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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사람들에게 밀면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게 되면 전문가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지요.
밀면을 주제로 한 책들을 대략적으로 정리해 보니 아래와 같은 여러 가지 글들이 흘러져 나오네요.
가치가 떨어지는 여행책에 나오는 책들은 완전히 걸러내고, 나름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글들은 짧더라도 소개해 드리니,
밀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읽어 보시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소개해 드리는 7 권의 책들의 저자들을 보니 박물관 학예사가 2명, 향토 사학자 1명, 국어국문학과 교수 1명, 맛집 취재 기자 2명,
맛컬럼니스트 1명.....정작 요리사 출신이 없다고 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네요.
특히 7명의 저자 중 4명이 밀면을 부산의 지역성과 관련시키는 인문학적 글쓰기의 일환으로 저술을 한 것이 눈에 뜨입니다.
참고로 부산의 향토음식들을 대상으로 한 대표저자들로는 돼지국밥의 부산대 차철욱 교수, 부산어묵의 박상현 작가가 있지요.
1. [[부산의 꾼.쟁이를 찾아서]] (주경업, 부산민학회, 2007)
소단원 [피난보따리 안고와서 밀면 창시하고, 4대가 함께 살아, 밀면 창시 41년 정한금] - 총 12 쪽
[저자]
1941년 진해 웅천생. 부산민학회 회장.
1994년 동광동의 문화주점 다락방에서 부산 민학회를 탄생시킴.
부산민학회, 주경업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한 부산문화를 다룬 책자들이 20여권 정도 됨.
얼마 전 작고하신 최해군 선생님을 잇는 부산 최고의 향토사학자.
[내용]
내호밀면 가족 3대의 역사가 대표적인 부산근대사이며 부산밀면의 역사임을 가족구술사를 통해 드러냄.
이런 노포에 대해서는 맛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접근법에 대한 개인 자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줌.
[특징]
저자인 주경업 선생의 아날로그식 인터뷰 취재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글.
원산면옥 주방장 출신 "양영익"님이 냉면주방장 58년의 경력으로 같이 다루어지고 있는데,
이 두편의 글들을 보면 부산의 면 역사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음.
"부산의 꾼.쟁이를 찾아서"는 작년 말 2권이 발간되었는데, 내용에 보수동 헌책방의 대우서점, 우리글방 주인이 포함되어 있음.
개인 구술사에 의존한 글이다 보니 객관적 사실 문제에 있어 오류가 드러나는 부분들이 있음.
이 부분에 있어서 요즘의 맛칼럼니스트들의, 특히 박정배, 박상현, 오류 바로 잡기식의 글들로 정리되는 경향들이 있음.
개인적으로는 피난시절 우암동에 살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이중섭 화백과 결합을 하여
스토리텔링으로 내호밀면과 연결시키는 것도 재미 있을 듯 함.
2. [[부산의 음식, 생성과 변화]] (박훈하 외 4명, 부산발전연구원, 2010)
소단원 [전쟁, 피란민의 애환 / 부산에 왔다면, 밀면] - 총 7 쪽
[저자]
61년 부산생.
한국 현대문학 전공에서 문화비평으로 전향(?)
2008년 출간한 "나는 도시에 산다"가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교양도서에 선정됨.
부산이 갖는 지역성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사료됨.
부경대 국어국문학과 박훈하 교수팀 (총 5 명)이 부산발전연구원의 기획시리즈 "2010 부산학 교양총서"의 한권으로 발간한 책.
[내용]
부산性의 중심에 있는 음식들을 자연, 일본문화, 전쟁, 산업화, 새로운 음식, 향수음식, 산마을 음식으로 분류하고,
밀면을 전쟁 피란민 기원설의 음식들인 돼지국밥, 구포국수, 수제비, 빈대떡, 부대찌개등과 같은 맥락에서 소개함.
책자의 구성상 밀면에 7쪽밖에 할애하지 않았지만, 책 전체의 균형이나 밀면을 다루는 글의 내용에 있어 읽어볼만한 글임.
