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목요일 묵상
<27:1> 「우리가 배를 타고 이달리야에 가기로 작정되매 바울과 다른 죄수 몇 사람을 아구스도대의 백부장 율리오란 사람에게 맡기니」
<27:2> 「아시아 해변 각처로 가려 하는 아드라뭇데노 배에 우리가 올라 항해할새 마게도냐의 데살로니가 사람 아리스다고도 함께 하니라」
<27:3> 「이튿날 시돈에 대니 율리오가 바울을 친절히 대하여 친구들에게 가서 대접 받기를 허락하더니」
<27:4> 「또 거기서 우리가 떠나가다가 맞바람을 피하여 구브로 해안을 의지하고 항해하여」
<27:5> 「길리기아와 밤빌리아 바다를 건너 루기아의 무라 시에 이르러」
<27:6> 「거기서 백부장이 이달리야로 가려 하는 알렉산드리아 배를 만나 우리를 오르게 하니」
<27:7> 「배가 더디 가 여러 날 만에 간신히 니도 맞은편에 이르러 풍세가 더 허락하지 아니하므로 살모네 앞을 지나 그레데 해안을 바람막이로 항해하여」
<27:8> 「간신히 그 연안을 지나 미항이라는 곳에 이르니 라새아 시에서 가깝더라」
<27:9> 「여러 날이 걸려 금식하는 절기가 이미 지났으므로 항해하기가 위태한지라 바울이 그들을 권하여」
<27:10> 「말하되 여러분이여 내가 보니 이번 항해가 하물과 배만 아니라 우리 생명에도 타격과 많은 손해를 끼치리라 하되」
<27:11> 「백부장이 선장과 선주의 말을 바울의 말보다 더 믿더라」
<27:12> 「그 항구가 겨울을 지내기에 불편하므로 거기서 떠나 아무쪼록 뵈닉스에 가서 겨울을 지내자 하는 자가 더 많으니 뵈닉스는 그레데 항구라 한쪽은 서남을, 한쪽은 서북을 향하였더라」
<27:13> 「남풍이 순하게 불매 그들이 뜻을 이룬 줄 알고 닻을 감아 그레데 해변을 끼고 항해하더니」
<27:14> 「얼마 안 되어 섬 가운데로부터 유라굴로라는 광풍이 크게 일어나니」
<27:15> 「배가 밀려 바람을 맞추어 갈 수 없어 가는 대로 두고 쫓겨가다가」
<27:16> 「가우다라는 작은 섬 아래로 지나 간신히 거루를 잡아」
<27:17> 「끌어 올리고 줄을 가지고 선체를 둘러 감고 스르디스에 걸릴까 두려워하여 연장을 내리고 그냥 쫓겨가더니」
<27:18> 「우리가 풍랑으로 심히 애쓰다가 이튿날 사공들이 짐을 바다에 풀어 버리고」
<27:19> 「사흘째 되는 날에 배의 기구를 그들의 손으로 내버리니라」
<27:20> 「여러 날 동안 해도 별도 보이지 아니하고 큰 풍랑이 그대로 있으매 구원의 여망마저 없어졌더라」
(본문 해석)
6월 27일 목요일 사도행전 27:1~20
1절 2년의 가이사랴 수감 끝에, 마침내 바울이 이달리야로 이송되게 되었다. ‘작정되매’는 이송 일정이 공식적으로 확정되고 승인을 받았다는 뜻이다. 맡기니(넘겨주니)라는 표현도, 성령의 주도를 보여주는 신적 수동태이다. 바울 일행이 다른 죄수들과 호송을 책임질 군인들과 함께 아구스도부대의 백부장 율리오에게 맡겨진다.
2절 타고 간 이 배는 원래 소아시아 서쪽 해변에 위치한 항구 도시, 아드라뭇데노에서 출발해 여러 항구를 거쳐 항해하고, 다시 그곳으로 되돌아가는 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백부장 율리오는 항해하는 도중 어느 중간 지점에서 이탈리아행 배를 만나 환승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여정에 마게도냐 지방의 데살로니가 사람 아리스다고도 동행했다.
