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KTX 완전 개통 |
부산―서울 2시간…반나절 생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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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철도 2단계 대구∼부산 고속선로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내달 1일부터 서울∼부산 경부선 KTX가 완전 개통된다. 경부고속철도 완전 개통은 대한민국 X자형 고속철도망 구축계획의 경부축 완성을 의미한다. 역사가 신설되는 오송, 김천(구미), 경주, 울산에서는 지역경제는 물론 사회, 문화 등 전 부문에서 발전 기대감이 높다. 경부선 2단계 완전개통에 맞춰 고속철도 건설의 역사와 기대 효과, 향후 과제 등을 소개한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대구∼부산(128.6km) 구간이 내달 개통되면서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으로 불리는 '경부고속철도(KTX) 건설사업'이 사실상 완성됐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은 대한민국 X자형 고속철도망 구축 계획의 경부축 완성을 의미한다. 27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경부고속철도는 1992년 6월 천안∼대전 구간에서 첫 삽을 뜬 후 1단계 개통에 12조7377억원, 2단계에 4조957억원 등 지난 18년간 17조6434억원이 들어갔고 오는 2014년 대전, 대구 도심구간까지 완공되면 22년간 총사업비 20조7282억원이 투입되는 메가 프로젝트 사업이다. 경부고속철 2단계 구간은 1단계 신선(新線)에 비해 110km나 짧은 데도 교량이 54개(23.4km), 터널이 38개(74.2km)나 돼 난공사는 물론 신기술, 신공법의 경연장이기도 했다. 또 대구∼울산 콘크리트 침목 가운데 15만3000여개가 파열되면서 재시공에 나서는가 하면 경남 양산의 천성산 일대를 통과하는 원효터널의 환경파괴 논란으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은 설계부터 시공까지 순수 국내 기술진에 의해 완성함으로서 해외철도사업 수주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경부고속철도…'경부대동맥' 완성 2004년 1월 개통된 1단계 경부고속철도(409.8㎞)는 광명∼대구 구간은 고속철도 전용선으로 건설됐지만 서울∼광명, 대구∼부산 구간 등은 기존 경부선으로 연결한 반쪽짜리 고속철도였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는 기존선 구간인 대구∼부산 128.6㎞와 대전, 대구 도심구간 40.9㎞를 고속철도 전용선으로 새로 건설하는 사업으로, 대구∼부산은 이번에, 대전과 대구 도심구간은 2014년 개통한다. 사업비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 4조957억원이 투입됐다. 대전, 대구 도심구간 사업까지 포함하면 7조9454억원으로 는다. 또 충북 청원의 오송역, 경북 김천의 김천(구미)역, 경북 경주의 신경주역, 울산의 울산(통도사)역 등 4개 역사(驛舍)가 신설됐다. 특히 이번 2단계 구간 개통으로 전체 운행거리(423.9km)는 1단계 구간보다 14.1km 늘었지만 서울―부산 운행시간은 2시간40분에서 2시간18분으로 22분 단축된다. 2014년 대전, 대구 도심구간까지 완공되면 운행시간은 8분 더 줄어든다. 그동안 상대적인 교통 오지로 불리던 경주와 울산에서도 2시간이면 서울에 갈 수 있어 전국 반나절 생활권지역이 보다 늘게 됐다. 고속철도 신선구간이 개통되더라도 종전의 동대구―밀양―구포―부산을 연결하는 1단계 노선은 유지돼 경남 내륙지방의 KTX 수혜는 계속된다. 난공사의 연속…교량 54개, 터널 38개 경부고속철도는 신기술, 신공법이 도입된 하나의 작품이다. 고속철도 건설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총연장 417.5㎞의 경부고속철도를 건설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과 시험의 연속이었다. 특히 2단계 대구∼부산 구간은 1단계 신선(新線)에 비해 110km나 짧은 데도 교량이 54개(23.4km), 터널이 38개(74.2km)나 돼 수많은 신기술, 신공법이 도입됐다. 총길이 20.3㎞로 국내 최장인 금정터널은 터널의 길이도 문제였지만 대형 건물이 운집한 도심을 통과하는 데다 운행중인 부산지하철 1, 2호선과도 가깝게 교차해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이 때문에 터널 중앙에 직경 5m의 구멍을 파낸 뒤 이를 넓혀가는 'TBM+NATM'이라는 최첨단 공법을 적용, 안정성과 환경성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복안터널은 터널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이동식 대차 방법'을 사용했고, 언양고가에는 국내 최초로 최첨단 '강아치교 거치공법'이 도입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철도시설공단은 '지능형 철도건설지원시스템', '콘크리트궤도구조 및 부설방법' 등 18건의 특허와 디자인 6건, 실용신안 1건 등 33건의 지식재산권을 확보했다. 