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질병 치유
4.빠릿따(paritta)에 의한 치유
1)빠릿따의 의의
초기불교에는 창조주의 존재나 혹은 다른 존재를 통제하는 절대자와 같은 존재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러한 존재들과 소통하는 특별한 권능을 가진 주문(manta, sk. mantra) 역시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초기불교에도 재난에서 벗어나고 장애를 물리치며 행복을 불러오는 경전이 존재한다. 이러한 경전은 특별한 권능을 지니는데 이 가운데 질병의 치유를 가져오는 경전도 존재한다. 질병 치유와 관련하여 붓다가 특별히 그 효력을 인정한 빠릿따에 대해서 살핀다.
이러한 경전들이 장애를 제거하고 행복을 가져온다는 의미에서 주문(manta, sk. mantra)의 성격도 있지만 초기불교에서는 주문과 같이 특정 단어나 문장 속에 특별한 힘을 인정하지는 않는다. 붓다가 가르친 『보호경』은 주문처럼 말소리 자체에 어떤 특수한 힘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말의 소리 이면에 담겨 있는 의미에서 특별한 힘이 발생한다. 이처럼 특정 경전에 담긴 내용이 특별한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그리하여 브라만교에서 주로 사용하는 주문(manta, sk. mantra)이라는 말 대신에 빠릿따(paritta)라고 달리 부른다.
'빠릿따(paritta)'는 산스끄리뜨 'pari(주위에)'+√trā(구원하다, 보호하다)에서 파생된 명사로 '보호'라는 뜻을 지닌다. '빠릿따(paritta)'와 상응하는 산스끄리뜨어는 'paritrāṇa(pari+trā+ana)'이고 빨리어는 뒤의 접미사가 생략된 형태이다. '빠릿따(paritta)'라는 말은 보호의 의미를 살려서 '호주(護呪)', '보호주(保護呪)', '수호경(守護經)' 등으로 해석된다. 본 논문에서는 어려움으로부터 보호하는 경전이라는 의미에서 '『보호경(保護經)』'이라 적는다. '빠릿따'라는 말에 경이라는 의미는 없지만 독송되는 빠릿따가 경전의 형식으로 편집되어 있어서 '『보호경』'으로 적는다.
『보호경』은 붓다가 직접 율장의 『쭐라왁가(Cullavagga)』에서 수행승들이 수지하는 것을 허용하였다. 한 수행승이 뱀에 물려서 죽자 붓다는 그런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설한다.
"수행승들이여, 이 수행승은 네 종류의 뱀왕의 혈통에 대하여 자애의 마음을 채우지 않았다. 수행승들이여, 만약에 그 수행승이 네 종류의 뱀왕의 혈통에 대하여 자애의 마음을 채웠다면, 수행승들이여, 그 수행승은 뱀에 물려 죽지 않을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이 네 종류의 뱀왕의 혈통에 대하여 자애의 마음을 채워서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을 수호하기 위하여 자기수호주(attaparitta)를 행하는 것을 허용한다."
이처럼 『보호경』은 붓다가 직접 수행자들에게 전해준 가르침이다. 『보호경』의 성격은 보호를 가져오는 붓다의 가르침이라는 원래 의미에서 불교의례의 하나로 발전하게 된다. 그 의례적 중요성은 다음의 『보호경』 설명에서 알 수 있다. '『보호경』(paritta)'은 다음의 의미를 지닙니다. 1.위험을 몰아내고 보호한다. 2.『보호경』은 모든 재난 혹은 어떤 어려움에서도 보호를 가져온다. 3.『보호경』이 가지는 크나큰 권능으로 모든 어려움, 재난, 두려움으로부터 존재들을 보호한다. 『보호경』이 위험을 막고 보호,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것으로 인해서 그것은 최상의 예방이나 보호의식이라 할 수 있다.
