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폭염이 시작 된지 어느덧 일주일이 넘었다.
요즘 더위는 지난 주의 폭염이 오히려 가소롭게 느껴질 정도로 가히 폭발적이다.
아마도 땅의 기온이 채 식기 전에 다시 뜨거움이 시작되니,
점점 지표면의 기온이 축적되어 상승하는 것 같다.
더위도 한번 가속도가 붙으니 지칠 줄 모르게 된다.
어느 뉴스든, 거의 기상 뉴스가 상위를 차지할 정도로 날씨 뉴스가 넘쳐 흐른다.
그런데 많은 기상 뉴스 중에서, 나름대로 분석을 잘한
모 신문기자의 최근의 열폭풍 관련 지식을 살짝 인용해보면,
한반도 상공에는 두 개의 고온 고기압이 자리잡고 있는데
매우 높은 곳에는 티벳에서 발생한 고기압이, 그리고 그보다는 낮은 높이에는
북대서양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그게 뭐 어때서’ 라고 할 것 같지만
이를 좀더 체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자면
마치 더운 여름날에 이중으로 솜이불을 덥고 있는 형상이라고 한다.
더운 여름날에 두 겹의 솜이불..
그 아래는 설명하지 않아도 찜통 열기임을 쉽사리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두 개의 이불도 문제이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두 개의 고기압의 사이즈가 엄청 크다는 점이다.
나름 구름들도 ‘크기’에 의해서 밀고 밀리는 세력 싸움을 하는 듯 한데,
이 조폭 같은 고기압을 강제적으로 밀어낼 만한 힘 있는 다른 기상 이슈가 없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로보캅 같은 저기압이나, 돌연변이가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 중에는 태풍도 있는데 – 살다 살다 태풍에 기대를 거는 건 또 처음이다.
최근 북상 중인 태풍이 있기는 있다 - 이 태풍의 크기와 두 겹의 이불 고기압의
크기를 비교하면, 마치 아기와 헤라클래스 수준이라고 한다.
또한 키라도 크면 좋은데, 키를 비교해 봐도 태풍의 크기는 고기압 크기보다 한참 작아서
태풍이 고기압을 밀어 내기는 커녕 그 언저리에서 조금 쭈삣 거리다가
바깥으로 휘어져 나가 소멸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하니
아직도 한참 동안 더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더위 때문에 피해도 하나 둘씩 발생하는데,
충청도 어디선가 40대 어떤 남자가 등산을 나갔다가 사망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한 2~3일 전쯤, 등산간 사람이 돌아오지 않아 실종 신고가 있었고,
전경 – 더운 여름에 전경도 쌩고생 - 들이 찾아보니
등산로 인근에 쓰러져 사망해 있었다는 내용이다.
이런 심각한(?) 대기 상황 가운데 예정대로 ‘성남 누비길 3 및 4코스’를 걷기로 했다.
그러니, 각 집에서는 영하 17도 하에서 강화 나들길 10코스 탐방 때 들었던
소리를 다시 듣게 되었다.
‘제 정신으로 하는 소리는 아니지?’
그런데 정말 제정신의 결정일까? 아니면 아닐까?
그래서 이 더운 여름에 길나섬이 과연 현명한 일인가 아니면
바보스러운 일인가를 객관적으로 따져 볼 필요를 느꼈다.
그 결과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하면 지혜로운 길나섬이 될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가 전공 분야는 아니므로, 나의 궁금증에 답을 줄 수 있는 내용을 검색을 해보았다.
그랬더니 이미 두 해전에, 어떤 녹색 관련 기관에서
이에 대한 실질적인 실험을 하였고 결과를 발표 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일단 실험은 사람들이 주로 밟고 다니는 생활 주변의 주요 ‘대상’을 선정하고,
한 낮 ‘땡볕’을 포함하여 하루 24시간이라는 프레임에서
어떻게 기온이 변화하는지를 관찰을 한 것이다.
여기서 주요 대상은 아스팔트, 인조 잔디, 우레탄, 흙, 천연잔디와 숲 속 그늘 땅 등으로
주로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인데,
다분히 학생들 또는 체육인을 위한 운동장도 염두를 한 듯싶다.
