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은희 클라라입니다.
오늘 평신도 주일을 맞이하여, 제가 강론을 하게 되었는데요,
무슨 말씀을 드릴까 고민을 하다가…. 부끄럽지만 저의 봉사활동의 경험들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저는 36살 때 남편이 홍콩에 발령을 받으면서 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와서 몇 년 생활을 하다, 성당분을 만나면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저의 친정은 모두 가톨릭이였기 때문에, 별로 망설임은 없었습니다. 세례를 받고 처음 2년여는 성당에 다니지도 않았습니다. 대모님이 저의 세례후, 바로 귀국을 하셔서 성당에 아는 분도 별로 없고 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던것 같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주일학교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첫회의를 하는데 부활 게시판을 하자고 하는데, 그게 뭔지도 몰랐고, 성당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정말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렇게 주일학교 봉사를 시작하고, 다 아시다시피 주일학교가 스카우트로 바뀌면서, 스카우트 봉사를 하고, 구역 봉사로 이어지고,
지금은 사목회장으로서의, 봉사를 하는
저 자신을 보며, 가끔, 아니 자주,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저를 왜 이렇게 도구로 사용해 주시는지, 생각해 보지만,
아직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한가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봉사를 하면서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뭐가 그렇게 즐겁고, 뭐가 그렇게 행복했냐고 물어본다면,
그냥 함께 하는게 즐거웠고,
주일학교때는 선생님들을 동네에서도
만나서 회의하고, 성당에서도 만나고…. 거의 성당에서 살다시피 한 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 봉사의 기쁨 안에서는,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었던거 같습니다.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 저희 아이들은 중학생 이었는데, 어떤 분들은 애들을 한창 봐줘야 할때인데 어떻게 봉사를 해요… 라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제가 집에 있다고
아이들이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기도에 미숙했지만, 아이들 스스로 잘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기도를 드렸고, 잘 할거라는 믿음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요즘 그 기도가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에 떨어져 살고 있는 아이들이, 혼자 계시는 할머니를 챙기고, 가족을 걱정하고, 본인들의 생활 또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거기서 저는 주님의 사랑을 느끼고 가족의 사랑을 느낍니다.
저의 미숙한 기도였지만, 거의 20여년이 흐른 뒤에, 저의 봉사활동과 기도에 대한
하느님의 응답을 느끼는것 같습니다. 봉사를 하면서 물론 힘든 일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도 희미해지고, 그런 힘들었던 시간들마저 아직도 부족하지만 저를 성장시켰다고 생각하며, 그 또한 감사의 마음이 있을 뿐입니다.
오늘 이렇게 저의 봉사에 대해 말씀을 드렸는데,,, 저의 신앙여정은 봉사와는 뗄 수가 없을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봉사를 하면서 늘 과제처럼 느끼는 것은,
제 자신이 부르심에
순명을 하는 것인지 아님 저 자신의 인간적인 결정으로, 그야말로 일을 하는 것인지, 항상 그 애매한 경계선에서 고민이 됩니다. 하지만 성당에서 주어지는 모든 일들에, 하느님의 일을 선택하기보다는, 하느님을 선택하라는, 베트남의 가경자이신, 반투안 추기경님의 말씀을 늘 되새기며, 순간순간 일이 아니라 하느님을 선택하는 봉사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