3절 그들이 탄 배가 가이사랴를 떠나 이튿날 시돈에 도착했다. 백부장 율리오는 바울에게 특별한 호의를 베풀어 친구들에게 대접받기를 허락한다.
4절 시돈에서 서쪽 구브로의 항해는 맞바람 서풍과 북풍을 최소화하고, 뒷바람 동풍을 최대한 의지해야 했다. 배가 구브로 섬을 바람막이 삼아 해안에 최대한 근접해 항해했다.
5절 배는 구브로 섬을 돌아 길리기아와 밤빌리아 바다를 항해해 무사히 루기아의 항구 도시 무라 시에 도착했다.
6절 때마침 그곳에서 이달리야로 가는 상선 알렉산드리아를 만난다. 선박 이름을 고려할 때 알렉산드리아에서 이집트 산 곡식을 로마로 운반하는 상선으로 추정된다. 백부장 율리오는 모두를 그 배에 오르게 한다.
7절 무라를 떠난 배가 예상외로 동풍을 제대로 받지 못해 속도가 더뎠다. 결국 섬들 사이를 지나며 간신히 니도에 도착한다. 풍세가 좋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항해를 멈출 수는 없었다. 곧바로 지중해 큰 섬 그레데로 향한다. 다시 섬을 바람박이로 삼아 내려간다.
8절 그레데 동항 살모네를 끼고 돌며 남쪽 해안선을 따라 가까스로 미항에 입항한다. 미항은 매서운 지중해의 겨울 바다로부터 배를 보호해 주기에 적절한 곳은 아니었다. 곡물을 실은 배는 오래 정박해 있을 수 없었다.
9~20절
9절 선원들은 지쳐갔고 설상가상 배에 탄 사람들 중 상당수가 벌써 며칠째 금식 절기(대속죄일)을 지키느라 기력이 쇠해 있었다. 이것은 항해할 수 있는 기한이 지나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바울은 그들에게 권한다.
10절 바울은 항해를 강행할 경우 하물과 배, 그리고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11절 그러나 백부장은 바울의 말보다는 선장과 선주의 말을 더 믿었다.
12절 미항이 겨울을 보내기에 불편하기 때문에, 뵈닉스에 가서 겨울을 지내자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곳으로 간다. 뵈닉스 항구는 크레타 섬의 항구로로 겨울에 부는 북동풍으로부터 배를 보호하는데 효과적인 지형 조건을 가진 곳이었다.
13절 출항하려 하자 항해 결정을 환영하듯 남풍이 잔잔하게 불어주었다. 모두가 흡족해하며 닻을 올리고 긴장을 푼 채, 계획대로 해안선을 따라 항해를 이어갔다.
14절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작스레 그레데 중앙 산맥에서 해안으로 내리닫는 광풍이 일기 시작했다. 사나운 북동풍으로 추정되는 유라굴라다.
15절 배가 해안에서 멀어지더라도 부는 바람을 따라 배가 움직이게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
16절 바람을 따라가다 보니 배는 가우다라는 작은 섬(그레데 남쪽 약 35km)이 바람막이가 되어주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17절 선원들은 거룻배를 갑판 위에 끌어 올리고 배가 부서지지 않게 밧줄을 이용하여 선체를 동여맸다. 아마 배 위에서 여러 부분을 최대한 고정시켜 파선을 방지하는 응급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18절 또다시 강풍이 배를 밀어냈다. 바람과 사투를 벌이던 이틀째 되던 날, 배가 침수하지 않도록, 어쩔 수 없이 짐을 바다에 버려 배를 가볍게 한다.
19절 사흘째 되던 날 무거운 배의 기구들까지 바다에 던져 배의 무게를 최대한 줄인다.
20절 짙게 낀 먹구름이 천체를 가린 지 여러 날이 되자, 배와 사람은 방향 감각을 완전히 상실한 채 바람에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이른다. 그들은 살 소망을 잃어버린 처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