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는 떨어질 때 생기는 충격을 몸의 여러 부분에 흩어지게 해서 등반하는 사람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며 로프와 등반자, 그리고 확보물과 등반자를 안전하고 편하게 이어주는 장비다.
안전벨트의 종류에는 허리와 엉덩이만을 감싸주는 엉덩이벨트와 몸 전체를 감싸주는 몸 벨트, 그리고 필요에 따라 엉덩이벨트와 함께 쓰는 가슴벨트로 나누는데 그 가운데 부피도 적고 쓰기 편한 엉덩이벨트를 가장 많이 쓴다.
그밖에 안전벨트가 없을 때 긴 슬링이나 연결줄로 만들어 쓸 수 있는 간이 안전벨트와 가슴벨트, 그리고 보드리어 가슴벨트가 있다.
안전벨트에는 허리를 보호하고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허리벨트와 다리를 끼워 넣는 다리고리, 로프를 묶는 로프고리, 등반장비를 걸어두는 장비걸이로 나뉘며 안전벨트를 만드는 회사마다 구조가 조금씩 틀리기 때문에 차는 방법도 잘 알아두어야 한다.
엉덩이 벨트
엉덩이 벨트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안전벨트로 허리벨트와 다리고리가 알맞게 이어져 있어 엉덩이를 편하게 받쳐 주고 떨어질 때 생기는 충격을 허리와 엉덩이 전체로 흩어지게 해 마치 의자에 앉아있는 것처럼 편한 자세로 매달리거나 하강할 수 있다.
웨빙슬링으로 만든 간이 안전벨트
안전벨트가 없을 때는 폭 2.5cm 길이 6.7m 웨빙슬링만으로 간단하게 안전벨트를 만들어 쓸 수 있다.
먼저 한쪽 끝에서 135cm 정도 되는 곳에 옭 매듭을 해서 다리고리 두 개를 만들고 그 고리의 크기를 자기 다리 굵기에 맞게 조정하면서 고리와 고리 사이가 15cm정도 되게 한다.
그런 다음 고리에 다리를 집어넣고 웨빙슬링을 허리에 두 번 돌려서 테이프 매듭으로 묶은 다음 옭 매듭으로 마무리한다. 또 다른 웨빙슬링으로 허리를 묶은 다음 그림과 같이 잠금 카라비너로 연결하면 훌륭한 안전벨트가 된다.
연결줄로 만든 안전벨트
긴 연결줄이 있을 때는 허리와 등뒤에 연결줄을 둘러 간단한 안전벨트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이 방법은 허리와 다리, 가슴부분에 연결줄을 두른 정도이어서 큰 충격을 받거나 몸이 뒤집힌 채로 떨어지면 벨트가 벗겨지거나 다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암벽등반과 같이 위험한 등반을 할 때 이용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이 방법은 10∼20m의 짧은 바위를 오를 때, 뒤따라 오를 때, 하강할 때처럼 당기는 힘이 몸 앞쪽으로 일정하게 작용하고 있을 때 쓸 수 있는 방법에 불과하다.
연결줄로 엉덩이 벨트를 만들 때는 그림 10-7처럼 긴 연결줄을 허리와 엉덩이 아래로 두른 다음 손으로 잡고 있던 연결줄 두 끝과 가랑이 사이의 연결줄을 배 쪽으로 모아 카라비너에 건다.
가슴벨트를 만들 때는 또 다른 긴 연결줄을 8자 모양으로 꼬아 등뒤에서 엇갈리게 두 팔을 낀 다음 가슴 쪽에서 두 개의 고리를 카라비너로 잇는다.
짧은 하강을 할 때는 엉덩이 벨트만 써도 괜찮지만 위험한 곳에서는 거꾸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엉덩이 벨트와 가슴 벨트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며 두 개의 카라비너를 또 다른 연결줄이나 로프로 이어서 흘러내리거나 벗겨지지 않도록 해야한다.
연결줄로 안전벨트를 만들 때 연결줄 길이가 너무 길면 자주 흘러내리거나 벗겨질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조여줄 수 있는 알맞은 길이의 연결줄을 사용해야 한다.
보드리어 가슴 벨트
길이가 긴 연결줄에 한쪽 팔을 집어넣어 어깨에 건 다음 다른 한쪽 끝을 등뒤로 돌려 다른 팔 밑으로 당겨 가슴 앞에 오도록 한다. 이 두 끝을 다른 쪽 고리에 감고 그 고리에 밀어 넣은 다음 매듭을 단단히 조인다.
보드리어 가슴 벨트도 연결줄로 만든 가슴벨트와 같은 방법으로 엉덩이 벨트 그리고 로프를 이을 수 있으며 이 때도 체중은 엉덩이 벨트에서 잡아주도록 묶어야한다.
안전벨트 고르기
안전벨트는 종류나 모양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오고 있는데 이따금 바위 능선을 등반하는 정도라면 가볍고 부피도 적으며 간단한 구조인 엉덩이 벨트가 쓰기 좋다.
엉덩이 벨트는 오랫동안 써도 강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튼튼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허리 벨트와 다리 고리가 두껍고 오랜 시간 매달려도 편하도록 스펀지 패드로 허리와 다리를 감싸고 있는 것이 좋다.