아래는 그 결과에 대한 그래프로, 이중 보통 길나섬을 실시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중점적으로 분석해 보면
가장 피크 타임에는 인조 잔디나 아스팔트의 표면 근처 온도가 무려
50~60도까지 올라감을 알 수 있다.
가끔씩 계란 후라이 실험을 하는 뉴스 기사를 볼 수 있는데 이 실험 결과가 대변하고 있다.
참고로 땡볕 아래의 차 속의 온도는 70도까지 올라서 계란이 반숙 정도로 삶아진다고
하니 여름철에는 특히 조심을 해야겠다.
아무트 지표면의 온도가 이 정도 수준이라면
얼굴 앞에서도 화끈거림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더위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가장 낮은 온도 분포를 보이고 있는 숲 속은
지표면 부근의 온도가 24시간 동안 거의 변화 없이 25~27도 사이이다.
그 이유는 숲 속의 나무들에 의해서 태양 빛이 가려져
태양에 의한 복사열, 그리고 열이 실리는 (원)적외선 등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다.
나무들이 호흡을 하면서 잎을 통해 산소와 함께 약간의 수분이 배출된다.
그런데 이 수분이 햇볕 또는 바람에 의해 증발되며 주위의 열을 함께 빼앗기 때문에,
숲 속은 자연히 시원함이 유지된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마치 더운 날 앞 마당에 찬물을 끼얹으면 수분이 기화하면서
주변이 잠시 시원하게 된다는 원리와 같다.
그렇다면 숲 속에서 표면 온도가 아닌 일반적인 기온은 어떨까?
지표면 보다는 높아서 대략 28~31도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숲 속도 분포가 다양하여
깊은 정글 같은 곳은 더 시원할 터이고,
도로 근처의 숲 시작 포인트에서는 기온이 높을 것이다.
그렇지만, 확실하게 숲 속은
인조잔디나 아스팔트에 비하면 거의 15도 이상,
일반 흙이나 잔디 등에 비하면 5도 정도 시원함을 증명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근거로, 최적의 길나섬에 대한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면,.
되도록이면 키가 작은 사람이 깊은 숲 속 평탄한 길에서 걷는 것이 최적일 것이다.
물론 깊은 숲 속에 계곡 물까지 흐르고 있고
도보가 아닌 자리에 눌러 앉아서 시원한 냉수박을 먹는 것이라면
할말이 없지만 그건 길나섬이 아닌 ‘피서’ 차원이니 제외 하기로 한다.
이런 ‘팩트’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직관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폭풍 더위’임에도 불구하고 5명의 길동무가
성남 누비길 3코스와 4코스 워킹을 위해 야탑역에 모였다.
‘보충 길나섬’이 아닌 형태로는, 기존의 상단 사이즈 대비 ‘초미니’였는데
아마도 더위, 개인적 일정 등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또한 다른 한쪽에는 평화 누리길 정모 행사가 있기 때문에
몇 길동무가 그쪽으로 합류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금요일 밤까지 길나섬 상단 규모는 4명으로 결정 나는가 싶었는데,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게시판을 확인해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토란님께서 참여 하신다고 했기 때문이다.
[1] 투어 개요
지난 주에는 누비길 3구간 ‘영장산 길’ 중에서 약 2.5~3km를 포함하여
누비길 2구간인 검단산 구간을 탐방을 완료하였다.
그래서 오늘은 1차적으로 3구간의 나머지를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상황을 보아 불곡산 구간까지 탐방하는 것으로 계획을 하였다.
보통 때 같으면 이런 계획은 절대 있을 법한 계획이 아닌데,
워낙 날씨가 덥고, 또한 워킹을 하는 본인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집에서 걱정하고 기다리는 가족을 생각해서 매우 보수적으로 계획을 잡았다.
참고로 태재고개에는 성남 오포와 분당동에 매우 가까워 누비길의 접근성 중
가장 우수한 곳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성남 누비길 4코스는 ‘불곡산 길’로 크게 challenging한 코스가 아니고,
그 끄트머리에는 오리역이라는 매우 매력적인 지하철 교통수단이 있기 때문에
태재 고개든 또는 오리역이든 어느 곳에서 탈출해도 좋은 곳들이다.
