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첨탑에
까치둥지가 만들어졌습니다.
어디선가 물고 온 나뭇가지로
정교하게 둥지를 만드는 까치부부...
저들의 애씀과 수고를 보면서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오직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신
주님의 말씀이 선명하게 들려집니다.
주께서 권세 있는 말씀으로 가르치시고
많은 불치병자들을 고치시는 소문을 듣고
가는 곳마다 수많은 무리들이 따라 다녔습니다.
주님은 이미 군중 속의 스타가 되셨고
사람들은 제자들이 부러웠고
또한 자신들도 제자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한 서기관이 나아와 예수께 말씀하되
선생님이여 어디로 가시든 저는 좇으리이다“(마8:19)
율법에 능하고
사회적인 지위도 갖춘 그가
예수의 제자가 되기를 청한 것입니다.
주님은 그를 거절치 않으셨지만
그가 미처 생각지 못했을 것 같은
한 말씀을 주셨습니다.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오직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마8:20)
주님의 영광과 능력으로
자신의 기회를 삼으려는 것이라면
먼저 생각부터 고치라는 말씀입니다.
까치가 애써 둥지를 만들 듯이
사람들마다 찾고 구하는 둥지이지만
주님은 그 흔한 둥지하나 갖지 않으셨습니다.
수많은 불치병을 고치시고, 바람을 잠재우시며,
귀신을 호령하시는 주께서
자기 둥지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시지 않은 것입니다.
제자가 되겠다는 사람에게
주님은 자신의 길이 무엇인지 보이시며
세상적인 어떤 기대감도 주시지 않았습니다.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 나라에 합당치 아니하니라“(눅9:60)
주를 따르면서도 둥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던 제자들처럼
주를 믿는다는 우리들이 그러했습니다.
주님이 가시는 길과
우리를 향하신 주님의 기대보다는
둥지를 짓기에 급급한 우리였으니까요.
주님의 길에 선 자들...
결코 둥지를 짓기 위해
세상에 보내진 사람들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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