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blog/190ED51E4B42F9FD74)
@ 산토카(山頭火)의 라멘과 에비스맥주
# 라멘과 비루
인천공항으로 가는 지하철과 공항철도 2시간. 춮국을 기다리는 2시간. 도쿄로 가는 비행기 3시간. 니포리행 케이세이센 2시간. 신주쿠로 들어가는 JR 20분. 호텔로 걸어가는 10분을 마지막으로 손에서 겨우 여행 가방이 떨어져 나간, 밤 9시다. 배고픈 시간은 이미 지나서 몸은 그저 아무것도 안하고 웅크려 들기를 원하지만 머리가 그 지긋지긋함을 조용히 묻고 신주쿠 번화가로 이끈다.
식권 자판기 앞에서 입을 비죽거린다. 대충 먹으면 좋으련만 까다롭게 구는 머리를 몸은 이해할 수가 없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비로소 마음에 드는 <라멘 산토카(山頭火)>를 만났다. 열 좌석이 넘을까 말까한 작은 공간에 테이블 없이 넓은 주방을 향해 일렬로 앉아 있다. 그 좁은 가게는 뭉게게구름처럼 피어오르는 수증기가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질감 속에서 아늑함을 느끼는 공간이다.
나는 카라미소라멘(辛味噲ラ―メン)을 주문하고 일행은 여기에 에비스비루(エビスピ― ル)를 추가했다. 투명한 유리잔에 기포가 뽀글뽀글 맺혀있고 하얀 거품은 입자가 무척 곱게 보인다. 그녀에게 맥주란 그야말로「ビールで人生がもっとうまくなる」어떤 맥주캔에 써 있던 광고문구 그대로다. 나도 맥주 예찬론자가 되고 싶은 일본이다. 얼큰한 라면이지만 돼지뼈를 고와 내어 만든 육수 덕분에 매운맛은 별로 없고 구수한 맛이 강하다. 토핑되어 있는 돼지고기도 아주 연하고 고소한 맛이 끝내준다.
라멘 산토카(山頭火) 신주쿠 미나미구치점
위치 : 도쿄도 신쥬쿠구 니시신슈쿠1-18-5 나카오키 빌딩1계
영업시간 : 11:00~23:30
메뉴 : 시오라멘, 미소라멘, 쇼우유라멘, 카라미소라멘, 밥, 맥주 등
가격 : 800~1000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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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주쿠 南口 번화가
# 까마귀의 새벽
여행 중 가장 난감한 일이라면 불면증이다. 몸이 천근만근이고, 눈꺼풀은 아래에서 잡아 당기듯이 내려가는데도 정신은 말똥말똥하다. 그녀의 39호에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룸으로 돌아온 시간이 새벽 2시 쯤. 정신은 도무지 잠에 빠져들지 못한다. 그렇게 슬슬 창밖이 밝아지더니 어디선가 까마귀 울음소리가 정적을 깬다. 이미 완전한 아침이 되어있다. 밤을 꼴딱 새 버렸네.
까마귀는 우리나라의 도심에서 흔하지 않은데 여기는 까마귀가 비둘기보다도 많다. 완벽하게 새까만 녀석들은 위험해 보인다. 크고 강해보이는 부리는 길이 잘 든 칼 마냥 반짝거린다. 유려한, 도도한, 신비로운 까마귀. 개보다 고양이가 많고, 비둘기보다 까마귀가 많은 일본은 먼나라 이웃나라 라는 말의 차이를 보여주는 아주 작은 모습 중 하나겠다.
신주쿠의 장애인 역시 그 중 하나다.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는 그곳에 얼마나 많은 장애인들이 활보하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나라의 장애인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친구를 만나고, 영화를 보고, 차를 마시고, 밥을 먹고, 공부를 하고, 일을 하는 것일까. 힐끗거리고 놀라는 시선은 언제쯤 태연하고 당연시 되는 익숙함으로 달라질 수 있을까. 다른 것은 몰라도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일본의 그런 면면은 최고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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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요코 위를 요란하게 지나가는 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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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렴하고 맛있어서 인기있는 캇빠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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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요코의 길거리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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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갤러리 느낌의 옷가게들
#우에노의 남대문시장, 아메요코
신주쿠역에서 JR야마노테센(山手線)을 타고 우에노(上野)에 내리면 우리나라의 남대문 시장과 비슷한 일본의 큰 재래시장이 나온다. 이곳의 이름은 아메요코(アメ横), 아메는 아메리카의 아메라고 들었는데 그 정확한 연관성은 모르겠다. 수산물 가게에는 특히 연어와 명란젓이 많았다. 과일가게에서 정말 통통한 노란 망고를 한 개에 백엔이 조금 넘게 팔고 있었는데 사 올 수는 없으니 참으로 아까웠다.
재래시장이기는 해도 이렇게 예쁘고 아기자기한 느낌으로 인테리어에 신경 쓴 가게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가운데 큰 길에는 생선이나 과일같은 먹거리들이, 그 갈래의 큰 길에는 옷가게와 신발, 잡화 등이 있다. 그리고 더 좁은 골목길에 음식점이 있다.
