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회식에서 16일간 타올라 왔던 성화가 꺼지고 있다 /사진=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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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4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16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제 한국은 4년 뒤 열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눈여겨봐야 할 문제점 세 가지를 꼽아봤다.
◆ 조직위 내 의사소통의 부재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드러난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조직위 내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이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조직위는 지난해 말 통역전문자원봉사자들을 선발할 때 부서별로 필요한 인원에 맞춰 각기 다른 조건으로 모집했다. 이 과정에서 어떤 통역전문자원봉사자들은 7만원의 실비보상을 받기로 했고 또 다른 이들은 5만원의 실비보상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조직위는 선발 6개월 뒤인 지난 6월 실비보상 획일화를 위해 모든 실비보상을 5만원으로 통일했다. 하지만 실비보상 삭감 정책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다수의 통역전문자원봉사자들이 대회 개막 보름전인 지난달 초 실비보상 삭감 소식을 접했다.
이는 대회 도중 자원봉사자들 사이의 의견을 엇갈리게 했고 결국 다양한 이유를 들어 27명의 통역전문자원봉사자들이 중도 포기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24일 펜싱이 열린 고양체육관에서는 간이의자 사용여부를 두고 조직위 관계자들 사이의 말이 엇갈리며 결국 70대 관중과 몸싸움을 벌인 사건도 있었다. 또 몇몇 이슈를 두고 부서 간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지난 24일 고양체육관에서 조직위 내 관계자들의 엇갈린 의견으로 70대 관중과 조직위 관계자가 몸싸움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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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확실한 체계와 연락망이 구축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들이다. 조직위 본부의 역할이 약화됐고 각 종목 또 각 부서별로 다른 기준으로 상황을 판단하며 논란을 키웠다.
평창올림픽 때는 중심이 되는 하나의 라인을 토대로 작은 가지를 뻗어나가는 체계적인 조직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 각 종목 내 편성된 조직에서도 최종 결정을 하는 최상위 통제소를 마련해 확실한 보고 및 명령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논란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적절치 못한 행동과 부실한 교육
이번 대회에서 발생한 논란 중 다수는 자원봉사자들과 관련돼 있었다. 야구 종목의 몇몇 자원봉사자들은 선수들의 훈련볼을 주워 사인볼로 사용하는가 하면 취재진들과 인터뷰를 위해 믹스트존에 들어선 선수들에게 자원봉사자가 사진 촬영을 요구하는 모습도 여러 종목에서 포착됐다.
지난달 26일에는 체조 도마 종목에서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은메달을 목에 건 양학선이 믹스트존에서 눈물을 흘리자, 뒤에 있던 한 자원봉사자가 이를 몰래 촬영하는 사건도 있었다. 선수들의 아픔보다는 자신들의 추억을 쌓기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불친절하다는 보도도 여러 차례 나왔다. 또 자신이 맡은 종목의 시설이나 셔틀버스 탑승 장소 등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서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자원봉사자들도 다수 있었다.
4일 남녀 펜싱 경기가 열리는 고양체육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선수단의 입출입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경기를 마치고 나가는 선수를 붙잡고 사진촬영을 요구하며 그 주위를 서성이고 있다. /사진=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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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안게임은 저비용 대회를 추구했다. 이로 인해 전문적 요원들보다는 자원봉사자들을 많이 선발할 수밖에 없었다. 앞선 문제들이 발생한 이유는 자원봉사자 개인의 의식수준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우선적으로 조직위 측에서의 체계적인 교육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다.
조직위는 지난 6월 자원봉사자 전체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자원봉사자 중 50%는 교육에 참가하지 않았다. 인천아시안게임 개막 이후에도 직무 및 예절 교육 등이 필요했지만 조직위 측은 각 부서별로 재량껏 교육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결과적으로 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위와 같은 사례들이 발생해 많은 질타를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 때도 비용을 고려하면 자원봉사자 선발은 필수적이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드러난 자원봉사자 관련 문제점들을 향후 자원봉사자 교육 자료에 반영시켜 재발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체계적인 자원봉사자 교육 가이드라인 구축도 절실하다. 사후교육보다는 사전교육이 더 중요하다.
◆ 허술한 시설관리..저비용으로 책임 회피?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주요 목적 중 하나는 개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달 29일 웨이지종 OCA 명예부회장은 미디어 브리핑에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는 상업적인 대회가 아니다.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전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대회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이 좋은 사례다"고 말한 바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은 성공적이었을까. 전부라고 말할 수 없지만 몇몇 종목에서는 부실한 시설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달 20일 배드민턴이 열린 계양체육관은 정전으로 인해 한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다음날 비치발리볼 경기장에서는 탈의실이 경기장과 멀리 떨어져 있어 선수들이 간이 가림막을 만들어 환복을 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달 26일 세팍타크로 경기가 펼쳐진 부천체육관은 비가 내리자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때도 경기는 중단됐다. 부천체육관은 그 외에도 임시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선수 대기실, 천막으로 만들어진 기자회견장 등 부실한 시설로 불편을 초래했다.
26일 인천 계양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대회 도중 소나기가 쏟아졌다. 갑자기 내린 비에 양궁장 천정 시설이 물을 머금자 조직위 관계자가 막대기에 가위를 붙여 구먹을 뚫었다. /사진=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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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아시아드 양궁장에서도 지난달 26일 비로 인해 천막지붕에 물이 고여 기자단 다수가 대피하는 사건이 있었다. 또 여러 경기장 주변에 설치된 간이화장실에서 배관이 잘못돼 소변이 밖으로 새기도 했다.
저비용으로 인한 문제라고 둘러대기에는 다소 민망한 사건들이다. 결과적으로 시설관리 미흡으로 보인다. 여러 돌발 상황으로 시설에 어떤 문제점이 생기는지 미처 파악이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일부 종목의 경기장은 기존 시설물을 활용하게 된다. 컬링 경기가 열리는 강릉빙상장이 대표적이다. 강릉빙상장은 지난 1998년 건설됐다. 폭설 등 여러 변수에 따른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저비용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시설물에 대한 관리 및 보수에 소홀히 한다면 앞서 언급한 국제대회 유치 목적의 의미는 무색해진다. 오히려 부정적인 편견이 생길수도 있다. 앞으로 남은 4년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수들을 지켜보며 개보수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아시안게임보다 규모가 더 큰 국제대회다. 전 세계의 언론들과 팬들, 선수들이 모두 평창에 모인다. 조직위의 미숙한 대회운영과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적절치 못한 행동, 또 부실한 시설 등으로 인해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가 깎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노출된 문제점들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에 값진 보약이 되길 기대해본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전상준 기자입력 : 2014.10.05 06:30조회 : 1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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