[특징]
부산발전연구원의 용역을 받아 부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주축이 되어 만든 책인지라,
책의 제목인 [부산의 음식, 생성과 변화]라는 주제에 딱 맞게 쓰여진 맞춤형 책임.
부산의 음식史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입문서로 권할만 한 책자임.
국어국문학과팀답게 옛 문헌이나, 문학작품을 활용하여 음식들을 맛깔나게 소개한 특징들이 돋보임.
음식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삶 자체이고, 먹는 행위는 삶이라는 맥락으로부터 분리되지 않는 법이고,
그런 이유로 사회적, 역사적, 지리적 맥락에서 새롭게 바라봐야 할 기호라는, 일관된 관점을 유지함.
3. [[부산을 맛보다]] (산지니, 박종호, 2011)
소단원 [밀면] - 총 6 쪽
[저자]
1967년 부산 송도 출생.
1992년 부산일보에 기자로 입사.
2008년부터 라이프레저부에서 근무. 부산ㆍ경남지방에서 먹어볼 만한 음식을 소개. 팀장 최학림 기자.
2011년부터 여행 담당 겸직, 박나리 기자와 함께 맛집 코너를 담당하고 있음.
허영만 화백의 만화[식객] 밀면 편에도 잠깐 등장하고,부산시가 발행하는 맛집책자 평가위원으로도 수년간 참여.
[내용]
부산 음식 전반에 걸쳐 매주 연재한 것에서 밀면 부분이 차지하는 것은 어차피 2% 정도의 지분 밖에 없음.
밀면의 유래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 후, 내호냉면, 가야밀면(69년), 개금밀면(66년)에 대해서는 적당한 지면 할애를,
국제밀면, 사철밀면, 황산밀냉면, 춘하추동에 대해서는 아주 짤막한 설명으로 마감함.
[특징]
부산일보 맛(집)소개 코너를 3년 정도 할 즈음에 연재한 내용들을 정리하여 부산의 대표 출판사 "산지니"를 통해 발간 한 책.
부산일보 기자가 발간한 책자 중 최고 판매 부수, 산지니 출판사의 최대 판매 부수, 일본어 번역본 발간으로까지 이어진 책.
인터넷을 통한 음식(점) 정보가 유통되고 있는 시대이지만, 책자를 통한 정보 유통에 대중들이 목말라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 한 책.
부산의 음식을 한 권의 책자로 담을만한 주제로는 어묵, 돼지국밥, 밀면 정도로 생각이 되는데,
어묵은 11월말 정도에 맛칼럼니스트 박상현이 출간할 예정이라 함.
약 300 페이지 정도에 내용이 충실하면 충분한 시장이 있다고 생각됨.
이에 대한 출판 기획 아이디어가 있다면 산지니, 전망, 해성출판사를 통해 시장성 타진 가능 함.
4. [[대한민국 누들로드]] (김미영, 브레인스토아, 2011)
소단원 [부산 사람들 입맛 사로잡은 밀가루 냉면, 부산밀면 (내호냉면, 개금밀면)] - 총 5 쪽
[저자]
73년 서울생, 숙명여대 한국사학과를 졸업.
한국농어민신문 기자, 한겨레에서 온라인뉴스부, 문화부 대중문화팀, 한겨레TV, 스페셜콘텐츠팀, 온라인편집팀, 문화부 거쳐 현재 경제부 근무
'땅콩회항 보도’로 2015 한국신문상 뉴스취재보도 부문에 선정.
[내용]
각 지역을 7 권역으로 나누어 대표적인 면요리를 먹고, 사진과 글을 남기는 형식.
사학과, 한국농어민 기자 출신의 이력이 국수의 맛을 맛깔스럽게 함.
각 지역별 50 종류의 국수를 다루다 보니 글이 짧아지는 단점이 있음.
7개 소단원이 끝나는 대목마다 국수에 관련된 짧은 정보가 있어, 맛있는 꾸미 역할을 하는 재미가 있음.