2) 『보호경』의 내용과 효능
『보호경』을 따로이 모아서 만든 책의 이름은 '짜뚜바나와라빠알리(Catubhānavārapāli)'이다. 이 단어는 'Catu(4)+bhanavara(바나와라)'로 이루어졌다. '바나와라(bhanavara)'는 250개의 게송으로 이루어졌고, 하나의 게송에는 글자가 32개가 있으며, 게송 하나의 한 줄에는 8개 글자가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총 32,000개의 글자로 구성된다. 현대에 와서 이 책은 『보호경(paritta)』이라고 불리는데 책의 구성은 『보호경』이외에 사미승들이 외워야 할 것, 법문을 위한 것, 승려들이 매일 반조하여야 할 사항들로 구성된다.
'짜뚜바나와라빠알리(Catubhānavārapāli)'에서 24가지 『보호경』을 추려서 스리랑카에서 많이 독송을 한다. 미얀마에서는 주로 11가지의 『보호경』을 독송한다. 특히 미얀마에서는 이러한 11가지의 『보호경』을 '『대보호경(Mahā paritta, The Great Paritta)』'이라 부르며 매일 사원이나 불자들의 집에서 독송되고 있다. '『대보호경』'이라 불린다하여서 경의 내용이 긴 것이 아니라 이들 『보호경』이 다른 것에 비하여 큰 위력을 지녀서 위험을 몰아내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본 논문에서는 『대보호경』 위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보호경』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 '『대보호경』(Mahā paritta, The Great Paritta)' 11가지는 다음과 같다. ①축복경(Maṅgala Sutta) ②『보배경』(Ratana Sutta) ③자애경(Mettā Sutta) ④몸의 『보호경』(Khandha Sutta) ⑤공작경(Mora Sutta) ⑥메추라기경(Vaṭṭa Sutta) ⑦깃발경(Dhajagga Sutta) ⑧아따나띠야에서 설해진 경(Āṭānāṭiya Sutta) ⑨앙굴리말라경(Aṅgulimāla Sutta) ⑩깨달음의 요소경(Bojjhaṅga Sutta) ⑪아침경(Pubbaṇha Sutta)이다. 이들 『보호경』이 미얀마에서 가장 많이 암송될 뿐 아니라 다른 상좌부 불교국가에서도 중요하게 여기는 경전이다.
『보호경』의 효능은 베다에 나오는 주문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한 주문들은 말 자체에 특별한 힘이 있다고 여겨지는데 반해 『보호경』의 힘은 '진실의 서언(Saccakiriya)'과 자애(Metta)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진실의 서언(誓言)'은 진실된 어떠한 사실을 말함으로서 어떠한 목적이 성취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자애는 자신을 비롯한 모든 존재들이 번영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것이다.
이처럼 『보호경』은 그 내용이 진실되고 자애가 깃들어 있어야 진정한 보호의 힘을 지닌다. 『보호경』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독송할 뿐만 아니라 다른 존재에게까지 그 진리와 자애의 힘을 회향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기에 베다의 주문과 다르다.
『보호경』은 진실의 서언을 담고 있기에 그 진실됨을 잘 알아야 한다. 『보호경』이 완전한 효능을 가지기 위해서는 『보호경』이 담고 있는 의미를 독송자와 청자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보호경』의 독송은 재가신자가 어려움에 처했거나, 특정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예경의 의미로 독송하여도 된다. 자신이 직접 독송하기 어려우면 『보호경』의 의미를 잘 아는 재가신자나 스님을 초청해서 독송하여도 된다.
『보호경』이 가장 큰 보호의 권능을 지니기 위하여 독송자와 청취자는 다음을 구족하여야 한다. 먼저, 독송자는 1.『보호경』의 어느 한자라도 빠뜨리거나 틀리지 않게 정확히 독송하여야 한다. 2.독송하는 경전의 의미를 잘 이해해야 한다. 3.독송자는 독송 시에 선한 의지와 자애의 마음으로 『보호경』을 독송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청자는 1.이전에 다섯 가지 무간업(五無間業, pañca anantariya kamma)을 짓지 않았어야 한다. 2.청자는 업과 그 결과에 대한 가르침을 부정하는 것과 같은 고정된 사견이 없어야 한다. 3.청자는 『보호경』을 들을 때 이 경들이 위험을 몰아내고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보호경』의 효능에 대한 믿음을 지녀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면 많은 사람들은 『보호경』으로부터 이익을 얻는다. 『보호경』의 독송과 청취는 『보호경』에 대한 믿음과 존경을 지니고 정성스럽게 행해야 한다.
