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통한 서예대중화 사례와 전망
- 인터넷사이트 서예세상을 중심으로 -
정태수(서예세상 운영자 대표)
목차 1. 서론 2. 인터넷카페와 서예세상 2.1 인터넷카페[internet cafe]의 정의 2.2 서예세상의 현황 3. 인터넷을 이용한 서예의 대중화 사례 3.1 사이버갤러리 운영에 의한 대중화 시도 3.2 다양한 서예교육방법에 의한 대중화 모색 3.3 정보의 확산을 통해 대중화에 접근 3.4 토론을 통한 서예담론의 활성화 3.5 답사를 통해 서예에 대한 흥미유발 4. 대중화 확대를 위한 과제와 전망 4.1 대중화 확대를 위한 과제 4.2 인터넷 커뮤니티의 문제점 4.3 정보사회의 서예대중화를 위한 전망 5.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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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엘빈 토플러가 1980년『제3의 물결(The Third Wave)』을 출간 하면서, 그의 책속에서 약 1만 년 전부터 시작된 농업문명을 ‘제1의 물결’, 약 300년 전의 산업혁명에서 시작된 산업적 대량생산 문명을 ‘제2의 물결’, 정보사회의 지적 물결로 대표되는 ‘제3의 물결’이 도래하였음을 선언하였다.
엘빈 토플러의 지적처럼 인류역사상 커다란 혁명이 3번 있었다. 신석기 시대에 농업혁명이 일어나서 대 변화가 일어났고, 근대에 와서 산업혁명이 일어나서 대량생산을 함으로써 또 한 번의 혁명이 일어났다. 현대에 이르러 컴퓨터와 인터넷이 일상화 되면서 정보의 혁명이 일어났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거쳐 현재는 지식과 정보가 핵심인 정보화 시대의 후기인 유비쿼터스(Ubiquitous)시대라고도 한다.1) 즉,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정보통신망에 접속하여 다양한 정보통신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이는 여러 기기나 사물에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을 통합하여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환경으로써 유비쿼터스 네트워킹 기술을 전제로 구현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컴퓨터가 책상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휴대전화, TV, 게임기, 휴대용 단말기, 카 네비게이터 센서 등 PC가 아닌 모든 비 PC 기기가 연결되어 언제, 어디서, 누구든 대용량의 통신망을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오늘날 우리의 일상에서 컴퓨터는 필수품이 되었으며, 이를 통한 정보를 누가 더 많이 입수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경제수준이나 문화수준이 달라질 수도 있게 되었다. “컴맹”이란 말이 나온 것도 컴퓨터를 통한 정보습득에 뒤쳐져서는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홍수 속에서 중요한 매체로 부각된 것이 바로 ‘인터넷(Internet)’1)이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세계의 정보가 실시간에 안방까지 전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시대여건에 맞추어 2001년에 개설된 인터넷사이트 ‘서예세상’은 각종 서예계 정보와 작품 감상의 기회제공, 사이버 갤러리 개설, 서예실기동영상을 통한 서예교육 등의 다양한 콘텐츠[contents]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서예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 현재 서예를 공부하고 있는 사람, 서예가 등 불특정다수에게 시 ․ 공간을 초월하여 서예를 알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지난 10년 간 인터넷을 통해 서예세상을 운영하면서 체험한 서예대중화 사례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한국서예의 대중화를 위한 하나의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어떤 예술장르이든 시대문화와 접합되지 않고서는 대중화의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서예교육이나 작품 감상도 전통적인 도제식 교육과 아날로그적인 전수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상의 디지털적인 접근방식을 수용하는 것도 현재의 시대문화에 맞는 서예대중화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2. 인터넷카페와 서예세상
2.1 인터넷카페[Internet cafe]의 정의
원래 카페는 가벼운 식사나 차를 마실 수 있는 식당을 말한다. 그러나 초창기의 인터넷 카페가 카페의 원래 기능을 유지했던 것과는 달리, 사이버 공간에서 의사소통의 장소로 이용되는 현재의 인터넷 카페에서는 먹고 마시는 카페의 기능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 즉 커뮤니티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으로, 카페의 원래 기능과는 상관없이 용어만을 빌린 것이다.
