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둘레길 1구간(증미역 ~ 마곡나루역) 걷기 후기 <1>
<2022년 9월 3일>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기운의 가을이 스며드는 9월초, 강서둘레길을 걷는다.
증미역에서 만나 증미산 ~ 황금내근린공원 ~ 가양대교 ~ 허준근린공원 ~ 궁산 ~ 양천향교 ~
궁산땅굴 ~ <점심~남원골추어탕> ~겸재정선미술관 ~ 서울식물원을 거쳐 마곡나루역에서 마무리.
이 길을 걷다가 접하게 된 겸재정선미술관 부근 도로 벽면에 적힌 글귀 하나 옮긴다.
"강서역사문화거리는 양천향교, 겸재정선미술관, 궁산땅굴 등 궁산을 중심으로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이 있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거리, 한폭의 산수화를
꿈꾸듯, 역사와 문화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세요."
♣♣♣ 특별히 시간을 내어, 서울식물원 안내센터 옆 [커피에 꽃을 담다]에서 다과회를 마련해준 멍게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덕분에, 카페의 향후 일정과 버스도보에 대한 의견 교환 등 귀한 시간 가졌습니다.
♣ 증미산(曾米山) : 산 아래 소금창고(鹽倉)가 있어 염창산이라 불리기도 하는 야트막한 산(해발 55m)이다.
*** 증미산의 원래 지명은 曾米가 아닌 拯米山이었다. 산 아래 물속에 암초가 있어 세곡선들이 종종 이 암초에
걸려 좌초, 인근 주민들이 물속에서 세곡을 건져 올리면서 '건질 증(拯)'에 '쌀 미(米)'인 [拯米山]이 되었다.
*** 鹽倉山은 조선시대 서해안의 천일염을 한양으로 옮겨 올 때 이용하던 소금창고가 있어 그렇게 불렀으며,
일제강점기 이후 소금창고 기능이 폐지되었으나, '염창'이란 지명이 지금까지 그대로 사용되기도 한다.
♣ 허준(許浚 1537~1615) : 허준은 [동의보감](국보 제319호) 집필자로, 조선 중기의 명의. 본관은 양천,
호는 구암(龜巖)이며 서자로 태어나 중인이나 서얼의 업으로 되어 있던 의학의 길을 택하였다. 30세에
어의로 선임됐고, 동양 최대의 의서라는 〈동의보감〉의 찬집에 노력하여 1610년(광해군 2)에 이를 펴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선조가 의주까지 피신, 선조를 돌본 공로로 공신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 허준의 출생지인 이곳에 허준박물관(2005년 개관), 허준근린공원이 있으며, 인근에 공암바위가 있다.
※ 공암바위(허가바위)는 陽川 許氏의 시조 許宣文의 탄생 설화로 양천 허씨의 발상지이다.
♣ 궁산(宮山) : 궁산은 양천현아(陽川縣衙)의 주산으로 해발 75m의 작은 산이지만, 정상에 자리한
양천 고성(古城)은 한강을 중심으로 각축을 벌이던 삼국시대부터 중요 군사 요충지이었으며,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은 이 산성에 진을 치고 있으면서 판세를 가늠, 행주산성으로 군대를 이동시켜 행주대첩을
대승으로 이끌었으며, 행주산성, 오두산성과 더불어 한강 하구를 방어하는 중요 요충지이었다.
♣ 소악루 : 겸재 정선이 양천 현령(1740~1745) 재임시, <소악후월> 등 그림을 그렸던 궁산 기슭의 누각.
*** 전라도(화순) 동복 현령을 지낸 이유가 1737년경 건립한 누각은 소실되었으며, 1994년 현 위치에 재건.
*** 중국 후난성 양쯔강 동정호의 악양루에 빗대어, '작은 악양루'란 뜻에서 붙인 소악루, 왠지 슬프다.
♣ 양천향교 : 태종11년(1411년)에 건립된 양천향교는 서울시에 현존하는 유일한 향교.(서울시 기념물 제8호)
*** 1981년 복원하였으며, 대성전 명륜당 동재 서재 전사청 외삼문 내삼문 등이 있다.
♣ 궁산땅굴 : 태평양전쟁 말기 일제 강점기에 굴착된 땅굴로 무기 탄약 등 군수물자 저장고 겸 공습 대피소.