『밀린다왕문경』에도 『보호경』이 효력을 갖지 못하는 원인을 다음의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대왕이시여, 『 보호경』은 어떤 때는 보호의 권능을 가지고 어떤 경우에는 없습니다. 대왕이시여, 세 가지 원인으로 『보호경』은 보호의 권능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업의 장애에 의해서, 번뇌의 장애에 의해서, 믿음을 지니지 않음에 의해서입니다." 『보호경』이 효력을 갖지 않는 경우는 앞서 살핀 『보호경』 청자가 갖추어야 할 조건과 동일하다.
『보호경』이라 하여 무조건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 악행만 일삼는 이가 단지 『보호경』을 독송하여 보호받고자 한다면 그런 일은 생겨나지 않는다. 『보호경』의 효력이 생겨나려면 『보호경』을 수지하는 자가 계를 잘 지키고, 삼보와 『보호경』의 효력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단지 말로 서경을 읽기만 한다면 그 효력은 적거나 생겨나지 않는다. 『보호경』은 어떠한 것이라도 위험을 막고 안녕을 가져오는 일반적 이익이 있지만 『대보호경』과 관련한 각각의 특별한 효능은 아래와 같다.
<표3-1> 『대보호경(Mahā Paritta)』의 효능
경 이 름 | 효 능 |
축복경(Maṅgala Sutta) | 축복과 번영을 가져옴. |
보배경(Ratana Sutta) | 전염병, 귀신, 기근으로 야기된 위험으로부터 벗어남. |
자애경(Mettā Sutta) | 나쁜 신들의 위해로부터 지켜주고 모든 존재들에게 자애를 두루 폄. |
몸의 보호경(Khandha Sutta) | 뱀 등의 해를 끼치는 다른 존재들로부터 보호함. |
공작경(Mora Sutta) | 올가미나 투옥의 위험에서 벗어나고 안전을 가져옴. |
메추라기경(Vaṭṭa Sutta) | 불의 위험에서 보호함. |
깃발경(Dhajagga Sutta) | 두려움, 무서움, 소름끼침을 없앰. |
아따나띠야에서 설해진 경(Āṭānāṭiya Sutta) | 나쁜 존재로부터 보호 받고 건강과 행복을 가져옴. |
앙굴리말라경(Aṅgulimāla Sutta) | 임산부와 태아를 보호하고 순산을 할 수 있게 함. |
깨달음의 요소경(Bojjhaṅga Sutta) | 아픔과 질병에서 벗어남. |
아침경(Pubbaṇha Sutta) | 나쁜 징조들로부터 벗어나 행복을 얻음. |
3) 『보호경』의 질병 치유
『보호경』은 그것을 독송하고 듣는 이에게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권능을 가진다. 병고에 시달리는 환자들도 『보호경』을 독송하거나 청취하면 유익한 결과를 준다. 질병과 관련하여 특별한 효능을 지니는 경전을 보자면 우선 깨달음의 『요소경(Bojjhaṅga Sutta)』를 들 수 있다.
깨달음의 요소경의 출처가 되는 경전은 『병경(Gilānā sutta)』(SN46:14∼16)이다. 『병경』은 세 개의 경으로 이루어졌다. 각 경에는 질병이 생긴 이가 마하깟사빠 존자, 마하목갈라나 존자, 그리고 붓다로 다르게 나타나고 내용은 같다. 깨달음의 『요소경(Bojjhaṅga Sutta)』은 앞서 언급한 세 분이 나오는 각각의 경전도 있고 그 셋을 모은 다음의 경전도 있다.