태재고개 도착 후 컨디션을 보니, 모두들 전혀 문제가 없어
불곡산으로 향하여, 전체적으로 도촌동 9단지부터 오리역까지 길나섬을
완성했다.
[2] 접근 방식
8시 30분 조금 못 미쳐서 화수분님을 끝으로 상단 선수들의 도착이 완료되었고,
도촌 9단지행 250번 버스 정류장를 승차하였다.
예전에 서현/이매역 방향에서 야탑역쪽으로 향하다가 우회전하여
분당 도서관와 아파트 단지를 거쳐, 3번 도로 쪽으로 다니던 적이 자주 있었는데
그 때문에 도촌행 길은 매우 익숙한 길이었고,
이 버스가 마침 이 길들을 거쳐 가고 있는 것이었다. 오래간만에 보니 반갑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모리야 전원 교회를 거쳐, 성남 누비길 3코스로 진입을 하였다.
그런데 역시나 현장에서 확인을 해보니,
화수분님 말씀대로 모리야 선교회는 과거의 이름이었고
지금은 다른 이름으로 변경 되어 있었다.
현재 거의 모든 디지털 지도뿐 아니라
영장산 탐방로 도촌동 접근로에는 ‘모리야’라는 이름으로 이정표가 되어 있는데,
이렇게 미시적인 장소의 이름을 사용하면
변화에 대응이 어렵다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3구간 내 모리야라는 이름을
쓴 곳이 몇 군데 되는데, 아직도 옛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모리야 전원교회에서 – 아직은 모리야 – 성남 누비길 3코스 접근로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사실 꽤 높은 곳까지 걸어 올라야 한다.
역시나 예상 했던 대로 누비길 접근로에 오르니
성남시의 야탑 지역뿐 아니라 중원구, 수정구가 훤히 내려다 보여
이 곳이 이미 높은 곳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저 아파트 중의 하나에 화수분님이 살고 계시겠지?..
참고로 야탑역에는 도촌동으로 가는 손님이 많아서인지,
따로 플래카드를 만들어 놓고 도촌행 버스를 승차 위치를 안내하고 있어서
처음 오시는 분이라도 누비길 접근로로 이동하는 데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
3,4 코스 마무리 이후 귀가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오리역으로 하였다.
원래 4코스의 마무리는 오리역 인근에서 조금 더 떨어진 동원동이지만
오리역에서 멀지 않아서 그 구간은 다음 5코스를 걸을 때 추가하기로 하고,
접근하기 쉬운 오리역에서 마무리를 지었다.
내게는 분당 전철 구간은 복정역부터 수원역까지 거의 모든 역이 매우 익숙한데
길나섬 이후 만나는 전철역이라서 더욱 각별한 느낌이 들었다.
[3] 탐방 결과
총 5명이 폭풍 더위 와중에도 더위를 잊고, 99.99% 순도의 indoor형 숲 속에서
총 거리 16~17km 구간을 매우 즐겁고 재미있게 걸었다.
사실 약 2시반 정도 도착쯤을 예상했었는데,
불곡산 넘어 대지산 인근에 있던 시원한 평상에서
이런 이야기, 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또한 지리산 종주 기념으로 오리역 부근에서 토라님께서 쏘신 얼음물 동동
냉커피 한잔 하느라고 약 3시경 오리역에 도착을 했다.
또한 이런 날 무리하면 큰일이다 싶어서 속도를 내지 않은 이유도 있다.
참고로 약 오후 2시쯤 넘어 쉼터에서 기온을 체크해보았는데,
서울이 36도 – 야탑 부근은 38도? 이게 실화냐? - 올라갔다는 소식을 보며
숲 속에 있었음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참고로 누군가의 명언처럼,
등에 이고지고 무거워서 죽은 사람은 없지만, 없어서 죽은 사람은 많다고 하여,
다들 충분한 물과 음식으로 중무장을 하였다.
또한 혹시나 해서 4코스 gate 통과 후 일반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탄천변, 오리역까지 이어지는 일반 도로 구간의 땡볕 구간을 걱정하여
양산 대용으로 우산을 가져왔는데
도로의 아름다리 키다리 나무들 때문에 양산을 쓸 필요가 없었다.
오아시스란 다름이 아닌 ‘그늘’임을 몸으로 체험한 하루였다.