본 논문에서 말하는 인터넷 카페는 인터넷 동호회·향우회·동창회 등과 같이 사이버 공간에서 다양한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커뮤니티만을 일컫는다. 다과를 제공하는 인터넷 카페와는 뚜렷이 구별된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카페 공간을 제공하면, 카페에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이 다시 카페를 개설하는 형태를 취한다. 회원이 카페를 개설하면 이 카페에 취지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러한 카페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가 '인터넷 동호회'이다. 그 밖에 동창회·향우회 등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만남들도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2)
이와 같이 인터넷카페의 장점은 빠르게 정보를 교환하고, 실시간 쌍방향의 멀티미디어 네트워크가 가능한 점이며, 개방적인 세계규모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누구든 이용 가능한 대중성과 오락적 기능도 갖고 있는 점이다. 특히 카페는 개인용 홈페이지에 비해 만들기가 간편하고 다양한 경로로 네티즌에게 노출된다. 다수의 회원들이 다양한 자료를 올리기 때문에 업데이트 빈도가 높고 회원 간에 자연스러운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고, 이메일과 쪽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회원 간에 커뮤니케이션 수단도 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바탕으로 카페는 비슷한 관심분야의 회원들이 서로 연결되어 더욱 신뢰도를 높이고 영향력을 확장시켜 나가는 커뮤니티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2 서예세상의 현황
다음카페 서예세상[http://cafe.daum.net/callipia]은 2001년 11월 3일 개설되었다. 서예세상은 우리 서예의 현대화, 세계화, 대중화를 위해 창설된 전형적인 인터넷동호회형식의 카페이다. 서예세상은 국내외에서 서예에 관심이 있거나 서예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사이버공간에서 함께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홈페이지[homepage]3)나 블로그[blog]4)와는 구별된다.
2011년 10월 30일 현재 누적방문자가 908,275명, 가입회원이 18,768명, 게시 글이 171,644건, 댓글이 254,822건, 하루 평균 1,000여명이 넘는 네티즌이 방문하고 있는 서예계 최대의 사이트이다. 운영자는 24명이며, 전문위원과 자문위원, 특별회원, 정회원, 준회원제도를 두고 있다. 게시판은 80여개가 개설되어 있다. 게시판을 분류해보면, 국내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사이버갤러리, 국내외 작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작가소개, 서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서화문답 및 토론마당, 서예계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개선책을 논의하는 서단만평, 각 장르별(한문 오체, 한글, 문인화, 전각, 서각, 초서자료 등) 전문자료를 모아놓은 서예세상, 서예작품에 이용되는 글감을 모아놓은 글감모음실, 초보자 및 기성작가들에게 이론과 실기동영상을 제공하는 서예배움터, 서예계의 각종 전시정보와 서단동정을 소개하는 서예정보 등으로 다양하다.
서예세상은 9번의 사이버회원전을 개최하였는데 2011년 사이버회원전에는 351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그 외의 운영자 작품전을 오프라인에서 2회 개최하였고, 평균 200명 정도 참여하는 서예유적답사를 6번 다녀왔다.
특히 서예계에 이슈가 있을 때 긴급 사이버투표를 통해 의견을 모은 뒤 해당부처에 시정을 요구하는 서예계시민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예컨대 ‘광화문현판’에 대한 의견을 모아 문화재청에 시정을 요구하였고, 국회에서 열린 ‘서예의 정규교과목 편성을 위한 공청회’ 등에 참여하여 의견을 전달한 것이 그것이다. 또한 서단만평게시판을 통한 서예계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사회적 감시 및 대안제시도 하고 있다.