"선한 이들이여, 끝없이 윤회하는 중생들의 모든 고통을 없애주며,
마라의 군대를 물리쳐주는 깨달음의 요소인 일곱 가지 법을 거룩하신 이들은
깨달아 삼계로부터 해탈하여 태어남이 없고 늙음이 없고 병듦이 없으며
죽음이 없는 열반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등의 공덕을 갖춘, 무수히 많은 공덕들을 포함하는 약과 같고,
병을 없애주는 진언과 같은 이 깨달음 요소경을 독송합시다.
새김(sati)이라고 하는 깨달음 요소와 법 간택(dhammavicaya) 깨달음 요소,
그 밖에 정진(vīriya)과 희열(pīti), 편안함(passaddhi)이라는 깨달음 요소,
그 밖에 삼매(samādhi)와 평정(upekkhā)이라는 깨달음 요소,
이렇게 모든 것을 보시는 부처님께서 잘 설해 놓으신 일곱 가지 깨달음 요소를
잘 닦고 많이 행하면 특별한 지혜와 열반, 그리고 깨달음을 얻을 것입니다.
이러한 진실의 서언으로 그대들이 항상 행복하기를!
한때 부처님께서는 목갈라나 존자나 깟사빠 존자가 병에 걸려 괴로워하는 것을
보시고는 이 일곱 가지 깨달음 요소를 설하셨습니다.
그들은 그 법문을 매우 기뻐하였고 즉시 병으로부터 벗어났습니다.
이러한 진실의 서언으로 그대들이 항상 행복하기를!
한 때 법왕이신 부처님께서 병에 걸려 괴로워하셨는데
쭌다 존자에게 바로 그 경을 공손히 독송하도록 시켰습니다.
그 법을 들은 기쁨 때문에 곧바로 병에서 일어나셨습니다.
이러한 진실의 서언으로 그대들이 항상 행복하기를!
도(magga)로 제거된 번뇌들처럼 세 분의 현자들께서 제거하신 그 병들도
다시 생겨나지 않는 성품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진실의 서언으로 그대들이 항상 행복하기를!
이 경의 내용은 붓다와 그 제자들이 병이 생겼을 때 일곱 가지 깨달음의 요소(satta bojjhaṅga)에 대한 법문을 듣고서 자신이 경험한 일곱 가지 깨달음의 요소에 대한 기쁨이 생겨나 병에서 완쾌하는 내용이다. 이런 이유로 이 경은 병문안을 할 때 많이 독경을 한다. 경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보호경』은 주문과 같이 특정한 말이 어떠한 권능을 지녀서 병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다. 붓다의 거룩한 법의 내용을 듣고서 그 법을 이해하고 생겨난 기쁨에 의해서 병을 치유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질병의 치유와 관련 있는 대표적 『보호경』으로는 『보배경(Ratana sutta)』 을 들 수 있다. 이 경이 생겨난 배경을 보면, 붓다 당시 웨쌀리(Vesāli)라는 도시에 심한 가뭄이 들어서 여러 가지 기근과 역병과 잡귀들에 의한 환란이 있었다. 사람들은 굶주리고 병으로 많은 이들이 죽어 나갔다. 웨쌀리 시민들은 붓다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붓다는 이에 응하여 웨쌀리로 갔다. 붓다는 아난다에게 이 경을 가르치고는 웨쌀리 도시를 돌면서 독송하게 하였다. 그러자 웨쌀리 도시에 있던 모든 악귀들이 물러나고 사람들은 질병에서 벗어났다.