[특징]
처음엔 [한겨레] 신문 특집으로 2박 3일 짜리 국수 여행으로 시작.
이후 출판사의 제의를 받아 1여년 여행을 하며 각 지역의 국수를 먹고, 사진을 찍고, 그 맛을 글로 남겨 출간 된 책.
5. [[부산은 넓다]] (유승훈, 글항아리, 2013)
소단원 [7. 부산밀면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부산의 맛과 누들 문화] - 총 26 쪽
[저자]
1970년, 서울생.
고려대 민속학 전공..
부산박물관에서 전시기획을 하는 학예연구사를 거쳐 현재 근대역사관의 학예연구사로 있으며,
밤에는 역사 속 민중의 풍속을 연구하는 역사민속학자.
낙동강 하구의 염전을 조사해 2007년 고려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2012년 『작지만 큰 한국사, 소금』을 펴내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저술 교양부문)을 수상.
10년 전 부산 박물관에 내려온 뒤 기장군의 동해안별신굿을 보고 매료되어 부산 문화 연구 시작.
부산구술사연구회 연구자들과 함께 부산 산동네를 조사한 뒤에는 부산 사람들의 거칠지만 너그러운 멋에 푹 빠져 있다.
민중생활사와 관련된 20여 편의 논문을 썼으며, 신문과 잡지 등에 많은 글을 기고.
저서로『작지만 큰 한국사, 소금』 『우리나라의 제염업과 소금민속』(2009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우리놀이의 문화사』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 『현장 속의 문화재 정책』 등 다수.
[내용]
부산 근무 10년째 외부자의 시선을 통해 미시사적 관점으로 부산을 보고 분석한 글.
"부산은 넓다"라는 책 제목은 부산의 역사적 품과 문화적 너비가 광대하다는 것에서 따온 것.
가능한 한 낮은 자세에서 부산을 바라보고, 거시적인 것보다는 미시적인 것을 통해 부산의 정체성을 분석한 글.
밀면과 같은 소재는 제도권 학문에서는 변방으로 밀려나 있지만, 부산의 문화를 다루는데 있어서 좋은 매개체가 됨.
[특징]
영광 출신 외할머니가 가져다 준 굴비와 젓갈장사 어머니를 바탕으로 한 염전, 소금 공부로 박사 학위, 출판문화상을 받은,
일상사 연구에 강한 학자가 부산 박물관에 발령 받아 10년간 근무하면서 준비한 부산 인문학 보고서 형식의 책.
영광도서에서 저저와의 만남 코너에서도 이 책을 다룸.
2013년 부산의 10대 히트 상품 6위에 선정됨. (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됨)
박물관 근무의 흔적인 자료 활용과 현장 취재가 글 전반에 나타나는 것이 다른 저자와 차별성을 갖게 만듦.
6. [[부산 밀면 이야기]] (임시수도기념관 / 차철욱, 이현주, 김상수, 김철호 / 2013) => 전시회 설명 책자
[전시회 소갯글] => 책 내용과 같이 되어 있음.
한 가락의 밀면에 묻어나는 피란민의 고단한 삶 (2013-10-28 / 부산일보, 이호진 기자)
밀면의 역사는 한국전쟁과 함께 부산에서 시작되었다.
한국전쟁 기간 임시수도 부산을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임시수도기념관이 밀면의 역사를 개관 후
첫 특별기획전 주제로 선정한 것은 그래서 어쩌면 필연이다.
임시수도기념관은 오는 12월 15일까지 특별기획전 '부산 밀면 이야기'를 연다.
이번 전시는 부산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은 밀면을 통해 부산의 현대사와
그 세월을 살아 낸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되살려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점점 잊혀져 가는 당시의 경험과 이야기를 남겨 둬야 할 필요 또한 컸다.
전시장은 '밀면의 시대'를 함께한 부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상물로 보여 주는 공간을 중심으로,
그 사이에 밀면 관련 현대사 유물을 배치했다.
전시장은 크게 5개 주제의 공간으로 분류된다.
