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기는 사전적으로 큰 충격으로 비틀 비틀 거리고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원래는 술 취한 사람이 비틀 거리는데서 유래된 표현인데, 복싱 외에도 꽤 사용 범위가 넓은 단어로써 정신이 혼미한 상태를 곧 그로기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수면 부족 등)
복싱/격투기에서 그로기라 하면 KO된거나 다름 없는 수준으로 정신줄을 놓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복싱을 포함하여 입식 타겨긱라면 그로기 상태에 빠질 경우 스탠딩 KO를 선언하고 카운트에 들어가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죠.
보통 정타를 맞고 비틀거리는 수준의 데미지는 미국에서는 "Wobbled"라고 표현합니다.
그로기에 가까운 큰 데미지부터 살짝 비틀거리는 정도의 타격을 모두 포함해서 사용하구요.
(예를 들어 조 로건의 경우 베우둠 니킥에 맞은 벨라스케즈, 로맥전에서 가드를 하긴 했는데 이후 비틀거린 라울러, 알롭스키의 블로우에 맞고 정줄 놓을 뻔 했던 브라운 모두 Wobbled라고 표현합니다)
사실 의학적으로 그로기라는 단어는 보다 정확히는, 경기 중에 일어나는 현상 보다는 지속적으로 두뇌에 피해를 입어 뇌에 이상이 일어난 현상을 가르킵니다.
(출처: Traumatic Brain Injury in Sports)
위에서 보듯 KO로 인해 장기적으로 이상 징후가 발생한 상태를 "그로기"라고 하는 것입니다.
(즉 굳이 정확한 의미대로 쓰자면 추성훈 선수의 경우 저렇게 KO될 뻔한 후 경기 후 혹여 정상적이지 않은 징후가 보인다면 그것이 그로기인 것이죠)
원래 의미 자체가 이렇기 때문에, 격투기에서 "그로기"라는 표현을 쓴다면 뇌손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말 심각한 데미지를 입은 상태일 때 사용이 되는 표현입니다.
사실 북미 중계에서는 그로기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 자체를 보지 못했습니다만...
여튼 실제로 존재하는 개념을 주관적으로 바꿔서 이해하면 안되고, 사용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하구요,
단순히 타격을 입고 다리가 불린 것을 그로기라고 부른다면 정타를 맞고 쓰러진 상황에서 의식이 있건 없건 그 상황 자체를 모두 KO라고 부르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볼 때 당연히 론다 로우지의 정타에 홀리 홈이 얼마나 타격을 입었는지에 대해서는 주관적인 의견을 가질 수 있지만 절대로 그로기는 될 수 없습니다.
그로기 상태가 되려면 최소한 기본적으로 단어에 있는 정의에 해당할 수준의 무언가가 보였어야 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