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소금
청정이란 말은 조만간 국어사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바다가 오염되었으니 생선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생선만 그런가 내가 나를 더럽힌 날들은 또 얼마인가
인터넷을 뒤져 히말라야 소금을 주문해 놨다
아주 오래전 바다 밑바닥이 솟아올라 산맥이 되고
그때부터 바닷물이 버릴 거 다 버리고 히말라야에 남긴 돌뎅이
산을 헐어 국을 끓여 먹으면 병이 나을 수 있을까
손 안에서 차돌처럼 반짝인다
흠 없는 몸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을까
돌을 씹어 먹는다
청정하다는 히말라야 산을 입에 물고 녹인다
버릴 거 다 버리고 심심해진 소금바위 굴러내려
내 부끄럼들, 사무침들 올올이 녹아내려
창해만리 바닷물로 출렁일 때까지
두 번째 살아보는 것처럼 한번을 사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