시련과 극복…침목파열, 환경파괴 논란 2단계 경부고속철도 사업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시공이 한창이던 2009년 1월 대구∼울산 구간에 사용된 15만3000여개의 콘크리트 침목 가운데 일부가 파열되면서 안전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철도시설공단은 전문가 10명으로 합동조사단을 구성, 원인을 찾은 끝에 침목을 고정하는 연결장치인 매립전 안에 방수충전재 대신 흡수성 소재를 넣는 바람에 341개의 침목에 균열이 생겼다고 발표했다. 철도공단은 문제가 된 매립전을 모두 교체하고 공사관리 감독 체계를 재점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안전시공에 적지않은 상처를 입었다. 경남 양산의 천성산 일대를 통과하는 원효터널 공사도 환경단체 등과의 갈등으로 6개월간 공사가 중지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천성산은 화엄늪, 밀밭늪 등 우리나라 최고(最古), 최다의 중고층 습원 22개가 띠를 이루고 있는 데 늪 아래쪽으로 터널공사가 이뤄지면 생태계 파괴는 물론 산 자체가 붕괴 위험이 있다는 게 당시 환경단체 등의 주장이었다. 철도공단은 지하 암반 300m 지점을 통과하도록 되어있어 환경영향이 적을 것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특허공법인 'PICAF(응집침전일체형)'을 적용, 자연친화적인 터널로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적지않은 비용과 시간이 들었지만 철도시설공단과 시민단체 모두 보존과 개발을 둘러싼 갈등에서 합의점을 찾아내는 등 교훈과 경험을 얻게됐다는 평가다. '경부'서 얻은 경험 '호남'으로…해외시장 개척 철도시설공단은 2014년까지 대전, 대구 도심구간 공사를 마무리해 경부축을 완성하는 동시에 호남고속철도 오송∼광주 송정 고속철도(182.2㎞, 2014년 개통) 등을 개통, 명실상부한 'X자형 고속철도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전선, 전라선, 포항직결선 등이 완공되면 전국 주요 도시들이 고속열차를 이용해 3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국가 균형발전 등이 기대된다. 특히 세계 5번째로 고속철도를 건설한 기술력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브라질, 미국 캘리포니아 등 해외 철도 건설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미 2005년부터 중국 철도시장에서는 11건의 철도건설 감리 및 기술자문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 조현용 이사장은 "세계적으로 철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G20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한국형 고속철도를 세계에 적극 알리는 동시에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속철도 개통으로 본격화된 속도 혁명은 삶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KTX정차역은 사람과 자본, 기술이 몰려드는 지역 내 교통과 상권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이 3시간 생활권으로 편입되면서 땅값과 임대료가 비싼 서울이나 수도권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 '장거리는 고속철도, 단거리는 자동차'라는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도 생겨나 '주말부부'가 줄고 '1박2일 출장'이 '당일 출장'으로 바뀌고 있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은 이 같은 국토이용, 생활공간의 변화를 보다 가속시킬 전망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정보가 지방으로 신속히 파급되면서 지역간 정보 격차가 줄고 지역민의 수도권으로의 교육, 의료, 문화시설에 대한 접근이 보다 더 쉬워질 전망이다. 특히 지방의 여가 및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서 고속철도 권역에서 벗어나 있던 경주, 울산 지역이 관광의 메카로 부상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그러나 시간단축 및 수도권과 지방간 공간 일체화에 따른 '빨대효과' 등 역풍도 간단치는 않다. 지역간 이동시간 단축 경부고속철 완성으로 수도권과 지방, 지역과 지역 간 이동이 활발해지고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KTX의 운행시간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22분 줄어드는 것을 비롯해 동대구에서 부산까지는 1시간5분에서 46분으로 약 19분 단축된다. 오송역, 김천(구미)역, 신경주역, 울산역에 KTX 신역사가 생겨 서울에서 오송역까지 49분, 신경주역까지 2시간2분, 울산역까지는 2시간11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서울에서 마산까지는 KTX 밀양역에서 갈아타야 해 3시간30분 걸렸으나 12월 KTX―산천이 운행되면 35분 단축된 2시간55분이면 도착한다. 