첫 공간은 현재 우리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부산 밀면, 24시간의 기록'이라는 제목으로
근래 보기 드문 불볕더위를 기록했던 지난 7~8월 부산의 밀면집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다.
두 번째 공간은 '피란과 밀면, 우암동 내호냉면 이야기'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38선 이북에서 대거 부산으로 내려온 피란민들이 냉면 재료인 감자나 메밀을 구하기 어렵자
구호물품으로 지급되던 밀가루로 냉면을 만든 것이 '부산 밀면'의 시초다.
피란민 집단 거주지였던 남구 우암동의 역사와 함께 부산 밀면과 한국전쟁의 역사적 관계를 잘 드러내는
'내호냉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세 번째 공간은 밀면집을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해 온 사람들의 개인 생애사와
그 속에서 밀면이 차지하는 역할과 기억을 기록한 '밀면, 기억들',
네 번째는 '1960~1970년대 분식의 날에 담긴 시대의 풍경'을 담았다.
정부가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해 혼·분식을 장려했던 때 만든 각종 홍보물을,
쌀 소비를 늘리려 애쓰는 요즘 세대 청소년들에게 보여 주는 것도 이색적이겠다.
마지막 다섯 번째 공간은 '대를 이어 가는 밀면집 사람들'이다.
피란민 2세대와 1960년대 이후 개업한 부산 토박이 밀면집 2세대들이 대물림 경영에 나선 배경과 현재의 고민 등을 보여 준다.
[특징]
부산에서 밀면의 역사성을 다루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성을 띤 [임시수도기념관]에서 주최한 첫 특별기획전.
박물관의 학예사들이 중심이 된 전시회인지라 기획과 그에 따른 전시 기법에 있어 밀면이라는 대상을 관조하는데 있어
그 외연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기회로 사료됨.
그 전시회의 주제에 맞게 임시수도기념관에서 편집된 책자라서, 밀면에 대해 정식 학계에서 다룬 최초의 단행본 책자로 사료됨.
무가지로 나온 책이라 시중에서는 구하기 힘듦.
7. [[음식강산 2, 국수는 행복의 음식이다]] (박정배, 한길사, 2013)
소단원 [밀면, 부산 면문화와 북한 면문화의 새로운 변신] 총 24 쪽
[저자]
64년생으로 추정, 경남 남해생
남해섬에서 남해 출신의 아버지와 삼천포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남해 죽방렴의 멸치와 쥐치 같은 비린내 나는 날것을 먹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서울에서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다니며 돼지고기ㆍ쇠고기 등 기름진 음식을 접했고, 음식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학 시절(성균관대 정외과) 처음으로 평양냉면을 맛보며 우리 음식의 다양성에 눈떴다.
방송 프로듀서, 출판사 대표, 애니메이션 제작사 대표 등 다양한 문화계 일을 해오는 동안
음식과 여행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고, 삶의 구심점을 그쪽에 두며 살고 있다.
음식잡지 『쿠켄』에 ‘박정배의 맛 따라 멋 따라 대한민국 음식지도’, 『KTX 매거진』에 ‘박정배가 찾은 최고의 맛집’,
『한국경제신문』에 ‘박정배ㆍ조성재의 의식동원’, 『조선일보』 ‘음식의 계보’ 등 음식을 주제로 글을 써왔다.
현재는 『조선일보』 ‘박정배의 한식의 탄생’, 『쿠켄』 ‘음식의 탄생’, 『주간동아』 ‘박정배의 Food in the city’ 연재를 통해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낭만의 대한민국 기차여행』 『일본 겨울여행』 『사케입문』 『3000원으로 먹는 맛집』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내용]
부산의 원조 밀면 내호냉면, 2세대 밀면인 개금밀면, 가야밀면, 2.5세대 밀면인 춘하추동, 국제밀면 등 10곳 정도의
부산밀면을 먹어보고 여러가지 관점메서 분석한 글.
일본의 모리오카 냉면을 부산의 밀면과 비교하는 글은 처음 등장하는 것으로 사료됨.