*** 2018년 역사전시관으로 재탄생. 높이 2.8m, 폭 2.2m, 길이 68m이나 낙석 발생으로 입구에서 내부 조망.
♣ 겸재 정선 미술관 : 정선(1676~1759)은 양천현령(1740~1745)으로 재임시 <경교명습첩>
<양천팔경첩>등 걸작을 남긴 역사적 배경이 있어, 2009년 강서구에서 미술관 건립.
*** 천원권 지폐의 뒷면에 인쇄된 진경산수화인 謙齋 鄭敾의 <계상정거도>는 퇴계 이황 선생이 머물던
도산서원 주변 모습을 담은 그림으로, 溪上靜居는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서 고요히 지내다'라는 뜻이다.
※ 2012년 경매(개인 소장)에서 삼성문화재단(리움미술관)이 낙찰. 당시 競賣價格 34억원은 고미술 최고가.
♣ 서울식물원 : 마곡지구 중심에 공원과 식물원을 결합한 서울 최초의 보타닉공원으로 조성, 2019년 개원.
*** 서울식물원은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 주제원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제원은 입장료를 내야한다.
주제원의 주제정원은 계절별 한국 자생식물을 선보이고 있으며, 전시온실은 세계 유일의 오목한 접시
모양의 온실로 열대와 지중해에 위치한 12개 도시 자생식물을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다.
※ 일년 사계절 어느 때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의 산책로는 계절마다 각각의 매력이 넘치며,
2018년 10월 임시개방(2019. 5. 1. 정식 개원) 이후, 현재까지 나날이 식물원으로서의 면모를 일신하고 있다.
특히, 한강전망데크는 한강으로 위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방화대교나 마곡대교(공항철도가 다니는 철도
전용이나 이름이 철교가 아니라 대교임) 방향으로 한강을 조망하거나, 강 건너 노을공원 하늘공원 대덕산
북한산 도봉산 남산 등을 조망하며 사색에 잠겨도 좋고 ~~~, 몸과 마음의 힐링을 위한 최애 공원이다.
증미역 2번출구
금일 걷기 일정 안내 공지사항 전달 및 준비체조.
증미산(염창산 산책길)으로 입산
'비녀'를 닮은 옥잠화 꽃, <백합과, 비비추속>으로 꽃말은 '침착' '조용한 사랑'
흔히 '파고라'라고 불리는 쉼터, ***규범 표기는 '퍼걸러(pergola)'이다.
모양이 더욱 이쁜 퍼걸러 쉼터.
멋진 풍광을 조망하며 휴식
월드컵대교 방향, 멀리 우측으로 남산 서울N타워가 보인다.
전망대에서 한강 건너편으로 마주 보이는 노을공원과 하늘공원, 저멀리 아스라이 북한산국립공원 능선의 위용.
이렇게 그네에 앉아, 정겨운 얘기를 주고 받기도 ~~~.
한강변 올림픽대로 가까이로 ~~~.
올림픽대로와 나란히 숲길을 걷는다.
다람쥐가 좋아하는 도토리도 줍고 ~~~.
증미산 산책로를 지나, [황금내 근린공원]으로 접어든다.
모감주나무 열매, 10월 경 꽈리같이생긴 열매가 익으면서 갈라져 3개의 검은 열매가 나오는데, 단단하여 염주 재료로 사용.
꽃댕강나무 꽃, 가지를 꺾으면 '댕강'하는 소리가 나서 댕강나무라 한다는데, 원예종으로 개발하여 '꽃댕강나무' 꽃말은 '평온'
'반호테조팝나무'
잣나무 숲길에 '맨발의 청춘' 등장.
맨발 걷기가 대세인가.
여기서 서울둘레길은 가양대교를 건너가게 되는데, 우리는 [허준근린공원]이 있는 [공암나루 근린공원]으로 향한다.
퍼걸러 쉼터에서 휴식 겸 간식도 나누고 ~~~.