3. 인터넷을 이용한 서예의 대중화 사례
정보기술의 혁신은 서예와 서예정보의 유통관리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서예와 정보기술과의 접목은 적지 않은 효과를 얻게 되었다. 예를 들면, 서예의 감상 및 교육기능을 갖게 됨으로써 대중화(大衆化)5)에 기여할 수 있게 되었고, 정보기술로 표현되는 새로운 형태의 서예가 등장하는 통로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서예세상에서 서예의 대중화를 위해 기여해 온 다섯 가지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3.1 사이버갤러리 운영에 의한 대중화 시도
첫째, 서예세상에서는 사이버갤러리를 운영함으로써 서예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인터넷은 전 세계 컴퓨터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분산 형태의 통신망으로 지구촌에서 누구든 접속이 가능하고 정보를 띄울 수 있다. 서예세상에서는 현재 컴퓨터를 이용한 전시기법, 즉 ‘사이버 갤러리’의 전시기법이 활성화되어 있다. 시간과 장소가 제한된 기존의 전시는 전시장에서만 감상이 가능했다. 인터넷공간에 마련된 사이버전시장에서는 감상자가 편한 시간과 장소에서 마음대로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사이버전시장의 전시는 작가가 감상자에게 일방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전시형태가 아니다. 여기에서는 감상자가 찾아와서 감상을 한 뒤 소감을 남기면서 출품자와 상호 대화까지 할 수 있다. 어떤 작품엔 수백 명의 감상자가 댓글을 달면서 작가와 서로 의견을 주고받기도 한다.
예컨대 지금 서예세상에서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제9회 세계서예축전’은 국내외 동호인 및 서예가 350여명이 사이버 공간에 작품을 출품하고 작품에 대해 댓글로 소감을 나누고 있다. 아마추어와 이름이 알려진 전문작가까지 한 자리에서 전시를 하기 때문에 호응이 크고 관심도 많은 편이다. 그리고 이 전시는 전시기간이 제한되어 있지 않고 영구적으로 전시가 되는 장점이 있다. 지난 전시를 보려면 언제나 마우스를 클릭하기만 하면 늘 볼 수 있다. 관심이 많은 작품은 클릭을 하면 확대가 되어[Zoom in] 자세히 감상할 수도 있다. 비록 컴퓨터 화면을 통해 생생한 현장의 분위기와 작품 아우라를 느껴볼 수는 없지만, 이런 즉시성(卽時性)과 언제든 반복적으로 볼 수 있는 반복성(反復性)은 사이버전시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갤러리 외에도 ‘잠품감상실게시판’에서는 회원작품, 명작감상, 해외작품, 국내 작품, 탁본, 미술작품 등으로 나뉘어 소개되고 있고, 특히 ‘서예세상게시판’에서는 한글,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전각, 서각, 실용서예, 문인화, 문자디자인 등 서예범주에 있는 모든 장르의 작품과 이론이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감상할 수 있다. 따라서 서예세상은 사이버 갤러리와 작품감상실을 통해 일반인에게 서예를 널리 알리고 쉽게 감상할 수 있는 서예대중화에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네티즌들이 작품을 감상한 뒤 댓글로 감상기를 남기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3.2 다양한 서예교육방법에 의한 대중화 모색
둘째, 서예세상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서예교육방법의 다양성을 제시하고 있다. 주지하듯이 서예교육은 지도자 한 사람의 체본에 의한 도제식 교육이 중심이 되어왔다. 최근 학교 등 공교육기관을 통해 서예지도가 이루어짐으로써 도제식 교육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 서실에서 도제식으로 교육되고 있는 것이 서예계의 현실이다. 서예세상에서는 매스미디어[mass media]6)의 장점을 살려 동영상으로 생생한 운필의 현장감을 전하는 방법을 채택함으로써 새로운 교육방법에 의해 서예를 알려나간다고 할 수 있다.
서예세상에서는 ‘서예배움터’라는 게시판에서 취정 김수천교수의 칼럼, 전통사경,
서예입문, 임서교실, 서예이론, 초서간찰, 한시세상, 임서동영상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접하기 쉽지 않은 전문적인 서예이론과 한시 및 초서자료에 대해서 공부하는 이론위주의 게시판이 있고, 여러 사람이 직접 붓을 들고 휘호하는 실기동영상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운필(運筆)의 생생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실기위주의 게시판도 있다.