함경도를 기반으로 하는 면이 모리오카와 부산에서 어떤 문화접변이 발생하여 지금의 음식으로 변화하였는가의 공통점이 있음.
[특징]
글의 시작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업장까지 걸어서 찾아 다니는 식으로 되어 있어, 글의 시작부터 같이 골목길을 헤매는 듯한 친근감을 줌.
자가용을 이용하여 가는 것과 걸어서 가는 것에 맛의 차이가 있음을 글을 읽어 보면 알 수 있음.
여러 맛칼럼니스트 중 맛집의 현장감과 옛 문헌과의 조화에서 가장 뛰어난 균형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사료됨.
박정배님의 저술은 자료들을 준비한 다음, 현장에 가서 걸어 다니면서 업장 주변을 둘러 보고, 업장에 들어가 먹어 본 후,
국회도서관에서 관련 자료들을 찾아, 먹어 본 음식에 대해 정리를 하는 방식이 반복되는 것으로 사료됨.
[벌써 당긴다, 달달 시원한 그 맛] - 2015.04.25 주간동아 연재물중에서
클리퍼드 L. 스트로버스(Clifford L. Strovers)는 1953년 11월부터 54년 11월까지 미군 공병부대원으로 근무하면서 부산을 사진기에 담았다. 54년 국제시장을 찍은 사진 가운데 ‘함흥냉면옥’이 있다. 국제시장이 있던 신창동 4가에는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많이 살았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미군 폭격에 대비해 신창동 4가 지역은 소개됐다. 전쟁이 끝나자 일본인들은 귀국 직전까지 공터에서 물건을 팔았다.
일본인들이 떠나자 일본에서 돌아온 귀한(歸韓) 동포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이들은 미군정에서 나오는 미군물자나 구호물자를 팔았다. 이때부터 이곳은 ‘돗데기(도떼기)시장’으로 불렸다. 1948년에는 ‘자유시장’으로, 49년에는 ‘국제시장’이란 지금의 명칭이 붙었다.
50년 6·25전쟁이 일어나고 피난민이 몰려들면서 전국에서 온 피난민과 증명서를 받은 월남 실향민들이 국제시장 주변에 터를 잡고 장사를 시작했다.
국제시장은 더욱 비대해졌다. 상인 중에는 광복 이후 서울 남대문과 동대문에서 장사를 해온 북한 실향민 출신도 많았다.
북한 실향민은 생존을 위해 강한 유대를 이뤘다. 서울에서나 부산에서나 그들 연대의 중심 공간은 냉면집이었다. 고향 음식을 먹으며 정보를 교환하고 정체성을 확인했다.
1951년부터 54년 사이 부산을 찍은 사진에는 냉면집이 다섯 군데나 등장한다. 국제시장 ‘함흥냉면옥’을 비롯해 신창동 ‘고려정냉면’, 시청 옆 ‘평양서부면옥’, 동아극장 옆 ‘황금냉면옥’, 동광동 ‘광락냉면’같이 냉면은 어느 특정 지역이 아니라 부산 전 지역에서 고르게 발견된다. 53년 전쟁이 끝나자 남한 출신 실향민은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북한 출신은 부산에 대거 정착했다.
이들을 위해 대규모 정착촌이 만들어졌는데 지금의 남구 우암동과 부산진구 당감동이다. 그들 중 상당수가 흥남철수와 1·4후퇴 때 넘어온 함경도 출신이었다.
우암동 입구에는 함경도 흥남 내호 출신 실향민이 세운 ‘내호냉면’이 들어서고 당감동에는 ‘본정냉면’ ‘함흥회냉면’ 같은 식당이 장사를 시작했다. 당시 부산 사람들은 우동이나 소면 같은 밀가루 국수 문화에 익숙해 있었다. 피난 기간이 길어지면서 북한에서 먹던 음식을 그대로 만드는 데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다. 감자나 고구마전분 같은 재료를 구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동안 북한식 냉면을 아꼈던 부산 토박이 손님들을 무시할 수도 없었다. ‘내호냉면’은 창업 후부터 북한 실향민에게는 회국수 같은 함경도식 냉면을, 부산 토박이에게는 일반 국수를 팔았다. 몇 년이 흐른 1959년 냉면과 국수의 이 불편한 동거를 끝맺을 새로운 면이 ‘내호냉면’에서 만들어진다. 밀가루 70%와 고구마전분 30%를 섞은 밀냉면이 만들어진 것. 실향민과 부산 토박이 모두가 좋아하는 냉면의 탄생이었다.