철도 수송능력도 크게 늘어 서울∼부산 여객 수송능력은 3.4배(18만명/1일→62만명/1일), 화물 수송능력은 7.7배(컨테이너 39만개/1년→300만개/1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 신설지역 발전 기대감 부풀어 "KTX가 울산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쇼핑하러 가고 싶어요. 서울까지는 못 가더라도 대구나 부산으로는 쉽게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교통이 불편해 '교통 오지'로 불렸던 울산 주민들은 KTX 시대에 접어들게 되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KTX 덕분에 다른 도시에 접근하기 쉬워질 뿐만 아니라 울산 서부권 산업단지와 역세권, 울산과기대 등 산ㆍ학ㆍ연 협력체계가 구축돼 사업체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KTX 신경주역이 들어서는 경주지역에서는 지역 관광산업이 다시금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부산권, 수도권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에 본격 돌입했다. 경주시는 전국 학교의 수학여행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전국 1만1937개 학교에 서한문을 보냈다. 박원철 경주시 관광마케팅팀장은 "답보상태인 지역 관광산업이 KTX 개통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며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 등 철저한 준비로 국내 제1의 관광지 명성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충북지역에서는 KTX오송역 개통에 맞춰 이용객 편의 제공을 위해 대중교통 연계 대책을 발빠르게 마련했다. 청주―서울을 잇는 시외버스 일부를 오송역에 경유토록 하는 한편 대전―오송역―오창과학단지―청주공항을 연결하는 노선 신설도 추진키로 했다. 충북도는 인근 충남 연기, 공주에 건설중인 세종시의 관문이자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이 들어서는 오송생명과학단지와 첨단의료복합단지의 랜드마크인 오송역의 등장으로 적지않은 경제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부고속철도 역사 가운데 유일하게 바다를 끼고있는 부산도 새로운 관광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KTX와 크루즈 같은 해양관광, 해양레저, 해수욕장을 연결하는 관광상품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는 복안이다. 최도석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동시간이 짧아진 만큼 국내외 관광객들이 바다를 즐기기 위해 부산을 찾을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해양브랜드로 특화한 관광상품을 개발해야한다"고 말했다. '빨대효과'를 막아라 경부고속철 완전 개통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선 KTX 1단계 개통에 따라 수도권의 강력한 흡인력으로 지방이 쪼그라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른바 '빨대효과(Straw Effect)'이다. 울산발전연구원의 선행사례 분석을 보면 KTX 1단계 개통이후 2006년 대구 인구의 서울지역 병원 이용률이 2003년 대비 44.6%나 치솟았다. 당시 KTX가 뚫리지도 않았던 울산도 서울지역 병원 이용률이 30%나 늘었다. 교육분야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부산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입시철만 되면 서울 유명학원으로 원정학습을 떠나는 학생들이 많은 데 서울까지 이동시간이 줄면 서울 쏠림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따라 빨대효과를 막기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부산시의 경우 부산역 조차시설과 일반철도역을 부전역으로 이전하고 부산역 부지를 중심으로 부산 북항과 원도심을 연결하는 종합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울산시는 동남내륙경제권의 성장 거점으로 만들기 위해 울산역 역세권을 상업, 업무 중심지로 조성하고 울산의 모든 교통수단이 연계되는 대중교통 지향형 도시로 탈바꿈 할 계획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조현용 이사장은 "40년전 경부고속도로가 산업발전의 초석을 마련한 공사였다면 경부고속철도 사업은 국민의 생활공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대역사로 평가한다"며 "지역마다 다른 사회, 문화, 풍습을 반나절에 공유함으로써 탈지역화 현상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기업의 물류비용 절감 등 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