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비디오샵에 들렀다가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가시고기의 사랑을 다시 한 번 빌려 보았습니다. 가시고기의 본능어린 새끼 사랑을 굳이 인간의 부모사랑으로 간주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화면이 신경을 자극해 감정의 홍수가 밀려오지 뭡니까. 가슴이 찡한게 눈물마저 핑 돌더라구요.
인간만이 그들을 말도 못하는 미물이라고 생각할 뿐이지 가시고기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도 세상을 더불어 사는 한 족속 밖에는 안될 텐데 말입니다.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미화되거나 왜곡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줌으써....
참으로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을 써 보겠다고 궁싯거린 날들을 다시 투자해 고시공부를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웃기지요.
그래도 글을 쓰기 위해 읽고 습작하고 했던 시간들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김정현 작가의 아버지라는 소설이 한 때를 휩쓸었던 기억이 납니다. 감동이라는 텍스트가 여전히 강세를 띌 수 밖에 없음은 일단의 비평가 및 부류를 제외하고는 모든 소시민들이 독자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가시고기의 사랑이 제게 한 가지 확실한 화두는 준 셈이지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가시고기의 그 순박하게만 보이는 부정이 영상화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