점획의 서사표현을 기능적으로 익히는 서예표현에 있어 중시되는 것은 조화와 균형과 율동이다. 조화(harmony)는 다양성의 통일의 원리를 결합의 면에서 본 표현으로서, 서예에 있어 선과 묵색의 조화, 결구(結構) 및 장법(章法)의 조화 등이 구체적인 예이다. 또한 전서(篆書)에서 드러나는 점획의 평형상태를 균형(balance)이라 하고, 행초(行草書)에서 중시되는 선의 동적(動的) 인상이 나타나게 하는 상태를 율동(rhythm)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조화와 균형과 율동의 미는 좋은 작품을 반복해서 감상하고, 부단한 연습을 통해 체득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주관성이 강한 지도에서는 얻기가 쉽지 않은 보편타당한 미감을 서예세상에서 서로 다른 여러 사람이 지도한 동영상과 비교해서 관찰함으로써 피교육자 입장에서 차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비교해서 감상한 뒤 취사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서예세상에서는 이렇게 디지털적인 환경에서 비교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방법에 의한 서예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서예대중화에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교육의 장점은 일회성이 아닌 반복적으로 다시 볼 수 있다는데 또 다른 의미가 있다.
3.3 정보의 확산을 통해 대중화에 접근
셋째, 서예세상은 서예계의 각종 정보를 소통시키고 나아가 정보의 확산을 통해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현대인에게 있어 정보는 여러 분야에서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최근 선거에서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7)를 통해 정보의 위력이 확인되었다. 미국의 사회학자 D.리스먼의 표현대로 정보사회는 탈공업사회(脫工業社會:post industrial society)라고 불리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정보사회란 사회의 발전단계설을 근거로 한 문명사적 규정(文明史的規定)임을 알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현재 우리는 유비쿼터스시대에 접근하고 있기에 정보를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맞게 서예계의 정보도 신속하게 대량으로 소통되는 곳이 인터넷이다. 서예세상의 ‘서예계정보게시판’에서는 전시정보, 공모전방, 지역소식, 서단뉴스 등을 통해 전국에서 일어나는 각종 서예정보를 가장 빠른 시간에 볼 수 있고, 복사해서 널리 전파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전시정보의 경우에는 전국에서 열리는 개인전이나 단체전의 작품사진과 전시 일정이 올라오기 때문에 그 전시의 성격을 미리 알 수 있다. 공모전소식도 공모전방을 통해 출품요강과 심사결과를 살펴볼 수 있다. 서단뉴스는 전국의 일간지와 잡지 및 인터넷에 소개된 서단의 뉴스를 올려놓기 때문에 전국서단의 흐름과 주요행사를 바로 알 수 있다.
이런 정보를 통해 우리는 주요 작가의 프로필, 전시안내, 국내외전시장의 여러 가지 행사나 프로그램을 알게 되고, 이런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정보의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런 정보소통의 역할은 SNS의 확대로 더욱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3.4 토론을 통한 서예담론의 활성화
넷째, 서예이론에 대한 담론과 서단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토론의 장이 되고 있다. 서예세상 ‘나눔과 토론게시판’에서는 열린마당, 서화문답, 토론마당이 ‘오늘의 서단 게시판’에서는 서단만평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댓글문화[reply culture]8)란 용어가 생길정도로 인터넷상의 토론은 새로운 사이버문화가 되고 있다.
온라인 토론은 인터넷이 생활과 접목되면서 익숙해지고 있다. 실제 토론과 큰 차이점은 없지만 온라인상에서 진행된다는 점이 다르다. 온라인 토론은 인터넷을 통하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회원들로 하여금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즉각적으로 습득하게 하고, 회원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회원들은 토론을 통해 주제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고, 의사소통 능력도 신장할 수 있다. 이처럼 온라인 토론은 온라인 매체의 특성을 이용하여 상호작용성을 촉진할 수 있으며, 비동시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글로 된 말’ 즉 텍스트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글쓰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나아가 온라인 토론은 비판적, 논리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증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 토론은 주로 중재자가 없는 편이다. 따라서 토론자 스스로가 중재자의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카페의 경우 토론이 논점을 벗어나거나 상호비방을 하게 되면 운영자가 중재자가 되어 토론의 격이 떨어지지 않게 조정하기도 한다.
실제 서예세상 서단만평게시판에서는 한국서단의 문제점에 대한 토론이 자주 벌어진다. 주로 공모전의 불공정성과 운영상의 문제점, 수상작품에 대한 오탈자제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가 올라온다. 예컨대 2011년 여름에는 미술대전 서예부문 대상과 최우수상 등 수상작에 대한 오자시비로 수백 개의 댓글이 오가기도 했다. 개인의 명예훼손에 대한 악풀9)이 지적되기도 하였지만 서단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서예인 들의 마음이 모여 이 게시판을 달구었다.