캇빠스시는( かっぱ寿司) 좁은 골목에 마주보고 같은 가게가 들어서 있는데 아메요코를 다니다 보니 자연히 나오더라. 보통 회전초밥 집은 아니지만 주문하면 바로바로 즉석에서 만들어준다. 생선살이 도톰하고 나뭇잎 위에 올려주어 색다른 느낌도 난다. 뜨거운 된장 국물과 녹차는 기본으로 나온다. 30분 이상 기다렸다 들어갔는데 나올 때도 그만한 줄이 서 있으니 빈 자리 생길 틈이 없는 곳이다. 전갱어, 고등어, 참치, 연어, 명란 등등 일고여덟 정도 주문한 것 같다. 9백엔이 조금 넘게 나왔다. 외국인에게는 주인 아저씨가 사진이 함께 있는 메뉴판을 주며 손가락으로 짚어달라고 하니 일본어나 한자를 몰라도 주문하기에 어려움은 없다.
일본은 우리처럼 길거리 음식이 많이 있는 편이 아니다. 어쩌다 역전에 한 두개가 고작인데 그래서 일본의 거리가 깔끔해 보이고 실제로는 좁지만 우리나라보다 인도가 더 넓어 보인다. 또 주차장 이외에는 주차해 놓은 차가 거의 없기도 하고, 공사도 거의 밤에 이뤄지는 듯 하다. 아메요코에는 드문드문 노점상이 있어서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는데 가짓수가 많지는 않고 대표적으로 주먹만한 타코야키와 과일꼬치, 손톱만한 밤 정도. 시장통에 들어오면서부터 달콤하고 시원해 보이던 수박을 점찍어 두고 있던 터라 수박 하나를 선택. 노점 바로 앞 쓰레기통을 둘러싸고 모두가 수박이나 메론, 딸기 등을 먹는다. 입체적으로 신기하게 썰어져 있는 수박! 맛있다! 가격은 100엔, 다른 과일은 200엔 정도.
우리나라에는 동네마다 두 세 개씩 있는 식료품 대형할인마트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동네마다 몇 개씩 되는 ampm 같은 편의점이 있기는 하지만 가격이 착하지 않고 가짓수도 적다. 아메요코에는 이마트나 홈에버 같이 크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저렴한 가격에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가게들이 서너군데 있으니 일본의 식재료나 군것질거리를 구입하고 싶은 경우 이용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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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돔 안의 매점과 도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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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돔 야구경기장 내부
# 야구 외에도 볼거리 많은 도쿄돔
재작년 요미우리 대 히로시마 경기를 보러 갔을 때는 시간이 촉박하여 바로 경기장으로 들어갔기에 주변을 둘러 볼 시간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경기가 시작되는 2시간 전에 미리 도착해서 여유가 있었다. 또 지난번과 다르게 관광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JR을 타고 갔기때문에 더 색다른 느낌이었다. 도쿄돔은 JR스이도바시(水道橋)역에서 내려 도쿄돔을 가르키는 표지판만 따라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만 건너면 바로 나온다.
도쿄돔 바깥은 각종 응원도구나 캐릭터 상품을 팔고 있거나 응원 무대가 마련되어 있다. 도쿄돔 안에서는 이렇게 도시락을 파는데 일본인들은 경기를 보면서 도시락을 먹거나 맥주를 마신다. 경기가 시작되면 맥주통을 등에 지고 돌아다니며 파는 아가씨들이 있다. 가격은 800엔으로 꽤 비싼 편이다. 이번에는 A석에 앉았지만 가격이 싼 꼭대기층은 일어서면 앞으로 고꾸러질 것 처럼 경사도가 심해서 권하고 싶지 않다.
경기 시작 전에 복도에서 선수들 사인회도 있으니 조금 여유롭게 입장하여 둘러보면 좋고, 흡연실은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흡연자는 그곳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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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관 1층의 양식ㆍ중식 레스토랑 세라리(セラ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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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주쿠 워싱톤 호텔 싱글룸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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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30 가장 이른 시간에 제공되는 봉쥬르 레스토랑의 아침식사
# 다락방 같은 느낌이 좋아, 신주쿠 워싱톤 호텔(ワシントンホテル)
신주쿠 워싱톤 호텔은 JR신주쿠 남문으로 나와 도쿄도청이나 NS빌딩 방향으로 도보로 10~15분 정도 걸어가야 해서 위치적으로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본관과 신관으로 나뉘어져 있을만큼 규모가 크고 조식이 5개의 레스토랑에서 뷔페, 양식, 중식, 화식 등으로 제공되는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 즐거움을 준다.
내가 묵은 싱글룸은 넓지는 않았지만, 정사각형의 작은 창문과 방의 구조가 다락방 느낌을 주는 아주 예쁜 객실이었다. 그래도 화장실은 심하게 줄여놓았다 싶고, 특히 세면대는 정말 NG다!