『보배경』은 가뭄, 기근, 삿된 귀신들, 전염병 등의 어려움으로부터 위험을 물리치기에 지금처럼 코로나19와 같은 유행성 질병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을 때 가장 적합한 『보호경』이 『보배경(Ratana sutta)』이라 할 것이다. 『보배경』의 내용은 먼저 불·법·승 삼보의 위없는 덕성을 설하고 그 설법의 진실의 힘으로 인해서 인간들이 당하고 있는 위험을 없애고 행복을 불러 온다는 것이다. 『보배경』의 주요 부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고따마 부처님이 붓다를 이루시려고 디빵까라 부처님 앞에서 정등각자가 되려고] 서원을 하신 이래로 거룩한 여래의 열 가지 기본 바라밀과 열 가지 중간 바라밀과 열 가지 최상의 바라밀이라고 하는 서른 가지 바라밀, 또한 다섯 가지 고귀한 버림, 또한 세상을 위한 실천, 친척을 위한 실천, 깨달음을 위한 실천이라는 세 가지 실천, 또한 마지막 생에서 태에 드신 것, 탄생하신 것, 출가하신 것, 고행하신 것, 보리수 아래 금강좌에서 다섯 마라들을 정복하신 것, 일체지를 꿰뚫어 아신 것, 초전법륜을 굴리신 것, 아홉 가지 출세간법들, 이러한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숙고한 뒤, 웨살리 시의 세 개 성벽 사이를 돌면서 하룻밤 내내 이 『보배경』을 독송하신 아난다 존자와 같은 연민심을 확립하고서, 오, 선한 이들이여, 일조 우주의 천신들이 그 위력을 받아 지니는 경이며, 한 때 웨살리를 괴롭혔던 전염병과 잡귀, 기근이라고 하는 세 가지 위험을 빠르게 사라지게 한 경인, 그 『보배경』을 독송합시다. 여기에 모인 지상의 존재들과 천상의 존재들, 그 모든 존재들이 기쁘고 행복하기를! 이제 나 여래의 법을 공손히 들으십시오.
천신들이여, 경청하십시오. 그대들 모두 사람들에게 자애를 가지십시오. 사람들은 밤낮으로 공양을 가져와 그대들에게 올립니다. 그러니 그들을 잊지 말고 항상 보호해 주십시오. 이 세상과 다른 세상에 있는, 또는 천상에 있는 그 모든 귀한 보배 가운데 여래와 견줄 만한 보배는 없으니, 이 부처님이라는 보배는 참으로 수승합니다. 이러한 진실의 서언으로 모든 중생들 행복하기를! (성스러운 도의) 삼매에 드신 석가족 부처님께서는 번뇌의 부서짐이며, 애착의 사라짐이며, 죽음 없는 수승한 법(열반)을 증득하셨습니다. 그 법과 견줄 만한 보배는 없으니, 이 법이라는 보배는 참으로 수승합니다. 이러한 진실의 서언으로 모든 중생들 행복하기를!
(부처님을 비롯한) 선한 이들이 기리는 그 성자에는 네 쌍의 여덟 분이 있습니다. 선서의 제자인 그분들은 공양받을 만하신 분들이니, 그들에게 보시한 공양은 큰 결과를 받습니다. 이 승가라는 보배는 참으로 수승합니다.
이러한 진실의 서언으로 모든 중생들 행복하기를!
『보배경』은 내용이 많아 다 인용하지는 못하지만 계속 이어지는 주된 내용은 삼보의 덕성에 관한 것이다. 삼보의 덕성을 칭송하고 그러한 덕성을 넘어서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음을 설한다. 이러한 진실의 서언으로 인해 기근, 전염병, 그리고 잡귀들을 물리치고 행복을 불러오는 것이 『보배경』이다. 이와 같은 『보호경』의 독송은 초기불교에서 여러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고 질병을 치유하는 효력을 지니기도 한다. 여기서 질병은 몸의 질병이나 정신장애를 말한다. 불선법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불교 수행이 필요한 것이지 독경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질병의 치유와 관련하여 『보호경』을 독송하는 것은 초기불교의 독특한 전통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보호경』은 말 자체에 신비한 위력이 담겨 있다고 믿는 주문과는 다른 것이다. 『보호경』의 보호의 힘은 삼보의 덕성을 칭송하고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행복이 있기를(etena saccena suvatthi hotu)'이라고 하는 진실어의 힘이나, '모든 존재들이 행복하게 되기를(sabbasattā bhavantu sukhitattā)'라고 하면서 기원하는 자애의 힘에서 오는 것이다.
<질병 치유의 관점에서 본 초기불교 수행론 연구/ 임인영(현암) 동국대학교대학원 불교학과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