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인사이드] 축구 국가대표에서 마약 밀수범으로… 그는 왜…

[흰구름]

[Sports 인사이드] 은퇴… 사업실패… 그리고 '실축'

                                                                       (출처; 조선일보, 정세영 기자: 2010.08.16)

프로축구 250경기 출전 한때는 홍명보의 '대타'…

수입 떨어지며 나락의 길

올해 36세인 최씨는 1997년 프로축구 전남에 입단했다. 드래프트 1순위였다.

2007년 은퇴 때까지 안양, 포항, 대전에서 250경기를 수비수로 뛰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국가대표도 지냈다.

2003년이 아마 최씨의 전성기였을 것이다. 당시 포항은 그를 이적료 3억원을 들여 영입했다.

지금 올림픽대표팀 감독인 홍명보의 공백을 그로 하여금 메우려 했던 것이다.

그의 수비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랬던 최씨가 지난 2010.08.13일 구속됐다. 메스암페타민, 일명 '히로뽕' 10g을 밀수입한 혐의였다.

그는 이 히로뽕을 2010.07.27일 중국 상하이에서 나이지리아인에게 20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고 한다.

같은 날 그는 바지 주머니에 5g씩 나눈 히로뽕 뭉치 2개를 넣고 김포공항으로 들어오다 붙잡혔다고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밝혔다. 히로뽕 10g은 330회 정도 투약할 분량이며 시중에 3000만원 이상을 받고 되팔 수 있는 분량이다.

지금쯤 지도자로 변신했어야 할 최씨는 왜 그라운드 대신 차가운 철창(鐵窓) 속으로 걸어가야 했을까.

2007년 소속팀 대전에서 방출당하며 그의 비극은 시작됐다.

1억원 정도의 연봉을 받던 그의 계약기간은 원래 2008년이었다.

하지만 경기력이 약해지자 보상금 5000만원 정도만 받고 팀에서 쫓겨나게 된 것이다.

대전 유운호 사무국장은 "성격이 은둔형에 가까웠던 그가 안 좋게 팀에서 나간 이후

축구인들과 연락을 거의 끊고 지냈다"고 말했다.

축구판을 떠난 최씨는 서울에 올라와 자동차 수입 사업을 시작했다.

외국에서 중고 외제차를 들여와 파는 일이었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여기에 사기까지 여러 번 당해 선수 시절 서울에 마련했던 아파트도 팔아야 했다.

최씨의 한 지인은 "빚도 몇억원 정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 나빠지는 간(肝)도 그를 벼랑으로 내몰았다.

B형 간염 보유자인 최씨는 현역 시절에도 계속 검사를 받아가면서 운동했던 선수였다.

은퇴 후엔 돈이 없어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K3(프로축구 3부 리그) 청주직지FC의 김종현(37) 감독이 2010년02월 그를 플레잉코치로 영입했다가 한달 만에 안동 고향집으로 돌려보냈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당시 김 감독은 "치료를 받으면서 푹 쉬고 몸을 만들고 돌아오라는 뜻이었지만 최씨가 서울에서 청주에 내려올 버스비도 없었는데 어떻게 병원에 갔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최씨는 팀에서 나온 직후 김 감독과 연락을 끊었다.

그후 서울에서 사업을 같이했던 동료들과 함께 지내다가 이번에 붙잡힌 것이다.

자동차 수입을 위해 중국 상하이에 간 최씨는

2009년 겨울 "중국에서 마약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접근한 나이지리아인을 떠올렸다.

호기심에 그 나이지리아인에게 전화를 걸어 히로뽕을 샀다고 한다.

최씨는 검찰 조사에서 "히로뽕은 한국에서 구입하고 잊고 지내다가 중국에서 발견한 것" "아는 사람의 부탁을 들어준 것"이라며 진술을 계속 바꾸고 있다.

최씨의 구속으로 가족들은 충격을 받았다.

고교 시절 아버지, 2006년에 형을 잃은 최씨는 실질적인 가장이었다.

누나(39)는 "집에 걱정 안 끼치고 혼자 모든 걸 떠맡으려다 잘못된 것 같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했다.


스포츠스타의 잘못된 선택… 전세금 노린 살인 도박·폭행 연루…

최씨처럼 잘못된 길을 선택해 추락한 스포츠 스타는 여럿이다.

프로야구 옛 해태의 강타자였던 고(故) 이호성은 2008년 3월 모녀(母女) 4명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자살했다.

모녀의 전세자금 1억7000만원이 목적이었다.

연예인으로 직업을 바꿨던 프로야구 투수 강병규는 상습 도박, 폭행사건 등에 연루돼 여러 차례 경찰서를 오가기도 했다. 현재는 MBC, KBS 등 공중파 방송국의 출연 불가 리스트에 올라 있다.

2008년 11월엔 프로축구 2부·3부 리그 격인 K2·K3의 선수 및 관계자 16명이 승부 조작 혐의로 무더기로 검거되기도 했다.

국외에선 NFL(미 프로풋볼) 스타 OJ 심슨 사건이 가장 유명하다. 1994년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았던 심슨은 2008년에 불법 납치 및 무기 사용, 강탈 등의 혐의로 33년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