌산 갓김치가 갓의 향을 제일 많이 품고 왕으로 군림하듯히 제주 무청도 그렇게 될 거같은 예감이 든다.

여기서는 얼갈이배추와 함께 담궜는데, 통보리를 넣은 열무물김치도 많이 먹는다. 통보리열무물김치, 정말 맛있을 거 같다. 보리는 가파도 청보리가 유명하다. 가파도 청보리와 성읍 열무가 만나면 일낼 거 같다. 올해는 계절이 조금 지나 맛보기 어려울 터, 내년 여름에는 놓치지 말자, 계획해본다.

제주열무김치 특화를 기대한다. 한식의 수준을 한결 높일 것이다.

밥이 탱탱하고 윤기있어 통태탕과 먹기 적절하다.

4. 먹은 후 : 제주 청보리와 열무
제주도 청보리와 열무가 만나면 환상적인 김치가 나올 것이다. 국물 짜박짜박한 열무김치에는 꽁보리밥을 갈아 넣으면 시원하고 젓갈 없는 허전함을 지울 수 있다. 가파도 청보리와 제주 열무가 만나면 환상의 맛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

열무는 지금 제철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6,7월의 열무가 달달하고 연해서 제맛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 열무김치의 맛도 아주 특별하고 제주의 향기를 품고 있다.

가을 열무에서는 강한 향기와 단단한 육질이 매력이다. 가을 열무향기는 육지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특산이다. 가을 열무를 조금 저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다양한 음식을 만들면 좋겠다.

표선에 가니 어린가을열무청으로 데쳐 무침을 했는데, 이 또한 일품이었다. 아, 제주는 무궁무진한 도시다.

명태집에서 생뚱맞게 열무김치를 보고 흥분한다. 그러나 이 정도의 열무맛을 내는 집이라면 동태탕도 믿고 먹어도 될 것이니 엉뚱한 것이 무익한 것만은 아니리라.

*성읍민속마을의 열무밭(2021.10.11.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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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푸른 밭이 너무 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