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가는 흰머리, 뽑자니 끝도 없고 염색은 괴롭다. 독한 염색 약 탓에 눈은 따갑고 악취도 참기 힘들다. 자칫하면 피부까지 상할 수 있다니 영 꺼림칙하다. 부작용과 불쾌감 없이 젊은 시절의 머리 컬러를 되찾는 방법.
염색 때 눈을 따갑고 시리게 하는 주범은 염색 약 속에 포함된 암모니아 성분이다. 대부분의 염색 약에는 머리카락을 불리기 위한 알칼리제가 포함되는데 주로 암모니아를 쓴다. 염색이 잘 되도록 돕는 성분이지만 쉽게 피부트러블을 일으키고 휘발성이라 눈에 자극을 준다. 염색 후 눈의 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종종 일어날 정도.
정윤석 한림대 성심병원 안과 교수는 “염색 약이 눈 표면에 닿을 경우 눈꺼풀 염증을 일으키거나 속눈썹이 빠질 수 있다”며 “심할 경우 각막 짓무름이나 통증, 충혈, 시력저하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각막에 상처가 있거나 당뇨환자인 경우는 더욱 치명적이다. 이럴 경우 가급적 염색을 피하고, 염색 약이 눈에 닿았을 경우 즉시 안과를 찾아야 한다.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도 염색 약 탓에 흔히 생기는 부작용이다. 두피와 귓불, 뒷목 등 약이 닿는 부위가 가렵고 부풀어 오르거나 진물이 생기는 경우다.
두피손상, 안과질환 증가추세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염색 약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 접수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2006년에 37건, 2007년 40건이던 피해사례가 올해는 7월까지만 38건이 접수돼 연말이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 사례 중에는 피부발진, 진물 등 두피손상이 가장 많았고 안구통증, 시력손상 등 눈에 이상이 온 경우가 뒤를 이었다. 소비자원은 염색 전에 피부 패치테스트를 권고하고 있지만 피부에 소량을 발라 48시간가량을 관찰해야 하는 이 방법은 소비자 입장에서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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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머리결이 건강하면 헤어스타일도 한결 자연스럽게 연출된다. 윤기있고 풍성해보이는 헤어는 가을 멋쟁이의 기본조건. / 중외제약이 출시한 천연성분 염색약 '창포엔'
염색 시 눈과 피부의 건강을 위해선 염색 약을 섞은 후 암모니아가 어느 정도 날아간 뒤 사용하는 게 한 방법. 보다 근본적인 예방은 암모니아가 포함되지 않은 친환경성분의 염색 약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웰빙 바람과 함께 염색 약 시장에도 천연 성분을 이용해 유해자극을 줄인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더이상 눈과 피부의 불편함을 ' 젊어지기 위해서'란 이유로 감내할 필요가 없어졌다. 창포추출물이나 아몬드, 올리브오일, 누에고치 등을 첨가한 제품들이 대표적이다. 아몬드와 올리브 오일은 두피의 가려움증과 자극을 완화시키고 모발의 보습력을 높여준다. 예로부터 머리를 감는데 쓰인 창포는 살균과 혈액순환 효과가 있고 유해산소를 차단해 두피산화로 인한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천연 성분으로 눈·피부 건강을
유한양행의 ‘매직스피드’와 동성제약의 ‘세븐에이트’는 암모니아 성분을 없애 자극을 줄였다. 중외제약이 내놓은 ‘창포엔’은 암모니아 대신 아미노산 단백질을 사용해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창포추출물과 콜라겐 등 천연 성분을 첨가해 두피와 모발, 눈의 자극을 최소화 했다. 창포는 살균과 혈액순환 효과가 있고 유해산소를 차단해 두피산화로 인한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겔 타입으로 염색 시 약이 흘러내리지 않아 피부에 잘 묻지 않는 것도 인기의 요인이다.
염색 때마다 집안에 가득 차던 염색 약 특유의 냄새까지 잡았다. ‘창포엔’에 함유된 아로마 오일은 염색할 때 은은한 허브 향을 풍긴다. 새치커버 4종, 새치 멋내기 4종 등 총8종으로 구성됐으며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창포 엔은 현재 신라, 인터컨티넨탈 등 서울시내 특급호텔 이발소 20여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미용실에서 염색을 할 경우도 암모니아나 PPD(Paraphenylenediamine) 등 화학성분이 들어있는 염색 약을 쓰는지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며 “직접 천연 성분의 염색 약을 구입해 염색을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소비자 스스로가 주의를 기울이는 것. 염색을 할 때 피부에 약이 묻지 않도록 하고 잦은 염색은 피하는 게 좋다. 새치의 경우 되도록 부분염색을 하고 두피에 피부염이나 상처가 있을 때는 아예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