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and text by Matteo MARANI
젠나로 이반 가투소는 유럽을 제패한 밀란의 상징이라고 할만한 선수임과 동시에, 팬으로부터 가장 사랑받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 8년 동안 그는 스쿠데토 2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밀란에게 안겨주었다.
가투소는 밀란에서 월드 클래스 선수로 성장했다. 그는 밀란에서 플레이하면서 이탈리아 대표팀으로의 길을 열었고, 작년 여름 팀의 중심선수로서 아주리의 세계제패에 크게 공헌하였다.
가투소의 닉네임은 개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뜻하는 "링기오". 근성 넘치는 플레이 스타일로부터 붙여진 것이다. 하지만 가투소의 매력은 광기 가득한 격렬한 플레이뿐만이 아니다. 희생정신이 풍부한 플레이도 그러하고, 가끔은 세련된 테크닉도 보여준다. 그의 퍼포먼스에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수준 있는 성인 축구팬도 매료시키는 무언가가 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거의 쉬지 않고 축구에 젖은 나날을 보내왔다. 작년 여름은 월드컵의 격전 이후, 고작 며칠의 휴식만을 취하고 챔피언스리그 3차예선을 치르기 위해 팀에 합류했었다. 올해 여름은 링기오에게 “오랜만의 바캉스”가 되었던 것이다.
「한 달 동안이나 바캉스라니 꿈만 같다고 생각했어요.」라며 가투소는 웃는다. 「자고 싶을 만큼 자고, 만족할 때까지 고향 칼라브리아의 바다에 잠겼죠. 그리고 아내 모니카와 둘이서만 보냈어요. 이번만큼은 아이를 집에 두고 여행에 나섰죠.」
그러나 가투소에게 달콤한 바캉스를 그리워할 마음은 없다. 그렇다, 전사에게 긴 휴식은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몸속의 근육들은 확실한 휴식을 취했다. 부담으로부터 해방되었던 몇 주 동안 정신적으로도 재정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그 안에 솟아오르는 것은 "칼치오를 향한 정열"이외에는 있을 수 없다. 새로운 승리를 손에 넣기 위한 시즌이 막을 열려하고 있다.
리노. 올해 바캉스는 어땠나요?
외국에도 갔었어요. 제가 창설한 재단의 캠페인을 위해 캐나다와 뉴욕에 갔었어요. 하지만 캠페인이 끝나고 바로 고향으로 돌아왔죠. 친척과 친구들과의 시간을 소중하게 하고 싶었으니까요. 하지만 고향에서의 바캉스에서 한가지만큼은 유감인 게 있어요…….
무엇이죠?
고향 사람들에게「넌 변했다.」란 소릴 들었어요. 「시내에 얼굴을 거의 비추지 않잖아.」라면서요(웃음).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어요. 시내에 나가면 사람이 모여들기 때문에 곤란하게 되니까요. 그러니까 어떻게 하든 집에서 친척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죠. 외출하는 건 언제나 밤 9시를 지나서부터였거든요.
행선지는요?
항구 가까이에 있는 1km 정도의 산책로. 거기서 매일 밤 런닝을 했어요. 그래요, 바다에 잠기고 있는 저녁 해를 보면서요. 바캉스 중에 제 걱정거리는 단 하나. 체중을 베스트로 유지하는 거였어요. 여기 요리는 정말로 맛있거든요. 막 먹어버리게 된다고요(웃음). 그래서 조금 땀을 흘릴 필요가 있었어요. 뭐, 그리운 바다 냄새가 몸을 움직이기에 좋은 자극이 되었죠.
당신의 본가는 칼라브리아지요. 만약 다른 지방에 태어났더라면 어떻게 됐을 거라 생각하나요?
전혀 다른 타입의 인간이 되었겠죠. 제 힘의 원천은 칼라브리아에 있어요. 과혹한 토지에서 자랐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거기 풍토가 제 생활방식에 큰 영향을 준 것만은 분명해요.
당신이 고향을 떠난 것은 몇 살 때죠?
