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은 네이버 연재로 보고, 중후반 부터는 종이책으로 읽기 시작한 글이었는데,
제게는 초반부의 장면이 굉장히 인상깊었었어요. 시헌이 홍이에게 하는 잔인한 말들이 아니라, 그들의 첫 만남이요.
서로의 신분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지나가는 객으로, 또 그곳에서 눈꽃인형같은 아름다운 귀한 여인의 모습으로. 그렇게 서로를 첫눈에 마음에 담아버렸는데, 그것이 어찌 이리도 고달프고 비극적인 고난의 길이 될것인지요.
왜 하필이면, 신분제도가 엄격한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가난한 양반의 여식으로, 그러다 노름빚을 진 아비의 빚때문에, 열살에 할미 손에 이끌려 어린 나이에 창기로 팔리게 된, 천한 신분의 여자가 되었을꼬.
그저 이 사내 앞에서는 여인 '홍' 으로만 있고 싶을뿐인데.
홍을 불타는 마음으로 담아버린 이 헌칠한 남자 시헌도, 그 대단한 신분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중전의 남동생이라는 자리로 인해 뜻을 꺾었고, 아들을 자기 손맛대로 휘둘려는 어머니를 견뎌야만 했고.
그렇게 쫓기듯 내려온 곳에서 첫눈에 가슴에 담은 여인이 귀한 여인이 아니라 창기라는 신분을 가진 여인일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