맨발걷기 삼인방
탐스럽게 영글어가는 '감'
[허준근린공원], 시간이 나실 때, 한번쯤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허준은 공암(지금의 가양동)에서 출생, 본관은 양천, 호는 구암, 1610년 [동의보감] 편찬 완료.
허준박물관 관람은 생략, 지난번 관람 때 찍은 사진 한 장 올립니다. 백호의 氣를 받으시길 염원하며 ~~~.
궁산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무궁화 꽃.
[궁산]으로 진입
해발 75m에 불과한 낮은 산이지만 초입부터 제법 가파른 계단.
계단을 오르다말고 되볼아 보니 동신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
*** 조선시대에는 궁산자락이 저기 어디까지이며, 이유가 건립한 [소악루] 위치도 저기 어디쯤이란 얘기를 들었었다.
이 쉼터에서 계단을 오르면 [소악루]가 자리하고 있다.
소악루 누각에 오르니, 겸재 정선이 그린 소악후월(小岳候月)과 안현석봉(鞍峴夕烽) 두 점이 반긴다.
그 중, '소악루에서 달을 기다리다'란 의미의 [소악후월] 그림을 감상하자.
왼쪽 하단이 소악루, 그 너머로 이유의 본채로 보이는 기와지붕들이 있다. 우측으로 탑산, 두미암, 선유봉을 차례로 배치,
원경 우측부터 목멱산(남산), 금성산, 와우산이 보름달을 맞이, 그 아래에 바위절벽인 잠두봉(절두산)을 그리고 있다.
궁산 정상, 양천고성으로 오르며 만난 옥잠화.
양천 고성지
[양천고성지]는 궁산 정상 부근의 테뫼식 산성터. 청명한 하늘 아래 궁산 정상의 잔디밭이 좋아 한참을 쉰다.
*** '테뫼식 산상'은 마치 띠를 두르듯 산 정상부를 빙 둘러 가며 쌓아 올린 산성을 뜻함.
*** '포곡식 산성은 산기슭부터 능선 따라 정상부까지 축성하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다.
이 대목에서 한 분의 얼굴이 나오지 않아, 유남 님이 카톡으로 보내온 사진 한 장 게재합니다. <유남 님, 촬영 사진>
'종일 구름이 잔뜩'이라는 일기예보와는 사뭇 다른 날씨
도무지 내려갈 생각은 애시당초 없다. '짜장면 배달이라도 시켜야 하나?!'
다시 길을 나선다.
맥문동 세상
[양천향교]
외삼문을 통해 들어서면 명륜당과 동재 서재, 명륜당 뒤로 내삼문 그리고 대성전이 있다.
전통문화 마당, 전통문화를 선보이고 전수하는 공간으로, 전서체의 현판 '유예당(遊藝堂)'
'양천현아터' 표지석으로 가는 길, 절집의 능소화가 인사한다.
조계종 사찰인 [흥원사]
양천현아터 표석이 있는 곳은 양천로49길과 양천로47가길이 만나는 원형 지점이다.
양천현아지(陽川縣衙址) 표석.
중앙에 현청(동헌)인 종해헌, 그 동쪽에 객사인 파릉관, 북쪽에 향교가 있었다는 설명,
향교를 제외하곤 모두 택지로 개발되었으니 ~~~, 복원하기는 매우 어려울 듯.
[궁산땅굴]
점심식사를 위해 [양천현아지 표석]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 간다. 겸재정선미술관 건물의 반사유리창이 우리를 웃게 한다.
[남원골 추어탕]집에서 돌솥밥추어탕으로 몸보신.
점심 식사 이후의 일정(겸재정선미술관, 서울식물원)은 2편에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멋있는 길 감상 잘 하였습니다.
함께였다면 더욱 좋았을텐데 ~~~.
빈자리가 많이 아쉬웠답니다.
감사합니다.
맨발걷기 동지가 생겨(그것도 두사람이나)
얼마나 좋은지요^^
청명한 날씨가 정말 끝내주는 하루였어요
많이 보고 많이 걷고...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맨발걷기를 보면, '계족산 황톳길 맨발걷기'가 추억으로 다가옵니다.
어느 해 4월, 벚꽃비 내리던 그 길, ~~~.
참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