페루자의 유소년 클럽에 입단했을 때부터니까 12세네요. 아버지와 친구들은 매우 기뻐해주었지만 어머니만큼은 눈물을 흘리셨죠. 출발일 아침이었어요. 지금도 잊혀지지 않네요. 그 때 저는 맹세했습니다. 「축구 선수로서 성공하지 않는 한 칼라브리아에는 돌아오지 않겠다.」고요.
그 결의가 지금의 가투소를 만든 것이군요.
그래요. 축구 세계에서 성공을 했다고 봐도 좋겠죠. 스스로도 이 성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번 시즌 최고로 인상 깊었던 것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승리한 후에 보였던 쉐도로프의 눈물이에요. 클라렌스는 지금까지 여러 타이틀을 거머쥔 위대한 캄피오네죠. 그런 그가 기쁨의 눈물을 흘렸어요. 밀란은 이런 팀이에요.
이런 팀?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겠어요?
진정한 캄피오네는 축구만 잘해서는 안돼요. 인간적으로도 훌륭하지 않으면 그 호칭을 받을 격이 없습니다. 예를 들면, 말디니의 평소의 모습을 생각해 보세요. 칼치오에 관한 책을 100페이지 읽는 것 보다 훨씬 공부가 될 테니까요. 파올로는 1년 도전을 계속하기 위해 무릎에 메스를 들이댈 것을 결정했습니다. 정말 위대한 남자에요. 이게 밀란입니다! 어때요, 이젠 알겠죠?
1년 전 당신은 월드컵의 주역으로 새로운 시즌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유럽 챔피언으로 개막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행복한 남자라고 생각하나요?
오랫동안 축구를 하다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어요. 지난 2년간은 정말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죠. 하지만 그 전 여름, 즉 이스탄불에서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직후에는 최악이었어요. 그래도 중요한 것은 과거보다 미래죠. 저는 언제라도 앞을 향해 걸어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새 시즌에 임하는 현재 팀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1년 전 우리들은 휴식을 거의 취하지 못한 채 여름캠프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여름은 충분히 바캉스를 즐길 수 있었죠. 그것만으로도 매우 좋은 모습으로 캠프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저번 시즌은 정말 말도 못할 상태였죠. 12월까지의 우리들은 말 그대로 「죽어있었」거든요. 라이벌들은 그런 우리들의 약함을 봐주지 것 없이 잘 이용했죠. 몇몇 팀이 개막부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던 중에, 밀란은 완전히 스타트 대쉬에 실패했어요. 그 때 우리들은 어떻게 하면 바로 잡을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되나를 전혀 알지 못했어요.
그 후 사태를 심각히 본 수뇌부는 겨울 휴식기 때 몰타에서 미니캠프를 차렸습니다. 팀의 컨디션이 올라가게 된 것은 이 캠프 이후의 일이었죠?
그래요. 몰타에서의 캠프는 큰 전환이 되었어요. 그 캠프 덕분에 그 때까지 완전히 멈춰있었던 우리들의 발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팀의 분위기는 완전 바뀌었죠. 그것을 시작으로 상징적인 사건이 있었어요.
어떤 일인가요?
1월에 입단한 호나우도의 행동이에요. 그의 「밀란에서 하루라도 빨리 적응하고 싶다.」는 자세가 잠자고 있던 우리들의 투지에 다시 불을 붙인거죠. 저는 로니의 그 때 말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밀라넬로 같은 훌륭한 트레이닝 시설을 나는 한번도 본 적이 없다.」그 말엔 정말로 감동했었죠.
하지만 밀란은 지금 거의 보강다운 보강이 없습니다. 팬 사이에서도 「뭘 하는 건가.」라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밀란은 항상 승리의 의무를 지우고 있습니다. 어쨌든 지난 20년 동안 챔피언스리그의 결승에 8번이나 진출했으니까요. 그리고 스쿠데토도 7번 획득했고요. 여기에선 젋은이의 성장을 기다려줄 시간이 없어요. 즉시 전력감이 되는 소재를 찾아오지 않으면 안되죠. 하지만 캄피오네를 획득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이 한 가지 있어요. 팀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보강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밀란이 에메르손을 영입하지 않는 것은 젊은 구르쿠프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려는 의사의 표현이다.」라고도 합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자극의 문제에요. 선수들 사이에 자극이 없는 팀이 승리를 거머쥐는 일 따윈 있을 수 없어요. 올해 코파 아메리카에서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좋은 예입니다. 대회 전에는 우승후보에 가장 먼저 꼽혔는데도 결국 결승에서 브라질에게 참패했죠. 현재 밀란에게 베테랑이 많은 것은 분명해요. 하지만 말씀드리죠. 「그렇다고 해서 만만히 보는 것은 당치도 않다.」고 말이죠.