[4] 특이점
사실 그 누구보다도 토란님의 참여는 예상하지 않았다.
왜냐면 토란님은 2주간 동안 내무반에서 합숙훈련을 하며 – 점호까지 받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 지리산 종주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글쎄, 나 같으면 오랫동안 푹 쉬고 상처가 난 발도 좀 아물고
또한 어울러주기도 하면서 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는 어쩌면 걷는 것이 징길징글스러워
한동안 걷기를 마다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토라님의 등장?... 뭐지?
그런데 역시나 지리산 종주 이후에 토란님은 훌쩍 커버렸다.
마치 어린 아이가 아픈 뒤에 크는 것 같은 느낌?... 또는 장마 뒤의 땡볕,
한발 더 나아가면 폭풍 뒤의 푸른 가을 하늘?...
뭐 어떤 것이든지 상관 없다.
오히려 걱정은 지리산의 청왕봉까지 나우바리를 넓혀 놀던 물이
동네 야산에 오르는 것으로 성이나 찰까 하는 점이었다.
마치 전투기 타다가 경비행기 타기,
또는 바다에서 놀던 강치가 동네 개울물에서 멱감기 등등등
야탑역에서 영장산까지 이동하며 슬쩍 탐색을 해보니,
탐방 이유는 다름 아닌
전날 술 진탕 먹고는 다음날 속 풀려고 아침 해장술 한다는 개념이었다..^^ 역시나..
즉 조금(?) 걸으면서 컨디션을 제대로 조절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다.
남들은 본업이 이제 부업이 되었다는 실화…
변화된 모습은 장비에서도 나타났다.
그 전에는 산행에 반드시 애지중지 꼭 들고 다니던 스틱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
짐도 가볍게 하여 걷는 것이 체득화 되었다고 하지만,
아마 한번 크게 데이니(?) 이제는 웬만한 뜨거움 쯤이야…
그리고 웬만한 산쯤이야~ 스틱 없이도 가볍게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게 되었나 보다.
이래서 시골에서 애들은 서울에 한번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역시나 걸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의 메인 주제는 토란님의 지리산 종주 이야기였다.
아마 밤을 새도 다 들을 수 없을 듯.
정말 이야기 주제 하나를 통하여 수 많은 이야기 파생 상품이 생겨나는 것 같다.
사실 걸나섬을 한다면 이런 질문을 많이 들었다.
매번 같이 만나는 사람들 걸으면서 뭐해요? 무슨 이야기를 해요?
이런 질문에 딱히 생각해본 것이 없는데요~ 하지만
정확한 답은 아마도 ‘그때 그때 달라요’일 것이다.
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사람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래도 묵시적으로 넘지 않아야 하는 가이드라인은 있다.
정치 이야기, 그리고 사적 이야기 등이다.
또한 재미있던 것이 지리산 때문에, 메이저와 마이너 리그가 생겨 버렸다는 것이다.
즉 지리산에도 계보가 있었다.
결론은 지리산은 지리산끼리만 놀았다. ^^
지리산 종주를 해보신 수명산 선생님과 토란은 뭔 알 수 없는 지명 이야기를 하시며
메이저 리그에서 놀았고,
근자던 아니면 오래 전이던 산에 올라본 적이 있는
푸른님과 화수분님은 마이너 리그에서
그리고 지리산이라고는 멀리서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던 나는 볼 보이였던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엄한(?) 지리산 덕에
지극히 예상하고(?) 걱정하던 바와는 달리
덥지 않고 즐거운 길나섬을 할 수 있었으며
이에 대한 결과로, 태재고개를 가뿐히 넘어 불곡산까지 가볍게 점령하고,
또한 힘들이지 않고 오리역까지 즐거운 산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길동무 누군가의 특별난 주제 하나를 이야기를 하고
또한 경험을 공유면서 걷는 것도
걸음 자체의 힘듬을 확 줄이고 즐겁고 행복하게 걷는 방식이 아닌가 싶다.
걸으면서의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번잡하지 않은 누비길의 정자나 평상 아래서
즐겁게 이야기를 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였던 것 같다.