어떤 벨트가 좋은 벨트인지 잘 모를 때는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제품을, 그리고 UIAA(국제산악연맹)에서 안전도 시험을 거친 제품을 고르되 안전벨트를 직접 차 봐서 자기 몸에 잘 맞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안전벨트 차는 법
안전벨트를 찰 때는 먼저 웨빙이 꼬이거나 뒤틀리지 않도록 바로 펴서 찬다. 다리고리는 가랑이와 엉덩이 사이의 넓적다리 위쪽으로 바짝 붙도록 해야 하는데, 다리고리가 아래로 내려와 있으면 움직일 때 불편할 뿐더러 떨어질 때 다리고리가 무릎을 당겨 얼굴에 부딪칠 수 있다.
허리벨트는 떨어지면서 몸이 뒤집어질 때 안전벨트에서 몸이 빠져 나오는 일이 없도록 단단히 조이되 움직이는데 너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작게 조여 준다.
버클을 잠그는 방법은 제품의 설명을 따라야 한다. 대부분 안전벨트의 허리벨트 버클은 한 번 통과시키고 난 다음 거꾸로 다시 통과시켜야 안전하며 끝이 5cm이상 남아 있어야 한다. 버클은 한번만 통과시켜도 튼튼할 것처럼 착각할 수 있지만 300Kg이상 충격을 받으면 쉽게 빠진다.
안전벨트에 로프를 묶을 때는 허리벨트와 다리 고리를 함께 묶어 주어야 한다. 로프로 두 곳을 직접 걸어 매듭을 할 수도 있고 잠금 카라비너로 일단 두 고리를 건 다음 로프 매듭을 카라비너에 거는 방법이 있는데 안전벨트에 직접 묶는 방법이 더 안전하다.
허리벨트에 달려있는 장비걸이는 강도가 보통 10Kg을 넘지 않기 때문에 절대로 이곳에다가 로프를 묶거나 확보, 하강을 하는 등 하중을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안전벨트의 수명과 관리
안전벨트는 뛰어난 탄력 복원성을 가지고 있으며 강도와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사용한지 5년 이상 되면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더구나 긴 거리를 떨어져 충격을 받은 다음에는 안전벨트의 여러 부분을 꼼꼼하게 점검해보고 박음질 부분이 뜯어졌다면 곧바로 쓰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만일 오랫동안 써서 바느질 실이 닳아져 보이면 위험한 상태다.
안전벨트도 로프처럼 직사광선과 화학물질을 피해서 보관해야 하며 작은 돌가루들을 없애기 위해 중성세제를 미지근한 물에 타 이따금 빨아 주는 것이 좋다.
슬링
연결줄이라고도 부르는 슬링(sling)은 나일론 섬유를 넓적한 모양이나 둥글게 짜 만든 긴 끈으로 등반장비 중에서 가장 많이 쓰는 것 중에 하나다.
등반을 할 때는 이런 연결줄로 확보물(나무나 뾰족한 바위, 바위에 박아 놓은 쇠고리 같은 것)과 카라비너(등반할 때 쓰는 쇠고리)를 잇기도 하고, 나무나 바위에 연결줄을 둘러 확보할 곳(체중을 싣고 매달려 있을만한 곳)을 만들 수 있으며, 간이 안전벨트를 만들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쓰인다.
슬링은 보통 테이프 슬링이라고 부르는 넓적하게 짜서 만든 플레이트 웨빙(flat webbing)과 원통 모양으로 짜서 만든 튜블러 웨빙(tubular webbing), 그리고 로프와 같은 구조와 모양을 하고 있는 코드(code) 슬링이 있다.
웨빙 슬링은 폭이 1.5∼2.5cm 정도 되는 것을 가장 많이 쓰고 코드 슬링은 굵기가 3mm∼9mm 정도인데 강도가 아주 강하다.
하지만 폭이 2cm나 지름이 7mm 이상 되지 않는 슬링은 등반하는 사람이 떨어질 때와 같이 큰 충격을 받으면 끊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슬링을 로프 대신 써서는 안 된다.
슬링으로 연결줄을 만들 때는 보통 30cm∼60cm 정도의 고리를 만들 수 있도록 긴 슬링을 80cm∼140cm 정도의 길이로 잘라 두 끝을 매듭해 쓰는데 때에 따라서는 더 긴 연결줄이 필요할 때도 있다.
연결줄을 만들 때는 매듭할 길이까지 생각해서 여유 있는 길이로 잘라야 하고 매듭을 할 때는 웨빙 슬링은 테이프 매듭을, 코드 슬링은 이중 피셔맨즈 매듭으로 묶는다.
매듭을 한 다음 남은 부분이 4∼5cm는 되야 매듭이 저절로 풀리는 일이 없으며 슬링을 칼로 자른 다음에는 끝 부분을 불로 지져서 올이 계속 풀리지 않도록 해야한다.
슬링 역시 나일론으로 만든 것이어서 로프를 관리하고 쓰는 것처럼 잘 보관해야 한다. 이따금 다른 사람들이 걸어 놓은 연결줄을 쓰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새 것일지라도 강한 충격을 받았을 수도 있고 오랫동안 자외선을 받아서 약해져 있기 때문에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