이런 사이버 토론을 통해 대중들이 서예이론과 각종 공모전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의사표출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서예계 발전을 위한 대중화의 초석이 놓인다고 생각한다.
3.5 답사를 통해 서예에 대한 흥미유발
다섯째, 서예세상에서는 매년 서예유적을 직접 답사[踏査, exploration]10)함으로써 서예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서 많은 회원들이 서예작품으로 된 문자유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온라인상에서 토론과 댓글을 나누던 회원들이 일 년에 한 번씩 전국의 서예유적을 찾아 답사를 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행사를 한다. 예컨대 2011년 해인사문화유적 답사에서는 동호인과 전문가들이 동행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보충설명이 곁들여지고 실제 탁본체험도 하였다.
지금까지 6번 진행된 서예세상답사는 전문가나 학자가 동행하여 주제나 목적에 따라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답사참가자는 초등학생부터 장년층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또한 바르고 가치 있는 답사가 진행되게 하기 위해 답사지의 자연지리·역사지리·인문지리에 대한 사전 지식을 망라한 답사자료집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다. 참가회원은 자료집을 참조하며 메모하고, 카메라를 이용해 서예유적을 촬영하거나 자연풍경을 담아온다. 답사가 끝난 뒤 게시판에서 답사후기 콘테스트가 열리기 때문이다. 금년에도 후기, 사진, 동영상 등 세 부문에서 후기 콘테스트가 열렸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서예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켰다고 생각된다. 실제 답사 후 많은 동호인과 회원들이 후기콘테스트에 참여하고 내년 답사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서외구서(書外求書)라는 말처럼 서예 밖에서 서예를 구하다 보면, 오히려 서예본질을 잘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흥미 있는 답사활동은 이런 측면에서 대중화에 기여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 대중화 확대를 위한 과제와 전망
4.1 대중화 확대를 위한 과제
1990년대 중 후반의 컴퓨터의 대중화 및 인터넷 보급의 활성화로 인해 서예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인터넷이 확대되고 생활화되면서 서예계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한 서예정보의 전달과 활용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지금도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한 서예인들이 많은 편이다. 특히 인터넷사이트에 대한 지식과 컴퓨터에 능하지 못한 노령 층에서는 아직도 인터넷문화가 생소한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령 층에서는 젊은 층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의 획득과 활용이 적은편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터넷사용에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은 보통사람이 반나절정도의 교육을 받으면 가능하다. 인터넷 소외계층은 우리의 사회적 환경에도 문제가 있지만 서예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사용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각 단체에서는 원로작가들에게 인터넷 사용법에 대한 간단한 연수를 통해 누구나 정보화시대 이기인 인터넷을 활용하여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는 측에서도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고, 우리나라 서예현실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정해서 흥미와 관심을 배가시켜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서예의 대중성확보에 이바지 하는 하나의 방안이라 생각한다.