워싱톤 호텔은 1~2분 거리에 야마야(やまや)라고 하는 슈퍼마켓이 있어 좋다. 이곳은 양주와 맥주와 와인을 비롯해 안주거리나 각종 식료품이 모두 갖춰져 있는데다 편의점보다 20% 정도 가격도 싸다.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영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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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도 덜도 없이 똑떨어지는 ANA기내식
일본에 갈 때는 샌드위치, 올 때는 초밥과 어묵이 나왔다. 일본은 음식에 설탕을 참 애용한다. 이 밥도 얼마나 달던지! 또, 일본 항공답게 어쩜 이렇게 똑떨어지게 종이상자에 기내식을 담아서 주는데 보기에도 예쁘고 번거롭지도 않아 좋긴했다. 그래도 나는 비행기 타면 주는 땅콩을 참 좋아해서 하나씩 더 챙기는 맛에 재미를 느꼈었는데 그게 없으니까 조금 서운했다. 딱 1인분씩, 더 주는 것도 없고 덜 주는 것도 없다. 그 땅콩 한국에서 사려고 해도 안보였는데 야마야에 가니 손바닥 보다 조금 큰 사이즈가 하나에 198엔씩 팔길래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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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하게 먹는 우동집, 하나마루(はなまる)
일본은 조금이라도 맛있다고 알려진 음식점이나 특가 세일 중인 가게 앞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을 즐기는 것 같다. 그래서 저녁 9시 이후에 루미네 식당가에 올라가 보면 어느 식당이나 40분 이상은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내가 택한 곳이 하나마루라는 우동가게인데 하나마루는 일본 요리에 곁들이는 꽃이 달린 매우 작은 애오이를 뜻한다고도 한다. 외곤도 그렇고 안도 깔끔하고 단촐한데, 앉아서 먹는 자리는 이렇게 마주보고 있는 사람과 어색하지 않도록 불투명 유리로 얼굴이 가려져 있다. 그 옆에는 타테, 즉 서서 먹는 테이블이 있다. 셀프 스타일로 우동은 주문하고 튀김은 주문대 옆에서 골라서 갖고 온다. 가격은 대, 중, 소 사이즈로 가격이 다른데 보통 300엔 정도이고 튀김은 200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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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R 도쿠나이패스(Tokunai Pass)
# 도쿄 여행팁
일본 도쿄는 서울과 비슷한 면도 있지만 동네 거리가 아기자기한 면도 조금씩 다르고 신사가 곳곳에 많아서 약간은 시골스러운 느낌도 있다. 지하철 이용도 약간 다른 점이 있는데 지하철이 우리나라처럼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가 있으므로 내리는 곳이 어떤 선인지 확실히 알아야 하고, 역 이름의 한자와 읽는 방법도 알아둬야 편하다.
JR에는「도쿠나이패스(Tokunai Pass)」라는 것이 있다. 가격은 730엔으로 시내 중심부를 하루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다. 하지만 JR 전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은 아니므로 신주쿠, 시부야, 하라주쿠, 우에노, 아키하바라 등의 지역을 하루 동안 둘러볼 생각이라면 구입하면 좋다. 신주쿠 JR에 있는 사무실이나 기타 시내 중심역에서 살 수 있다. JR의 경우 보통 1정거장 130엔, 2정거장 190엔 정도로 거리에 따라 비용이 올라간다.
나리타에서 신주쿠나 시내로 들어올 때는 리무진 등을 이용하면 편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케이세이센을 타고 니포리까지 1000엔이다. 니포리에서 내려 JR로 환승하면 된다. 이때, 케이세이센 티켓을 기계에 넣어야 JR표를 구매할 수 있다.
첫댓글 일본... 가보고 싶은곳^^
일본... 가보고 싶은곳^^
거리가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좋아지는 곳이예요..ㅎㅎ
5월17일 히로시마와의 경기군요 ^^ ㅎㅎㅎ
첫번째 사진이 여행의 모든걸 이야기 해 주시는 듯 합니다... 햐~~~ 우에노,,, 뒷골목 생각나네요 ㅎㅎㅎ
일본은 맥주죠..!
크윽...ㅜㅜ 세상은 넓고 맛집은 많다..일본은 언제 가보나..ㅜㅜ
송쓰님과 일본에 같이 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일본에 가고싶네.............
저두요...
올해 첫 여행지로 일본... 좋을것 같아요..
아하! 저와 같은 생각을... 노력중입니다.
시부야에서 회전초밥 맛있게 먹던 생각이....^^
일본에 가면 역시나 초밥을 한번쯤은... 어떤때는 초밥이 목적일때요 -.-;;
오호~ 여행에 일가견이 있어보이네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찾는 묘미... 그걸 아는 여행가인듯~^^*
조금 심심해보이는 그런 여행이 좋더라구요.
일본 팸투어 성사 기원 2010 아자~!