밀냉면이 한동안 경상도 냉면, 부산 냉면이라 불린 이유도 그 때문이다.
1970년대 초반 ‘가야밀면’에서 100% 밀가루를 이용한 면이 만들어지면서 밀면은 확고한 정체성을 갖게 된다.
다양하던 명칭도 이때부터 밀면으로 통일된다. 한약재로 우려낸 달달한 국물로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개금밀면’과 시원한 육수가 일품인 ‘국제밀면’ 등 밀면은 새로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봄인가 했더니 기온이 20도를 넘나든다. 시원한 밀면 한 그릇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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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삐딴 밀면이 사계절음식이라고 믿고 계시다면 까옹 말씀대로 개금밀면 보수동책방골목의 관광코스로 되어있는 부산서 젤 유명하다는 개금밀면도 여름에 비해 겨울매상이 반의반에도 미치지 못하는건 어떻게 설명하실런지요ᆢ
@장구경 보수동책방골목의 관광코스로 되어 있는 개금밀면이 아니라, 보수동 우리글방에서 만난 커플이 부산역에 도착한 후 근처에 있는 초량밀면을 이용하지 않고 개금까지 가서 밀면을 먹고 올 정도로 이전에 비해 심도있는 밀면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40년 역사의 영남밀면의 예를 들자면 전통적인 비수기(10월~2월)에는 아예 문을 닫는 정책을 적용하였지만, 원도심의 경우만을 따지자면 10월, 12월, 1월에 개최가 되는 축제만 하더라도 부산국제영화제, 자갈치축제, 크리스마스 트리축제 등등이 있지요.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각종 특수들을 이용하여 근래에 생긴 밀면집들은 여럿이 있고 골목 안에서 영업을 하던 전통적인 밀면집
@까삐딴 들도 큰길가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 느껴지지요.
심지어 자갈치 입구에는 외지 관광객들을 노리는 돼지국밥, 밀면을 같이 하는 업장도 생겼구요.
개금밀면의 경우 여름에 비해 겨울 매상이 떨어지는 현상은 여름 특수가 이전에 비해 과한 점이 있고, 앞으로는 그 차이가 줄어드는 경향 속에서 이해를 해야할 것으로 보아야지요.
지금의 밀면집 증가는 전체적인 밀면 소비자들의 증가가 제일 큰 원인이고, 그 중심에는 지자체의 향토음식 홍보전략이 있고, 계절적 판매 양의 편차는 이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분석일 것입니다.
@까삐딴 외항선선장님 치고는 음식에 조애가 있으신분이라 생각했는데 책이나 도서에 의한 분석이외에는 현장감각은 전혀없는 정말로 탁상공론이란게 이런거구나 하는걸 깨닫게 해주는 아무 의미없는 논쟁이었읍니다
@장구경 조애 => 조예
음식점을 운영한 분치고는 좋아하는 음식들의 트렌드나 최신 정보, 변화들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군요. 그런 상태에서 제대로 된 현장감각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지요. 제대로 된 토론도 마찬가지겠고요.
우리집 옆 개금밀면 매상 이야기만 가지고 논쟁을 이어 가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까삐딴 부발연 한민연 같은 듣도보도 못한 단체나 부산시의 홍보책자등을 너무 많이 보셔서 밀면이 사계절음식이 되었다는 택도없는 선전에 교화되신걸로 사료됩니다 밀면집 사장님들하고 직접 얘기를 나눠보시길 권합니다 밀면이 사계절음식이 되었다고 말씀하시는지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