점심때야 원래 눌러 앉아 식사를 하는 것이 일이지만,
점심을 마치고 불곡산을 넘어 대지산 입구 조금 못 미치는 곳 너른 평상에 앉아서
토란님의 훈장인 물집 잡혔던 발바닥을 보며 실증적인 지리산 이야기를 추가로 들으며
또한 길동무 카페 주변의 이런저런 이야기 등을 하며
배꼽 잡으며 웃던 것이 가장 즐거운 기억일 것이다.
그렇게 작은 기억 하나 하나가 모이면 추억이 되는 것 아닐까?
지난 3월 중순경 강화 나들길 마지막 18코스에서
어떤 팔각 정자 안에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던 때가 떠올랐다.
물론 그때의 장소와 시간도 다르고, 계절도 다르고 이야기의 주제도 달랐지만,
그때 그 멤버 중 5명이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5] 새로운 device
토란님의 스틱이 보이지 않았던 반면,
오래간만에 함께 걸었던 수명산님에게서는 새로운 와인 빛의 카메라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만히 돌이켜 보면
수명산 선생님을 제일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가
평화 누리길 8코스 율곡길이 아니었나 싶다.
반구정에서부터 율곡 공원까지 함께 걸을 후 진흙 범벅이던 퍼고라
앞의 버스 정류장에서 마지막으로 뵈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수명산 선생님은 미국으로 여행차 가셨고
난 평화 누리길 6, 5, 4, 1 코스 등을 길동무와 함께 했다.
그러고 보니 평화 누리길의 2차 탐방도 벌써 1/3은 한 셈이다.
선생님이 아마도 미국에서 구입하신 것 같은 새로운 똑딱이지만
DSLR 이상의 성능을 갖는 예쁜 컬러의 카메라 인 듯싶다.
그 새로운 카메라의 기능 때문에
길동무의 동영상은 사라졌지만
오히려 이제는 다양한 효과와 고화질을 감상할 수 있는 사진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6] ‘성원’
지난 주에 잠시 대구에 다녀오느라고 길동무와 길나섬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장미사랑님, 안성댁님, archi님 등
그 동안 많이 뵙지 못한 분과 동행을 하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다.
그런데 이와 더불어 중요한 한 분과의 조우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바로 이기백 위원장님.
따로 대화명을 쓰시지 않고 본명을 바로 ‘지르시는’ 선생님
지난 주 누비길 탐방 때
점심 시간에 길동무와 잠시 조우를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F2F 뵙지 못해서 아쉬운 대목이다.
또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기백 위원장님과 함께 마지막으로 걸었을 때가, 강화 나들길 교동도 9코스가 아니었나 싶다.
월선포 선착장에서 빨간 파카를 입으시고 손에는 몇 개의 구입하신 비닐 봉지들.
그러고 보니 강화 나들길 중
교동도와 석모도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을 보면
강화도 입장에서는 본토인 강화도도 중요하지만
부속 섬인 석모도, 교동도, 주문도 볼음도 아차도 들이
정작 강화 나들길 투어의 매력 덩어리가 아닌가 싶다.
결국 이 섬들을 투어 하지 않고는 제대로 된 강화 나들길 투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나들길 뿐 아니라 강화도 투어라고 할 수 없다.
각설하고
불곡산을 넘어 한참 내려가고 있는데 수명산 선생님과 위원장님 간의 전화 통화가 들린다.
위원장님께서는 지난 주에 태재고개까지 탐방하셨는데,
이에 이어서 4코스를 진행 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시점이 맞지 않아서, 길동무가 한참을 앞서고 있어 조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리고 더위 때문에 때가 때이니만큼….
어쨌든 ‘의도이던’ 또는 ‘반 의도이던’
대지산 조금 못 미쳐 평상에서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며 혹시라도 조우를 기다렸지만 불발에 그쳤다.
대신 위원장님께서 길동무에 앞서 올리신 4구간 사진들로 시간과 족적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다시 한번 누비길이든 아니면 다른 길이든 또 위원장님을 길 위에서 뵐 날을 기대해본다.
그리고 언제나 성원과 늘 한결 같으심에 경의를 표해 드린다.
[7] Epilog
폭염이었지만 더위 와중에서 푸른 하늘 저편으로
가을을 살짝 느낄 수 있었다.
여명이란 가장 캄캄한 새벽에 가까운 시간이다.
