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16(수) 25~33도
●보행지: 관악산공원문-삼성산-호암산-석수역(서둘5-2코스)
●집합지: 신림선 관악산역 1번출
●코스: 관악산문–삼성산성지-유아동네숲- 호암산 – 석수역
●참가자(4명): 묵거 박평순, 석계 송명수, 양우 정상범, 후묵 채희묵
●뒤풀이(맛나고 깔끔한집, 석수역 가는길). 지리산흑돼지전문
● 총 91,000원 (지리산흑돼지 삼겹: 16,000원x4=64,000원, 된장찌개 7,000원x2=14,000원, 막걸리: 4,000원x2= 8,000원, 소주 5,000원)
회비: 10,000원×4=40,000원/ 51,000원(밀리고 밀리다 후묵 지불)
불참자 사유
이정: 미국 장기 여행으로 불참(8월1일~9월5일)
청안: 개인일로 불참
운암: 고추말리느라 불참
초포: 9월 불참
송원:편도선으로 감기기운이 있어 불참
백사: 일이 있어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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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간후 좀 더위가 식은 듯 했으나 여전히 찜통이다. 참석 보우들 인원도 겨우 한 테이블이다.
그래도 숲속을 다니다보니 좀 낫다. 탐방객들도 많지 않다. 화요일이 광복절이고 징검다리인 월요일 쉬는 날로 많은 사람들이 국내외 여행을 다녀온 터라 더 적을 수도 있다.
골짜기마다 많든적든 맑은 물이 흘러 발을 적시고 싶은 마음이다. 샌들을 벗어 들고 다니는 한 중년 여인이 물을 적시는 것을 보니 더욱 그렇다.
1593 전주별시란?
임진왜란시 만주로 몽진한 선조가 맏아들 광해군에게 사직을 맡기자 분조한 그는 1593년 12월 태조의 고향인 전주로 내려갔다. 광해군은 당해년 별시로 무과 1,000여명 문과 9명을 뽑았는데 그중 한사람이 장원한 윤길(尹咭, 1564-1615)이었다. 그의 묘가 가는 탐방로 옆에 있다. 예전에도 잠깐 들러 인증샷을 만들었지만 이번에도 들렀다.
‘1593별시’ 재현을 2017년 시작한 전주시는 금년 6회째 기획하고 있다는 보도다.
임진왜란으로 삼도(三都, 한양·개성·평양)가 함락되고 함경도까지 왜군이 침략해 나라가 위급하게 되자 선조는 장차 요동(遼東)으로 망명할 목적으로 의주방면으로 갈 때 왕세자인 광해군에게 종묘사직을 받들고 본국에 머물도록 분조(分朝, 조정을 아버지, 아들 둘로 나눔)했다.
남원 윤씨
남원 윤씨로 승정원 좌승지(정3품)를 역임한 윤길(尹咭, 1564-1615). 1593년(선조 26년) 임진왜란 중 왕세자가 전주에 머물면서 실시한 별시문과에 장원급제 한 인물. 5형제중 3남. 그의 다른 4형제 모두 과거에 급제. 윤길(3남) 1593년 12월 전주별시 갑과 1위, 승정원 승지/ 윤탁(5남) 1594년 갑오 별시 을과 1위, 사헌부 장령/ 윤구(장남) 1595년 을미별시 병과 11위, 예조 정랑/ 윤철(4남) 1595 을미별시 병과5위, 승정원 승지/윤서(차남) 1597 정유별시 을과 2위, 성균관 권지.
유아동네숲
자연배움터가 있는 유아동네숲 평상에 배낭을 내려놓았다. 메타세콰이어가 쭉쭉 하늘을 찌르고 있는 숲속이라 습하다. 더위를 더러내기 위해서는 순대에 막걸리가 제격이다. 7~8명이 참석했을 때보다 빨리 없어진다. 양우가 내놓은 물외도 큼지막하고 싱싱해 순대의 팍팍한 맛을 씻어내는데 좋다.
흔한 남교사와 여학생의 불륜
교장을 한 묵거와 석계는 남자선생님과 여학생과 로맨스, 여교사가 끼어있는 삼각관계등 스승과제자간의 불륜 얘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비록 비극으로 끝나긴 했어도.... 남녀관계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지남철의 남과 북처럼 뉴턴의 만유인력이상의 인력이 있기 때문이다.
샌들을 들고 맨발로 걷던 앞서가던 아주머니가 중도에서 배가 고파 먹는다며 정자에 앉아 있더니 이제야 우리가 앉아있는 평상으로 온다. 커피를 마시고 싶단다. 좀 더가서 마시라고 하니까 가던 길로 직진.