팀의 평균연령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인가요?
물론 100경기 연속으로 좋은 모습을 유지하기란 불가능해요. 그렇다고 밀란을 만만히 보면 곤란하죠. 밀란의 베테랑 선수는 다른 젊은이들의 몇 배나 노력한다고요(웃음). 그리고 최근에는 의학도 영양학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보했어요. 지금의 35세는 예전의 35세가 아닙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게 있어요.
중요한 것이라면?
밀란의 고령화 문제가 화두에 오른 건 무엇보다도 지금 시작된 게 아니에요. 「밀란은 주력들이 나이를 너무 많이 먹었다.」라고 몇 년 전부터 그랬잖아요? 이스탄불에서 진 후에도 저번 시즌 초반에 부진을 겪은 후에도 그런 지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후 우리들은 대역전으로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하지 않았습니까. 제 축구 인생에서 최고로 기쁜 타이틀이었어요. 티포시도 기뻐해주었죠. 그렇게 기뻐하는 밀라니스타를 본 건 처음이었어요.
산 시로의 아포나멘토(시즌 티켓)는 이미 4만석이 팔렸다던데요.
챔피언스리그 제패가 정말 기뻤기 때문일 겁니다. 캄피오나토에서 호되게 당했던 인테르에대한 복수도 되었고요. 4만석이라는 숫자는 아테네에서의 승리로 쟁취한 것이에요.
새 시즌 캄피오나토는 어떤 전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까? 다시 인테르와의 일대일승부가 되지 않을까요?
아니, 유벤투스도 스쿠데토 경쟁에 얽히게 될 겁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라는 위대한 감독을 맞아들인 유베가 상위에 진출하는 것은 틀림없을 거에요. 어쨌든 평소보다 가혹한 시즌이 될 것만은 분명하겠죠. 발목 잡히는 건 금물이에요.
라이벌 인테르에게 한 마디.
「개막전부터 너무 흥분하지 말아 줘.」라고(웃음). 라이벌심을 부추기는 것도 좋지만 너무 지나치면 안 되죠. 저와 만치니 감독과의 논쟁도 그래요. 누군가가 쓸데없는 짓을 했다는 걸 저는 알고 있지만, 이제 어지간히 해줬으면 좋겠네요.
인테르의 만치니 감독은 「챔피언스리그보다 스쿠데토가 더 가치 있다.」라고 말했다던데요?
그랬나봐요. 총명한 만치니 감독이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인테르의 약점은 캄피오네가 너무 많다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제게 있어서 인테르는 라이벌이니까요. 그게 약점이 되어주면 좋다고 생각해요. 아아, 이런 말 했다고 또 문제가 되니까 좋지 않은 건가요?(웃음)
밀란의 보강이 너무 적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만…….
아니, 중요한 것은 팀 내의 밸런스에요. 안첼로티 감독의 존재도 크죠. 만약 그가 없었더라면 그거야말로 굉장히 힘들게 됐을겁니다.
그렇다는 것은?
그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지휘관이에요. 저변 시즌 초반의 부진이 준비부족으로 왔다는 것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었어요.
그렇다는 것은, 당신은 현재 밀란은 전력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군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잖아요. 저번 시즌보다 팀의 전력이 뒤쳐진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오히려 올라갔다고 생각해요. 올해 여름은 휴식을 충분히 취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이든지 보강하는 게 능사는 아니에요. 우리 프론트 진은 한도를 분명히 하고 있어요. 너무 비싸다고 생각되면 어떤 캄피오네라도 손을 뗍니다. 이것은 옳은 선택이라 생각해요.
