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루치아에서 바라본 서귀포의 풍경은 떠나 있던 사람을 다시 돌아오게 할 만하다.
나폴리는 야자수의 향기가 어둠과 뒤섞여 묘한 분위기를 낸다.
엔틱 가구가 돋보이는 ‘로마의 휴일’
제주의 바다는 다양한 색을 지니고 있다. 하늘은 하나지만 바다는 가는 곳마다 풍광과 색깔이 다르다. 특히
중문단지 부근의 에메랄드빛 바다는 보는 이의 가슴을 한없이 평온하게 만드는 마력을 갖고 있다.
에메랄드빛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나지막한 언덕, 그곳에 나폴리 펜션이 있다.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 누군가는 말했다.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고. 세계 3대 미항(美港) 중 하나인 나폴리는 안보고 죽으면 한이
될 정도로 풍부한 자연유산과 유적지들이 그득하다. 제주 서귀포시 대포항과 인접해 있는 나폴리 펜션에서도 이와 비슷한 묘한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 서울에서 은행원 생활을 하던 나폴리 펜션의 김병섭 대표는 제주도를 관광특구로 본격 개발하기 위한 국제자유도시특별법이 시행될 무렵 펜션 사업을 구상했다. 특별법에 따른 사업 구상이기도 했지만 제주도는 그에게
각별했다. 바로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서귀포시 대포동이기 때문. 서울 생활을 하면서 그는 한시도 고향의 포구와 바다를 잊어본 적이 없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점점 깊어가자 그는 결국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2002년 고향으로 내려와 펜션 사업을 시작했다. 고향마을 인근의 땅을 매입하고 그 위에 목조 건물을 지었다. 나폴리 펜션은 목조 건물 하나하나에 저마다 예쁜 이름이 붙여져 있다. 로마의 휴일, 밀라노의 아침, 모던 나폴리, 산타루치아, 허니문 나폴리, 베르사체가 그것. 영화 제목, 도시 이름, 유명 인사의 이름 등 모든 것이 이탈리아와 연관되어 있어 독특함이 느껴진다. 방이름 별로 평형과 분위기도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허니문 나폴리’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신혼부부에게
적합하도록 방의 구조와 분위기를 아늑하게 꾸며 놓았다. ‘산타루치아’는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 위치한 목조 건물로 럭셔리한 분위기를 흠모하는 사람들에게 그만이다. 평형이 50평에 달하는 ‘산타루치아’의 그랜드 스위트룸은 큰 평형에서 어떤 구애도 받지 않고 럭셔리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고전적인 엔틱 가구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로마의 휴일’에서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처럼 나폴리에는 이탈리아의 여러 이미지가 공존해 찾아오는 이들에게 각기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목조 건물과 어우러진 야자나무와 쓸쓸히 홀로 까딱이는 나무 그네도 나폴리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나폴리 펜션은 일곱 동의 건물 외 새 건물이 들어서기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재는 제주도의 휴양 펜션 3호로 등록되어 있지만 향후 시설을 늘여 가족 호텔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고 했던가? 이제 제주도에선 “나폴리에서 자보고 죽어라”는 말이 새로 생겨 날 듯하다.
TRAVEL TIP 나폴리 펜션은 제주 최대 관광지 중문관광단지 근처에 자리했다. 따라서 볼거리, 먹을거리가 도처에 널려 있다. 중문단지 입구에 위치한 여미지식물원은 아시아와 유럽에서 들여온 나무가 1천700종에 이르는 대단위 식물원이다. 중문해수욕장은 전국에서 최고의 청정해수욕장으로 꼽힌다. 파도와 바람이 빚어 놓은 중문해안 주상절리대(왼쪽 사진)도 지나칠 수 없는 명소. 이것저것 실컷 구경을 했다면 나폴리 바로 옆에 있는 대포항에 들러
회 한 접시를 먹는 여유도 즐겨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