그 아주머니는 성지를 비켜 계곡으로 올라가버렸다. 그래서 놓침
그 다음이 삼성산 천주교 성지. 기유박해(1839년)로 순교한 세명의 프랑스 신부의 묘소가 있는 성지다.
1839년 9월21일 기해박해 때 새남터에서 군문효수(軍門梟首:예전에 죄인의 목을 베어 군문앞에 매어달던 일)의 형을 받아 순교한 3인의 프랑스 신부는 제2대교구장 성 라우렌시오 앵베르 범(范) 주교 (L.J.M.Imbert, 1796 ~1839) 와 성 앵베르 모방 나(羅) 신부 (P.P.Maubant, 1803~1839년) , 성 야고보샤스탕 정(鄭)신부 ( J.H.Chastan ,1803~1839년)다.
제대, 성모마리아상, 구상시인의 시비, 13가지 예수님의 행적이 동판에 떠져 곳곳에 놓여 있고 성지 안내판도 있다. 그런데 더운 날씨라 엄숙함은 찾아볼 수 없다. 공교롭게 4명은 드믈게 종교가 없다. 그래도 새남터성지는 한번 가볼 필요성이 있어보인다.
세 신부는 조선의 첫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와 최양업 토마스, 최방제 프란치스코 등 3명을 사제로 키우기 위해 마카오의 페낭신학교에 유학을 보내 최초의 방인 사제로 양성하여 조선 천주교회에 큰 업적을 세우는데 그 초석을 다듬었다.
9월 21일 군문효수를 당한 이들의 시신은 3일동안 버려져있다가 한강변 모래톱에 묻혔다한다. 그 뒤 20여일 지나서 7~8명의 신자가 죽음을 무릅쓰고 감시의 눈을 피해 시신을 거두었다. 이들은 시신을 궤에 넣어 현재 서강대가 자리잡고 있는 노고산에 매장하였다고 전한다. 4년뒤 시신을 옮긴 신자중 한명인 박바오르라는 사람이 문중의 선산인 관악산 줄기 삼성산에 이장하였다.
박바오르에 사실을 다 들은 아들 박순집에 의해 1901년 10월 21일 이들의 유해가 발굴되어 용산 예수성심학교로 옮겨졌다가 같은 해 11월 2일 다시 명동 지하 묘지로 옮겨졌다. 이들 3명은 1925년 복자품에 올랐다.
1970년 봄 오기선 신부가 세 성직자가 삼성산에 매장된적이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한 후 그 해 5월 12일 김수환 추기경과 노기남 대주교 및 박순집의 후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비를 세웠다.
그리고 1984년 한국천주교회 200주년을 맞아 요한바오르2세에 의해 세 성직자가 시성에 오르자 이를 기념해 서울대교구에서 묘지부근의 땅 1만 6천여평을 매입, 1989년 명동성당에서 성인 유해를 일부 옮겨와 안치하고 축성식을 가졌고한다.
호암산(虎巖山, 393m)산 아래 호랑이를 제압했다고 해서 지어진 호압사(虎壓寺) 고개에 이르니 스님의 염불소리가 크다. 언덕에는 야외 등받이 없는 벤치들이 있어 탐방객들이 앉아 쉰다.
전국적으로 불교에서는 지난달 7월 12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수요일 7차례의 재를 지내고 8번째(회재,回齋) 수요일이자 백중날(음력 7월15일,올해는 8월30일) ‘백중합동천도재(百中合同薦度齋)’를 지내게 되어있단다.
천도재(薦度齋)는 죽은자들이 구천을 떠돌거나, 지옥에 갔거나, 좋지않은 곳에 태어난 모든 인연있는 이들을 위해 극락세계로 가거나 좋은 곳에 태어나기를 빌어주는 일이다.
보통 사람이 죽으면 49재를 지내는데 이것에서 유래한것이다. 개인적으로 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 여럿이 십시일반으로 백중날 함께 지내는 것이 백중합동천도재라고한다.
호압사에서는 사람들도 많고 염불소리가 크다. 올해는 지난달 7월 12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수요일마다 지낸후 백중합동천도재를 8월30일 지내기로 되어있단다. 보국사 지날 때 염불소리 컸었는데 거기도 천도재를 지내는 중이었나?
우리는 관악구에서 금천구로 넘왔다. 호압산과 호압사가 금천구/관악구 경게를 이룬다. 구의 크기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보통 사람수로 따진다. 그래서 국회의원 지역구수도 인구에 비례한다.