당신은 밀란에서 9년째를 맞이합니다만, 이제까지의 8년을 되돌아본다면?
인생 최고의 8년이었어요. 마치 마법 같은 나날이었죠. 나중에 딸 가브리엘라가 크면 그 굉장함을 말해줄 거에요.
언젠가 당신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딸을 가지는 게 이렇게 굉장한 일인 줄 생각지 못했다. 알았더라면 좀 더 일찍 그렇게 했을 텐데!」라고요.
아이는 나중에 몇 명 더 갖고 싶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아내에게도 물어봐야죠. 출산의 고통은 제가 겪는 게 아니니까요. 저는 외동아들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항상 형제가 갖고 싶었어요. 가브리엘라가 태어났을 때 그 꿈이 이루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죠.
어렸을 때 당신은 아버지의 축구 용품이 들어있던 가방에 코를 들이박고 그 냄새를 맡는 걸 아주 좋아했다고 들었는데 그게 진짠가요?
제 인생에서 가장 영향을 받은 사람이 아버지인 건 분명해요. 글래스고에 있었던 시절, 아버지께서 「고향 음식이 그리울 거다.」라고 하시며 칼라브리아의 바다에서 잡은 신선한 생선을 대량으로 가져다 주셨던 일도 기억나네요. 그래요, 전 아버지를 정말 사랑합니다. 어렸을 적에 아버지 가방 속에 있었던 건 칼치오의 매력 그 자체였다고 해도 좋을 거에요.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기억은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스키아보네아에 돌아가면 바로 옛날의 나로 돌아갈 수 있어요. 초심을 잃으면 안 됩니다. 그러한 마음가짐이 축구 세계라는 험난한 세계에서 제가 살아갈 수 있는 커다란 힘이 되고 있죠.
이번 시즌은 캄피오나토와 챔피언스리그에 더해 또 한 가지 거머쥐어야 할 타이틀이 있습니다. 그래요, 일본에서 열리는 클럽 월드컵이죠. 일본에서는 밀란이나 아주리나 별로 좋은 추억은 없습니다. 복수하기를 벼르고 있겠죠?
아아, 그럴 겁니다. 이번에야말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트로피를 실어올 거에요. 이번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한다면 이제까지의 모든 굴욕을 불식시킬 수 있어요.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죠. 그리고 일본에는 아주 많은 밀라니스타들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들에게도 기쁨을 안겨주어야죠.
첫댓글 뭐시라?? 이번시즌에 밀란이 일본간다고?? 정말인가요? 아 젠장 일본한번 갔다와야겠구나 ㅠㅠ
클럽월드컵으로 가는거아닌가요? ㄷㄷㄷ 아닌가.ㄷㄷㄷ
그리고 가투소 ㅋㅋ 인테르와 라이벌의식 부추기지 말라면서ㅋㅋ 저번에 챔스우승행사에서 '인테르는 42년동안 챔스우승한적 없다' 라는 판때기 들고있던게 누구였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버지 축구용품 가방에 코를 박는 리노라니 ㅎㅎㅎㅎㅎ 진짜 모나코컵이랑 도요타컵이랑 다 이겨라! 언제나 믿는 건 밀란뿐. 포르자 밀란! 밀따님 수고하셨습니다~
오, 축소야..아이를 버리고 바캉스를 갔구나 ㅋㅋㅋ 쉐돌이의 눈물이라..호오. 몰타 훈련이 제가 보기에는 그냥 훈련이구나, 했는데 큰 계기였나 보네요 ㅎㅎ 근데 축소는 왠지 득실득실한 형제들 틈에서 자랐을 것 같은데 외동이라니 의외네요. 밀라니스따 님 덕분에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가투소 멋쟁이 ㅠ_ㅠ
리노ㅋㅋㅋ 어부라니ㅋㅋㅋ 정말 뭘 해도 잘할것같은 남자라규ㅋㅋㅋㅋ
아놔 인간적인녀석... 슈퍼스타의 거만함따윈 찾아볼 수 없구나..
귀여워 귀여워 사랑스러워 ㅠㅠ널어쩜좋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