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개 빠진 놈’… 몸에는 어떤 문제가?
우리나라 속담에 ‘쓸개 빠진 놈’이라는 표현이 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못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영어에서는 ‘No spine(등뼈가 없다)’이라는 표현을 쓴다. 쓸개가 없다, 등뼈가 없다, ‘뭔가 부족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일 것이다. 과연 ‘쓸개 빠진 놈(?)’은 무엇이 문제일까? 위와 작은창자 그리고 쓸개(담낭)에서 일어나는 소화 기전을 이해하면, 실제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1. 위
음식물을 소화하는 위액의 분비는 뇌상, 위상, 장상이라는 세 단계를 거치면서 조절된다.
‘뇌상(cephalic phase)’은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기 전 단계이다. 음식을 보거나, 냄새를 맡거나 심지어 상상만 해도 입에서는 침이 고이고 위(stomach)가 꼬르륵거리면서 위액이 분비된다. 미주신경 반사(vagal reflex)로 위의 벽-세포에서는 위산(HCl)이 분비된다.
‘위상(gastric phase)’은 음식이 위로 직접 들어오면서 시작되는 단계이다. 음식이 들어오면 위의 기계적 확장과 음식의 화학적 성분이 위를 자극한다. 위가 수축하면서 음식은 잘게 부수어지고, 위액이 분비되면서 음식들은 위액과 섞이고 일부 소화된다.
‘장상(interstinal phase)’은 위에서 어느 정도 소화된 음식물인 ‘미즙’이 십이지장에 도착하면, 장-점막에 있는 세포에서 위억제폴리펩티드(GIP), 세크레틴(secretin) 그리고 콜레시스토키닌(CCK)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기 시작한다. 이들 호르몬은 위액 분비와 위 운동성은 감소시키고, 동시에 ‘담즙과 이자액 분비’ 그리고 ‘담낭 수축’ 등으로 작은창자에서의 소화와 흡수를 준비하게 된다.
호르몬 이름은 생소하다. 하지만, 영어 이름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용을 쉽게 알 수 있다.
* 세크레틴의 secr-는 ‘분비하다’의 ‘secrete’ : ‘이자액을 분비’시키는 호르몬이고,
* 콜레시스토키닌의 cholecysto-는 ‘담낭’, kinin은 ‘수축’ : ‘담낭을 수축’시키는 호르몬이다.
2. 작은창자
십이지장에 ‘미즙’이 들어오면 일단, 내장 신경계와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여 위의 운동과 위액 분비를 감소시킨다. 그리고 ‘미즙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호르몬이 분비되고, 특정 소화액이 분비된다. ‘탄수화물이 포함된 미즙’이 들어오면, 위억제폴리펩티드(GIP)와 GLP-1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들은 이자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여 혈당을 조절한다. ‘산성 미즙’이 들어오면, 세크레틴이 분비된다. 세크레틴은 이자에서 중탄산염 이온(HCO3¯)의 생성을 증가시켜 위액과 섞인 산성 미즙을 중화시킨다.
‘지방이 포함된 미즙’이 들어오면, 콜레시스토키닌이 혈류로 분비된다. 콜레시스토키닌은 담즙이 모여 있는 ‘담낭을 수축’시키고 소화효소가 들어 있는 이자액 분비를 돕는다.
3. 담낭과 담즙
‘담낭(쓸개, gallbladder: GB)’은 간의 아랫면에 ‘주머니 모양’의 기관으로 담즙 약 40~60cc를 저장할 수 있다. 담낭은 점막에 주름이 있어 늘어날 수 있으며 근육층이 있어 수축할 수도 있다. ‘담즙(bile)’은 간에서 분비된다. 물, 무기염류, 점액, 담즙산염, 담즙색소 및 콜레스테롤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하루에 약 500㎖가 분비된다. 담즙은 간관(hepatic duct)을 따라 담낭에 저장된다. 십이지장에 ‘지방이 포함된 미즙’이 들어오면, CCK의 자극으로 담낭이 수축한다. 담즙은 긴 관을 거쳐 십이지장으로 분비된다.
담즙의 기능은 ‘지방을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분해하는 리파아제(lipase)의 작용’을 도와주고 ‘지용성 비타민(A, D, E, K)과 철, 칼슘 이온의 흡수’를 촉진하는 것이다. 또한, 적혈구의 분해 산물인 ‘빌리루빈(담즙색소)을 변화시켜 대변으로 배출’시킨다.
담낭염(cholecystitis)은 담석, 수술 후 협착, 종양으로 담즙이 분비되는 길이 좁아지면서 장내 세균이 담즙 내에서 증식해 담낭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담낭염은 담도산통(biliary colic)과 오른쪽 윗배 부분의 압통(Murphy’s sign)이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진행이 많이 되면 복막 자극 증상과 고열이 나타난다. 복부초음파와 복부 CT, 그리고 혈액검사로 진단한 후 내과적인 치료 혹은 ‘외과적 담낭절제술(cholecystectomy)’을 시행하게 된다.
담낭절제술 후(쓸개 빠진 놈) 생활에 지장이 없는지 궁금한 분들이 많다. ‘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CCK의 작용으로 담낭이 수축하면서 담즙을 분비한다. 하지만, 담낭이 없다면 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많은 양의 담즙이 분비되지 않아 ‘소화가 잘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쓸개 빠진 놈’이지만,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조금씩 저장되지 않고 십이지장으로 흘러내린다. 수술 후 소화 불량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는 없지만, ‘기름진 음식은 소량으로 나누어서 먹는 것’이 도움 될 것이다.
* 본 기사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첫댓글 담낭이 없어도 괜찮을까?
담낭이 없으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담낭은 소화를 위해
간에서 만든 담즙을 저장하고 있다가
음식물이 들어오면 이를 십이지장으로 배출해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렇게 소화에 영향을 미치는
'담낭'은 과연 없어도
건강에 지장이 없는 걸까요?
한양대학교병원에서
담낭이 없어도 건장에 지장이 없는지,
담낭이 없다면 담석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지 등
다양한 담낭담석 궁금증을 해결해 드립니다.
1. 담낭이 없어도 건강에 지장 없다?
담낭은 소화를 위해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농축된 상태로 저장했다가
음식물을 섭취하게 되면 이를 소화시키기 위해
담즙을 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결론적으로 담낭이 없어도
소화에 관여하는 담즙은 배출되기 때문에
건강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다만 담즙의 분비량이 감소하게 되면서
지방흡수 능력이 감소될 수 있으나,
수술 후 특별한 증상 없이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간혹 무른 변을 보거나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약 6개월 안에는 몸이 적응을 해서
저절로 좋아지게 됩니다.
2. 담낭이 없다면
담석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안타깝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글 600자 이상은 올릴수 없어 편집 하기도 쉽지 않아 나머지는 카톡으로 올립니다.
콩, 양배추, 무, 김치류, 옥수수, 사과 등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
-담낭절제수술을 하면 소화 장애를 동반한다는데.
“담낭은 소화기관으로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농축하고 저장하는 장기이다. 담낭에서 담즙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보관만하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없다. 담낭이 없으면 담즙이 저장되는 대신 담관을 거쳐 십이지장으로 내려간다. 담낭에 저장된 담즙이 없어도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만으로도 소화시키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담낭 절제 후 약 1% 정도가 무르고 잦은 배변 증상을 호소하지만 보통 일시적인 증상으로 시간이 지나면 호전된다.”
좋은 정보 잘 보고갑니다
기름진 음식만 조절하면 문제 없군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