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글이라 퍼왔습니당...
http://cimio.net/654
당신을 클래식 전문가로 만들어 드립니다
음악은 절대~들을 필요 없습니다. 매뉴얼만 숙지하시면 됩니다.
일단 클래식 전문가가 되기 위해 좋아해야 하는 연주자들이 있습니다.
지휘자 쪽에서는 카라얀과 번스타인을 꼽아선 안됩니다. 그들을 꼽는 것은 다른 클래식 전문가들에게 무시당할 수 있습니다. 제일 좋은 매뉴얼은 아르농쿠르나 칼뵘 정도입니다.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몰라도 괜찮습니다. DVD 하나 안 봐도 됩니다.
피아노에서는 호로비츠 말고 기제킹. 바이올린은 오이스트라흐보단 코간을 추앙해야 합니다. 이도저도 다 싫으면 하인츠 홀리거 정도 추천 드립니다.
요즘 현역 중에서는 키신을 타겟으로 잡고 앵콜용이라 까대며 프레디 켐프나 루간스키를 좋아하십시오. 안데르셰프스키는 조금 애매한 위치군요. 이외에도 소콜로프 추천 드립니다. 녹음을 싫어하는 양반이라 음반 구하기도 어렵지만 안들어도 됩니다. 소콜로프를 좋아하십시오.
오케스트라는 베를린 빈 시카고 런던 필라델피아 이런 데는 꼽지 마십시오.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클리블랜드 이 정도 가능합니다.
작곡가는...바로크에서 바흐나 헨델 빼면..비발디 안됩니다. 텔레만 강추.
낭만파 이후에서도 멘델스존 슈만 쇼팽 브람스 라흐마니노프 이런 작곡가 꼽지 마십시오. 사람들이 음악 잘 몰라도, 곧죽어도 라벨, 바르토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말러 이 정도 좋습니다. 그 중에서 말러가 가장 좋습니다. 말러는 2번이랑 9번만 알면 됩니다. 걍 댓글마다 말러 ㄷㄷㄷ하시면 됩니다.
대충 이 정도입니다...
아..그리고 마지막으로... 노다메 칸타빌레 보고 나서부터 클래식 듣기 시작했다고 절대 고백하지 마십시오. 캐무시 당합니다...
당신을 비틀즈 전문가로 만들어 드립니다.
비틀즈라면 츄잉 캬라멜 이름밖에 모른다고해도 상관 없습니다. 매뉴얼만 숙지하시면 됩니다.
일단 좋아하는 곡으로 yesterday나 Let it be는 절대 입에도 올려서는 안됩니다. 그것들을 뽑는다면 비틀 매니아들에게 무시당할 수 있습니다.
제일 무난한 매뉴얼은 A day in the life나 Abbey road side B의 매들리 정도를 뽑을 수 있습니다. Anthology 앨범의 Strawberry fields forever 어쿠스틱 버전도 괜찮습니다.
무모한 실험정신으로 Revolution 9을 꼽지는 마세요. 그 순간 당신은 너무 먼 길을 와버린 것입니다.
좋아하는 앨범을 물어온다면 Revolver나 White album 아니면 써전 페퍼가 역시 제일인 것 같다고 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써전 페퍼' 혹은 '후추 상사'라고 말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괜히 'Sgt. Peppers`s Lonely Hearts Club Band'라는 풀네임을 대실 필요는 없습니다.
밤새워 외운 거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만 돌아옵니다.
비틀 매니아가 되려면 좋아해야 하는 멤버가 있어야합니다.
여기서는 스탠다드하게 존 레논이나 폴 매카트니를 꼽으면 됩니다. 비틀즈 제 5의 멤버로서 조지 마틴의 공적을 높이 산다면 플러스 점수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괜히 매니악한 선택을 한다고 링고 스타를 꼽지는 마십시요. 뒷감당이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얼마나 얼굴이 썩어들어가야 비틀즈 노래 저작권을 토해 놓을 것인지 한탄하고, 폴 매카트니 생가는 참 찾아가기가 힘들다면서 추억에 잠기는 척 하십시요.
리버풀에 한 번도 가본적이 없다해도 상관 없습니다.
비틀즈 리메이크 넘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면 모두 쓸데없이 조미료를 많이 넣어 원재료의 맛을 상실한 요리라고 치부해 버리면 됩니다. 단 U2의 Helter Skelter 리메이크 정도라면 곡으로 승부할 자신이 없어 딜레이 이펙트로 떡칠하는 U2지만 그래도 들을만 하다. 그렇지만 헤비메탈까지 커버하는 무한한 폴 매카트니의 장르 소화력에 비하면 기특한 정도라고 해 두십시요. 루퍼스 웨인라이트 버전 Across the universe나 에이미 만의 Two of us이야기는 꺼내지 마십시요. 영화 [아이 앰 샘]은 비틀즈 로얄티 때문에 리메이크곡으로 땜빵한 저예산 영화에 불과합니다.
아..마지막으로..무한 도전에서 처음 All you need is love 들었다고 절대 고백하지 마십시오.
캐무시당합니다..