4.2 인터넷 커뮤니티의 문제점
인터넷을 통해 카페에는 누구든 다양한 정보를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 반면에 올려진 정보가 신뢰성을 충분히 담보하지는 않는다. 이미 문제점으로 드러난 지적소유권만 보더라도 본인이 직접 생산한 정보인지 타인이 생산한 정보인지 분간이 어렵기 때문에 종종 시비거리가 되기도 한다. 초상권침해와 특정인의 명예훼손에 대한 문제점도 빈번하게 제기되는 문제점이다. 또한 보안유지가 어렵다는 것과 불건전한 정보유통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4.3 정보사회의 서예대중화를 위한 전망
현대는 고도의 정보사회이다. 정보사회의 문제점은 규격화, 획일화, 동질화를 부추길 수 있다. 이런 결과로 인해 개인의 개성이 상실되고 수동적으로 변하기 쉽기 때문에 고독한 군중이 될 수 있으며, 대중조작으로 인해 인간이 소외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활성화된 SNS나 인터넷 카페를 통해 커뮤니티를 활성화 할 수 있게 되었고, 각종 정보도 급속도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특히 서예계의 각종 정보와 작가별, 지역별 작품경향에 대한 정보도 상당히 빠르게 인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검색포털에서 운영하는 카페나 블로그 서비스는 형식과 내용적인 측면에서 이용하는 회원위주로 형성되는 기사 스크랩, 댓글 등의 서비스를 더욱 원활하게 제공함으로써 각 개인 간의 소통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장소를 마련해 주고 있다. 카페는 특성상 커뮤니티형성을 위한 각종 기능이 많다. 최근 일인(一人) 미디어 적인 성격이 강한 SNS 기기의 활성화로 인해 인터넷 카페에서의 서예대중화는 이전과 다른 속도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언제 어디서든 카페에 접속하여 정보를 획득할 수 있으며, 새로운 정보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인터넷을 통한 서예대중화는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5. 결론
인터넷은 현대인의 생활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주거나 원하는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최근 휴대폰과 인터넷의 기능을 묶은 SNS기기가 급속도로 많아짐에 따라 인터넷 수요는 많아지고, 이를 통한 정보는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2011년 다음카페 서예세상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개설되었다. 서예세상은 한국 서예의 현대화, 대중화, 세계화를 지향하기 위해 인터넷에 카페라는 가상공동체(假想共同體 ; [internet community])11)을 만들었다. 서예세상은 한국서단 최대의 인터넷커뮤니티로 성장하였다. 누적방문자가 90만 명, 회원이 1만8천명이 넘고, 하루 평균 1천명의 회원이 찾아와서 올린 게시자료가 17만 건, 댓글이 25만 건을 넘고 있다.
서예세상에 개설된 여러 게시판에 올라온 서예정보와 각종 작품자료 등을 분석해서 네티즌의 호응도를 살펴봄으로써 대중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게시판의 이용사례를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서 대중화 기여에 대해 살펴보았다.
첫째, 사이버갤러리 운영에 의한 대중화 시도이다. 사이버회원전을 통해 해마다 수많은 동호인과 서예인들이 작품을 카페에 전시함으로써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둘째, 다양한 서예교육방법에 의한 대중화 모색이다. 도제식 교수방법에서 비롯된 획일적이고 몰개성적인 작품제작에서 벗어나려면 다양한 교육필요성이 제기된다.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제시함으로써 운필과 결구 및 장법에 있어 다양한 작품제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정보의 확산을 통해 대중화에 접근하고 있다. 각종 전시정보와 공모전 등의 소식을 전파함으로써 새로운 작품을 감상 할 수 있고, 전시개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넷째, 토론을 통한 서예담론의 활성화이다. 서예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생긴 궁금증에 대해 상호 토론을 함으로써 토론문화를 성숙시키고, 서단의 이슈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할 수 있다.
넷째, 정보사회에 대응하는 서예대중화를 위한 전망이다. 개인 간의 정보소통이 극대화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정보는 매우 중요한 가치이다. 정보를 공유하거나 전파하기 위해서 서예의 대중화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다섯째, 답사를 통해 서예에 대한 흥미를 유발한다. 직접 오프라인에서의 답사를 통해 서예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게 함으로써 대중화에 한 걸음 다가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노령 층에 대한 인터넷 교육의 필요성을 과제로 제시하였고, 지적소유권에 대한 침범은 문제점으로 지적하였다. 앞으로 서예문화는 현재보다 시대여건상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총결하면, 인터넷 서예세상은 서예의 대중화, 저변 확대에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한국서예의 세계화와 현대화를 통한 전통서예의 중요성과 서예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 이영철 엮음, 『21세기 문화 미리보기』(시각과 언어, 1996)
• 최태만 엮음, 『한국시각예술의 과제와 전망』(다할미디어, 2009)
• 한국기초조형학회,「기초조형학연구」(Vol.5 No1, 2004)
• 이명준,「인터넷을 통한 미술종합 사이트로서의 미술관 교육」
(국민대석사논문, 1999)
• 네이버, 다음, 포털 사이트 백과사전
1) 1988년 미국의 사무용 복사기 제조회사인 제록스의 마크 와이저(Mark Weiser)가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란 컴퓨터 패러다임의 제3의 물결로서 네트워크 기반의 확장형 컴퓨팅 환경을 뜻하며, 머지않아 수 백 대의 컴퓨터가 한 명의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유비쿼터스 시대 즉,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는 세계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비쿼터스(Ubiquitous)는 라틴어 'ubique'를 어원으로 하는 영어의 형용사로 '동시에 어디에나 존재하는, 편재하는'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두산백과사전 참조.