마찬가지로 이 절정의 무더위의 맹폭은 그만큼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들은 오늘도 어제도 이 더위를 이기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
그 변함 없다는 것이 때때로 갑갑함을 주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닐까…??..........
첫댓글 그 편상에 제가 딱 들어앉아 있어야 했는데~~~
이제 길동무들이 모였다 헤쳐 모여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7인의 건달 샘들도 무진장 반가웠고 그동안 만났다 헤어졌다 다시 만난 샘들도 점점 많아지고~~~ 너무도 당연한 진리인데~~~ 꽃길 걸으시다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습니다
하퍼(?)가 주인 찾아갔으면 참 좋겠습니다
미사 다녀와서 전화 한번 걸어 봐야겠습니다
이런 것들이 나의 인생에 값진 것들이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작은 행복^^!(소확행)
즐감*백만번~~~^^
그러게요. 하퍼.. 설마 누군가의 뱃속에는 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개도 별로 크지 않던데요..
비록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동시 다발적으로 어디선가 걷고 있는 것으로 충분한 하루였습니다.
여름이 오면.. 그리고 가을이 오면 주말마다 일정이 지천이 되니까요.
불볕 더위이지만, 류선생님하고 떠 멀리 다녀오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구수한 이야기와 구수한 사진들
더위 피하기엔 안성마춤입니다.
에궁 별 말씀입니다. 오늘은 산에 가지 않았는데, 확실히 체감상으로 더 더운 날인것 같습니다.
온도가 1도 상승할때 어느 존을 넘어가면 체감으로는 한 2~3도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더운 열풍 바람...
더운 여름에 건강하시옵고, 또 길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관심의 영역 넓힘이 소그미님 글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몸을 푸는 개념 설명은 좀 다르지만, 어찌든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다음주 길동무 참석을 못한다는 것이 어제 참석을 해야할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수명산님을 포함해서 오래 못 본듯 하여....
스틱은 어깨가 아파서 가방 무게를 줄이고자 뺏는데, 나머지 것들도 너무 줄여서 두루두루 신세를 졌습니다.
여름엔 성남누비길이 딱 맞다는 것을~그리고 생각보다 더 괜찮은 길이라는게(안내판들은 빼고 자연으로만) 좋았습니다.
이 길을 연 화수분님,
리딩해 주신 소그미님,
감사합니다!☆☆!
누비길이 근사해서 다행입니다. 화수분 선생님 덕분. 누비길 없었으면 어디를 다녔을까 가늠해보면 별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네요..
올만에 뵈어서 반갑고요. 격이 달라진 느낌입니다.^^ 암튼
그리고 오리역 부근에서 얼음 동동 커피 잘 마셨습니다.
다음번은 제 차례입니다......... 요즘은 걸을 때 완주 후 얼음 냉커피가 생각나는 계절이네요.
또 찬바람 불면 메뮤가 바뀌겠지요?
이제 해장술(?)도 하셨으니 편안하게 그동안 빠졌던 일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집안일, 그냥 일, 발바닥 고치는 일 등.....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의 해설보다는 어떤 기상 전문 기자의 설명이었지요. 다만 저는 repharasing? 암튼 알기 쉽게
표현을 한 것이고요.
덥다 덥다 했는데 더 더워지네요............. 잠시 도서관에서 cooling 하고 왔는데
너무 춥다보니 머리가 아파서 나왔습니다.
이제는 다시 뜨거운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다행히 머리가 아픈 것은 없어졌는데
다시 땀이 나기 시작하네요.. 에그.
일단 시작했으니 또 완료해야겠지요? 감사합니다.
1994년도 여름 지금 살고있는 집 신축하여 입주했을 때였는데 정말 더웠던 해였던 것 같습니다. 얼마전 얼바인의 날씨는 아침 저녁으로 조금 두틈한 옷을 걸쳐야 할 정도로 산책할 때 추위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어제 성남누비길은 바람 한 점없는 능선길이었지만 터널 숲이라 해볕을 가려주어 오르막을 제외하고는 괜찮은 듯했지요. 길동무의 열정은 어딘들 못가겠습니까? 그리고 아름다운 후기들이 있어 보람있는 동행인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다음길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