두 글을 비교해 보면 아시겠지만, 같은 패턴에 내용만 바꾸는 형식입니다. 이 시리즈의 교훈은 "어느 분야에서 남들이 위대하다고 떠받드는 사람은 무시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실력자라고 치켜세워야 남에게 전문가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하긴 각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야 일반인도 알 수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을 훌륭하다고 평가할 정도면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러한 방법을 잘 이용하면, 너무 꼬리가 길게 활동하지 않는 한 정말 특정 분야에선 전문가인 듯 보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전문가를 흉내내기는 쉽지만,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전문가는 특정한 분야에 대해 정통한 사람입니다. 그는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을 뿐 아니라, 그 분야를 오래 공부한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는 법입니다. 이처럼 특정한 분야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영어로 taste라고 부릅니다. Taste를 우리말로 흔히 "기호"라고 번역하는데, 엄밀히 말해 taste와 기호는 매우 다릅니다. 전문 분야에서 taste는 어느 정도 객관적인 호불호의 감정입니다. 즉, 특정한 분야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이라면 taste가 비슷하기 마련입니다. 이것이 바로 good taste이죠. 그에 비해 그 분야에 대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은 전문가와 매우 다른 taste를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bad taste입니다. 즉, taste는 객관적으로 좋고 나쁨을 논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기호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 사항이고, 좋고 나쁠 수 없는 영역입니다(Taste를 취미로 번역하기도 하는데, 이는 전문 용어로는 괜찮지만, 일반인이 "취미"라는 단어를 들으면 꼭 "심심할 때 하는 일"(hobby)을 생각하기 때문에 오해를 피하기 위해 쓰지 않겠습니다).
영어에서는 taste의 수준에 따라 사람을 lowbrow, middlebrow, highbrow로 구분합니다. 삼류 통속 소설만 좋아하는 사람은 lowbrow고, 상업 소설 중에서도 어느 정도 예술성이 있는 작품을 좋아하면 middlebrow, 그리고 전문가들이 극찬하는 명작을 좋아하면 highbrow라고 볼 수 있죠. 이러한 구분은 영화나 음악 등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교양 있는 사람일수록 brow의 수준이 높아지지만, 너무 전문가의 의견만 좇다 보면 자신의 특색을 잃고, 그저 남의 의견에 따라가는 사람, 즉, 속물(snob)이 됩니다. 따라서 taste를 개발할 때는 처음에는 전문가들이 좋다고 하는 작품을 많이 접해야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고 나면 전문가와 다른 의견을 내놓게 됩니다.
문화의 영역에서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나타난 중요한 변화는 전문가의 권위 추락입니다. 영화의 예를 들자면, 과거엔 영화에 대해 평가를 하는 사람은 영화 평론가뿐이었는데, 이제는 영화 평론가의 글은 영화 전문 사이트에 가야 볼 수 있고, 일반인이 접하는 영화에 대한 글은 대부분 일반인의 감상기입니다. 이처럼 일반인이 문화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 이제는 전문가로부터 무시당하던 작품이나 문화 영역이 새롭게 문화의 주류로 떠오르고, 전문가들도 이러한 문화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 만화와 홍콩 무술영화인데, 타란티노나 워쇼스키 형제가 이러한 문화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무시할 수 없는 작품을 만들었으니, 이러한 문화를 더는 저질이라고 비난할 수 없게 된 것이죠. 즉, lowbrow가 middlebrow, 또는 highbrow로 격상한 셈입니다.
이러한 변화로 말미암아 과거에 "B급 문화"로 평가받던 작품들이 새로운 문화의 주류가 되었고, 이제는 "나는 B급 문화가 더 좋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 중심의 B급 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다시 한 번 전문가를 중요시하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일반인에게 "쉽게 전문가가 되는 법을 가르쳐준다."는 시리즈의 유행은 이러한 경향을 잘 보여주죠.
결국, 대중은 전문가의 의견에서 독립한 자신들만의 taste를 개발하기 원하지만, 동시에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고, 자신도 전문가가 되기 원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이러한 태도 때문에 앞으로도 "쉽게 전문가가 되는 요령"을 가르쳐 주는 글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보이기 위한 기호 개발....ㅋ.....혹 나는 아닌지.....
비판적인 관점도 좋지만,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공연후 비난과 기호의 차이를 인정못하는 무분별한 힐난에
가까운 후기를 서울쪽 동호회에서 보면서 안타까운적이 많았죠...
그래도 남들이 좋다하면 왜 좋은지 알아야봐야 하는 성격상 전문가는 못되고.. 아니 되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고 ㅋ
그저 저는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발발이라고 할까요?
그래도 내가 감동받고 좋으면 되지 않을까요?
좋은 공연 & 소중한 만남은, 언제나 [뮤클]과 함께 ^^ http://cafe.daum.net/mukle
첫댓글 재밌는 글이네요 ㅋㅋ 언급된 사람+곡 중에 절반은 모르겠지만;;
저도 몰라요....몰라도 된다잖아요..ㅋ
푸하하하 이거 정말 음악 제대로 아는 사람 이야기네? ㅋㅋㅋㅋ 누군공?
누군지 모르지만 여러 버젼이 있는 걸로 봐서 여러사람이 작성한듯하네요...기분나쁘지 않게 비틀어 놓은 센스도 좋고...지식도 상당하고 ㅎ~
캐무시 안당할 사람 이름 외우는 것만도 벅찬데요...
캐무시안당하려면 저는 노코멘트로 일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