2) 통신망과 통신망을 연동해 놓은 망의 집합을 의미하는 인터네트워크(internetwork)의 약어인 internet과 구별하기 위해 Internet 또는 INTERNET과 같이 고유명사로 표기한다. 랜(LAN) 등 소규모 통신망을 상호 접속하는 형태에서 점차 발전하여 현재는 전세계를 망라하는 거대한 통신망의 집합체가 되었다. 기원은 1969년 미국 국방성의 지원으로 미국의 4개의 대학을 연결하기 위해 구축한 아르파네트(ARPANET)이다. 처음에는 군사적 목적으로 구축되었지만 프로토콜로 TCP/IP를 채택하면서 일반인을 위한 아르파네트와 군용의 MILNET으로 분리되어 현재의 인터넷 환경의 기반을 갖추었다. 네이버 백과사전에서 인용.
3) 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4) 기업에서 홈페이지는 그 회사가 인터넷을 통하여 전 세계인과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이고, 제품전시실도 되며 전 세계인을 위하여 가상세계에 설치한 사무실이기도 하다. 개인이 만들어 놓은 홈페이지라면 네티즌(netizen)과 교감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며,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창구라 할 수 있다.
5) 카페가 쌍방향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고 가입한 회원들이 자료를 올리는데 반해 블로그(blog)는 1997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이래로 개인이 자료를 축적한 형태를 취한다.
6) 미디어란 매체(媒體)ㆍ수단(手段)이란 뜻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대량의 정보전달을 매개하는 기계적ㆍ기술적ㆍ조직적 수단을 말한다. TV, 신문, 라디오, 잡지, 영화, 광고 등 정보전달의 대상을 특정할 수 없는 매체가 전통적으로 매스미디어라고 칭해지며 대상을 특정할 수 있는 편지, 전화, 팩시밀리 등과 구별된다. 그러나 퍼서널 컴퓨터를 대표하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그것의 보급으로 정보전달의 대상을 특정하면서도 전통적인 매스미디어와 근사적인 성질을 갖춘 매체가 점차 등장하게 되었다. 인터넷 등이 대표적이다.
7) 여기서 말하는 대중화는 대중 사이에 널리 퍼져 친숙해지거나 또는 그렇게 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8) 웹상에서 이용자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로, 트위터·싸이월드·페이스북 등이 대표적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는 간단히 ‘SNS’라 부르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개인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하고,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1인 미디어, 1인 커뮤니티라 할 수 있다. 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9) '댓글'은 '대답하다, 응수하다'를 뜻하는 영어 단어 '리플라이(reply)'를 한국어로 옮긴 것이다. 형태상 한자어 접두사 '대(對)'와 사이시옷(ㅅ)+'글'로 분해된다. 뜻대로 해석하면 '대답하는 글, 상대하는 글' 또는 줄여서 '답글' 정도로 풀이된다. '리플라이'를 줄여서 '리플'로 부르기도 한다. 네이버 백과사전
10) 인터넷 게시판의 등장은 사회현실에 대해 비판할 공간이 없던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마음껏 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게시판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게시판이 마치 자신의 불만을 토로하거나 악의적으로 남을 공격하는 공간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인터넷 게시판의 익명성을 악용한 것인데, 상습적으로 남을 헐뜯거나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이러한 댓글문화를 가리켜 일명 '악플문화'로 부른다. '악플'은 '악성 리플'의 줄임말이다.
11) 유적지·명승지 등 조사할 대상이 있는 현장에 가서 살펴보는 일.
12) 가상 공동체(假想共同體)는 특정 매체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개인들로 이루어진 사회적 조직으로, 서로의 이익과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지리적·정치적인 경계를 초월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가상 공동체는 인터넷을 매개로 하기 때문에 인터넷 공동체 또는 인터넷 커뮤니티(internet community)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