서울시 25개 구별 인구중 top 5는 1위 송파구(65.7만), 2위 강서구(56.7만), 3위 강남구(53.7만), 4위 노원구(50만), 5위 관악구(48.7만). 첫 4개구는 국회의원 지역구가 3개로 최다이다. 관악구는 2개구. 금천구(1개구)는 25개구 중 22위(22.9만). 구도심의 중구(25위), 종로구(24위), 용산구(23위) 앞이다.
송파구는 앞으로 잠실이나 위례가 떨어져나가 잠실구나 위례구가 되어도 거의 중위권이다.
석수역은 안양시 만안구지만 얼마있지 않으면 여의도-한양대 수원 분교를 잇는 신안산선이 통과하는 역이라 많은 아파트와 오피스빌딩이 금천구에 들어설 것이다. 자연스럽게 인구가 늘어나면서 재정도 늘어나 만년 꼴찌를 면할 것이다.
호암산 날꼬리 먼지털이장이다. 외출용 복장을 하고 한 중년 아주머니가 호암산 석수역 날꼬리에서 올라온다. 이런 차림으로 어디를 가시냐고 물으니 하도 햇살이 따가워 공원 그늘벤치에 앉아 식혀가기 위해 가는중이란다. 바로 옆 숲속에 벤치가 있다. 1시반이 조금 안되었다.
석수역쪽으로 내려섰다. 정말 그늘이 없는 도로가는 얼굴과 머리가 볶아지는 것 같다. 지리산 흑돼지간판을 보고 들어갔다.
묵거가 어제 대모산-구룡산 둘레길을 걷고 양재 시민의숲 건너편 도로에서 오겹을 먹었다며 썩 내켜하지 않는다.
그래도 고기를 먹기로 했다. 지리산 북쪽 자락 남원 인월에서 가져오는 거란다. 인당 16,000원. 싼걸보고 묵거가 150g일 거라고 하니 주인 아저씨가 180g이라며 18,000원으로 올려야 하는데 주방장(부인)이 반대한다고 즉각 반격을 한다. 그래서 막걸리나 소주를 마셔주지 않으면 손해란다. 술안마시는 여성들이 들어왔다면 주인장의 이마에 주름살이 진해졌을 것이다.
삼겹살이 나오기 전 하도 더워 막걸리부터 주문했다. 한잔씩 받아 좀 마시니 뱃속이 시원하다. 밑반찬은 어묵무침, 도라지 무침, 멸치볶음, 무김치. 된장국뚝배기가 하나 나온다. 된장이 아주 맛있다.
삼겹 4인분에 불판에 갔다놓고 간다. 김치와 콩나물무침을 불판 맨 아래에 깐다. 양우가 자리를 잘 잡아 열심히 뒤집고 자른다. 다들 맛있어한다. 조그만 바구니에 좀 쇤듯한 상추, 자른 마늘과 고추가 겯들여있다. 열심히 싸서 먹었다. 양우는 막걸리 대신 소주가 좋겠단다. 묵거는 막걸리만 좀 마시겠단다. 술체질이 아닌 석계에게는 술얘기를 할 필요가 없다. 장식품 겸 건배용으로 따라주면 된다.
그런데 상추가 모자라 좀 더 달라니까 다 떨어졌단다. 그렇지 않아도 요즈음 상추가 고기값이라고 우리기리 한 얘기지만 그런다고 4인분 삼겹을 먹는데 상추가 없다니...
후식도 먹어야하는데 두 주인 부부가 나가서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처을 들어올 때 맛있는 집이라며 안내도 한 김밥집 아주머니를 찾아갔다. 가게 아주머니게서 아파 병원에 가셨을거란다. 그러면서 다방 커피는 밥집에서 만들어 주겠단다. 그러면서 계산도 아예 해주겠단다. 그래서 커피를 마시고 아무도 없는 밥집을 나섰다. 한증막처럼 열기가 얼굴과 온몸을 파고든다.
아직도 찜통더위라서 서로 가깝고, 높지않은 산 둘레길로 그늘이 있는 보행지를 생각하다 시내 거의 한복판이나 다름없는 안산으로 정했다. 뒤풀이는 영천시장 내 궁전한식당.
역시 한증막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1번국고 육교를 건너 석수역에서 막 들어온 전철에 몸을 실었다. 시원해서 피서장같다. 양우는 건너편 플랫폼에서 차를 기다린다.
PS. 운암 이번에 고추 다 말렸을테니 다음 수요일 나오세요. 송원은 살찔까봐 삼겹살을 좋아하지 않아 다음주에는 한식으로 할께요.
첫댓글 1593별시,삼성산성지,백중합동천도재..그 길목에 이런 역사가 묻혀 있었군요.새롭게 느껴집니다.관악구 인구가 다섯번째인거도 알았고요.지리산흑돼지 삼겹에 쏘주 한 잔 마무리..쵝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